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실은 전혀 자유를 되찾는 쾌감을 아니라 오히려 이 감정이 점점 버거워져갔다.그때 노크소리가 들려 신경주가 응하자 한준희가 자료를 가지고 총총걸음으로 들어왔다.“신 사장님, 조사 끝났어요. KS호텔이 9일 전에 애리쓰 가구의 오더를 취소하고 김씨네와의 계약을 전면 해지했어요. 하지만 그때 구가네는 김씨네 산하 제품의 품질 문제를 언론에 밝히기 전이라 외부에 추측만 떠돌던 중이었어요.”그리고 김은주가 결혼 사실을 폭로하고 마케팅 SNS를 찾아 백소아에 대한 찌라시를 퍼트렸다.그리고 그 후 구씨네가 김씨네 제품의 품질 문제를 폭로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신경주는 입을 꼭 닫고 떨리는 손으로 진통제를 삼키고서야 두통을 참을 수 있다.“소문에 의하면 KS호텔의 부사장 고명이 구아람이 취임하기 전에 김씨네에서 많은 이익을 챙겼대요. 불량품을 정품으로 대체하는 걸 구 사장님에게 들킨 뒤로 해고당 했다고 합니다. 고명은 그 회사에서 20여년을 다닌 데다 그녀의 아버지가 직접 키운 인재라네요. 쯧쯧, 구 사장님은 정말 박력이 넘치네요. 정말 여자버전의 신 사장님 같아요.”한준희는 비록 계단을 오르던 일로 마음이 상했지만 칭찬할 건 칭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왜…… 난 이 일들이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신경주가 관자놀이를 무지르던 순간 갑자기 귓가에 탁탁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복도에서 백소아의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경주, 앞으로 진통제를 먹지 마. 두통이 생기면 나한테 얘기해. 내가 마사지를 해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침을 놓아 줄게.”“경주, 네가 머리가 아프면 내 마음도 아파. 내가 반드시 네 두통을 치료해 줄 거야.”귓가에 백소아의 부드러운 말이 맴돈다.그는 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관자놀이를 가볍게 누르며 세심하게 그를 문지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젠장, 그는 또 백소아를 생각했다, 심지어 오늘 환각까지 보였다!전혀 신경 쓰지 않던 감정이 이혼을 하더니 그립기 시작했다? 신경주는 그런 파렴치한 남자가 아니다!어둠이 내린 뒤
관해정원으로 돌아온 신경주는 바닷물에 빠진 것처럼 온몸이 흠뻑 젖었다.오씨 아줌마가 급히 그를 닦아주려 했지만 그는 그녀가 들고 있던 수건을 잡아채곤 살기를 뿜으며 위층으로 올라갔다.“도, 도련님 왜 다 졌어서 오신 거예요? 누가 도련님 심기라도 건드렸어요?”오씨 아줌마가 걱정하는 어투로 한준희에게 물었다.“조금 있다 시간이 나면 신 사장님을 잘 위로해주세요. 어떤 사람한테 속아서 그래요.”“네? 그 영리한 도련님을 속이다니, 귀신보다 더 영리한 사람 인가봐요? 신고는 했어요? 빨리 신고해야죠!”오씨 아줌마는 깜짝 놀랐다.그러자 한준희가 고개를 저었다.“너무 복잡한 일이라 경찰이 신고해도 소용없어요.”“제가 도련님한테 계속 사기 방지 앱을 설치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말을 안 듣더니.”한준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신 사장님은 이번에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다.돈을 사기당한 거라면 해결하기 쉽지만 신경주의 자존심을 건드린 일이다!……신경주는 창백한 얼굴로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언뜻 보기에는 잘생긴 남자 귀신같았다.“둘째 도련님, 김은주 씨가 오셨어요. 회장님이 서재로 가서 만나라고 합니다.”신경주는 얇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신광구의 서재로 향했다.“경주 오빠! 드디어 왔네요!”