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씨 아줌마가 깜짝 놀랐다.‘설마…… 설마 고육책인 것을 눈치 못 채신 건가? 바보인가…….’이때, 신경주는 검은 우산을 들고 사색이 된 얼굴로 문을 열었다.“에이! 도련님!”오씨 아줌마가 애타게 불렀다.하지만 남자는 결국 우산을 쓰고 나갔으며 이것을 본 그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문밖에서 김은주는 빗속에 주저앉고 있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마음속으로 포기하고 싶었다.그러나 신처럼 고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그녀를 향해 걸어오자 다시 흥분하고 기뻐하며 끼를 부리면서 가엾게 흐느꼈다. 신경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빠른 걸음으로 그녀 앞에 다가와 한 손으로 우산의 씌어주고 다른 한 손으로 부축해 주었다. 힘이 너무 세서 억지를 부릴 수 없었고 강한 태도까지 가지고 있었다.“오빠…….”김은주는 작은 목소리로 부르며 그의 품에 안겼다.방금까지는 반쯤 죽은 듯했는데 남자를 본 순간 생기발랄해졌다. 두 팔은 뱀처럼 그의 허리에 매달렸고 젖은 얼굴로 그의 가슴에 꾸물거렸다. 신경주는 답답함이 느껴지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몸도 허약한데 비 맞으면 병 걸려.”“이러지 않으면 오빠가 안 만나주잖아. 그냥 한번 보고 싶었는데…… 왜 안 만나줘?”김은주는 창백하고 낭패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오빠…… 사랑이 식었어? 요즘 너무 차갑게 대하네. 저번 슈트 때문이야? 잘못했어, 내가 백소아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면 안 될까?”“아니, 이미 화 풀렸어.”신경주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만났으니까 이제는 안심해, 은주야, 일단 집으로 가서 가족 곁에 있어, 요 며칠 잠잠해지면 그때 찾으러 갈게.”“오빠! 제발…… 제발 우리 오빠 좀 살려줘!”그가 사람을 다그치는 것을 보고 김은주는 급해서 얼굴이 붉어졌다. 아가씨의 허세도 걷어치우고 남자의 몸을 꼭 끌어안고 축 늘어졌다. “오빠가 형을 받을 거야! 성주의 변호사들은 구씨 가문 때문에 돈을 줘도 나서서 변호를 해주지 않아! 구씨가 사람을 너무 업신여겨, 이것은 우리 김씨 가문을 죽음
“쓸모없는 것들!”김 회장은 기침을 몇번 하더니 화가 나서 손가락질을 하며 호통을 쳤다.“신경주와 사귄 후로 집에 보탬이 된 적 있어? 몇 년이나 사귀어도 재산과 주식을 하나도 차지 못하고, 결혼도 못하고! 내가 보기에 신경주는 널 사랑하지 않아, 딸을 낳은 건 손해 본 일이야! 쓸모없어!”김은주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 회장님은 남존여비 사상을 가지고 있어 임신했을 때 여자아이라는 말을 듣고 지우라고 했었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이 낙태 수술을 하면 더 이상 임신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고 게다가 진정이 계속 고집했기에 그녀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다.결국 그녀를 낳고도 어머니는 재임신이 불가능해져 아버지는 그를 더 싫어하게 되었다.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늘 오빠들의 그늘에서 살았고 중시를 받기 위해 이모에게 빌붙어 살았다. 잘 살기 위해, 또 아버지에게 잘 보여 여중 봉황이 되기 위해 어린 나이에 어린이의 천진함을 잃고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을 배웠다.신경주가 바로 그녀가 여덟 살 때 첫 번째 실험품이었다.원래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 혼외자를 무시했고 신씨 가문의 진정한 도련님을 마음에 두었다.그러나 이모가 신경주로 연습해 봐라고 하였다. 좋아하지 않더라도 추종자가 부잣집 도련님이라면 체면이 서는 일이러고 했다.그래서 이모는 그녀에게 기회를 주었다. 신경주의 생명의 은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어두운 인생에서 구원의 빛이 되어 남자가 집착하게 되었다.그 전후로 김씨를 많이 도와줬지만 결국 김 회장은 여전히 그녀를 권력자를 포섭하는 도구로 여겼고 조금만의 실수가 있어도 한 푼의 가치도 없이 모욕했다.김은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냉소하였다.그녀는 김인후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그 녀석이 평생 감옥에 있으면 김씨는 그녀의 것이 된다. 허울뿐이라도 그녀의 것이다. “됐어, 말 좀 작작해! 신경주가 도와주지 않는데 은주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김씨 부인인 진정이 급히 다가와 딸은 끌어안고 김 회장을 째려보았다.“다 당신 탓이야! 당신이 버릇을 나쁘게
