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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특히나 자신의 살결이 그대로 남자 앞에 드러난 순간이라 더더욱 그랬다.

이준혁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녀가 이토록 과감한 옷을 입을 줄 몰랐던 터라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윤혜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스스로도 참 창피하고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를 꼬시기 위해 이런 옷을 입는 것도 처음이었지만 이준혁은 타협할 여지도 없이 그녀를 돕지 않겠다고 매정하게 말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코트를 여미고 단추도 미처 채우지 않은 채 자리를 뜨려고 돌아섰다.

문에 다다르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그녀를 낚아채 세게 잡아당겨 장식장에 밀어붙였다.

남자가 거칠게 그녀의 코트를 벗기자 감춰져 있던 매혹적인 살결이 허공에 드러나며 그의 짙고 어두운 눈동자에 비쳤다.

윤혜인은 등 뒤에 아릿한 통증을 느끼며 서둘러 몸을 가리려 했지만 손이 꽉 잡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준혁 씨, 놔줘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녀의 눈은 붉어지고 목이 메었다.

이준혁의 눈동자에는 욕망과 분노가 뒤섞인 채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놓으라고? 이렇게 입고 또 어떤 남자한테 부탁하려고!”

결국엔 그녀를 방탕하고 파렴치한 여자라고 비하하는 말이었다.

윤혜인은 분노에 몸이 덜덜 떨리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쳤어요? 이거 놔요!”

이준혁은 그녀의 턱을 꽉 움켜쥐고 얼굴을 들어 올리며 조롱했다.

“왜, 한구운한테 부탁했는데 도와주지 않았어? 그놈이랑 몇 번이나 했어? 기생오라비처럼 생겨서 잘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나만큼 잘해? 대답해 봐.”

미친 질투심에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른 남자 품에 안긴 그녀라…

다른 남자가 이 모습을 보고 만졌다고 생각하니 속에서 열불이 치밀었다. 타오르는 불길이 이성마저 날려버려 눈앞에 있는 여자를 혼내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윤혜인은 분노에 몸을 떨며 물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날 미행했어요?”

이준혁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여자의 눈동자를 가늘게 뜬 눈으로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안 그러면 네가 잘난 네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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