김은주는 신경주를 보더니 벼랑 끝에서 희망을 본 것처럼 곧바로 그에게 달려가 안겼다.신경주는 예전처럼 그녀의 포옹에도 아주 덤덤했다.심지어 오늘 밤 김은주를 마주하자 알 수 없는 우울함이 밀려왔다.“경주야, 일은 어떻게 됐어? 오늘 구 사장을 만났어?”신광구가 엄숙하게 물었다.신씨 그룹의 회장이 이런 작은 일을 물어볼 필요도 없지만 진주가 매일 그를 닦달하여 신경주에게 압박을 줄 수밖에 없다.“경주가 반드시 은주 일가를 잘 지킬 거예요. 경주가 은주를 제일 아끼잖아요? 경주가 나서서 구가네 아가씨와 얘기를 나눈다면 구가네가 어떻게 경주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있겠어요? 신씨 그룹이 작은 구멍가게도 아니고 우리의 미움을 사면 구가네 라고 해도 성주에서
“심지어 오늘 아가씨께서 이 방에 들어오실때도 제가 특별히 당부 드렸어요. 침대에 놓인 저 상자는 도련님이 특별히 아끼시는거라 건드리지 말라고."오씨 아줌마는 잔뜩 화가 난 김은주의 눈치를 힐긋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사실 그녀는 일부러 김은주의 화를 자극시키기 위해 백소아를 작은 사모님이라 부른 것이다. “솔직하게 얘기할게, 그 상자 내가 잃어버렸어." 결국 김은주는 참지 못하고 자백했다.“어디다 버린거야?" 심경주는 잔뜩 화난 기색으로 물었다.“경주 오빠, 대체 왜 그렇게 그깟 물건에 신경 쓰는거야? 이미 이혼까지 한 상황이고, 이젠 오빠의 약혼녀는 나란 말이야! 이미 헤어진 여자가 준 물건을 아직까지도 곁에 두면서, 내 심정이 어떨지는 생각해봤어?” 김은주는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한 모습을 보였다.“다시 한 번 물을게. 어디에 버렸어?”놀랍게도 심경주는 김은주의 눈물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아까보다도 더욱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뒷마당에 있는 쓰레기통에 있어...”곧이어 비를 맞으며 뒤뜰로 달려간 심경주는, 곧바로 흰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상자를 찾기 시작했다.“오빠! 찾지 마. 더럽게 뭐하는거야!" 김은주는 복도에 서서 그를 불렀다.더럽다고?심씨 집안들은 아마 모를테지만, 그는 첩 자식으로서 어머니와 함께 외로이 밖에서 떠돌아다니면서 다섯 살의 나이에도 오로지 생존을 위해 수많은 쓰레기통을 뒤지며 돈이 될만한 폐지와 빈 병만 주웠었다. 그렇게 온갖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자라온 심경주한테는 이 정도 더러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침내 심경주는 그 상자를 찾아냈고,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바로 이때 오씨 아줌마가 달려와 그에게 우산을 받쳐주었고, 그는 지체없이 상자를 열었다.그 순간,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얼굴까지 어두워졌다.멀끔하고 먼지 하나 없던 양복은 어느새 심하게 찢어져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그는 멍한 표정으로 김은주를 바라보았다.얼음장같이 차가운 그의 눈빛에 잔뜩 겁이 난 김
곧이어 김은주는 훌쩍거리며 자리를 떠났다.이를 본 하인들은 하나같이 험담을 하기 시작했다. 매번 올 때마다 이렇게 울기만 하고, 누가 보면 심씨 집안이 장례식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고. 한편 놀란 심경주는 소파에 털썩 앉아 너덜너덜해진 양복을 보면서 오랫동안 멍해있었다.“도련님, 이젠 늦었으니 얼른 우유 마시고 주무세요.”따뜻한 우유와 함께 방으로 들어온 오씨 아줌마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옷이 낡아진걸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아이고, 이걸 어떡해.”