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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내가 책임질게. 반드시 책임질게.”

“책임질 필요 없어. 그냥 날 보내주기만 하면 돼.”

아람의 수정 같은 눈물이 경주의 어깨에 떨어지며 가슴을 아프게 했다.

“신경주, 네가 싫어. 네가 너무 싫어. 날 건드리지 마!”

“널 건드리지 않으면 누굴 건드리겠어?”

경주의 쉰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신경주, 책임지고 싶으면 애초에 왜 나와 이혼했어? 그때 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

“뭐?”

경주는 깜짝 놀랐다.

“책임을 져야 할 때가 되자 넌 날 멀리 밀어냈어. 지금 네 책임이 필요 없는데, 왜 멀리 꺼지지 않아?”

아람은 경주가 한 눈판 사이에 경주의 팔을 악랄하게 물어뜯었고 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경주는 아파서 힘을 풀었다. 그러자 아람은 토끼처럼 경주의 품에서 빠져나갔고 눈 깜빡할 사이에 서재에서 사라졌다.

경주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아람의 말을 반복해서 떠올렸다. 갑자기 침실의 깨끗한 시트가 떠올라 가슴이 조여 왔다. 아람은 결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여자가 아니다. 결혼한 3년 동안 경주는 그들이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혼할 때 여전히 처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젯밤은 서로의 처음이었지만 침대 시트에 빨간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

경주는 갑자기 번개를 맞은 듯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았다.

‘설마, 결혼 생활 중에 이미 잤었나? 하지만 왜, 전혀 생각이 나지 않지? 왜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

경주는 온몸이 얼어붙고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충격을 받아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정신 차릴 때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몰랐고, 손을 뻗어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제야 경주는 불빛 아래 반짝이는 파편을 발견했다.

경주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다가가 몸을 웅크렸다. 고등학교 시절에 찍은 자신과 김은주의 액자가 부서진 것을 보자 눈앞이 깜깜하며 모든 것을 깨달았다.

...

아람은 방으로 돌아와 재빨리 옷을 입고 최대한 빨리 별장을 떠났다. 가는 길에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되었고 차는 빠르게 달렸으며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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