공유

제471화

알코올 솜을 들고 상처 부위를 닦는 비서의 손길은 부드러웠고 눈빛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녀는 대표가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여 그녀는 더 꼼꼼하게 움직였고 눈앞에 슬쩍 드러나는 남자의 허벅지를 일부러 쓰다듬기까지 했다.

한구운은 경험이 없어도 바보가 아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여자의 턱을 들어 올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나랑 자고 싶어?”

비서는 남자의 정교하고 섬세한 얼굴을 바라보았고, 광대에 살짝 묻은 피는 그의 날카로운 관능미를 더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낮게 중얼거렸다.

“대표님께서 필요하시면 저도 모실 수 있어요.”

한구운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얇은 입술에 미소를 머금은 채 길고 차가운 손가락이 여자의 턱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더니 가느다란 입을 갖다 대고 두어 번 문질렀다.

여자는 순식간에 물처럼 녹아내리며 참지 못하고 신음 소리를 뱉었다.

“흣...”

그녀는 대담하게 남자의 한 손을 잡아 볼륨감 있는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대표님, 안아주세요...”

“허!”

한구운은 가벼운 웃음을 터뜨리며 갑자기 손에 힘을 주어 여자의 목을 꽉 움켜쥐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숨 막힐 듯한 질식에 비서는 그제야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며 두 손을 거칠게 휘둘렀다.

하지만 남자의 손은 점점 더 꽉 조여왔고, 비서의 눈은 하얗게 뒤집혀 목에서는 꺽꺽거리는 절망적인 소리가 나왔다.

죽지 직전의 순간이었다.

비서의 온몸이 한구운에 의해 세게 밀려났다.

쿵-

뒤통수가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면서 순식간에 피가 흥건했다!

남자는 지옥에서 가장 무서운 불구덩이에서 나온 듯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똑똑히 봐, 네 주제를!”

...

한구운에게서 벗어난 윤혜인은 걱정이 가득했다.

그 미친 한구운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소원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두 사람의 생명이었다.

육경한, 이 나쁜 놈!

한구운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을 테니 그녀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