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신경주는 방금 한 말을 듣고, 왠지 화가 치밀어올라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백 아가씨, 당신께서 아직 사과를 안 한 것 같은데요?”이유희는 무쇠가 강철로 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듯 탁한 한숨을 쉬었고 정말 자신의 양말을 벗어 그의 입에 쑤셔 넣고 싶었다.구아람은 가슴이 뭉툭하게 아팠고 차갑게 그를 돌아보았다.신경주는 그 실망이 극에 달한 눈빛이 그의 영혼을 모두 꿰뚫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형수가 한 거 아니에요! 형수가 한 거 아니에요!”이때 달콤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들리자 마치 구름 속에서 오랫동안 준비해 온 번개가 마침내 벼락치기로 내려온 것 같았고, 꿍꿍이를 품은 사람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구아람은 소리 나는 곳을 향해 보았고, 암담한 눈동자에 자신도 모르게 빛이 났다.“효주야!”심플한 흰색 원피스에 ‘야채 꽃’을 머리에 이고 하얗고 날렵한 얼굴의 여자아이가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이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은 바로 신효린의 “걸작”이었다.신 씨네 집에서 신효주는 줄곧 신효린의 가상의 적이었다.그녀는 여동생이 자신보다 예쁘게 태어난 것을 질투하여 매일 효주를 괴롭혔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만 있으면 효린은 나쁜 마음으로 여동생을 못나게 분장했다. 여동생이 자신의 인기를 빼앗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신효주는 어릴 때부터 자폐증이 있어서 그녀의 성격은 점점 더 비굴하고 괴팍해져 낯선 사람을 보면 언제나 어깨가 움츠러들고 말이 없었다.그러나 구아람이 신 씨네에 시집간 그 3년 동안 오씨 아주머님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그녀에게 따뜻함을 주었던 것은 이 중시를 받지 못하는 막내 여동생뿐이라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구아람은 신 씨네를 떠난 후 줄곧 효주를 걱정했다.오늘 뜻밖에도 여기서 효주를 만날 수 있게 되어 구아람은 마음속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이 계집애, 무슨 헛소리하는 거야.”신효린은 여동생을 호되게 노려보았다.“당시 화장실에는 은주 말고는 그녀뿐이었는데 그녀가 한 것이 아
신경주의 눈동자는 깊어지고 날카로운 시선은 김은주의 새하얀 얼굴에 주목하였다. 마치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그는 그녀를 껴안고 있던 손을 천천히 놓았다.김은주는 물에 빠진 사람이 튜브를 잃은 것처럼 손의 상처도 신경 쓰지 않고 신경주의 허리를 부둥켜안았다.“아니야, 오빠! 구아람이 먼저 건드렸어! 내가 건드린 거 아니야!효주 걔 원래 머리 나쁜데 어떻게 믿어!”“머리가 나빠? 내가 보기에 앞뒤 맞게 잘 말한 것 같은데.”이유희가 냉소하며 말했다. 그러나 친구 체면을 봐서 너무 심하게는 말하지 않았다.바람둥이인 그도 거들떠보지 않는 김은주를 신경주가 아끼고 있다니.“구아람 널 다치게 한 거 아니지?”신경주가 숨을 들이켜며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증인 앞에서 김은주가 식을 땀을 흘리며 더 이상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그래서 모함한 거야?”