김씨그룹은 제품과 신뢰의 거대한 이중 위기에 빠졌다. 네티즌들은 김씨의 제품을 보이콧하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김인후가 입버릇처럼 자랑하던 전국 500여 개 매장은 일주일도 안 돼 400여 개가 문을 닫았고 남은 100여 개는 겨우 운영하고 있다. 할인을 많이 하고 손해를 보아도 물건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하루하루 거액의 손실을 보면서 가뜩이나 몸이 좋지 않은 김 회장은 완전히 쓰러졌다.진정이 직접 언니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진주도 개입할 용기가 없어 보고 있기만 했다.“신남준이 명령을 내렸어, 누가 김씨를 도와주면 바주지 않겠다고. 동생아, 나도 며느리라 어쩔 수가 없어.”진주는 한숨을 내쉬며 동생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신씨가 손을 쓸 수 없지만 오빠 보고 빨리 결혼 날짜를 잡아달라고 했어. 어르신 생신후 첫 주말로 정하는 건 어때?”“팔순 잔치까지 기다려야 돼?”진정은 조급하게 물었다.그녀는 기다릴 수 있지만 김씨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어휴, 나도 내일 바로 결혼했으면 좋겠지만 어르신께서 팔순 잔치 후에 하겠다고 하시니 나도 방법이 없어.”진주는 목소리를 낮추었다.“듣자 하니 그 백소아가 경주와 이혼 후 KS 그룹의 회장이랑 만난다네, 신씨 집을 떠난 날 구 회장님께서 직접 데려갔다고 하더라, 본 사람도 많아.”진정은 지난번 아들한테서 들었는데 너무 질투가 났었다.자기 딸은 왜 남자를 꼬시는 방법이 없을까, 신경주도 지금까지 확실하게 잡은 것도 아니고, 그 사람의 전처는 또 남자가 생겼고 심지어 신씨 가문 못지않은 최고의 귀족 집인데!“내가 보기에는, 이번 KS 그룹이 김씨를 이렇게 겨냥하는 것도 백소아가 구 회장님에게 고자질한 것일 수도 있어.”진주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화를 부추겼다.언니의 말을 들은 진정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화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이 년이…… 은주의 인연을 그르치기는커녕, 이혼했는데도 계속 우리를 방해하다니! 기대는 곳이 생기니 건드릴 수 없을 거 같아서 그래?”“어휴, 건드리기 쉽
임수해는 미소를 지었다.“아가씨 똑똑하네요, 요 며칠 동안 김씨 가문을 주시해라고 해서 발견한 거예요.”구아람의 입고리가 올라갔다.“예상했던 일이야, 신씨가 나서지 않으면 김씨는 어떻게든 돈을 모아 구멍을 메울 수밖에 없어. 근데 집과 땅을 팔 줄 알았는데 단지 액세서리만 팔았네, 쯧쯧, 역시 대기업이네, 아직 여유가 있어.”“마지막 한 푼으로 목숨을 유지할 뿐이지, 천천히 죽느니 차라리 단칼에 목숨 끊는 게 더 시원할 건데.”임수해는 콧방귀를 뀌었다.“우리에게 중상모략하더니 꼴좋네!”구아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전당물 리스트를 뒤적였다.구씨 가문이 성도와 해문에 신용도가 좋고 규모가 큰 전당포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구회장님이 골동품, 서화, 진귀한 보물들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구할 수 없거나 생각지 못한 보물들을 수집하기 위해 몰래 사람을 시켜 전당포를 두 군데 열었다.노인은 전당포에서 많은 수익을 얻었다. 필경 전당포에 들어온 사람이 물건을 되찾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몇명 되지 않았다.순간, 구아람은 눈이 커져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불타는 마음’이 리스트 안에 있는 것을 본 그녀는 가슴에 솟구치는 화를 억누르며 비아냥거림과 분노가 맴돌았다.이것은 신경주가 고심하여 김은주에게 준 사랑의 선물이었다. 2년 전 그가 불빛 아래서 펜던트를 멍하니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미 사랑에 빠졌었다.그 목걸이가 자기 것이기를 꿈꿨고 선물을 받고 싶었다. 이렇게 귀한 것이 아닌 돌멩이 하나라도 선물해 준다 해도 엄청 기뻐했을 것이다.그러나 꿈은 언제나 꿈일 뿐이다. 신경주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선물을 준다. 사랑하지 않으면 돌멩이도 가질 자격이 없다.그러나 지금, 김은주는 그 남자의 뜨거운 사랑을 팔아버렸다. 구아람은 이것이 보면 볼수록 웃겼지만 웃음 뒤에는 알 수 없는 씁쓸함이 숨겨져 있었다.“궁금하네, 신경주가 알면 어떤 느낌인지.”“뭐라고요?”임수해는 그녀의 중얼거림을 알아듣지