그 순간,“다음에 은주가 또 찾아오면 잘 감시하고 있어. 다시는 내 방이랑 서재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 아, 그리고 백소아의 방도 못 들어가게 해.”심경주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안심하세요. 본부대로 할게요.” 그러면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오늘 제가 눈치가 좀 빨라서 인차 사모님의 방 문을 닫아서 다행이지, 아니면 그 아가씨 또 들어와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아줌마, 그래도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마. 은주도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야. 어쨌든 내가 걔한테 3년이나 신세를 졌으니까.”“그럼 사모님은요, 사모님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 사모님이랑 이혼하고 나서 도련님 조금이라도 창피하지 않으세요?”갑자기 격분한 오씨 아줌마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때 할아버지께서 강요한건 나였지, 그 여자가 아니었어. 그 여자는 분명 나와의 결혼을 피할 수도 있었어.” “그럼 도련님 말은, 사모님이 스스로 이 일들을 자처한거라고요?”“........."심경주는 입을 꾹 다물기만 했다.“그럼 이젠 일찍 쉬세요, 방해하지 않을게요.”오 씨 아줌마는 겨우 화를 가라앉히고 원한을 품고 따뜻한 우유를 들고 다시 방을 나갔다. 깜짝 놀란 심경주는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기분 나쁘다는거야? 나 그래도 우유 마시고 싶은데.백소아 그 여자, 대체 언제 이렇게 아줌마의 마음을 산거야? 정말 독한 여자네…한편 김은주는 초라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갑작스레 몰아친 비바람 탓에 김씨 집안의 평판은 아예 곤두박질쳤다. 더욱 비참한것은 심경주도 아예 손을 뗐다는것이다. 만약 그들이 더이상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심씨 집안이 마지막으로 준 그 돈을 다 쓰고 나면 모든게 끝장이라는 것이다.한편 이씨 집안은 김씨 집안의 위조품에 대한 정체를 전부 폭로해 대중의 호감을 사게 되면서, KS WORLD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되었다.“분부하신대로 고명이 사직한 후 사람을 파견시켜서 몰래 미행해봤는데요. 역시나 김인후랑 사석에서 여러번 만났더라고요.” 그러자 임수해는 구아람의 하얗고 부드러운 작은 손을 만지면서 가볍게 네일아트를 발라주었다."역시나 대단하시네요. 그 녀석의 생각을 정말 똑똑히 보아내셨네요.”“여태 호텔을 이용해서 몰래몰래 김인후와 교류가 오고간걸 봐서는, 둘의 관계가 꽤나 깊어보여요.” 구아람은 빙그레 웃으며 임 비서의 적극적인 서비스에 만족을 보였다.“곧 주말에 김씨 집안이 공개적으로 기자 회견을 하게 될거야. 때가 되면 내가 너한테 제대로 한 수 보여줄게.” 곧이어 마침 새 매트리스를 받은 구아람은 잔뜩 기뻐하며 임수해와 함께 직접 뒷문으로 가서 물건을 확인했다.“아가씨, 이런 일은 직접 이렇게 오실 필요가 없어요. 저랑 객실부 매니저만 가면 돼여." 임수해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나 그렇게 여리고 여린 아가씨가 아니야. 나 이래봬도 전쟁터에서 총도 쏜 적 있어. 전쟁에서 내가 치료해준 부상자만 십여 명이고, 백 여명을 부축도 해줬는데, 고작 몇 개의 매트리스가 뭐가 그리 피곤하다고.” 그 순간, 구아람은 뭔가 떠올랐는지 슬프고 쓸쓸한 눈빛을 보이며 스쳐 지나갔다.사실 L국 전쟁에서 그녀가 필사적으로 구조한 부상자는 오직 심경주 뿐이었다. 당시 총알이 빗발치면서 심경주는 다리와 어깨에 모두 총알을 맞고는 피를 뚝뚝 흘리면서 쓰러져 몇 차례나 그녀더러 대피하라 했지만 그녀는 죽어도 그와 함께 하겠다고 맹세했다.“나 내버려두고 얼른 가!”“꺼지라고!