모함이라는 두 글자에 신경주는 호흡이 무거워지며 찌르는 마음의 고통을 느꼈다.“아, 아니야…….”크게 놀란 모양인지 김은주가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지더니 과도한 긴장에 출혈까지 하여 기절하고 말았다.……이렇게 사건은 김은주 그들의 허둥지둥 그녀를 구급차에 실은 것으로 끝났다.임수해가 허겁지겁 급히 달려왔을 때 구아람은 이미 유민지와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갔다.“아가씨! 제 잘못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제가 곁에 없다니!”임수해는 구아람이 왼손에 안고 있는 흰색 실크 수건이 핏자국이 얼룩덜룩한 것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덜컥하였다.“어떻게 다친 건가요? 누가한 짓입니까?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그룹 일 처리하러 갔다는 거 알고 있었어. 별 큰 문제 아니야.”말하며 구아람은 유민지를 깊이 보았다.“민지 아줌마도 날 도와줬어.”“뭘 도와줬다고…….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인데 그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구아람이 아까 신씨 집안 사람들에게 당하는 것을 생각하고 유민지는 마음 아파하였다.“아람아, 왜 너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어? 왜 이런 꼴을 당하
3김은주는 응급처치를 받고 일반병실로 옮겼다.의사말로는 상처는 크지만 아직 꿰맬 정도는 아니니 별일 없다고 하였다.쓰러진 주요 원인은 과도한 경황과 정신적 긴장 때문이다.“깨어났구나!”진정은 병상 옆에서 울고불고 하였다. “엄마는 다시 너를 볼 수 없는 줄 알았어!”“됐어, 그만해, 신경주도 없는데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시끄러워.”진서가 짜증을 내며 두 팔을 가슴에 안고 창문 앞에 서서 말했다.“이번 일 대응책은 생각이나 했어?”“무슨 일이요?”진정이가 눈물을 닦고 멍하니 물었다.“허, 너희들 설마 이 일만 망친 건 아니겠지?”진서가 혀를 내두르며 자신의 못난 여동생을 경멸하며 보았다. “정말 하는 것마다 왜 이렇게 마음에 안 들어. 내가 없으며 네 딸 신경주 곁에도 붙어있지 못할 거야. 그 머리로 딸을 재벌에 시집을 보내겠다고? 허, 꿈 깨!”김은주도 속으로 앞뒤를 가리지 않는 어머니를 원망하고 있었다.돈이 없어 신경주가 준 목거리를 판 것도 모자라 그 목거리가 구가네 손에 들어가 경매장에 오게 되었으니 이 일 그녀와 신경주 사이를 더 악화할 것이다!“언니, 그렇게 말하면 안되죠!”어릴 때부터 진서의 꾸지람을 듣고 자라난 진정 딸 앞에서도 이러니 화내며 말했다.“오늘 나랑 은주가 구아람 그년을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었는데, 언니 딸이 나서는 바람에 망쳤잖아요. 걔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 지경까지 되겠어요!”“효주가 화장실에 있을 줄은 나도 몰랐어. 아람 너도 그렇지, 내가 평소에 널 어떻게 가르쳤어? 왜 이렇게 조심하지 않고 자기도 모르게 꼬투리를 잡힌 거야?!”진서도 화가 많이 났지만 이 일은 확실히 그녀의 책임이기에 잘못을 김은주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김은주는 불발탄을 삼킨 듯 입을 꾹 내밀었다.“아무튼 은주 혼자 만든 상처라고 하기에 지금은 아무 근거도 없어요. 은주 너도 경주가 물으면 그냥 모르는 척하고 있어, 경주가 너에게 마음이 있어 잘 넘어가줄 거야.”진서가 머리를 문지르며 차갑게 말했다.“만약 안 되면
