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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4화

이때 하준이 주머니에서 카드키를 하나 꺼냈다.

“리버사이드 파트 꼭대기 복층이야. 이미 인테리어 끝내 놓았으니까 그리로 이사 가요. 이제부터 이 집은 당신 거야.”

“……”

임윤서가 멍하니 쳐다봤다.

몇 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리버사이트 파크가 최고급 단지라는 것은 알았다.

‘그런 고급 아파트의 복층집을 갑자기 나한테 준다고?’

“안 가져?”

하준이 위협적으로 물었다.

“가, 가져요.”

임윤서가 카드 키를 홱 채갔다.

‘이런 나쁜 놈이 아파트를 공짜로 주겠다는 게 마다할 이유가 없지.’

“내일 바로 이사할게요.”

“그래요”

하준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갔다.

‘드디어 장애물을 처리해 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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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서는 집에 들어서자 마자 여름의 눈 앞에 카드키를 흔들어 보였다.

“이거 봐라~ 최하준이 방금 나더러 이사하라더라? 리버사이드 파크 복층이래.”

물을 마시던 여름은 그대로 물을 뿜었다.

멍하니 그 카드키를 보고 있자니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이사하겠다고 한 건 아니겠지?”

“왜 아니야? 내가 바보니?”

임윤서가 헤헤 웃었다.

“왜? 이 아파트 너 줄까?”

“됐어. 그런 아파트 살 돈은 나도 있어.”

여름은 하준이 그 많은 돈으로 이렇게나 어리석은 짓을 할 거면서 이혼할 때는 집 한 채 해주지 않더니 이제서 자기들 사이에서 윤서를 치우기 위해서 아파트를 턱 내주는 걸 보니 좀 우스웠다.

“뭐, 요즘 둘이 진도 잘 나가는 것 같으니 난 방해하지 않고 사라져 주겠어. 냐하하하.”

임윤서가 의미심장하게 눈을 찡긋거리며 웃었다.

“나가라, 나가.”

여름은 귀찮다는 듯 그대로 목욕을 하러 가버렸다.

다 씻고 침대에 누워 휴대 전화를 열었더니 ‘여하간 Love’에게서 친구 신청이 들어와 있었다.

‘여하간 Love’…

여름은 한동안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둘 사이가 한참 좋았을 때 하준의 대화명이 그것이었다.

‘여전히 연애할 때는 요란하구먼.’

여름이 친구 신청을 받아주자 바로 톡이 날아왔다.

-차단했길래 다시 신청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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