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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안 돼. 아이와 이혼만 빼고 뭐든 다 들어줄 수 있어.”

이준혁이 단호하게 거절하자 윤혜인도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 두가지를 제외하면 저도 더 이상 바라는 게 없어요.”

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여자가 언제부터 이렇게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재주가 생긴 거지? 어젯밤에는 고분고분 말을 잘 듣더니.

그는 지금 이 순간, 윤혜인을 침대에 눕혀 화가 풀릴 때까지 뽀뽀를 하고 싶었다.

한편, 이준혁의 무릎에 앉은 윤혜인은 그의 다리 근육들이 너무 딱딱해서 엉덩이가 불편했다.

“저랑 옷 가지러 집에 가기 싫으면 저 혼자 다녀올게요.”

말을 하던 윤혜인이 벌떡 일어나자 이준혁은 그녀를 덥석 잡아당기더니 샤워 가운으로 그녀를 꼼꼼하게 둘러싼 뒤 어깨에 업고 호텔을 나섰다.

저택으로 돌아온 윤혜인은 옷을 챙기러 안방으로 들어갔다가 엉망진창이 된 방을 보자 어제 있었던 일이 다시 떠올랐다.

그녀는 이준혁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가지 마요.”

윤혜인을 힐끗 쳐다본 이준혁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곁에 계속 머물렀다.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윤혜인은 문을 비스듬히 열어 두었기에 이준혁은 고개를 들자마자 그녀의 얇고 아름다운 등을 볼 수 있었다.

이준혁은 자신도 모르게 동공이 흔들렸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윤혜인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 이준혁은 부서진 문을 수리하고 있었다. 그는 이곳저곳 찾다가 나사를 발견하게 되었고 옷소매를 위로 거두더니 기다란 손가락으로 문고리를 잡은 채 나사를 박기 시작했다.

은은한 햇빛이 이준혁의 옆모습에 비춰 들었고 조각 같은 외모는 오늘따라 유난히 더 수려했다.

윤혜인은 나사를 박던 이준혁을 보며 살짝 놀라웠다. 그가 이런 일까지 할 줄 알다니.

“이리와.”

이때, 이준혁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윤혜인에게 말했고 윤혜인이 다가가자 그는 나사 하나를 그녀에게 건넨 뒤 다시 작업에 집중했다.

이준혁의 이마에서 흘러내린 한 방울의 땀은 윤혜인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괜히 부끄러워진 그녀는 얼른 고개를 돌리며 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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