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주는 최고의 사관학교를 다녔고 3년간 군대에서 생활하였기에 비록 지금 장사를 하고 있지만 양복을 입은 몸매는 여전히 건장했다.그래서 구진이 한 방을 날렸지만 그저 입가에 멍이 들었을 뿐 몸은 여전히 우뚝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세상에, 연적!”이유희는 대놓고 욕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몰래 욕했다. 내연자가 너무 설쳐서는 안 된다고 백소아가 자신을 풍자하던 말이 떠올랐다. 구진은 화가 나서 또 신경주에게 주먹을 날렸지만 신경주는 예민하게 몸을 돌려 피했다.“신경주! 소아에게서 떨어지라고 내가 경고했지!”구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시울을 붉혔다.“소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반드시 너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거야! 너희 신 씨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구 사장님, 너무 과장이세요. 그저 탈골되었을 뿐…….”전 남편과 현 애인이 일촉즉발 할까 봐 이유희는 얼른 달려들어 싸움을 말렸다.“허, 그! 저! 탈! 골?!”구진이 입꼬리를 잡아당기자 맑은 눈망울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흉악한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너희 둘! 하나는 여자를 노리개로 알고 다른 하나는 장식품으로 여기는데 어떻게 나의 심정을 알겠어? 백소아는 내가 가장 사랑하고 평생을 바쳐 지키는 여자야! 너희들은 더러운 마음 집어치우고 그녀에게서 꺼져!”구진은 거짓이 없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구진으로 말하자면 구아람이 첫 순위 이기에 와이프도 그 뒤로 줄을 서야 했다.이 고백은 직설적이고 애틋하여 신경주의 눈동자를 흔들리게 했다. 신경주는 아직 이토록 여자에게 사랑을 표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를 떠난 백소아는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빛을 감추지 못했다. 구윤, 이유희, 그들은 모두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다.신경주는 이런 씁쓸한 심경을 형용할 수 없다.마치 희귀한 보물이 곁에 있을 때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다가 버리고 나서야 사람마다 자기의 보물을 차지하려고 하니 마음이 내키지 않아 하는 바보인 것 같다.“신경주! 기다려! 나는 반드시 너를 고소할 거야!”구진은 신경주의
화가 난 구진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지만 동생이 노려보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뭐? 내가 가서 대신 혼내줄게.”씩씩거리는 임수해를 구아람이 불러세웠다.“됐어, 너 걔한테 안돼, 그 사람 위해 부대 육군 출신이야, 왜 가서 엄청 맞고 오게? 그리고 그 사람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그렇게 때리면 사람 아픈 줄 몰라서 그런 거일 거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참.”“큰 아가씨, 아가씨 말을 들어보면 두 분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 같은데요?”구아람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임수해는 아직 구아람과 신경주가 무슨 사이인지 모르고 있었다.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라 설명하기 귀찮아서였다.임수해는 다시는 신경주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지 않았다.…….별장에 들어서자 구진이 입으로 신경주를 욕하며 구아람에게 줄 커피를 타고 있었다.“둘째 오빠, 미안해.”구아람이 머쓱해하며 말했다.“나한테 사과하는 거야?”구진이 흠칫 놀라며 동생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대였다.“어디 아파? 무슨 소리 하는 거야?”“아니, 비밀 지키기 위해 오빠 불러들인 거 말이야, 큰오빠 Y국 가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 내가 오빠 이용한다고 생각할까봐…….”구아람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바보야, 무슨 생각 하는 거야.”코가 찡해 난 구준은 구아람을 끌어안았다.“엄마가 널 잘 보호하라고 우릴 먼저 낳은 거야, 네가 다시 시집가면 우리 넷이 너의 혼수가 될 거야.”구준은 마지막에 한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다시 정정했다.“네가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린 너의 영원한 버팀목이 되여줄 거야.”구아람은 피씩 웃었다.‘혼수? 그냥 수녀가 되는 게 낫겠어, 아멘.’구아람이 다쳤다는 소식에 신경주는 온 정신이 구아람한테 쏠려있었다.신경주의 어두운 표정에 다들 선뜻 묻지 못했다. 심지어 숨도 소리 내어 쉴 수가 없었다.도련님이 사생아로 이 자리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신씨 그룹에서 신경주의 말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늘 몸이 허약했던 큰 도련님은 장기간 R국에서
