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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조은서는 레스토랑에서 나와 차에 올라탔다. 기사 김병훈은 그녀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아차리고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지금 돌아가시겠습니까?”

조은서는 조용히 앉아 창밖에 있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어렴풋이 불빛이 반짝이는 걸 보았다.

그녀는 갑자기 입을 열었다.

“기사님, 저 내려서 걷고 싶어요. 먼저 돌아가세요.”

김병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건 안 됩니다. 늦은 시간에 사모님 혼자 밖에서 돌아다니시면 대표님께서 걱정하실 겁니다.”

조은서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가 어떻게 알아요?”

김병훈은 말문이 막혔다. 유선우는 평소에 자주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하인들이 이 일로 수군거리기도 했다. 김병훈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김병훈은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를 몰고 혼자 길거리에서 걷고 있는 조은서의 뒤를 따랐다.

조은서는 자신이 얼마나 오래 걸었는지 모른다.

새벽 2시가 되었을 때, 그녀는 도시에 있는 한 낙서벽 옆에 멈춰 섰다. 낙서벽 위에는 각종 고백하는 글귀가 적혀져 있었는데 조은서는 몸을 옹크리고 앉아 왼쪽 모서리에 적힌 글을 미련 담긴 손길로 어루만졌다.

조은서는 평생 유선우를 사랑할 것.

조은서는 그 글을 조용히 바라보면서 눈가 촉촉해졌다.

어릴 적 그녀가 유선우를 사랑했던 감정은 아주 소중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그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사라졌고 그 사랑이 더는 쓸모가 없게 되었다.

밤은 깊어가고 거리는 조용했다. 김병훈은 그녀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돌아가자고 달랬다.

조은서는 더는 거절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

차 안은 아주 따뜻했는데 그녀의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

그녀가 돌아가서 전화를 확인해보니 유선우가 그녀에게 문자를 남겼다. 그가 바빠서 곁에 있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문자였다.

이른 아침, 최고급 럭셔리 보석상이 루비 액세서리 세트를 보내왔다.

색상과 크기로 보아서는 최소 100억 정도는 했다.

조은서는 액세서리 세트를 받아들였고 유선우에게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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