곧이어 이유희는 자신의 여자 친구와 함께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요리가 다 오르자마자 여자 친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요리를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이유희는 세상 물정 모르는 이 여자의 모습을 보고는 어이가 없었다."뭔 사진을 그렇게나 많이 찍어, 이런 요리 처음 봐?”그러자 여자 친구는 성이 나서 핸드폰을 내리고는 조용히 밥을 먹었다.그렇게 한참을 배불리 먹은 시점, 갑자기 레스토랑 책임자가 그들에게 다가와 예의 바르게 웃으며 물었다."이 선생님, 저희 요리가 어떠신가요?” “맛있어. 육질이 아주 쫄깃쫄깃해서 나는 만족해.”이유희의 사생활은 비록 깨끗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귀공자 출신이기에 언행을 항상 조심해왔다.“뭔 소리야. 씹지도 못하겠고, 하나도 맛없어." 하지만 여자친구는 유난히도 예의 없이 굴면서 식기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러자 이유희는 삽시간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고객님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에는 반드시 고치도록 할게요! 일단 너무 죄송합니다!"책임자는 정중한 태도로 깊이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됐어, 이 말 신경 쓰지 마. 이 여자 오늘 외출할 때 틀니를 끼지 않고 나와서 두부 한 모도 못 씹어.”그러자 여자 친구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지만, 이유희의 기세에 눌려 감히 뭐라 하지도 못했다.이때 이유희는 품에서 불룩한 지갑을 꺼내 지폐 한 뭉치를 책임자에게 건넸다. 다들 모바일 페이를 애용하는 현대화 시대에, 그는 여전히도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이건 팁이야, 그리고 겸사겸사 너한테 물어볼게 있어.”이유희는 한 손으로는 턱을 받치고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여기 이 호텔에 백소아라는 직원이 있어?”“이 선생님, 저희 KS WORLD는 항상 최고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고, 결코 손님의 팁을 받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 호텔에는 백소아라는 직원은 없습니다."“없다고? 그럴 리가!”이유희는 다소 당황했다.“내가 전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그 여자가 뒷문에서 짐을 내리는 것을 봤
이유희는 사악한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에는 내가 너를 데리러 올 테니까 같이 저녁이라도 먹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내가 미리 예약할게.”“나 이미 남자친구 있어. " 구아람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하찮게 말했다. “네가 전남편이랑 있을 때도 개의치 않았던 나인데 네가 지금 남자친구가 있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이야?” 이유희는 여전히 파렴치했다. 그는 자신이 좋고 싫고만 고려했으며 종래로 이렇게 저지른 일이 누군가한테 피해가 될거라는건 고려하지를 않았다.“만약 남자친구가 무서운거면 그럼 우리 몰래 내 개인 별장에 가는건 어때? 우리 집 요리사들은 하나같이 미슐랭 셰프라서 내가 미리 일찍 준비해두라고 했어.”하지만 구아람은 여전히 불편했고, 한편 마음속으로는 아까 시킨 커피가 왜 아직도 오지 않는건지 원망스러웠다. 커피라도 오면 이유희한테 제대로 뿌릴 수 있는데.이때 이유희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뜻밖에도 깜짝 놀랐다.“전화 좀 받고 올게. 잠시만 기다려.”뭐라는거야, 누가 널 기다려준대?그렇게 이유희는 잠시 떠났고 마침 커피도 올라왔다.구아람이 한 모금 마시기도 전에 갑자기 놈의 여자 친구가 거들먹거리며 그녀 앞으로 걸어왔다.사실 방금 그녀는 두 사람의 대화를 잘 듣지 못했다. 다만 이 여자가 바로 방금 놈이 식당 책임자에게 물어본 그 여 직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하찮은 아르바이트 주제에 감히 내가 겨우 낚아 올린 다이아몬드 수저를 뺏아가? 내가 제대로 한 수 보여주겠어.“이봐, 내가 경고하는데 내 남자친구 엿볼 생각 하지도 마. 아니면 더이상 이 곳에서 일 못하게 할테니까.”여자 친구는 잔뜩 화난 채로 구아람을 노려보았다.그러자 구아람도 눈썹을 찌푸리며 갑자기 손으로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 여자친구한테 뿜어나오는 코 찌르는 향수 냄새가 너무나도 싫었다. 이유희는 이런게 좋다는건가?“그럼 제가 당신이 말한 대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건데요?" 구아람은 담담하게 도발했다.“그럼 내가 너
