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주는 최고의 사관학교를 다녔고 3년간 군대에서 생활하였기에 비록 지금 장사를 하고 있지만 양복을 입은 몸매는 여전히 건장했다.그래서 구진이 한 방을 날렸지만 그저 입가에 멍이 들었을 뿐 몸은 여전히 우뚝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세상에, 연적!”이유희는 대놓고 욕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몰래 욕했다. 내연자가 너무 설쳐서는 안 된다고 백소아가 자신을 풍자하던 말이 떠올랐다. 구진은 화가 나서 또 신경주에게 주먹을 날렸지만 신경주는 예민하게 몸을 돌려 피했다.“신경주! 소아에게서 떨어지라고 내가 경고했지!”구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시울을 붉혔다.“소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반드시 너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거야! 너희 신 씨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구 사장님, 너무 과장이세요. 그저 탈골되었을 뿐…….”전 남편과 현 애인이 일촉즉발 할까 봐 이유희는 얼른 달려들어 싸움을 말렸다.“허, 그! 저! 탈! 골?!”구진이 입꼬리를 잡아당기자 맑은 눈망울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흉악한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너희 둘! 하나는 여자를 노리개로 알고 다른 하나는 장식품으로 여기는데 어떻게 나의 심정을 알겠어? 백소아는 내가 가장 사랑하고 평생을 바쳐 지키는 여자야! 너희들은 더러운 마음 집어치우고 그녀에게서 꺼져!”구진은 거짓이 없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구진으로 말하자면 구아람이 첫 순위 이기에 와이프도 그 뒤로 줄을 서야 했다.이 고백은 직설적이고 애틋하여 신경주의 눈동자를 흔들리게 했다. 신경주는 아직 이토록 여자에게 사랑을 표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를 떠난 백소아는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빛을 감추지 못했다. 구윤, 이유희, 그들은 모두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다.신경주는 이런 씁쓸한 심경을 형용할 수 없다.마치 희귀한 보물이 곁에 있을 때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다가 버리고 나서야 사람마다 자기의 보물을 차지하려고 하니 마음이 내키지 않아 하는 바보인 것 같다.“신경주! 기다려! 나는 반드시 너를 고소할 거야!”구진은 신경주의
화가 난 구진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지만 동생이 노려보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뭐? 내가 가서 대신 혼내줄게.”씩씩거리는 임수해를 구아람이 불러세웠다.“됐어, 너 걔한테 안돼, 그 사람 위해 부대 육군 출신이야, 왜 가서 엄청 맞고 오게? 그리고 그 사람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그렇게 때리면 사람 아픈 줄 몰라서 그런 거일 거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참.”“큰 아가씨, 아가씨 말을 들어보면 두 분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 같은데요?”구아람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임수해는 아직 구아람과 신경주가 무슨 사이인지 모르고 있었다.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라 설명하기 귀찮아서였다.임수해는 다시는 신경주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지 않았다.…….별장에 들어서자 구진이 입으로 신경주를 욕하며 구아람에게 줄 커피를 타고 있었다.“둘째 오빠, 미안해.”구아람이 머쓱해하며 말했다.“나한테 사과하는 거야?”구진이 흠칫 놀라며 동생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대였다.“어디 아파? 무슨 소리 하는 거야?”“아니, 비밀 지키기 위해 오빠 불러들인 거 말이야, 큰오빠 Y국 가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 내가 오빠 이용한다고 생각할까봐…….”구아람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바보야, 무슨 생각 하는 거야.”코가 찡해 난 구준은 구아람을 끌어안았다.“엄마가 널 잘 보호하라고 우릴 먼저 낳은 거야, 네가 다시 시집가면 우리 넷이 너의 혼수가 될 거야.”구준은 마지막에 한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다시 정정했다.“네가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린 너의 영원한 버팀목이 되여줄 거야.”구아람은 피씩 웃었다.‘혼수? 그냥 수녀가 되는 게 낫겠어, 아멘.’구아람이 다쳤다는 소식에 신경주는 온 정신이 구아람한테 쏠려있었다.신경주의 어두운 표정에 다들 선뜻 묻지 못했다. 심지어 숨도 소리 내어 쉴 수가 없었다.도련님이 사생아로 이 자리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신씨 그룹에서 신경주의 말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늘 몸이 허약했던 큰 도련님은 장기간 R국에서