“신사장…… 모든 것은 이 에미가 한 짓이고 다 내 잘못이에요!”진정은 잘못을 물을 것 보다 먼저 인정하고 딸자식의 재벌 혼인에 절대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그리하여 울상을 지으며 달려들어 신경주 앞에서 직접 무릎을 꿇었다.“김씨 그룹 자금 부족으로 공장도 잇달아 문을 닫아…….”“신가네 도우려고 하지 않고 구가네도 한 몫 달려들고 정말 갈 길이 없어서서…… 아람 아빠와 일부 가산을 팔아 그룹에 보태려고 하였어요.”“제 사심으로 은주 보석을 판 것이에요, 걔는 아무것도 몰라요! 만약 그 목거리가 신사장이 준 걸 알면…… 제가 굶어 죽어도 팔지 않았을 겁니다!”김은주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무고한 척하며 눈물을 글썽였다.“엄마…… 너무해요…… 그건 제가 제일 아끼는 목걸이인데……어떻게…….”그러나 신경주의 차가운 시선은 변함없었다. “내가 묻자고 한 것은 이것이 아닌데.”구아람을 모함한 것에 비해 목걸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비록 자기 마음이 짓밟힌 거라 짜증나기는 하지만 진정 가족을 위해 판 것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다.그러나 무고한 사람에게 모함한 것은 이대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니 손, 그거 네가 한 짓이야 아니면 구아람 때문이야? 구아람 팔찌 걔가 깨뜨린 거야, 아님 네가 빼앗아 깨뜨린 거야?”신경주의 말투는 낮고 평온하며 눈빛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신경 오빠…… 그 말은 지금 내가 구아람 그 나쁜 년을 모함하기라도 한단 말이야?!”김은주가 눈물을 글썽이며 울었다.“우리 사이…… 나보다 오빠를 속인 전처를 믿어?!” 신경주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효주 거짓말 안 해, 걔는 구아람이 널 다치지 않았다고 말 했어.”“효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어찌 믿어요, 그리고 당시 어디에 숨어서 제대로 보았는지도 모르잖아요.”진서가 급히 말했다.신경주의 차갑게 아랫입술을 들어올렸다. “부모라는 자가 다른 사람 앞에서 딸을 이렇게 말해도 되는 가요. 전 어머니가 없어 잘 몰라서.”진서 얼굴은 삽시간에
어두운 밤 ACE 최고급 회의소, 이유희의 산업.신경주는 마움이 우울하여 황량하게 친구를 찾아 술을 마셨다.아유희는 아무 말없이 직접 차를 몰고 그를 데리러 왔다. 필경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신경주가 주동적으로 그를 찾은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나는 때때로 내가 네 정부처럼 느껴진다.”이유희는 신경주의 귓가에 다가가 한바탕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 앞에서 그는 천하지존이었지만 신경주 앞에서는 잔소리 많은 형수였다.“난 여자들 앞에서도 이런 천한 짓을 한 적이 없는데 네 앞에서는 독수공방하다가 부르면 화장하고 나오는 첩같단 말이야.”“네게 얼마나 잘 해주는지 생각만 해도 막 울거 같다.”“여자 앞에서 천한 짓 한 적 없다구?”신경주는 그를 힐끗 보았다.“일전에 백소아 앞에 있는 것을 보니 매우 비천해 보이던데?”“그때 딱 한 번이야! 물론 형수가 너무 훌륭해서 내가…….”신경주의 눈썹과 입술이 흔들리는데 욕하고 싶은 충둥을 가까스로 참았다.이때 두 명의 섹시한 옷을 입은 양인 여성이 그들 앞을 지나갔고 그 중 한 명은 이유희와 윙크를 하기도 했다.곽여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다셨다.“볼 만해? 그녀 보다 못해.”“그녀라는건? 