심경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이유희는 자신이 데려온 그 여자가 틀림없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또 사고를 친거라 예상했다. “뒷마당에 불이 난거 같아. 어차피 오늘은 안될거 같은데 내일에나 보자고!”곧이어 이유희가 전화를 끊으려 하자 심경주의 무서운 목소리가 울렸다.“이유희, 너 어디야?”바로 이때, 또 어디선가 소름 끼치는 비명이 들려왔다.“KS WORLD 호텔이에요! 호텔 레스토랑이요!”이유희는 놀란 나머지 부랴부랴 식당으로 돌아왔다.문을 열자 그 안의 현장은 아주 끔찍했다. 그가 목격한 장면은, 전 형수가 자신의 여자 친구의 머리카락을 꽉 잡고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 친구의 머리를 책상 위에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아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세상에나! 누가 보면 범인 체포라도 하는 줄 알겠어. 도리여 형수가 괴롭힘을 당할가봐 걱정됐던 이유희는 이제와보니 내심 안심됐다. 곧이어 아예 팔짱까지 끼고는 강 건너 불구경하였다.“내가 널 고소할 거야..... 너 더이상 성주에서는 못 살게 할 거야!"여자 친구는 얼굴이 탁자 위에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화를 냈다.“그럼 얼른 도망이라도 가봐. 도망 못 가면 곧 이 멍도 점차 나아지겠어. 그러면 내가 널 때렸다는 증명조차도 할 수가 없잖아.” 구아람은 내내 무표정이었다. 이유희의 여자 친구가 먼저 시비를 걸지만 않았더라도 구아람은 이렇게 굳이 손을 더럽히고 싶지가 않았다.한편 이유희가 돌아온 것을 확인한 여자 친구는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했다."유희야......나 좀 살려줘!”“그만해, 이 정도면 됐어......"이유희는 혼내기는 커녕 달래는 말투로 구아람을 말렸다. 그는 이런 일이 놀랍지도 않았다. 자신을 위해서 여자들이 싸우는 일은 흔히도 봐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백소아는 자신의 형제와도 같은 사람의 전처였기에 심경주의 체면을 남겨주고 싶었다.“이유희! 너 대체 그게 뭔 소리야? 이 여자가 날 때렸다고
이른 아침, 빨간 슈퍼카 한 대가 화려하게 주차하며 라운지 앞에 섰다. 서현은 예쁜 다리로 스포츠카를 내렸다. 오늘 밤 검은색 타이트한 롱 드레스를 입고 섹시한 몸매를 과시했다. 크리스탈 하이힐은 어둠 속에서 반짝이며 남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서현 씨, 아직 안에 있어요. 제가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요.”한 부하가 곧바로 나왔다. 서현의 눈은 달처럼 차가웠다. 가느다란 왼손을 들어 긴 머리카락을 날리며 오른손으로 루비가 박힌 은색 머리핀을 무심하게 끼웠다. 아름다운 모습은 옆에 있는 부하들도 어안이 벙벙했다.“밖에서 수습할 준비해.”...라운지의 불빛은 희미했다. 서현은 이를 악물고 즐거움에 빠진 사람들을 지나 바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신우를 향해 다가갔다.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두근거렸고, 마치 환상 속에 있는 것처럼 조용했다. 서현은 손을 들고 느슨하고 매력적인 머리카락을 잡았다. 오늘 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머리핀으로 신우를 보내려 했다.한참 지난 후, 서현은 신우의 뒤에 갔다. 부드럽고 가느다란 손이 신우의 어깨에 닿으려는 순간, 손목에 통증을 느꼈고 곧바로 하늘이 빙글빙글 돌았다. “아!”순간 서현은 테이블에 세게 부딪혔고 아파서 숨을 들이마셨다.‘인간이 이런 반응이 있어? 이건 악마잖아!’신우의 거친 오른손은 서현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았다. 