주말, 성주 백리 경매장.행사장 밖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모여있었다. 부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최고의 수집가이자 투자 은행이다. 세상이 떠들썩하면 유리한 것이다. 연예인들처럼 노출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 인터뷰에 관심이 없고 보물에 달려들었다.하지만 진 씨 자매와 김은주는 아니었다.매년 이맘때면 진주는 화려한 복장을 하고 참석하여 고급 자선 경매회에서 마치 삼류 스타가 레드 카펫을 걷는 것처럼 사진을 찍었다. 직원들의 권유가 있기에 화난 얼굴로 이곳을 떠났다.사람들이 그녀가 20년 전에 남의 가정을 망친 불륜녀라는 것을 잊어버릴까 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이로 인해 심광경은 체면이 깎였다고 생각해 2년 동안 참석하지 않았다.하지만 어젯밤 진정이 이 기회를 달라고 거듭 부탁하여 올해는 이 수법을 쓸 수가 없었다. 집안 사람이어서 싫다 해도 기회를 물려주어야 했었다.그래서 올해 문 앞에서 쇼를 하는 사람이 김씨 모녀로 바뀌었다.“이번 경매에 나와 많은 우수한 소장품을 구매하여 자선사업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진정은 기자들 앞에서 귀부인의 기품을 내세우며 당당하게 말했다.“사모님, 김씨그룹의 재무 상태가 어떻습니까? 이미 파산 직전이라고 들었는데.”기자가 날카롭게 질문을 했다.“도련님의 조사는 끝났나요? 실형을 선고받습니까?”“김씨그룹의 아씨와 신씨그룹의 회장 사이에 불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불화?이 말은 들은 김은주는 갑자기 다가가서 눈을 부릅뜨고 기자를 두피가 저리도록 노려보았다.“불화라니? 어디서 들었어!”“김…… 김은주 씨, 긴장하지 마세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김씨 가문에게 일이 생겼는데 약혼자로서 도와주지도 않고 의사표시를 하지도 않아서 그냥 추측을 한 것입니다.”“오빠랑 헤어지지 않았어요!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요 며칠 신경주가 먼저 연락도 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자 순간 화가 나 목소리가 높아졌다.진정은 침착하지 못하는 딸을
한무는 입을 꾹 다물고 숨이 막힐 정도로 웃음을 참았다.신경주는 가슴에 탁한 기운이 솟아오르자 차갑게 말했다.“난 그녀와 더 이상 미래가 없어, 뒤돌아보는 그런 품위 없는 일을 하지 않을 거야.”이유희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를 간파하기도 귀찮아서 화제를 돌렸다.“경매물 중에서 갖고 싶은 거 있어?”“응, 노란 화리 의자를 갖고 싶어.”그는 의자를 사서 할아버지에게 생신 선물로 주고 싶었다.“보는 눈이 있네! 내가 도와줄게. 누가 살려고 하면 내가 말려볼게.”“그럴 필요는 없어.”신경주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바자회에서는 자선이 제일 중요해, 그 물건이 인연이 있으면 나한테 오게 돼있어, 강요하면 재미없잖아.”두 사람은 경매장에 들어가서 곧장 첫 줄로 갔다.이 줄은 VIP 중 VIP로, 진정한 명문 귀족이나 엘리트만이 이곳에 앉을 자격이 있다.훤칠한 신경주와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이유희가 입장할때 현장의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유명한 아씨들은 하나같이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신 사장님이 너무 멋있네, 완전 내 스타일이야.”“네 스타일? 꿈도 꾸지 마, 신 사장님께서 김씨 가문의 아씨랑 결혼한다던데 몰랐어?”“뭐? 불량 가구를 파는 김씨 가문? 대박, 그런 가문은 우리집에서 하인을 할 자격도 없는데, 신 사장님이 너무 아까워!”“김은주와 신 사장님은 소꿉친구야, 신 사장님이 전 부인과 이혼한 이유도 이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서야, 네가 무슨 능력으로 신 사장님을 뺏을 수 있겠어?”“쯧쯧…… 전처가 불쌍하네! 김은주의 가식적인 저 꼴을 봐봐, 분명 신 사장님이 2년도 안 돼서 질릴 거야.”신경주는 우아하게 앉아 강렬한 아우라가 온몸에 풍겼다.그는 무심코 곁눈질을 하다가 바로 옆에 ‘구윤’이라는 이름표가 적힌 의자를 보았다.남자는 입을 꼭 다물고 미간을 찌푸렸다.“아이, 경주야, 이건 정말 어쩔 수 없었어, 할아버지께서 마련하신 자리라 함부로 바꿀 수 없었어.”이유희는 그의 생각을 꿰뚫어보고 그의 귓가에 엎드려 작은
