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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장선자는 그제야 표정을 풀었다.

“애를 너무 곱게 곱게 키웠어요. 앞으로 부디 아버님과 준혁이가 많이 돌봐줬으면 합니다.”

이 말은 들은 이천수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안심하세요, 사모님. 저희 집에서는 유미를 절대로 마음고생 시키지 않게 할 겁니다.”

그들이 얘기를 나눌수록 이준혁은 점점 얼굴이 싸늘해지면서 예의를 차릴 수조차 없게 되었다.

그는 장선자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피식 냉소하며 말했다.

“사모님, 한동안 저는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제 태도도 이전과 다르지 않아요. 사모님의 따님분을 저는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혼할 생각도 없습니다.”

사모님, 따님...

거리를 두는 듯한 생소한 단어 사용에 장선자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곧이어 그녀도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준혁아, 이게 무슨 뜻이니? 네 아버지가 어젯밤 직접 집에 와서 너랑 유미를 결혼시키겠다고 약속하셨어.”

어제 이천수가 직접 와 약속을 했기에 장선자도 이러는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말을 입 밖에 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장선자는 이준혁이 정유미의 장점을 보고 태도가 바뀐 줄로 알았다.

비록 정유미는 조금 고집스럽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준혁이 이렇게 우수하고 정유미도 마침 좋아하니 장선자는 이것이 두 집안에 있어 모두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가 오늘 정유미를 데리고 이준혁을 보러 온 것이었다.

옆에 있던 이천수도 이준혁을 힐끗 째려보더니 곧 장선자를 위로했다.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준혁이가 이상한 소리 한 거예요.”

말을 마친 후 그는 다시 이준혁을 쳐다보며 꾸짖었다.

“이놈아, 얼른 장모님한테 사과해! 자꾸 나 화나게 만들거야?!”

이준혁은 분명히 이천수가 뒤에서 무언가를 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왜냐하면, 이미 며칠 전 그가 장선자에게 태도를 밝혔기 때문에 다른 이유가 아닌 이상 그녀가 이렇게 직접 찾아올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천수가 이준혁 대신 결혼을 약속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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