왼손으로 서현의 목을 조르며 힘을 주었다. 특전사로 해외 임무를 수행하던 신우는 때때로 적군이 암살할 때가 있다. 수년간 모든 우험을 겪은 신우의 몸에는 경보기가 설치된 것처럼 낙엽이 떨어져도 신우의 인식을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순간, 서현은 신우의 몸 아래에 갇혔고, 극심한 질식으로 얼굴이 붉어지고 눈물이 머금었다.“당, 당신?”신우는 깜짝 놀라 손의 힘을 풀었다. 서현은 거칠게 숨을 쉬면서 눈물을 흘렸다. 주위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자 부부가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고 감히 다가와서 간섭하지 않았다. “젠장, 이 자식이 생긴 건 멀정한데, 정말 나쁜 남자네! 사람들 앞에서 가정
“허, 윤 사장님. 아직 많이 어리네요. 제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는 아버지한테서 들어요.”구만복은 날카롭게 바라보았다.“나 구만복과 적이 된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 한번 알아봐요!”윤성우는 겁을 먹었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제가 이 자리에서 구씨 가문 일곱째 도련님의 신분이 아닌 경찰로서 얘기할게요.”도현은 체포 영장을 번쩍 들었다.“우리 경찰은 윤진수를 강간죄로 정식으로 체포했어요. 그리고 인증, 물증 모두 있어요. 이제 윤진수 도련님의 재판을 준비하면 돼요”갑자기 도현은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아, 아니. 용의자 윤진수라고 해야겠네요.”윤정용은 눈앞이 캄캄했다. 이것은 경찰이 발부한 영장이기에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윤성우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따지려고 하자 윤정용이 말렸다.“이렇게 된 이상 무슨 할 말이 있어? 먼저 진수를 구해야 해!”윤정용과 윤성우가 현관문을 나서려는 찰나, 구만복은 눈시울을 붉히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리 질렀다.“두 가문의 결혼은 끝났어. 다시는 언급하지 마! 윤진수가 우리 딸을 괴롭히는 건 끝까지 따질 거야!”윤정용은 이를 악물며 유성을 향해 소리 질렀다.“유성아, 가자!”유성은 가기 싫었다. 하지만 구씨 가문의 차가운 눈빛을 보자 버티고 가지 않으면 미움만 받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람을 깊이 바라보더니 물러섰다. 그 눈빛에 아람은 역겨웠고 토할 뻔했다. 그러나 안심이 되었다. 결과는 괜찮았다....돌아가는 길에 윤씨 가문 사람들은 리무진에 앉아 분위기가 안 좋았다. 윤성우는 윤정용에게 진정제를 먹이고 위로했지만 여전히 진정하지 못했다.“진수도 참, 멍청해! 첩의 딸이 뭐가 좋다고 그래? 굳이 구아린을 찾아야 해? 왜 그런 여자를 골라?”“결혼 할 사람도 아닌데, 왜 쓸데없는 짓을 해요?”유성은 화가 나며 눈빛이 사악했다.“태감까지 되었는데, 여자를 놀 생각해? 허, 강간범이 큰 손해를 보았네.”“닥쳐! 어떻게 형을 그렇게 얘기할 수 있어? 그리고, 오늘
아니면 경주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킬 것이고, 윤씨 가문도 경주를 찾을 것이다. “하느님, 하느님!”구만복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중얼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점점 두려움에 휩싸였다.“성적 무력? 우리 아들이 어떻게 발기 불능이겠어!”윤정용은 머리가 아파 났다. 구만복의 말을 듣자 화가 났다.“구만복, 방금 무슨 뜻이야? 우리 아들을 저주하는 거야?”“저주?”구만복은 화가 나서 웃음이 터졌다. “윤진수가 우리 딸에게 짐승 같은 짓을 했어. 죽어도 싸! 너 윤정용의 아들이 아니었더라면, 이미 죽였어! 때리고 감옥에 보낸 것도 이미 의리를 지켰어, 봐준 거라고!”윤정용과 윤성우는 깜짝 놀랐다. 먼 길을 와서 잘못을 따지려 했지만,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지는 생각도 못 했다. 유성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창백한 입술을 물었다.‘이러다가 윤진수 때문에 두 가문의 사이도 망칠 것 같아. 그럼 나와 구아람을 방해하잖아!’“왜, 왜!”초연서의 감정이 마침내 무너졌다. 