재봉소에서.신경주의 거대한 몸집이 재봉소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옷을 다림질하고 있던 재봉사가 눈앞에 나타난 남자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어머, 이게 누구야.”“사장님,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저 좀 도와주세요.”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낡은 나무상자 하나를 재봉사한테 건넸다.“어머,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멀쩡한 옷이 왜 이렇게 된거 에요?”갈기갈기 찢긴 옷을 본 재봉사는 마음이 아파났다.“다 제 잘못이에요.”신경주가 말했다.“그 애가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옷인데, 내가 곁에서 쭉 지켜봐서 마치 내가 만든 옷 같아요.”재봉사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이 아까운 걸 어떡해, 얼마나 정성 들여 만든 옷인데…….”“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신경주가 물었다.“이걸 뭘 어떻게 수습해? 힘들 거야.”신경주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노력해 볼게, 찢긴 곳을 기워매는것 정도는 할 수 있어.”…….관해별장에 들어선 신경주는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둘째 오빠!”진주의 큰 딸과 셋째 아가씨 신효린이 다급하게 걸어왔다.“할아버지 오셨어, 서재에서 아버지랑 크게 다투고 계셔, 오빠가 올라가서 말려봐.”“왜 다투시는 건데?”신경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신경주의 눈에 보이는 신광구는 효자였다. 다른 사람들 눈에도 늘 그렇게 비쳤다.고혈압으로 앓고 계신 할아버지 싸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그건 바로 신경주의 계모 진주였다.“은주 동생이랑 우리 신씨 집안 각별한 사이기도 한데 김씨 집안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아버지가 나서서 도와주셔야 하지 않겠어?”신효린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아버지가 김씨 집안 돕는 걸 허락하지 않으셔, 할아버지 정말 노망 나신 거 아니야? 김씨 집안을 도우는건 우리 집안 돕는 거나 마찬가지지 않니? 둘째 오빠가 은주 동생이랑 결혼할 사이인데 할아버지가 이렇게 나오시면 우리 체면은 어떡해?”신경주가 서재로 올라갔다.…….탕!휄체어에 앉은 신남준이 테이블에 있는
“제 동생은 그저 본분을 지키며 장사하는 사람이에요……. 이번에 뜻하지 않는 일로 억울함을 당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은주도 경주랑 곧 있으면 결혼할 텐데 일이 이렇게 커져서…….”“본분이라고? 너 나 엿먹이려고 그러는 거지?”신남준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진주의 표정이 삽시에 굳었다.“내가 늙었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착각하지 마, 김씨 집안은 자업자득이야. 너 신경주로 날 억누를 생각하지 마, 신경주가 김은주랑 결혼하게 되면 난 신경주도 앞으로 안 봐. 너희 집안끼리 행복하게 살아, 내가 죽더라도 날 보러 오지 마.”“아버지!”신광구가 한숨을 내쉬었다.진주는 눈물을 닦는척했지만 눈빛만은 사나웠다,‘당신한테 20년 박대를 당했으면 나도 이젠 그만할 때 됐어, 늙은이 나가서 누구도 모르게 죽어버리는 게 좋을 거야.’“할아버지!”신경주가 달려 들어와 신남준을 부추켰지만, 어르신이 신경주의 손을 내쳤다.“너도 연기할 필요 없어, 너도 네 아버지처럼 여우한테 홀려서는.”“전 김씨 집안을 돕지 않을 거에요.”신경주가 평온하게 말했다.신남준의 눈이 반짝였다.“그 말 진심이니?”“네, 김씨 그룹에 확실히 문제가 존재해요, 전 돕지 않을 겁니다.”“그럼 김씨 집안 딸…….”“은주와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결혼식은 그대로 올릴 겁니다.”“아이고, 그래, 네가 너의 아버지보단 낫다.”신남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신남준은 신경주가 백소아 같은 좋은 여자애를 놔두고 여우짓이나 하는 여자애랑 결혼을 고집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진 이모.”신경주가 진주를 보며 말했다.“김 사모님은 이모 친 동생이시죠, 돕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신씨 그룹을 위협하지 않는 전제하에서 진행되어야 할 겁니다. 안 그럼 이모님이 주장하신 신씨 그룹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는 말과 어긋나게 되지 않겠습니까?”신경주의 말에 진주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잡종 주제에, 어릴 적에는 아무 소리도 못하더니, 커서는 따박따박 대들기나 하고.’“아버지, 김
