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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옆에 있던 벨보이가 공손하게 물었다.

“유 대표님, 휠체어 밀어드릴까요?”

밀어드린다라...

그 단어가 유선우의 마음속에 있던 어느 한 스위치를 건드려 버렸다.

그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필요 없어!”

그 후, 유선우는 휠체어를 밀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그는 매우 빠른 속도로 자리를 벗어났다. 이제껏 자신을 이렇게까지 증오했던 적이 없었다. 방금 그는 마치 버려진 강아지가 주인에게 매달리듯 그녀가 기뻐할 것을 상상하며 이 자리에 왔다. 그녀에게 자신이 드디어 이겨냈다고, 이제 정상인처럼 파티에도 참석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얼마나 우스운지.

자신을 정상인이라고 생각하다니.

유선우, 네 어디가 정상인데?

다른 사람의 눈빛이 두려워 저런 장소에 참석하지도 못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조은서에게 왜 아직도 저 절름발이와 만나냐고 말할까 봐 두려우면서.

조은서가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무표정하게 자리에 서있기만 할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가 무슨 마음으로 왔는 지, 그리고 또 무슨 마음으로 가는 지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기사가 다가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모님, 지금 돌아가시려고요?”

조은서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한 시간 뒤에 가죠.”

유선우는 그가 이곳에 왔다는 걸 조은서가 모르길 바란다. 그러니 모른 척 해주는 수밖에.

늦은 밤, 조은서가 몸에 걸친 외투를 여미며 조심스럽게 다시 들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은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오늘 이 휘황찬란한 곳에 온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만약 오지 않았다면 이 모든 일 또한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서미연이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걸 때도 그녀는 억지로 웃어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벨보이에게서 상황을 전해 들은 서미연은 그녀를 위로했다.

“언젠간 나아질 거예요. 예전에 그렇게 오만하던 사람이었으니 잠시동안은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죠.”

조은서가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네.”

그녀는 시간이 꽤 지난 것을 확인하고는 서미연에게 이만 가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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