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77화

한참 후, 육경한은 이를 악물고 힘겹게 말했다.

“너 자꾸 죽겠다는 말하지 마! 누구 겁주려는 거야?!”

그때, 의사가 다급하게 말했다.

“환자는 아직도 출혈 중입니다. 선생님께서 이러시면 환자의 생명에 위협이 갈 수 있어요!”

의사의 눈에 육경한은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소원은 성대가 손상되며 ‘쓱 쓱’하는 끔찍한 쇳소리만 내었는데 육경한은 대화가 된다는 듯이 굴고 있으니 말이다.

의사의 말에 육경한은 그제야 응급 베드를 놓아주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 급히 따라갔다.

응급실 문 앞.

육경한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그가 소원을 그곳으로 보낸 이유는 단지 그녀의 자유를 제한하고 손대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손을 댄 것을 반성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건지 육경한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소원이 말한, 자신의 아이를 그가 직접 죽였다는 말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도 너무나 궁금했다.

관자놀이가 저릿저릿한 통증을 느끼며 육경한은 벽에 기대어 소종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빠짐없이 조사해. 세세한 부분 하나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 돼!”

그렇게 여덟 시간의 긴급 수술 동안, 육경한은 한 번도 움직이지 않고 수술실 밖을 지켰다. 마치 나무 조각상처럼 말이다.

수술대 위에 있는 소원의 얼굴은 이미 생기가 없었고 가끔은 호흡마저 멈추었다.

수술을 집도한 사람은 병원의 최고 전문가였고 조수는 병원의 유명한 신예인 서현재였다.

서현재는 나이가 많지 않아 수술 집도의 자격은 없었지만 약물치료 연구에서는 비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주로 암 치료 약물 개발과 생명 연장을 연구했다.

수술대 앞에서, 집도의는 거의 다 망가진 소원의 위를 보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너무 늦었군...”

평소 침착하고 냉정한 서현재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졌고 목소리도 미세하게 떨렸다.

“교수님, 제발 살려주세요.”

집도의는 평소 본인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자신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