결국 신광구가 어르신 앞에서 다시는 김씨 집안 일에 끼어 들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나서야 이번 일은 마무리되었다.신씨 부부는 울상이 되어 집을 떠났다. 어르신은 아직도 얼굴에 분노가 어려있었다.“집이 망하게 생겼어, 신씨 집안 남자들 김씨 집안 여자들한테 혼이 빠져서는.”신경주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우며 생각에 잠겼다.‘구윤을 대신해 다른 사람이 Y국에 가서 회의에 참석한 걸까? 아버지가 사람 착갈할 리가 없는데, 예전에 만나본 적 있는 사이인 듯 얼굴 착각할리가 없잖아, 아버지가 치매가 아닌 이상.’신경주는 바닥에 떨어진 부채를 주우며 말했다.“할아버지, 이거 할아버지 물건이에요?”“응?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거 나 줘.”신남준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이건 소아가 날 위해 만든 부채야, 뒷면에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새겨줬어, 백소아의 작품이야.”‘소아가 서예를 한다고? 심지어 그림까지?’신경주는 혼이 빠져나간 듯 멍해 있었다.그 여인은 늘 규칙대로 사는 사람이었는지라 도통 재미가 없었다.피아노와 춤 그리고 노래까지 못하는것이 없는 김은주에 비해 백소아는 빛날 것이 없는 여자였다. 순하고 예쁜 얼굴 외에는 아무런 특기가 없었다.하지만 신경주를 떠난 뒤로 보석마냥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백소아 나보다 구윤이 그런 자신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백소아는 신경주를 사랑하기보단 안해로써의 직책을 다하는 듯싶었다.‘그럼 그 여자는 구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가?’“예전에 소아가 주말마다 나 보러 왔었어, 나랑 산책하러 나가기도 하고 서재에서 책을 보기도 하고 서예를 하기도 했디. 그 애 서법이 남달랐어, 서예에서 볼 수 있었다시피 소아는 평범한 집안 여자애가 아니었어, 귀족 집안에서 자라난 아가씨였지.”신남준이 입을 삐쭉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마음에 들어 하는 김씨 집안 여자보다 얼마나 더 훌륭한 애인지 몰라, 네가 눈이 멀어서는 원…….”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부채를 펼쳤다.아름다운 필체가 시야에
“맞다, 아람이가 책임지고 있는 성주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어? 아람이가 김씨 집안 재물 길을 끊어놓았다며? 난 걔가 다른 사람의 원한을 살가봐 두려워. 너희 둘이 아람이 곁에서 아람이 지켜봐야 한다, 알겠어?”구만복이 신신당부했다.“걱정하지 마세요.”“우리 동생 괴롭히는 놈은 우리가 가만두지 않을 거에요.”“그래.”구만봉이 와인을 음미하며 말했다.저녁식사가 끝나자, 구만복과 구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구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큰 형이 핸드폰을 두고간 걸 발견했다.그와 동시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 화면에 신경주라고 씌어있었다.구진은 개구쟁이마냥 주위를 살펴보더니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세요? 신 대표님.”“저 백소아를 찾고 싶은데요.”신경주의 말에 구진은 화가 났다.“신경주 너 제정신이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소아를 찾는 건데?”신경주가 가만히 있다가 물었다.“당신 구진인 거야?”구진은 신경주가 눈치 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신 대표님 술 드셨으면 제가 약혼녀한테 연락해 드릴게요, 전 신 대표님이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요.”“구진, 당신이 백소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떳떳한 수법으로 날 상대해, 뒤에서 무언가를 꾸미지 말고.”신경주가 쏘아붙였다.“신경주, 너무 오만한 거 아니야?”구진이 이를 갈며 말했다.“누가 먼저 비열한 수단으로 우릴 상대했는데? 당신 약혼녀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집어치워.”전화 건너편에서 신경주는 주먹을 쥐고 씩씩거리고 있었다.수많은 회의 장소에서 훌륭한 언변으로 사람들의 칭찬을 받아왔던 신경주였지만 검찰관 구진 앞에서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당신이 지금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고 해도 난 소아 괴롭힌 놈들 용서하지 않을 거야, 모두 대가를 치르게 해줄 거야.”말을 마친 구진이 전화를 끊었다.신경주는 서재에서 꺼진 핸드폰 스크린을 바라보며 분노에 겨워 있었다.“신 대표님.”서재로 들어온 한무가 신 대표의 표정을 보고 멈칫했다.“말해.”“대표님 분부대