재봉소에서.신경주의 거대한 몸집이 재봉소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옷을 다림질하고 있던 재봉사가 눈앞에 나타난 남자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어머, 이게 누구야.”“사장님,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저 좀 도와주세요.”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낡은 나무상자 하나를 재봉사한테 건넸다.“어머,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멀쩡한 옷이 왜 이렇게 된거 에요?”갈기갈기 찢긴 옷을 본 재봉사는 마음이 아파났다.“다 제 잘못이에요.”신경주가 말했다.“그 애가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옷인데, 내가 곁에서 쭉 지켜봐서 마치 내가 만든 옷 같아요.”재봉사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이 아까운 걸 어떡해, 얼마나 정성 들여 만든 옷인데…….”“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신경주가 물었다.“이걸 뭘 어떻게 수습해? 힘들 거야.”신경주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노력해 볼게, 찢긴 곳을 기워매는것 정도는 할 수 있어.”…….관해별장에 들어선 신경주는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둘째 오빠!”진주의 큰 딸과 셋째 아가씨 신효린이 다급하게 걸어왔다.“할아버지 오셨어, 서재에서 아버지랑 크게 다투고 계셔, 오빠가 올라가서 말려봐.”“왜 다투시는 건데?”신경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신경주의 눈에 보이는 신광구는 효자였다. 다른 사람들 눈에도 늘 그렇게 비쳤다.고혈압으로 앓고 계신 할아버지 싸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그건 바로 신경주의 계모 진주였다.“은주 동생이랑 우리 신씨 집안 각별한 사이기도 한데 김씨 집안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아버지가 나서서 도와주셔야 하지 않겠어?”신효린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아버지가 김씨 집안 돕는 걸 허락하지 않으셔, 할아버지 정말 노망 나신 거 아니야? 김씨 집안을 도우는건 우리 집안 돕는 거나 마찬가지지 않니? 둘째 오빠가 은주 동생이랑 결혼할 사이인데 할아버지가 이렇게 나오시면 우리 체면은 어떡해?”신경주가 서재로 올라갔다.…….탕!휄체어에 앉은 신남준이 테이블에 있는
“제 동생은 그저 본분을 지키며 장사하는 사람이에요……. 이번에 뜻하지 않는 일로 억울함을 당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은주도 경주랑 곧 있으면 결혼할 텐데 일이 이렇게 커져서…….”“본분이라고? 너 나 엿먹이려고 그러는 거지?”신남준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진주의 표정이 삽시에 굳었다.“내가 늙었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착각하지 마, 김씨 집안은 자업자득이야. 너 신경주로 날 억누를 생각하지 마, 신경주가 김은주랑 결혼하게 되면 난 신경주도 앞으로 안 봐. 너희 집안끼리 행복하게 살아, 내가 죽더라도 날 보러 오지 마.”“아버지!”신광구가 한숨을 내쉬었다.진주는 눈물을 닦는척했지만 눈빛만은 사나웠다,‘당신한테 20년 박대를 당했으면 나도 이젠 그만할 때 됐어, 늙은이 나가서 누구도 모르게 죽어버리는 게 좋을 거야.’“할아버지!”신경주가 달려 들어와 신남준을 부추켰지만, 어르신이 신경주의 손을 내쳤다.“너도 연기할 필요 없어, 너도 네 아버지처럼 여우한테 홀려서는.”“전 김씨 집안을 돕지 않을 거에요.”신경주가 평온하게 말했다.신남준의 눈이 반짝였다.“그 말 진심이니?”“네, 김씨 그룹에 확실히 문제가 존재해요, 전 돕지 않을 겁니다.”“그럼 김씨 집안 딸…….”“은주와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결혼식은 그대로 올릴 겁니다.”“아이고, 그래, 네가 너의 아버지보단 낫다.”신남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신남준은 신경주가 백소아 같은 좋은 여자애를 놔두고 여우짓이나 하는 여자애랑 결혼을 고집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진 이모.”신경주가 진주를 보며 말했다.“김 사모님은 이모 친 동생이시죠, 돕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신씨 그룹을 위협하지 않는 전제하에서 진행되어야 할 겁니다. 안 그럼 이모님이 주장하신 신씨 그룹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는 말과 어긋나게 되지 않겠습니까?”신경주의 말에 진주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잡종 주제에, 어릴 적에는 아무 소리도 못하더니, 커서는 따박따박 대들기나 하고.’“아버지, 김