네 전처?!”이유희는 새 대륙을 발견한 사람마냥 두 눈이 튀여져 나올듯 하였다.“엄마야! 신경주 너 나 몰래 뭔 짓을 한거지? 너 백 아가씨와는 계약혼인이였다고 하지 않았어? 남자는 정말 믿기 힘들어! 그럴 만도 하지! 백소아같은 미인이 옆에 있는데 네가 내시도 아니고.”갑자기 튀어나온 자신의 말에 깜짝 놀란 신경주는 길쭉한 중지와 엄지손가락으로 위스키 잔을 움켜쥐었다.마치 그는 정말 백소아의 몸을 본 적이 있고 그녀사이에 무슨 말 못한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나는 그녀를 다친 적이 없어, 그런 생각하지 마라.”신경주는 얼굴이 왠지 뜨거워지는 것을 깨닫고 목젖을 위아래로 굴리며 술을 들이켰다.빌어먹을, 어떻게 그녀에 대해 이런 분수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할 수 있겠어?술이 세 순배 돌자 이유희
자선 경매에서 돌아온 구아람은 방에 자물쇠를 채우고 나오지 않았다. 보기 드문 저기압이었다.밤이 되자 구윤과 구진은 나란히 별장에 와서 여동생을 방문했다. 구아람은 비록 아래층으로 내려가 그들을 만났지만 보기에 나른하고 전혀 정신이 없었다.“아람아, 경매에서의 일을 둘째 부인한테 들었다.”구윤은 바삐 앞으로 나가 거즈를 감은 여동생의 손을 가볍게 잡고 마음이 아파서 가볍게 어루만졌다.“상처는 어때? 수해가 약을 바꾸도록 도와줬니? 아직도 아파? 감염은 없었어?”“나도 의학을 배운 적이 있어서 스스로 처리할 수 있어. 그 사람은 걱정할 일이 많아. 이런 작은 일로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구아람은 손을 움츠리고 울적했다.“수해 이 녀석은 점점 더 믿을 수가 없어! 그날 우리가 집에 가서 둘째 부인을 만나 경매에서 네가 신 씨 가족에게 괴롭힘을 당한 일을 듣지 못했다면 우린 아직도 모르고 있었을게다!”구진은 한스러워서 눈이 찢어질 것 같았다.“내일 신 씨집에 편지를 쓰겠다. 형님은 KS법무팀에 연락하여 정식으로 다른 사람의 명의를 훼손한 죄로 그 늙은이들을 기소하세요. 그 소굴을 불태우고 말테다! 젠장……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그녀들은 마왕신이 몇 개의 눈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거요!”“그만해, 재미없어.”구아람은 힘없이 구윤의 넓은 품에 기대어 목소리가 간드러졌다.“우리 구 씨네만 법무가 있어, 신 씨는 없는가? 그러다 일이 커지면 구회장 귀에 들려 갈거야.”결국 아버지가 그녀와 신경주의 일을 알까 봐 두려운 것이다.구회장이 그녀의 다리는 부러뜨리지는 않는다 쳐도 고혈압이 도지기라도 하면 큰일인것이다. 아무리 정정해도 늙은이는 늙은이다. 그녀는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나쁜 일을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렇다고 김은주를 그냥 내버려두고 싶지는 않았다.구아람은 손의 상처를 보면서 자신이 꼬박 이틀동안 고치지 못한 옥팔찌를 떠올리면서 눈시울이 또 호되게 붉어졌다.“네가 다쳤다는 말을 듣고 네 셋째 오빠는 급해서 죽을 지
“난, 난…….”신효주는 눈에 눈물이 가득하고 어이가 없어 목이 메었다.“너 우리와 일부러 반대로 하는 거지? 우리가 백소아를 싫어하니까 기어코 그녀를 도와주는 거지? 머 제기 잠 남다른 티를 내려고.”신효린은 간드러진 얼굴을 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내 앞에서 아닌 척하지 말아! 바보 같은 거. 곽 도련님은 너를 좋아하지 않아. 그러니 꿈 깨!”“셋째 아씨! 왜 이러세요!”오씨 아줌마가 급히 뛰어들어 눈물투성이가 된 신효주를 품에 안았다.이런 일은 신씨네 집의 다른 하인들은 이미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고 아무도 감히 신효린을 막지 못했다.