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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그럴 때마다 난 생각해요. 당신이 날 안고 있을 때 내가 흠뻑 빠져든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뿌듯해할지. 분명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저 여자 정말 싸구나, 손끝만 까닥거려도 멍청하게 속는다고 말이에요.”

“유선우 씨, 난 예전에 당신을 좋아한 건 사실이지만 앞으론 절대 그러지 않을 거예요!”

...

은서는 이렇게 말하면서 정신이 혼미해졌고 가슴도 아팠다.

선우는 지금 매우 피곤했다.

그리고 성격이 좋은 남자도 아니었다. 이 정도로 자신을 낮추어가며 달랬는데도 은서가 받아주질 않으니 그는 눈가를 문지르며 물었다.

“그럼 뭘 원해? 서로 서먹하게 계속 보낼 거야, 아니면 이혼할 거야? 조은서 너 잊지마! 네 오빠가 박연준이 소송 도울 것만 바라는 거. 그런데 네가 날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은서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는 한참 동안 소리를 내지 않았다.

선우는 은서의 속셈을 눈치챘다. 그녀는 선우를 떠나고 싶었고 심지어 평생 보고 싶지 않았다. 일기장도 태웠는데 과연 감정이 남아 있을까.

하지만 그녀에겐 약점이 있었다.

조은혁이 바로 그 약점이었다.

은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선우는 화를 눌러 참고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는 몸을 돌렸다.

흑발이 베개에 흩어졌고 하얀 얼굴엔 운 흔적이 남아있었는데 연약하고 가여워 보였다.

선유는 긴 손가락으로 그녀를 만지면서 쉰 목소리로 말했다.

“조은서, 난 널 갖고 논 적이 없고 너랑 떨어지고 싶은 마음도 없어. 그땐 홧김에 했던 말이야.”

은서는 그의 변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

애인이 있는 남편,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남자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그녀를 채 갖고 놀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

그들의 믿음은 이미 산산조각 났고 다시는 돌이킬 수 없었다.

은서는 몸을 다시 돌렸다. 그리고 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듣고 싶지 않아요!”

충분히 자세를 낮추었다고 생각한 선우는 은서가 아직도 자신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자 더는 달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녀의 몸을 다시 자신 쪽으로 돌려 한쪽 손으로 그녀의 얇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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