결국 신광구가 어르신 앞에서 다시는 김씨 집안 일에 끼어 들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나서야 이번 일은 마무리되었다.신씨 부부는 울상이 되어 집을 떠났다. 어르신은 아직도 얼굴에 분노가 어려있었다.“집이 망하게 생겼어, 신씨 집안 남자들 김씨 집안 여자들한테 혼이 빠져서는.”신경주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우며 생각에 잠겼다.‘구윤을 대신해 다른 사람이 Y국에 가서 회의에 참석한 걸까? 아버지가 사람 착갈할 리가 없는데, 예전에 만나본 적 있는 사이인 듯 얼굴 착각할리가 없잖아, 아버지가 치매가 아닌 이상.’신경주는 바닥에 떨어진 부채를 주우며 말했다.“할아버지, 이거 할아버지 물건이에요?”“응?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거 나 줘.”신남준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이건 소아가 날 위해 만든 부채야, 뒷면에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새겨줬어, 백소아의 작품이야.”‘소아가 서예를 한다고? 심지어 그림까지?’신경주는 혼이 빠져나간 듯 멍해 있었다.그 여인은 늘 규칙대로 사는 사람이었는지라 도통 재미가 없었다.피아노와 춤 그리고 노래까지 못하는것이 없는 김은주에 비해 백소아는 빛날 것이 없는 여자였다. 순하고 예쁜 얼굴 외에는 아무런 특기가 없었다.하지만 신경주를 떠난 뒤로 보석마냥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백소아 나보다 구윤이 그런 자신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백소아는 신경주를 사랑하기보단 안해로써의 직책을 다하는 듯싶었다.‘그럼 그 여자는 구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가?’“예전에 소아가 주말마다 나 보러 왔었어, 나랑 산책하러 나가기도 하고 서재에서 책을 보기도 하고 서예를 하기도 했디. 그 애 서법이 남달랐어, 서예에서 볼 수 있었다시피 소아는 평범한 집안 여자애가 아니었어, 귀족 집안에서 자라난 아가씨였지.”신남준이 입을 삐쭉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마음에 들어 하는 김씨 집안 여자보다 얼마나 더 훌륭한 애인지 몰라, 네가 눈이 멀어서는 원…….”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부채를 펼쳤다.아름다운 필체가 시야에
“맞다, 아람이가 책임지고 있는 성주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어? 아람이가 김씨 집안 재물 길을 끊어놓았다며? 난 걔가 다른 사람의 원한을 살가봐 두려워. 너희 둘이 아람이 곁에서 아람이 지켜봐야 한다, 알겠어?”구만복이 신신당부했다.“걱정하지 마세요.”“우리 동생 괴롭히는 놈은 우리가 가만두지 않을 거에요.”“그래.”구만봉이 와인을 음미하며 말했다.저녁식사가 끝나자, 구만복과 구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구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큰 형이 핸드폰을 두고간 걸 발견했다.그와 동시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 화면에 신경주라고 씌어있었다.구진은 개구쟁이마냥 주위를 살펴보더니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세요? 신 대표님.”“저 백소아를 찾고 싶은데요.”신경주의 말에 구진은 화가 났다.“신경주 너 제정신이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소아를 찾는 건데?”신경주가 가만히 있다가 물었다.“당신 구진인 거야?”구진은 신경주가 눈치 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신 대표님 술 드셨으면 제가 약혼녀한테 연락해 드릴게요, 전 신 대표님이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요.”“구진, 당신이 백소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떳떳한 수법으로 날 상대해, 뒤에서 무언가를 꾸미지 말고.”신경주가 쏘아붙였다.“신경주, 너무 오만한 거 아니야?”구진이 이를 갈며 말했다.“누가 먼저 비열한 수단으로 우릴 상대했는데? 당신 약혼녀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집어치워.”전화 건너편에서 신경주는 주먹을 쥐고 씩씩거리고 있었다.수많은 회의 장소에서 훌륭한 언변으로 사람들의 칭찬을 받아왔던 신경주였지만 검찰관 구진 앞에서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당신이 지금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고 해도 난 소아 괴롭힌 놈들 용서하지 않을 거야, 모두 대가를 치르게 해줄 거야.”말을 마친 구진이 전화를 끊었다.신경주는 서재에서 꺼진 핸드폰 스크린을 바라보며 분노에 겨워 있었다.“신 대표님.”서재로 들어온 한무가 신 대표의 표정을 보고 멈칫했다.“말해.”“대표님 분부대