그러나 오씨 아줌마는 신경주의 사람이고 경력이 많았고 곧은 마음씨를 가지고 그녀만이 감히 넨째 아씨를 위해 나서려고 하였다.“오씨 아줌마는 나가! 여긴 아줌마가 할 일이 없어!”신효린은 오씨 아줌마에게도 우호적이지 않았다.“내가 보기에 나가야 할 사람은 셋째 아씨인 것 같군요!”오씨 아줌마는 떨고 있는 넷째 아씨를 달래면서 경고의 눈빛으로 신효린을 훑어보았다.“점잖게 이 문을 나서면 난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으로 간주하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도련님이 돌아오시면 넷째 아씨를 괴롭힌 걸 일일이 고해바칠 테에요.”신효린은 벌벌 떨며 이를 악물었다.만약 신경주가 그녀가 집에서 어떤 몰골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반드시 이유희에게 전해질 것이다. 그들 둘은 바지 한 벌을 같이 입을 수 있는 사이다. 만약 신경주가 중간에서 방해를 한다면 그녀가 이유희를 쟁취하기 힘들어질 것이다.그걸 감안하면 신효린은 잠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떠날 때 심효주의 품에 든 곰을 빼앗아 팔을 휘두르며 창문밖으로 던졌다.“아! 내 곰돌이!”“무슨 넝마야, 정말 거슬려!”신효린은 차가운 콧방귀를 뀌며 긴 머리를 쓸어내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방을 떠났다.……신효주는 신발을 신을 겨를도 없이 맨발로 별장 밖으로 달려갔다.신경주가 관조장원으로 들어오다가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그날 저녁, 구씨네 세남매는 성주에서 해문으로 돌아왔다.두 도시는 거리가 멀지 않아 고속으로 가면 두 시간도 안 된다.성주는 전국의 경제중심지로서 자원이 풍부하고 발전전망이 밝아 군사가들이 반드시 쟁탈해야 할 곳이다.그러나 해문은 다르다. 해문은 100년 동안 구씨 가문에만 속해 있었다.구씨의 산업은 해문의 인구의 3분의 1을 먹여 살려 해문의 황제로 불린다.구씨가 없으면 해문은 평범한 2선도시로서 경제발전이 이렇게 빠를수 없다고 말할수 없었다.세 남매가 고색창연한 추성제를 찾았다.“아, 아가씨! 언제 돌아오셨어요?!”감격에 겨워 그들을 맞이하러 온 환갑 노인은 이곳의 관리인인 동 아저씨이다.그는 구만정의 유모의 막내아들로서 구회장과 어릴 때부터 같이 놀았기에 관계가 매우 좋았다.동 아저씨는 큰 뜻이 없었다. 비록 요 몇 년 동안 구회장의 운전기사조차도 매일 구회장과 통화하고 성주에서 세 채의 집을 샀지만 그는 벼슬길에 관심이 없었다. 결혼하지 않고 아들을 낳지 않고 외톨이가 되어 추성제를 지키며 종일 옥돌과 동반하여 앉아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동 아저씨, 요즘 몸은 어떠세요? 비 오는 날에 다리는 안 아요? 숨이 차는 병은 좀 낫는가요? 제가 얼마 전에 수해를 통해 보내 드린 약을 썼어요?”구아람은 맑은 눈동자를 굽혀 동 아저씨의 팔을 다정하게 잡았다.“난 괜찮아요…… 그치만 그게 뭐 중요해요? 중요한건 아가씨가 돌아왔다는 거죠!”동 아저씨는 기뻐서 눈물이 흐릿해졌다.“저는 사실 이번에 부탁할 일이 있어서 왔어요…….”구아람은 그윽하게 탄식하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나에게 좋은 친구가 하나 있는데 나에게 한 가지 선물을 주었어요. 그걸 내가 망가뜨렸어요. 그가 슬퍼 하지 않게 똑같은 거 만들어 줘요.”“무슨 물건이에요?”구아람은 붉은 입술을 가볍게 오므리고 복고적인 장신구 주머니를 조심스럽게 꺼내 안에서 옥팔찌 조각을 꺼냈다.“아이고! 이것은 정말 좋은 재료인데, 지금 천개를 깨도 이런게 하나도 나오지 않는데,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