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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은지를 잊어버릴 수도 있어?

박태준이 막 술을 마시려는데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나유성에게 빼앗겼다. 쏟아진 술이 두 사람의 손을 적셨다.

“다 죽어가면서 술은 무슨 술이야. 우유 한 잔 주세요.”

마지막 한마디는 바텐더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는 눈을 들어 나유성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바텐더가 건네주는 우유를 받아 한 모금 마셨다.

“너한테 도움을 청하고 싶은 일이 있어.”

그가 나유성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자 나유성이 한참을 머뭇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아니면 미남계를 써볼까?”

미남계?

나유성은 자신과 신은지 사이에 갈등을 일으키려 하는 것이 분명했다. 자기가 빈틈을 타고 들어가려고.

‘자기 좋은 생각 하고 있네.’

“그럼 네가 수고해. 역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형제야, 의리가 있네. 이 은혜는 내가 기억하고 나중에 꼭 갚을게.”

"하."

나유성이 썩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걷어찼다.

“네가 하라고, 네가.”

두 사람이 한참 동안 더 이야기를 나눴다. 나유성은 비로소 정색하며 말했다.

"너 진짜... 걸린 거냐?”

이 사실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겨우 말했다.

"치매?”

예전에 그가 말했을 때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었다. 거짓말을 하는 줄 알았다.

박태준은 눈꺼풀을 젖히며 말했다.

“응. 좀 지나면 집 가는 길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대.”

좀 과장된 얘기지만 의사 선생님도 그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했다.

"…."

나유성은 어이가 없었다.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

"목에 거는 카드 하나 만들어 줄까? 아니면 내가 전에 뉴스를 봤는데 연락처를 네일 무늬로 만든 사람도 있더라고. 카드가 마음에 안 들면 네일아트는 어때?”

“꺼져.”

목에 거는 카드는 무슨, 강아지 키우는 것도 아니고.

잠시 침묵을 지키던 나유성이 또 물었다.

“그럼 은지를 잊어버릴 수도 있어?”

"아니."

박태준은 나유성을 노려보았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랑 은지는 헤어지지 않을 거거든. 넌 기회조차 없어. 선이나 봐, 소개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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