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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유선우가 백아현 곁에 너무 오래 같이 있어 줘서일까, 심정희도 그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녀는 유선우가 전에 찾아왔을 때 태도를 생각하면 조은서가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그래서 특별히 조은서에게 커피 한 잔 하자고 했다.

“얼마 살지 못한다며? 걔한테는 미인박명이라는 네 글자도 아까워.”

그녀는 멈칫하다가 조은서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심정희는 아무래도 보수적이어서 남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더라도 남자의 돈은 손에 넣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우선 애를 낳아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좋았다.

조은서는 고개를 숙이고 커피를 천천히 휘저었다.

사실 유선우가 애를 가지려고 해도 조은서가 원치 않았다.

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현재 2퍼센트 되는 YS 그룹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남은 인생을 고생 없이 살 수 있었다. 그 말인즉슨 애까지 낳아 유선우와 서로 원망하며 살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그녀는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천천히 계획을 세워야 했다. 왜냐하면 유선우가 현재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정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조은서를 보면서 마음이 급해 났다.

“은서야, 말 좀 해봐. 나한테 말해 봐. 요 며칠 유선우 태도가 어때?”

조은서는 검은 긴 생머리를 쓸어내리며 생긋 웃으며 말했다.

“백아현 때문에 슬퍼하느라고 바쁜데 저를 상관할 겨를이 안 돼요. 어머니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 어머니 생각처럼 연약하지 않아요.”

그녀는 말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전에 더 큰 슬픔과 고통도 견뎌냈는데 이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에요.”

심정희는 더는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조은서를 보면서 걱정되었던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녀는 조은서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내일 두 사람 결혼기념일이잖아. 한 번 잘 얘기해 봐.”

조은서는 알겠다고 답했다.

그녀는 이미 가장 호화로운 레스토랑을 예약해놓았고 또 유선우와 밥 먹으면서 잘 얘기해 볼 생각이라고 심정희에게 알렸다. 심정희는 시름이 놓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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