“그, 그래?”구아람이 오른손으로 얼굴을 만졌다.손에 닿은 뜨거운 열기에 그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와인을 마신 탓일 거야.”“지금 저장실에 가려던 거 아니었어요. 마시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얼굴이 붉어요.”임수해가 끝을 보려는 듯 계속 물었다.일에서는 똑똑하지만 사생활은 아무도 모르는 그녀라 구아람이 부끄러워한다는 조차도 알아보지 못하였다.“너 말이 참 많다!”구아람이 눈을 뒤집으며 고개를 돌려 떠났다.왜 꾸중을 받는지 영문도 모르는 임수해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구아람 뒤를 졸졸 따라갔다.두 사람은 저장실에 도착하였다. 거기에는 2천여 병의 와인이 있었고 이 모두가 구윤이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이다. 구아람은 평소 와인을 즐겨 마셨기 때문이다.이 술들은 한 병당 가격이 만만치 않다. 심지어 많은 것들은 경매에서 찍은 소장품이다. 어떤 것은 구회장도 없는데 구아람은 몇 십 병이나 갖고 있다. 만약 이것을 판매한다면 성주에도 별장 둘도 마련할 수 있었다.구아람이 한가롭게 둘러보다가 그 중의 한 병이 마음에 들어 발을 들고 내리려고 하였는데 손이 닿지 않았다.이대 임수해가 그녀의 뒤에 다가왔다. 키가 큰 원인으로 임수해는 쉽게 와인을 꺼내었다.두 사람 사이 거리는 가까웠다. 구아람 머리의 향을 맡은 임수해는 갑자기 가슴이 뛰더니 하얀 얼굴이 금방 붉어 버렸다. “여기요, 아가씨.”“허허, 185 키를 가진 비서가 좋긴 좋아. 사다리가 없어도 돼.”그러나 그녀의 이상형은 189의 키를 가진 자이다. 신경주처럼 말이다. 4센치의 차라 해도 제대로 된 맛이 아니다.‘젠장, 그 자식 생각하면 안 되, 너무 쉽게 걸릴 수 있어.’“아가씨, 제가 따 드릴 게요. 한 손으로 불편하잖아요…….”쾅-구아람이 두말없이 팔의 석고를 책상 모퉁이에 부딪쳐 깨뜨렸다. 백옥 같은 팔이 보였다.“귀찮아, 일찍부터 뜯고 싶었어.”임수해가 놀래 하였다.“…….” “전쟁터에서 골절과 탈구는 별일 아니야. 난 폭탄에 맞아 다리까지 잃
[구아람: 그만해요! 너무 유치해.]작은 동생이 말에 오빠들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구아람: 신경주가 우릴 조사한 거 아마 둘째 형 신분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두번이나 날 보호한 거 아마 큰 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거예요.]구아람의 유유한 눈빛은 마치 와인잔에 담긴 피 같은 와인 같았다.[구아람: 이렇게 된 이상 숨길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자에게 답이 필요하면 우리가 답해주죠!]어느덧 주말이다.김씨 그룹은 언론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 모 5성급 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열었고, 현장에는 많은 기자들이 왔다.현지 이류 그룹으로 김씨는 큰 영향력이 없었다. 그러나 김은주가 잘난 척하며 신경주와의 결혼 소식을 공지하는 바람에 김씨는 대중의 눈에 들었고 전례 없는 관심을 받았다.이때, 호텔 대문 밖, 검은색 마이바흐가 길가에 조용히 서 있었다.Ipad를 통해 신경주는 현장 상황을 실시로 보고 있었다.“사장님, 제가 보기에 신회장이 뜻은 김씨 일에 관여치 말라는 것 같은데요.”한무가 걱정하며 말했다.“신회장과 자꾸 맞서면 부자사이 관계가 나빠지실 겁니다. 사모님이 아마 또 기회 잡아 신회장하고 사장님에게 불리한 말을 할 거고요.”“말해도 소용없어, 난 김씨를 도울 생각이 없으니까.”신경주가 평온하고 심지어 냉담한 어투로 말했다. “그리고 부자사이 관계라, 원래 없었던 것인데 무슨 영향이 있겠나.”한무가 몰래 한숨을 쉬었다.사자님은 겉으로 모두의 주목을 받지만 신씨 집안에서는 늘 혼자였다. 내심의 그 고초 말할 자는 없었다.곧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모두의 주목 하에 김인후는 검은 양복을 입고 그럴 듯하게 무대 위로 걸어 나왔고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다들 알다시피 저희 김씨 그룹 애리가구는 성주에서 32개, 전국에서 400여개의 체인점이 있으며 늘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인 뉴스가 뜨다니, 이건 악의를 품은 자의 짓이 분명합니다. 저의 김씨 그룹 이미지를 먹칠하려는 것이예요!”한무가 화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
한무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헬기가 좋지만 제가 살아서 타도 죽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됐어, 경주야. 한 비서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헬기 한 대로 이렇게 화를 내?”아람은 긴 손끝으로 경주의 턱을 치켜올리며 여왕처럼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올해 생일 선물로 헬기를 사줄게. 윤유성보다 더 좋은 거 사줄게. 좋아?”‘젠장, 너무 부럽네! 역시 해문 갑부의 딸이야. 헬기를 생일 선물로 해?’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아람아, 난 네 남자야. 