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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화

양유진에게 여름은 늘 미안했다.

음료와 과일을 들고 병실 문 앞에서 문을 두드리려는데 낮게 흐느끼는 부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울지 마세요.”

양유진이 위로했다.

“내가 안 울 수가 있니? 우리 집에 아들이라곤 너 하나라 네가 대 이어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라니? 너 신장 하나 잃었다고 소문나서 동성에 너한테 시집오려던 아가씨들 지금은 어디로 숨었는지 다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

“상관없어요. 지금은 결혼 생각도 없어요.”

“내 뱃속으로 낳은 네 속을 모를까 봐? 너 계속 그 강여름이란 애만 마음에 두고 있는 거지? 걔라면 아주 목숨을 바치지. 그냥.”

“…….”

과일바구니를 쥔 여름의 손에 땀이 났다. 부인이 계속 말을 이었다.

“그 여자는 너한테 마음 없다. 입원한 지가 며칠인데 보러 오지도 않잖아.”

“그만 하세요. 내가 원해서 한 일이에요. 좋아한다고 꼭 사귀는 건 아니잖아요. 그 사람 행복한 거 지켜보는 거로도 족해요.”

여름은 목에 무언가 걸린 듯 목이 메였다. 너무나 괴로웠다.

자신에 대한 양유진의 마음이 그 정도로 깊은 줄은 몰랐다.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갑자기 뒤에서 양유진 아버지의 ‘흥’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은 화들짝 놀랐다. 병실 안의 두 사람도 이쪽을 바라보았다.

여름은 어쩔 수 없이 병실로 들어갔다.

‘방금 어머니와의 대화를 들었겠군.’

양유진은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왔어요? 최하준 씨가 화 안 내겠습니까?”

“이제 막 왔어요. 우리는… 헤어졌어요.”

여름이 고개를 들어 유진을 보았다. 겨우 며칠 만에 양유진은 많이 초췌해져 있었다. 환자복도 헐렁허렁하고 빛이 나던 얼굴도 영양실조 환자처럼 수척했다.

“갑자기 왜요?”

양유진이 놀라며 물었다.

“설마 나 때문에….”

“아니에요. 그냥 우리 사이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예요.”

“몸은 좀 나아졌어요?”

여름이 화제를 돌렸다.

“나아지긴 뭐가 나아져요?!”

양유진의 어머니 민현숙이 차가운 얼굴로 벌떡 일어났다.

“그냥 살점도 아니고 신장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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