“그, 그래?”구아람이 오른손으로 얼굴을 만졌다.손에 닿은 뜨거운 열기에 그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와인을 마신 탓일 거야.”“지금 저장실에 가려던 거 아니었어요. 마시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얼굴이 붉어요.”임수해가 끝을 보려는 듯 계속 물었다.일에서는 똑똑하지만 사생활은 아무도 모르는 그녀라 구아람이 부끄러워한다는 조차도 알아보지 못하였다.“너 말이 참 많다!”구아람이 눈을 뒤집으며 고개를 돌려 떠났다.왜 꾸중을 받는지 영문도 모르는 임수해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구아람 뒤를 졸졸 따라갔다.두 사람은 저장실에 도착하였다. 거기에는 2천여 병의 와인이 있었고 이 모두가 구윤이 그녀를 위해 준비한 것이다. 구아람은 평소 와인을 즐겨 마셨기 때문이다.이 술들은 한 병당 가격이 만만치 않다. 심지어 많은 것들은 경매에서 찍은 소장품이다. 어떤 것은 구회장도 없는데 구아람은 몇 십 병이나 갖고 있다. 만약 이것을 판매한다면 성주에도 별장 둘도 마련할 수 있었다.구아람이 한가롭게 둘러보다가 그 중의 한 병이 마음에 들어 발을 들고 내리려고 하였는데 손이 닿지 않았다.이대 임수해가 그녀의 뒤에 다가왔다. 키가 큰 원인으로 임수해는 쉽게 와인을 꺼내었다.두 사람 사이 거리는 가까웠다. 구아람 머리의 향을 맡은 임수해는 갑자기 가슴이 뛰더니 하얀 얼굴이 금방 붉어 버렸다. “여기요, 아가씨.”“허허, 185 키를 가진 비서가 좋긴 좋아. 사다리가 없어도 돼.”그러나 그녀의 이상형은 189의 키를 가진 자이다. 신경주처럼 말이다. 4센치의 차라 해도 제대로 된 맛이 아니다.‘젠장, 그 자식 생각하면 안 되, 너무 쉽게 걸릴 수 있어.’“아가씨, 제가 따 드릴 게요. 한 손으로 불편하잖아요…….”쾅-구아람이 두말없이 팔의 석고를 책상 모퉁이에 부딪쳐 깨뜨렸다. 백옥 같은 팔이 보였다.“귀찮아, 일찍부터 뜯고 싶었어.”임수해가 놀래 하였다.“…….” “전쟁터에서 골절과 탈구는 별일 아니야. 난 폭탄에 맞아 다리까지 잃
[구아람: 그만해요! 너무 유치해.]작은 동생이 말에 오빠들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구아람: 신경주가 우릴 조사한 거 아마 둘째 형 신분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두번이나 날 보호한 거 아마 큰 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거예요.]구아람의 유유한 눈빛은 마치 와인잔에 담긴 피 같은 와인 같았다.[구아람: 이렇게 된 이상 숨길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자에게 답이 필요하면 우리가 답해주죠!]어느덧 주말이다.김씨 그룹은 언론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 모 5성급 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열었고, 현장에는 많은 기자들이 왔다.현지 이류 그룹으로 김씨는 큰 영향력이 없었다. 그러나 김은주가 잘난 척하며 신경주와의 결혼 소식을 공지하는 바람에 김씨는 대중의 눈에 들었고 전례 없는 관심을 받았다.이때, 호텔 대문 밖, 검은색 마이바흐가 길가에 조용히 서 있었다.Ipad를 통해 신경주는 현장 상황을 실시로 보고 있었다.“사장님, 제가 보기에 신회장이 뜻은 김씨 일에 관여치 말라는 것 같은데요.”한무가 걱정하며 말했다.“신회장과 자꾸 맞서면 부자사이 관계가 나빠지실 겁니다. 사모님이 아마 또 기회 잡아 신회장하고 사장님에게 불리한 말을 할 거고요.”“말해도 소용없어, 난 김씨를 도울 생각이 없으니까.”신경주가 평온하고 심지어 냉담한 어투로 말했다. “그리고 부자사이 관계라, 원래 없었던 것인데 무슨 영향이 있겠나.”한무가 몰래 한숨을 쉬었다.사자님은 겉으로 모두의 주목을 받지만 신씨 집안에서는 늘 혼자였다. 내심의 그 고초 말할 자는 없었다.곧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모두의 주목 하에 김인후는 검은 양복을 입고 그럴 듯하게 무대 위로 걸어 나왔고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다들 알다시피 저희 김씨 그룹 애리가구는 성주에서 32개, 전국에서 400여개의 체인점이 있으며 늘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정적인 뉴스가 뜨다니, 이건 악의를 품은 자의 짓이 분명합니다. 저의 김씨 그룹 이미지를 먹칠하려는 것이예요!”한무가 화