하지만 난 너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가 아니야. 선물을 해도 내가 너한테 해야지.”“풋,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저 돈 몇 푼인데.”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은 유희와 한무를 부럽게 했다. 그들도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리무진, 탱크, 헬기를 갖고 싶어할 것이다.경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흔들며 가슴이 찡해났다.“아람아, 나한테 선물할 필요 없어. 네가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예전에 나한테 준 선물들은 지금 별도의 방에 전시되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매번 집에 갈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여러 번 보고 만졌어.”그때 아람을 잃은 경주는 마치 페티시스트와도 같았다. 경주는 종종 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경주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같았다.마음속은 이미 통제 불능이고 미쳐버렸다. 아람은 경주를 깊이 바라보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경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게다가 내가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어.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야.”경주는 이 로맨틱한 말을 다시 반복했지만, 말할 때마다 처음처럼 다정했다.“바보.”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키스로 천 마디 말을 대신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
아람은 걸어오는 유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마치 귀신에게 정기를 빼앗긴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아이고, 이 사장님. 무슨 일이야? 어젯밤 방에서 사랑만 나누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놀렸다.“나, 하, 그만 얘기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내가 어떻게 말해. 아람 앞에서 친오빠를 욕하면 경주도 영향을 받잖아. 사돈 친척은 이러면 안 돼.’아람은 유희가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말하기 난감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먹을래? 먹으면 네 것까지 만들게.”경주는 돌아서서 유희를 보며 요리를 했다.“입맛이 없어. 안 먹어.”유희는 냉장고로 걸어가 무심코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뚜껑을 비틀어 원샷을 했다. 그리고 빈 병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람아, 경주야. 나 오늘 효정과 혼인신고 할 거야.”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랐다.“뭐? 오늘?”“응, 오늘.”유희의 눈빛은 불타올랐고 목소리는 쉬었다.“생각해 봤는데, 계속 미루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가족들이 동의하든 말든 먼저 효정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혼인신고를 하면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야.”“효정은 나 이유희의 정정당당한 아내이고, 이씨 그룹의 사모님이야. 할아버지가 반대해도 소용없어. 내가 이씨 그룹의 권력을 가지면 효정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열어줄 거야. 효정은 내 결정을 이해해 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라이팬 위에 있는 계란을 뒤집는 것도 잊어버려 타버렸다.“경주야, 내 신분증이 엄마한테 있어. 좀 있다 가지러 갈 거야. 효정의 신분증은 오늘 가져올 수 있어?”“이유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해.”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난 그저 효정과 결혼하고 싶을 뿐이야. 무슨 표정이야. 환호하고 응원해 줘야지.”유희는 초조해서 눈썹을 찌푸렸다.“유희야. 효정과 사귄 지 꽤 됐잖아. 전에는 침착하더니 왜 갑자기 이래?”경주는 불을 끄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신분증이 신광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