이 말이 나오자 모든 귀부인들은 어리둥절하여 잇달아 진주를 향해 곁눈질했다.그녀들은 이 아름다운 여인이 신 사장님의 전처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단지 어느 훌륭한 가문의 아씨라고 느꼈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광구의 부인에게 감히 대들지 못할 것이다.진주는 치를 떨며 냉소하였다.“허, 백소아 씨의 지위가 올라가더니 예전과 다르네, 이렇게 말을 잘할 줄 생각도 못 했네.”구아람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진주의 비아냥거림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전 그냥 다른 사람이 말하는대로 한건데, 지위랑 무슨 상관이에요?”진주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지며 머리가 어지러웠다.“백소아! 우리 엄마가 아무래도 너보다 어른인데, 말을 그렇게 예의 없게 해?”엄마가 수모를 당하는 것을 보자 신효린은 화를 내며 달려들어 사람을 물어뜯을 태세였다.구아람은 힐끗 웃었다. 신효린은 그의 어머니의 잔꾀를 물려받았지만 음침한 마음은 물려받지 못했다. 이런 천박한 여자에게 쓸데없는 말을 할 가치도 없다.“여기 본 사람들이 많죠.”임수해는 참다못해 차가운 얼굴을 하며 구아람의 앞을 막아섰다.“누구 먼저 시비 걸고 말버릇 없었는지 여기 계신 사람들은 다 봤을 건데.”“아이고, 구 사장님뿐만 아니라 이 선생님도 있네, 백소아 씨를 지켜주는 남자가 참 많아.”김은주는 틈을 타서 그녀를 비웃었다.“김은주, 넌 입만 열면 헛소문을 퍼뜨리네, 근데 무슨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생각해 봤어?”매서운 눈빛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구아람을 보고 김은주는 가슴이 움츠러들었다.예전에는 구아람이 얌전하고 만만한 시골 처녀로 보였는데 지금은 은근히 그녀가 두려워졌다. “백소아 씨, 당신이 여기에 나타난 것은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 우리도 당신을 위해서 말해주는 거예요.”진정은 입만 열면 괴상야릇했고 웃음 속에 칼을 숨긴 것 같았다.“당신이 젊고 세상 물정을 모를 때 은주와 경주의 사이에 끼어 들어 자신의 처지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지. 잘못을 했어도 우리는 당신을 탓하지 않았잖아
그녀는 신경주와 이혼 절차를 마칠 준비를 하고 있어 늘 결혼증을 가지고 다녔다.이번에는 결혼증이 요괴 거울이 되여 그들의 정체를 나타나게 하였다.진씨 가문의 두 자매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어쨌든 지금 그들은 여전히 합벅적인 부부인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누가 내연녀고 이 자리에 나타날 자격이 없는지 다들 잘 생각해 보세요.”말을 마치자 구아람은 결혼증을 거두고 자리를 떠났고 김은주만 제자리에 남아 부끄러움을 숨기지 못했다.……5분 후 경매회가 시작될 예정이고 모든 하객들은 자리를 잡았다.진주와 신효린은 세 번째 줄에 앉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신효린의 시선은 이유희에게 갔다.“멋있어…….”“이씨 가문의 바자회는 격이 너무 높고 경비가 삼업해서 첫줄로 바꿔달라고 사정해도 들어주지 않네.”진주는 매우 불쾌하게 중얼거렸다.“걱정 마, 엄마가 나중에 꼭 도련님과 자리를 마련해 줄게, 우리 딸의 미모와 고귀함은 반드시 도련님의 마음을 잡을거야.”비록 이유희는 성주에서 소문난 바람둥이지만 이씨 가문과 사돈을 맺기 위해 딸을 밀어 넣기로 결심했다.게다가, 신효린은 이 도련님을 매우 좋아해서 이 기회를 반드시 잡을 것이다.“엄마, 오빠와 도련님이 친한 사이인데, 오빠한테 부탁해 봐.”신효린은 입을 오므리며 빌었다.진주는 순간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 자식에게 부탁할 일은 절대 없다.“효주는?”“또 어디론가 숨어버렸겠지, 엄마, 다음부터는 데리고 오지 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카메라만 보면 얼굴을 찌푸리고, 너무 창피해!”신효린은 친동생을 너무 싫어했다.“네 동생이 원래 그렇잖다. 스무 살이 되었으니 사람을 더 많이 만나게 해야겠어, 어느 집 도련님이 결혼을 원한다면 바로 시집을 보낼 거야.”진주는 한숨을 쉬었다.이 말은 자식을 파는 것과 같았다. 2년만 더 미루면 못쓸 물건인 듯했다.김씨 모녀는 더욱 괴로웠다.경매장에는 모두 십여 줄의 좌석이 있는데, 꽃처럼 화려하게 꾸민 모녀를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맨 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