윤민지는 그 말을 듣고 이해했다. 무당은 성주 상류층에서 꽤 유명하다. 심지어 외지의 많은 부자들도 특별히 찾아와서 점을 보곤 한다. 하지만 그 무당은 뒤에서 나쁜 짓을 많이 했다. 돈만 있으면 고위층을 도와주곤 했다.“알았어. 아빠는 항상 미신에 빠져서 가끔 무당을 찾았어. 이틀 안에 자리를 마련할게. 무당을 아빠에게 추천해 주면 아빠는 무조건 만나러 갈 거야.”윤민지는 계획을 세웠다.“그때 내가 몰라 무당에게 돈을 줄게. 오빠 편을 들어주라고 할게. 오빠와 구씨 가문 계집애가 인연이고 윤씨 가문에 행운을 가져준다고 할게. 반대로 구씨 가문 계집애가 윤유성을 만나면 윤씨 가문에게 재난을 가져준다고 하면 돼. 아빠는 미신을 믿어서 절대 윤유성을 선택하지 않고 오빠를 추천해 줄 거야.”“정말 잘 됐어! 고마워, 민주야.”윤진수는 흥분하여 동생의 손을 잡았다.“오빠, 우린 같은 엄마 배에서 나왔어.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있었잖아. 엄마가 일찍 돌아가서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우리와 재산을 뺏는 짐승을 낳았어. 우린 무조건 한 편이야. 내가 당연히 오빠 편을 들어야지.”윤민주는 속마음을 꺼냈다. 이미 시집을 간 윤민주는 정치를 하는 남편이 있다. 라이벌 가문 때문에 살기 힘들었고, 심지어 돈을 꺼내 남편을 도와줘야 하며 귀족 가문 아가씨의 모습을 드러내야 했다. 만약 유성의 세력이 점점 커지면 윤씨 가문에서 체면을 지키지 못할 것이다. ‘재산을 나눌 때 큰 오빠와 작은오빠라면 날 챙겨줄 거야. 하지만 윤유성은 날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 고마운 거야! 그래서 무조건 작은 오빠를 도와줘야 해!’“하지만 지금은 봉건사회가 아니야, 부모님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어.”윤진수는 시가를 꺼내 손끝에 대고 놀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구아린과 구아람의 비서와 만나고 있다고 들었어. 구아람도 그 사랑을 엄청 지지하고 있어. 구아람이 어떤 사람인지 너도 알잖아. 구 회장님의 사랑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신경주가 있어 대놓고 이씨 가문과 싸울 수 있어. 구아람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엄마한테 대들었다. 그러자 유혜령은 마음이 아팠다.“아홉째 아가씨와 만날 거예요. 결혼할 거예요.”수해는 피가 터질 것만 같았다.“아린 말고는 아무도 원하지 않아요!”“가족도 버리고 엄마도 버릴 거야?”유혜령은 울먹이며 말했다.“만약 나랑 아들로 인정한다면 아홉째 아가씨를 모욕하지 말고 사랑을 막지 마세요. 물론 막고 싶어도 막지 못할 거예요.”말하자마자 수해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임수해, 너 거기 서!”유혜령은 수해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경고하는데, 내가 죽이 않는 한, 절대 구씨 가문 첩의 딸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수해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마음을 돌린 줄 알고 유혜령은 기뻐했다. 그러나 수해는 차갑게 말했다.“임윤호, 경고하는데 그만해. 진주의 죄를 벗기려 하지 마. 아니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이 자식이, 지금 날 협박해?”임윤호는 화가 나서 차갑게 물었다.“그게 왜? 네 말이 맞아. 나도 개야. 하지만 너와 달라. 난 짐승이야, 날 건드리면 네 목을 물어버릴 거야.”수해는 거친 말을 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임윤호는 그 자리에서 소름이 돋았다....두 가문이 만나서 결혼에 관해 이야기한 후 자극을 받았는지, 윤진수는 이틀동안 아린의 꿈을 꿨다. 비록 초연서의 딸이라 아람의 신분과 비교할 수 없지만, 너무 예뻤다. 갑자기 취향을 바꾸니 좋았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이제 권력을 잃었기 때문에 구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했다. 윤진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유성에게 밟힐 수 없었다. 그날 밤, 윤진수는 윤민주를 와인 창고로 불렀다.어렸을 때부터 세 남매는 윤정용의 와인 창고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이 된 후 이곳은 서로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장소가 되었다.“오빠, 초연서의 딸과 결혼할 거야? 너무 큰 손실이야.”어렸을 때부터 윤진수와 제일 친했던 윤민주는 윤진수의 생각을 듣고 아쉽다고 생각했다.“오빠는 아빠가 제일
“신 사장님 다음에 호텔에서 하면 안 돼? 허리가 너무 아파.”경주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호텔에서 하면 허리가 안 아파?”아람은 부끄러워 경주의 가슴을 내리쳤다.“아람아, 주말의 연회에 성주 유명 가문들이 거의 다 올 거야.”경주는 엄숙하고 진지하게 말했다.“너와 사귀는 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싶어. 그래도 돼?”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눈을 바라보더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람이 싫어하는 줄 알고 손을 꼭 잡았다.“사실 프러포즈를 하고 싶어. 하지만 네가 준비가 안 되고 너무 서둘러서 널 곤란하게 할까 봐 걱정돼.”“왜 그날이야?”“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경주는 울컥하며 수천 가지 감정이 솟구쳤다.