하지만 아람은 유성이 제일 사랑하는 여자이다. 아람을 망쳐버릴 수 없었다.[이제 어떻게 할지 생각했어요?]남자의 나른한 목소리에서 압박이 느껴졌다.“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유성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지며 살벌한 기운을 발산했다. 마치 진옥의 끝에서 악마에게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연구소에서 지금 사람을 즉시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있잖아요. 혹시, 하나 보내주실 수 있어요?”[네? 그건 왜요?]남자는 비아냥거리며 웃었다.[설마 자신에게 주사하려는 건 아니죠? 윤 사장님은 정말 겁도 없네요.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에게 주사한 게 아직도 부족해요? 그 약은 아직 임상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서 매우 위험해요.”“알아요. 하지만 이건 최후의 수단이에요. 이 약에 모든 것을 걸 거예요.”유성의 눈이 충혈되며 이성마저 무너지고 있다.[어휴, 몸이 건강하고 능력이 있으면 절대 실패할 수 없어요. 그저 여자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남자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게다가 지금 당신은 구아람 눈에서 최악이에요. 만약 사고가 생기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저한테 쓰지 않아요.”[그래요?]“동정심과 죄책감은 인간 본성에서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약점이에요.”유성의 눈빛은 어두웠다.“아람은 착한 여자예요. 평상 저한테 빚을 지게 할 거예요. 이래야 제가 아람을 곁에 둘 수 있어요.”...이야기를 나눈 후 아람과 경주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유희는 이 시간에 효정이 이미 잠들었다는 것을 알고 서재로 향해 밀린 공무를 처리하고 잘 생각이었다. 유희는 변했다. 예전에 지구가 파괴되어도 유희의 잠을 방해할 수 없었다. 이제 그룹 업무를 다 하기 전에는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효정에게 행복한 미래를 주기 위한 것이다.“도련님.”정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유희는 뒤를 돌아보았다.“아직 안 잤어? 날 신경 쓰지 말고 효정을 지켜. 혹시 목이 말라서 깨
구만복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 비서를 바라보았다.“보아하니 신경주를 많이 좋아하네?”기 비서는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오해예요. 그냥 사실을 말씀드린 거예요. 제가 아가씨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어요. 아가씨가 상처를 받으면 저도 가슴이 아파요.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하게 인생을 보냈으면 좋겠어요.”“이 말도 신경주를 칭찬하고 있는 거잖아!”기 비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구만복은 걸음을 멈추고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 기 비서도 의아해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 각도에서 해장원 문 앞이 보였다. 유성은 아람에게 주려던 딤섬을 바닥에 내려쳤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발로 두 번 차며 딤섬을 산산조각 냈다.“허, 성질도 좋은 편은 아니네.”구만복은 경멸의 눈빛으로 비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기 비서는 다른 사람으로 변한 유성을 바라보자 아람이 유성을 선택 안 한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예전에 구만복의 냉대를 받고 거절을 당하여 해장원 문앞에 서 있는 사람은 오직 경주였다. 하지만 유성은 자신도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승부욕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유성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것 같고 큰 수치였다.“윤, 윤 사장님. 진정하세요!”우 비서는 몸을 숙여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며 겁에 질린 채 위로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구 회장님은 항상 사장님을 좋아하셨어요. 갑자기 싫어할 수는 없어요. 우린 그래도 신경주 그 자식보다 나아요!”“오늘 밤 구아람 씨가 구 회장님을 화나게 했을 거예요. 화풀이할 곳이 없었는데 마침 사장님을 만나서 화내는 거예요. 화가 풀리면 구 회장님은 사장님을 생각하실 거예요.”“이번에는 달라.”유성의 충혈된 눈은 사람을 산 채로 찢어버릴 수 있는 듯했다. “구만복은 이미 아람과 신경주를 허락한 것 같아.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거고, 나를 도와주지도 않을 거야.”구만복은 현재 두 사람의 관계에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번 소희를 이
