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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6화

여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송영식의 집에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백지안이 송영식과 결혼하게 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막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휴대 전화가 울렸다. 오래도록 연락이 없던 양유진이었다.

“윤서 씨에게 민관이 얘기 들었습니다.”

여름은 어이가 없었다.

“윤서 얘가 입이 이렇게 가벼워서….”

“걱정되니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제게 연락한 거죠. 우리 한번 봅시다.”

양유진이 말했다.

“제가 도울 방법이 있는지 상의를 좀 해보죠.”

여름은 양유진이 지룡을 상대할 파워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무작정 호의를 거절하기도 어려워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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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룡 보호실.

송영식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불어! 강여름이 시킨 거지?”

“아닙니다. 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육민관은 이를 악물고 버티다가 결국 기절하고 말았다.

“빌어먹을! 이놈의 자식이 아무리 해도 입을 안 여는구먼.”

송영식이 씩씩거리면서 보호실에서 나와 올라갔다. 하준은 바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조각 같은 얼굴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조각처럼 아무런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놈이 기절해 버렸어.”

송영식이 분에 차서 내뱉었다.

“아무 말도 안 해?”

하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 하준은 놈이 그저 평범한 보디가드인 줄 알았는데 여름에 대한 충성심이 이정도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쩐지 그렇게 집착을 하며 풀어달라고 하더니만….’

송영식이 고개를 저었다.

“한 마디도 안 불어. 난 일단 지안이 보러 병원에 좀 다녀올게. 같이 갈래?”

“난 좀 씻고 이따가 가볼게.”

하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와인을 더 따랐다.

송영식은 하준을 한 번 쳐다보더니 뭐라고 말할 것처럼 입을 씰룩거리다가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

송영식이 탄 차가 막 지룡 본부를 빠져나오자마자 몇 대의 차에 둘러싸였다.

곧 쿠베리어 멤버들이 차에서 내려 다가왔다.

송영식은 그들을 보자 차에서 내려서 다가갔다.

“수한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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