“모든 사람에게 난 네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수해는 피곤한 몸을 끌고 임씨 가문에 돌아왔다. 아람한테서 아린이 울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여러 번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결국 아린은 핸드폰을 꺼버렸다. 수해는 낯까지도 행복했는데 왜 저녁에 만나지 말자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머리가 터질 것 같아!’“우리 착한 동생, 오늘 구씨 가문 아가씨와의 데이트가 즐거웠어?”임윤호는 비아냥거리며 말하자 수해는 냉정하게 바라보았다.“즐겁지 않았나 보네, 안색이 너무 안 좋아.”임윤호는 다가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왜, 손에 들어온 행복이 무너질 것 같아?”“누군가 했더니, 신씨 가문의 개구나.”수해는 차갑게 웃으며 임윤호의 조롱을 무시했다.“내가 개라도 내 실력으로 벌고 있어. 난 당당해.”임윤호는 뻔뻔하게 계속 조롱했다.“여자에 기대어 올라가는 너보다 훨씬 나아. 역시 비서가 다르네. 구씨 가문 아가씨를 꼬시더니 이제 아홉째 아가씨를 만나? 귀족 가문에 장가가고 싶어서 우리 동생이 최선을 다하네. 대단해!”수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쥐고 임윤호의 다친 코를 더 때리고 싶었다. 그러자 유혜령이 제때 나서서 말했다.“수해야, 그만해!”화나 있는 수해는 말을
하지만 어떻게 해야 구만복의 마음을 바꾸고 아린과 유성의 결혼을 막을 수 있을지 몰랐다. 아람은 숨을 고르며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경주에게 말해주었다. 구만복과 싸운 일은 자연스럽게 생략되었다.경주는 단단한 팔로 아람의 허리를 감싸안고 눈썹을 찌푸렸다.“나랑 만난다고 구 회장님께서 동생을 윤씨 가문과 결혼시켜? 아무리 애착이 있다고 해도 너무 갑작스럽네.”“갑작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아.”아람은 답답한 듯 고개를 흔들었다. 화가 나서 경주의 가슴을 잡았다.“아빠가 엄청 음흉해. 전에 너랑 만나는 거 싫어했었어. 전부터 이미 윤 회장님과 윤씨 그룹과 혼인을 결정했을 수도 있어. 지난번 경마 대회에서 수해한테서 들었어. 구만복과 윤유성이 사이가 좋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어. 그것도 계획일 수 있어. 그저 이씨 가문이 문제를 일으키고 진주가 잡혀서 계획이 틀어졌을 수도 있어. 아니면 아빠처럼 강한 성격으로 경마대회에서 나와 윤유성의 결혼을 발표했을지도 몰라! 완전히 아빠가 할 수 있는 짓이야!”경주는 피부가 따가웠다. 아람에게 잡혀 아팠지만 그것마저 행복했다.“아람아, 괜찮아. 구 회장님께서 정말 그렇게 하셨다고 해도 내가 너와 윤유성 그 자식이 엮는 것을 보고만 있었을 것 같아?”경주는 아람의 손을 잡고 키스를 하더니 뜨겁게 바라보았다.“무슨 대가를 치르던 널 뺏어올 거야.”‘뺏을 필요 없어. 난 네 것이야.’아람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생각하며 눈을 깜빡였다.“하지만 이소희가 난동을 부린 덕분에 아빠가 너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 아니면 나와 아린 모두 윤씨 가문에 시집갔을 수도 몰라. 내 생각에는 윤 회장님이 아빠한테 뭐라고 했을 거야. 압박을 해서 아린이가 대신 시집을 간 거야. 젠장!”경주는 아람이 화난 것을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아람아, 비록 말하기 싫지만, 윤유성이 너에 향한 마음이 깊어 동생과 결혼하지 않을 것 같아. 너를 뺏으려면 혼인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지금 윤진수도 폐인이 되었는데, 구 회장님은 아홉째
아람은 전화도 끊지 않고 옷도 갈아입을 겨를도 없이 새장에서 날아오르는 새처럼 해장원의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늦은 밤, 불빛만 비쳐 있었다. 강직하고 훤칠한 그림자가 눈빛을 반짝이며 기대하고 있었다.오늘 밤 일기예보에 폭우가 쏟아진다고 했지만 경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주에서 일을 마친 후 홀로 차를 몰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왔다. 이제 하루가 지났지만 너무 보고 싶었다.“경주야!”아람은 무거운 물을 밀치고 눈물을 흘리며 경주를 향해 달렸다. 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행복한 미소는 아름답고 달콤했다. 경주는 두 팔을 벌려 맞이하려 했지만 아람은 이미 경주의 앞에 달려왔다. 경주는 든든한 팔로 아람을 깊숙이 안았다. “서둘러 왔어. 늦으면 네가 잠들어서 못 만날까 봐 걱정했어.”경주의 뜨거운 숨결이 아람의 귀에 뿌려졌다. 오른팔로 아람의 허리를 안고 왼손으로 등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말했다.“하지만 괜찮아. 온밤 기다리면 돼. 그저 내일 아침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보고 싶어.”“경주야.”아람은 킁킁거리며 눈이 빨개졌다. 