이 말을 듣자 유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비록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만복의 모든 말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느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분노가 창백한 얼굴을 태웠다.“아저씨, 신경주가 하는 짓은 모두 아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예요. 아람을 속이는 거라고요!”유성은 주먹을 움켜쥐고 손가락이 살에 파고들 것 같았다. 순간 경주를 죽여버리고 싶었다.“만약 진심으로 아람을 사랑한다면, 3년의 결혼 생활을 할 때 계속 곁에 있어 주었겠죠. 정상적인 남자라면 아람처럼 예쁘고 훌륭한 여자를 왜 좋아하지 않겠어요?”“하지만 신경주는 무자비하게 아람을 버렸어요. 신경주는 아람에게 진심이 아니에요. 사랑이 아니에요!”“사랑이 아니야?”구만복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신경주가 언제부터 아람을 좋아하게 됐는지. 이혼 후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던 아내가 KS의 아가씨라는 것을 알고 시작한 거잖아요.”“모두가 알다시피, 신경주는 신 회장님 본처의 아들이 아니에요. 신경주의 어머니는 명예스럽지 않아요. 신경주는 사생아와 마찬가지예요. 신 회장님 장남의 건강이 좋았더라면 신경주에게 신씨 그룹을 맡기겠어요?”“지금 아람에게 집착을 하는 게 목적이 없이 순수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사심이 없을까요? 구씨 가문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곤란한 상황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유성은 마음이 급해 입이 닳도록 말을 했다.“신경주가 아람을 강요하여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어요. 이미 엄청 비겁한 짓을 했어요. 한 번 있으면 두 번이 있고, 세 번이 있을 거 같지 않아요? 정말 소중한 딸 아람으로 신경주의 선을 넘어보실 거예요?”옆에서 듣고 있던 기 비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유성을 노려보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 윤 도련님은 정말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하네. 저 입으로 나쁜 사람을 도와주고 사실을 뒤집으면 꽤 타격이 크겠네.’“윤 도련님. 우리 딸에 대해 이 아버지보다 더 잘 알고 있네.”
‘아. 너무 멋있어! 너무 매력적이고 남자다워. 너무 섹시해! 구아람 씨가 무슨 안목이야. 왜 우리 윤 사장님처럼 훌륭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이때 저 멀리서 목표물이 천천히 움직였다. 가까이 다가오자 그 목표물은 경주의 사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유성이 연속으로 쏜 세 발은 정확히 경주의 머리를 조준했다.“너무 대단하세요! 윤 사장님의 사격 수준은 정말 신과 같아요. 한 발도 놓치지 않으셨어요!”우 비서는 바로 박수 치며 아부를 했다.“아쉽네.”유성은 총을 거두며 창백한 입술을 열었다.“아쉬워요?”“사진일 뿐 실제 사람이 아니잖아.”유성은 우 비서를 보지 않고 슈트 바지 주머니에서 네모난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럽게 총을 닦았다.“무슨 일이야?”“윤 사장님, 구 회장님을 미행하던 사람이 소식을 전해왔어요. 구 회장님께서 오늘 밤 구아람 씨와 신경주를 찾으러 갔는데, 구아람 씨를 데려가지 않았어요.”이 말을 하자 우 비서는 식은땀을 흘렸다. 역시 유성의 눈빛도 점차 어두워졌다.“아람을 데려가지 않았어? 그럼 아람은 아직도 신경주와 함께 이유희 집에 있다는 거야?”“네.”우 비서의 목소리까지 떨렸다. 유성의 눈빛이 사나워지며 갑자기 총알을 장전하더니 바닥을 향해 몇 발을 쏘아댔다. 총알은 우 비서의 발 아래에 터지자 겁에 질려 혼비백산했지만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 총알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유성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시울을 붉혔다.“차 준비해!”...구만복이 해장원에 돌아올 때 이미 새벽 12시가 되었다. 아람을 찾으러 갈 때 안색이 엄청 어두웠지만, 지금은 이미 생각을 마친 것 같았다. 아람이 경주의 보살핌을 받아 살진 모습을 생각하자 걱정되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심지어 약간의 후회도 있었다. 당시 아람을 강력하게 감금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람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창문을 뛰어내려 탈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두근거리네. 만약에 아람이 뛰어내리다가 큰 사고가 나면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