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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조은서가 반응할 새도 없이, 유선우는 그녀의 몸을 돌려 통창을 마주하게 하고, 뒤에서 그녀를 꼭 껴안았다.

그리고 통창에 비친 자신의 알몸을 보라고 강요했고, 말로 그녀한테 수모를 줬다.

“내가 짐작하는 게 맞다면 넌 이 몸뚱어리로 네 어머니의 자유와 바꿀 셈이지? 그런데 어떡하나…이 몸은 난 이제 질리게 잤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그게 아니면, 이런 곳에서 남자랑 섹스할지언정 돌아가서 보기 좋게 유선우 와이프 노릇을 하는 게 싫은 건가?”

그의 두세 마디로 그녀의 자존심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조은서는 전혀 유선우의 상대가 아니다.

게다가, 그녀의 몸을 어떻게 다루는지 잘 알고 있는 유선우는 한쪽으로 독한 말로 그녀를 모욕하며, 또 한쪽으로는 그녀를 사정없이 괴롭혔다.

“참아, 내 바지를 더럽히지 말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땀에 젖힌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모양새가 난처해진 그녀는 끝내 견딜 수 없어 울음을 터뜨렸다.

“선우 씨, 이러지 마!”

“뭘 이러지 마? 나랑 자려고 온 거 아니야?”

유선우는 분명 화가 나 있었다.

그는 그녀의 차가운 얼굴에 대고 또렷하게 말을 뱉었다.

“조은서, 넌 좀 억울하고 분했을 거야. 왜 내가 이혼을 안 해주는지, 널 놓아주지 않는지, 그것이 알고 싶었을거야. 맞아?”

조은서는 그 말에 잠시 넋이 나갔다.

유선우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잡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그 답을 알려줄게!”

그는 정장 외투를 벗어 그녀를 감쌌다.

조은서는 몸부림을 쳤다.

“선우 씨, 뭐 하는 거예요?”

그러나 그는 이내 그녀를 가로 끌어안아 망설임 없이 바깥으로 향하며, 차갑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랑 자러 왔다며? 어떤 곳이 있는데, 너랑 꼭 거기서 다시 한번 자고 싶었어.”

조은서는 그곳이 어딘지 짐작했다.

거기는 그녀와 유선우가 처음으로 관계가 발생한 곳이다.

힐튼 호텔 6201호실.

거긴 절대 가기 싫어!

그녀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고, 그래도 풀려 못나자, 소리 내 울기까지 했다.

만약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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