바다의 고래처럼, 숲의 새처럼, 이 세상에 경주의 품만큼 아람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 곳은 없는 것 같았다.“응? 아람아, 울어?”경주는 깜짝 놀랐다. 아람의 턱을 들고 뜨거운 얼굴을 치켜들었다. 촉촉한 눈과 마주치는 순간 경주의 가슴이 아파 났다.“정말 울어? 누가 널 괴롭혔어?”아람은 경주의 가슴에 손을 놓고 옷을 잡았다. 구만복의 잔인한 말을 떠올랐다. 아린이 윤씨 그룹에 시집가는 건 경주와 만나는 것을 허락해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자 아람은 눈물이 차올랐다.“우리, 만나면 안 되는 거 아니야?”경주는 긴장하며 입술을 떨었다.“아람아, 왜 그래?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우리가 만나면 사람들이 계속 억울하게 당하는 거 아니야?”아람은 말할수록 눈물이 났다. 다른 사람 앞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며 눈물을 흘렸다.“오빠부터, 이제는 아린이
이제 유일한 돌파구는 왕준의 상사 라이언을 잡는 것이다. 라이언의 증언이 있으면 유성의 정체가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구만복에게 더 많은 걸 알려줄 수 없었다. 말할수록 위험하고 경주와의 계획이 망칠 수도 있다.“그러면 증거를 가져와. 그때 다시 결정하든지 할게.”구만복은 식은땀을 흘렸다. 더 이상 아람과 싸울 힘이 없어 문밖으로 나갔다. 기 비서는 구만복이 아프다는 것을 눈치채고 급히 따라갔다.“아빠, 이 비인간적이고 이기적인 자본가야!”아람은 구만복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아빠가 싫어. 너무 싫어!”구만복은 마치 칼에 찔린 듯 가슴이 아파 몸이 흔들렸다. 지난번 아람이 구만복을 욕하고 싫다고 할 때는 구만복이 제일 사랑하는 여자, 아람의 엄마가 돌아갈 때였다.‘정말 모르겠네, 어렸을 때부터 제일 좋은 것을 모두 아람에게 주었는데. 가족의 모든 사람을 희생하여 아람의 미래를 도와줄 수 있는데, 왜 미움만 쌓는 거야.’“신경주와 만나고 싶어 하잖아.”구만복은 등을 지고 차갑게 말했다.“네가 추구하는 사랑은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을 수 없어. 불만이 있는 사람은 수작을 부릴 거야. 이렇게 하면 네 사랑을 허락할 수 있고 KS 그룹을 안정시키고 아린에게 좋은 가문에 시집을 보낼 수 있어. 왜 싫다는 거야?”아람은 점점 실망스러워 숨이 막혔다.“난 너희들의 아빠일 뿐만 아니라 재단의 책임자야. 자식들의 사랑을 위해 재단의 위험을 홀시할 수 없어. 게다가 너에게 자유를 주었고 모두에게 너처럼 대할 수 없어. 만족할 줄 알아야 해. 구아람.”아람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처음으로 구만복이 무서운 사람이라고 느꼈다....방으로 돌아가는 아람은 옷이 땀에 푹 젖었고 허탈한 것 같았다. 가슴 속은 괴로움으로 가득 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다.‘안 돼, 아린이가 윤씨 가문에 시집갈 수 없어. 윤진수든 윤유성이든 모두 아린을 비하하는 거야!’구만복은 유성의 정체를 잘 몰라도 아람은 잘 안다. 그래서 무슨 대가를 치르던 결혼을
쾅 하고 아람은 화를 내며 문을 열었다. 아름다운 얼굴은 분노에 차 빨개졌고 주먹을 꽉 쥐었다. 구만복과 구 비서는 깜짝 놀랐다. 구만복은 바로 침착하게 말했다.“이 계집애, 예의도 없어? 노크할 줄 몰라?”“어렸을 때부터 해장원에서 난 노크를 한 적도 없어. 이제 와서 예의를 따져? 허, 찔려서 그래?”아람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아빠는 뭐라고 생각해? 결혼도 여러 번 하면서 이제 딸을 바치며 윤씨 그룹에게 잘 보이려고 해? 아빠가 참 대단하네, 그저 바람둥이인 줄 알았는데 이기적인 사람이네! 내가 아빠를 너무 과대평가했어!”구만복은 순간 피를 토할 뻔했다. 이번에 말투는 예전처럼 여유를 부리지 않고 냉정하게 말했다.“네가 뭘 알아. 이건 편법이야.”“딸을 팔고 사랑하는 두 사람을 헤어지게 했어. 아린의 행복을 망쳐놓는 게 아빠의 편법이야?”아람은 차갑게 말했다. 구만복이 한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합쳐도 이렇게 화나지 않았다.“넌 어려서 권력자가 얼마나 곤란한지 몰라. 구씨 가문은 대 가문이야. KS 재단에 몇만 명의 직원이 있어. 어떻게 다 생각대로 되겠어? 내가 올라오기 전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몰라. 나도 많이 희생해서 지금의 구씨 가문이 있는 거야!”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렸다.“허, 그 말은 날 위해 수많은 사람을 희생하겠다는 거야?”아람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금 아린을 희생했는데, 이제 또 누구를 희생할 거야? 화가 나갔어, 여섯째 언니가 결혼을 일찍 해서 화나고, 희생시킬 딸을 더 많이 낳지 못해서 화나겠어!”“구아람, 너!”구만복은 벌떡 일어나 제일 사랑하는 딸을 노려보았다. 부녀는 서로 상대했다. 기 비서는 땀을 흘렸다. 제일 무서운 것이 구만복과 아람이 싸우는 것이다.“그럼 어떡해? 다른 세 가문과 적이 될 거야?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상대할 수 있어?”“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내가 못 한다고 생각해? 날 얍잡아 보는 거야?”아람은 점점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윤유성은 악독하고 위선적인 사람