구만복의 품에서 울며 몸부림치며 윤정용을 향해 소리를 쳤다.“아린이 나 초연서의 딸이라서, 못났고 연약한 여자의 딸이라서 괴롭힘을 당해야 해?”“연서야, 함부로 자신을 낮추지 마!”유민지는 눈물을 흘리며 초연서를 안았다.“아린은 우리의 공주야. 아린은 아람, 그리고 지아와 똑같아. 그런 생각을 하지 마!”초연서의 가슴이 찢어질 때 연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울지 마. 엄마.”소리가 나는 곳으로 바라보니 아린이 계단 쪽에 있었다.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있었고 맨발로 나왔고, 얇은 담요를 덮고 부들부들 떨었다.“아린아!”초연서는 흐느끼며 아린을 향해 달려가며 꼭 안아주었다.“아린아, 엄마 탓이야. 엄마가 못나서 그래. 널 지켜주지 못했어.”“엄마, 괜찮아. 괜찮아.”아린은 초연서의 귀에 속삭였다. 분명 상처를 받은 것은 자신이지만 오히려 초연서를 위로해 주었다. 아람은 그 모습을 모자 가슴이 너무 아팠다. 철든 아이들이 더욱 힘들게 인생을 보내는 것 같았다. ‘만약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윤정용과 윤성우도 멍해져 똑같이 입을 벌렸다. “아람아, 너.”구윤은 불안한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 큰형으로서 모든 것을 견디고 동생들을 지켜야 했다. 구윤은 혼자 맞서서 모든 것을 바로 잡고 싶었지만, 아람이 나서서 윤씨 가문의 사람을 자극할 줄은 몰랐다.“뭐? 구아람, 무슨 뜻이야?”윤성우의 고귀한 신분이 무너질 듯했다. 아람을 원망하며 노려보았다.“그리고 뭐? 진수를 때려? 감히 윤씨 가문의 사람을 때려? 감히!”“왜 때리면 안 돼요?”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웃었다.“감히 아린을 괴롭히는데, 죽여버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바로 죽이면 너무 시원하잖아요. 윤진수와 같은 짐승은 감옥에 들어가서 쓰레기들과 같이 고통을 받아야 해요!”“허, 불구자가 감옥에 가면 괴롭힘만 당하고 죽는 것보다 더 괴롭게 할 거예요. 그게 제가 원하는 거예요!”구씨 가문 사람들은 긴장했다. 초연서는 눈앞이 캄캄했고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아린아, 아린아!”초연서는 땀범벅이 된 이마를 잡고, 다른 손으로 옷깃을 잡으며 숨을 쉬지 못했다.“연서 이모!”“연서야!”구만복은 바로 초연서를 안았다. 놀라서 가슴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괜찮아, 괜찮아, 내가 있어!”“만복아, 아린이 괜찮겠지?”초연서는 참을 수 없어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너, 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사실을 모르는 윤정용은 화를 내며 윤진수를 위해 변명했다.“진수는 좋은 남자야. 나와 네 아빠는 절친이야. 진수가 왜 아린 아가씨에게 그런 짓을 하겠어!”“좋은 남자? 윤 회장님, 장난하세요?”아람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고 윤씨 가문 남자를 훑어보더니 차갑게 유성을 바라보았다.“회장님의 자식들은 좋은 놈이 없어요. 남자들은 비겁하고, 여자들은 악독하고 멍청해요. 우리 아빠와 오랜 친구이신데, 사업에 큰 진전이 없는데, 어떻게 자식을 교육하는 것도 실패해요? 참 아쉽네요.”윤정용과 윤성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너!”
‘미친년!’윤성우는 화가 나서 속으로 욕했다. 하지만 체면이 떨어질까 봐 강소연과 상대하지 못했다. 윤정용도 화가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었다. 연회가 끝나자 윤진수는 경찰서에 잡혀갔고 용의자까지 되었다.‘너무하네!’초연서도 불안하여 식은땀을 흘렸다.‘성추행? 윤진수가 누구를? 설마.’아린이 돌아온 후 방에만 박혀있고, 몸이 불편하다며 나오지 않았다. 어머니로서 초연서는 예민했고 마음이 불안했다.“윤 회장님, 윤 사장님. 아들이 걱정되는 마음은 이해해요.”유민지는 화를 내며 강소연을 곁으로 끌었다. “진수 도련님을 윤이가 경찰서로 보낸다고 해도, 무조건 잘못한 것이 있을 거예요. 우리한테 따지는 것보다 진수 도련님께 좋은 변호사를 찾아주세요.”“민지 이모 말이 맞아요!”구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아냥거렸다.“임 도련님 임윤호를 모셔도 돼요. 그분이 악독하고 이익만 몰라서 진수 도련님의 사건을 맡기에 가장 적합할 거예요. 