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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소원!”

육경한이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며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소원의 팔을 거칠게 움켜쥐더니 한 손으로 그녀를 들어 올렸다.

“너 미쳤어? 내가 나가라고 했잖아! 당장 나가! 알겠어?!”

그의 손에는 엄청난 힘이 실려 있었고, 소원은 뼈가 부서질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나 팔보다 더 아픈 것은 마음이었다.

소원은 자신이 어릴 때 육경한이라는 악마를 건드린 것이 한탄스러웠다.

그 결과 부모님과 소씨 집안 전체에 큰 재앙을 가져오게 됐으니 말이다.

소원의 얼굴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소리 없이 울고 있었지만, 몸은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

여자의 무언의 울음은 날카로운 칼처럼 육경한의 심장을 찔렀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진아연의 마음에는 질투의 불길이 점점 치솟았다.

그녀는 육경한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육경한이 화를 내면 낼수록 그가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니, 신경을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는 망설이고 주저하고 있었다.

한이 그룹과 합병하려는 계획은 이미 다 말이 끝난 일이었다.

육경한도 그녀에게 한이 그룹과 합병한 뒤에는 소원과 얽히지 않고 진아연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했다.

3년의 약속이라는 것도 본래 소원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방심하게 만들고 육경한과 지낼 시간이 많이 남았다 착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 모든 것은 진아연의 제안이었다. 희망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그것을 산산조각내어 모든 것을 가루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잔인하고 통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육경한이 주저하고 있다!

‘역시 이 빌어먹을 여자가 아직 경한 씨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어... 반드시 더 큰 한방이 필요해.’

진아연은 독기 가득한 눈빛을 감추고 육경한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달랬다.

“경한 씨, 너무 흥분하지 말아요. 오늘 제 생일이잖아요. 저 불쾌해지고 싶지 않아요...”

곧 육경한의 분노는 마치 진아연의의 위로 한 마디에 잠잠해진 듯했다.

그는 갑자기 손을 놓았고, 소원은 간신히 갑판의 난간에 기대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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