서재에서 얘기는 계속 이어갔다. 구만복은 자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절친이 있다. 고귀한 출생에 부유한 집안도 있다. 세상 사람들은 구만복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기 비서밖에 없었다.“기 비서, 지금 상황은 그렇게 쉽지 않아.”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몇 년 전, 아람이 밖에서 돌아다닐 때, 재단의 일은 항상 윤이가 챙겼어. 힘들어하는 것도 알아. 나중에 아람이 돌아오자 바로 자리를 내주었어. 자신의 능력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 돌파하고 싶어도 어려워. 게다가 윤이와 진이는.”구만복은 후회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 비서는 눈을 부릅뜨며 말하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도 아람이 후계자로 가장 적합해. 내가 신경주를 싫어해도 아람이가 신경주를 너무 사랑해. 신경주는 신씨 그룹에서 처지가 좋지 않고, 위에 자리를 협박하는 형이 있어. 하지만 신경주가 아람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야. 그 모습은 내 젊을 때와 많이 닮았다. 나중에 신씨 가문에 있지 못하면 데릴사위가 되어도 아람이나 우리 KS에도 좋은 일이야.”구만복은 늘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심지어 경주의 미래까지 생각해 놓았다. 기 비서는 씁쓸하게 웃었다.“구 선생, 너무 생각이 많네요. 신 사장님의 능력으로 데릴사위는 아닌 것 같아요. 자존감도 높고 군인 출신인데 아가씨 덕을 보지 않을 것 같아요.”“그냥 그렇다는 말이야. 잘 나가면 더 좋지. 하지만 안 되면 아람을 도와 신씨 그룹을 없애면 난 더 좋아!”구만복은 도도하게 쳐다보았다.“그저 아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밖에서 엿듣던 아람은 이를 악물었다.‘참, 말을 지나치게 하네!’“하지만 이게 다 나중의 일이야. 지금은 상황에서 아람과 신경주를 허락해 주려면 바깥세상의 혼란을 진정시켜야 해. 정용은 내 생명의 은인이야. 그렇다 해도 이 결혼이 파탄 나면 윤씨 가문은 이제부터 우리의 적이 될 거야.”구만복은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팠다.“지난번 경마 대회 이후 이씨 가문과 완전히 끝났
아람은 아린이 들은 것을 알고 일부러 멈추지 않고 걱정하며 쫓아갔다.“아린아, 왜 그래?”아람은 아린의 팔을 덥석 잡았다. 아린은 천천히 돌아서며 눈물을 흘렸다.“괜찮아요, 언니.”아람은 깜짝 놀랐다.“너, 울어? 왜 울어? 수해랑 싸웠어? 아니면.”“언니, 신 사장님과 꼭 행복하세요.”이상한 말만 남기고 아린은 아람의 손을 뿌리치고 달아갔다. 아무리 불러도 멈추지 않았다. 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껴져 바로 수해에게 전화했다.“아가씨.”수해의 목소리도 힘이 없었다.“수해야, 아린이랑 무슨 얘기 했어? 왜 그렇게 슬프게 울어? 네가 괴롭혔어?”아람은 허리에 손을 놓고 물었다.“아린이가 울어요?”수해는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아람에게 솔직하게 말했다.“아가씨, 아홉째 아가씨와 싸우지 않았어요. 밖에서 돌아올 때부터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어요. 물어봐도 그저 한동안 저를 안 만나겠다고만 했어요. 다른 건 말하지 않았어요.”아람은 들을수록 수상했다. 아린이 수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람은 잘 안다. 오전까지만 해도 서로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갑자기 안 만나겠다고 하는 건 너무 이상하다.“오늘 밤 아린이 혼자 나갔어? 뭐 하러 갔어? 너한테 말했어?”수해는 잠시 생각하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린이가 구 회장님, 그리고 셋째 사모님과 같이 나간 것 같아요.”아람은 이 말을 듣자 안색이 어두워졌다....서재에서.구만복은 기 비서가 준 뇌경색 약을 먹고 소파에 앉아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기 비서, 타구를 가져와, 토하고 싶어. 우웩.”“잠시만요! 좀만 참으세요!”기 비서는 바로 달려가 타구를 가져오고 한쪽 무릎을 꿇고 구만복 곁에 있었다. 구만복은 가슴에 손을 놓고 몸을 숙여 고통스럽게 있었지만 아무것도 토하지 못했다.“구 선생, 약이 너무 독해요, 양을 줄여야 해요.”기 비서는 구만복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회복되기 전에 쓰러지겠어요. 그러면 안 되잖아요.”“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