하지만 임윤호는 지금 신 사모님의 사건을 처리하느라 바빠요.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윤씨 부자는 화가 났다. 구씨 가문 사람들은 말을 악독하게 하고 단결하여 이길 수가 없다. 유성의 안색은 점점 차가워졌다. 만약 사태가 악화되면 계획이 틀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 이 중 누구의 편을 들어도 좋은 점이 없을 것이다.“아무튼, 진수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야. 분명 모함이야!”윤정용은 화를 내며 구윤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구만복을 향해 말했다.“구 회장님, 오늘 구 사장님이 직접 진수를 경찰서에서 데려 나오고, 고소를 취하해야 해요! 아니면 우리 윤씨 그룹은 구씨 가문과 끝까지 싸울 거예요!”“우리 오빠보고 그 자식을 데려오라고? 고소까지 취하하라고요? 쳇, 절때 그럴 일이 없어요!”사람들은 소리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고상하고 우아한 모습이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람이 앞장서고 백진이 마치 여왕을 지키는 기사처럼 뒤를 따랐다. 백진은 침착했지만 눈빛이 날카로웠고 사람을
“오늘 밤 윤유성이 이소희와 몰래 공모하여 가로채려 한 것일 수도 있어!”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구진이 구윤만큼 침착하지 않아 바로 유성의 가식한 모습을 찢었다. 구만복과 초연서는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구진 도련님, 저를 싫어하는 걸 알아요. 제가 아람을 사랑하는 것도 알잖아요. 하지만 제가 아람을 사랑한다고 제 인격을 비방할 수 없어요.”유성은 가볍게 안경을 치켜올렸다.“저와 이소희는 친분이 없어요. 경매 대회에서 아람을 괴롭혀 제가 도와줬을 때 처음으로 만났어요. 그뿐이에요. 아람의 오빠라서 따지지 않을게요. 하지만 또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젠장!’구만복과 초연서가 없었더라면 구진은 이미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 ‘죄를 감추려고 이목을 다른 데로 돌리네. 젠장!’“진아, 근거 없이 함부로 말하지 마.”구만복은 복잡한 눈빛으로 말했다. 구진은 마음이 급하여 달려들려고하자 구윤에게 잡혔다. “윤 도련님, 아람과 결혼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둘째 형인 윤진수도 아린과 결혼할 생각도 하지 마세요!”구윤이 이 말을 하자 구만복과 초연서는 깜짝 놀랐다. 유성은 눈썹을 찌푸리며 의심했다.“구 회장님, 윤 회장님께서 오셨어요!”집사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정용이 왔어? 이 시간에?”구만복은 깜짝 놀라며 시계를 보았다. 윤정용은 홀로 오지 않고 윤성우까지 데려왔다.“구윤! 우리 아들이 널 건드렸어? 어떻게 진수에게 그럴 수 있어? 너무 하네!”윤정용은 화를 내며 거실로 다가와 이를 악물었다.“이렇게 하는 건 내 가슴에 칼을 찌르는 것과 같잖아!”구윤의 안색이 차가워졌다. 눈을 가늘게 뜨며 사나운 빛을 뿜어냈다. 윤씨 그룹이 찾아오는 건 이미 마음의 준비가 있었다. 구윤이 아람과 수해를 위해 뒤처리를 했고 윤진수를 경찰서에 보냈다.“윤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 윤 도련님을 어떻게 했어?”구만복은 오리무중 했다. 윤정용이 난리를 치자 유지민과 강소연도 왔다.“구 회장님, 구 사장님이 제 동생을 경찰서에 보내고,
어떤 사람은 넋을 잃었고, 어떤 사람은 득의양양했다. 유성은 소식을 들은 척하며 불안하게 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젠장, 신경주 그 자식을 보내니 윤유성이 또 왔네! 우리 아람은 무슨 죄를 지었어, 전생에 스파이였어?”구진과 구윤이 2층에 서서 내려보았다. 구진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 구윤은 차갑게 유성의 가식덕인 얼굴을 바라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윤씨 그룹 도련님이 연회에 참석하지도 않고, 아람이 일 터지니 갑자기 나오네. 흥, 수년간 검사 경험으로 볼 때 오늘 밤 일은 윤유성과 무조건 관련이 있어. 윤유성과 이소희가 같이 꾸며서 이용당한 것일 수도 있어!”“내 생각과 같아, 하지만 윤유성은 음흉하여 남을 잘 이용해.”구윤은 차갑게 유성을 바라보았다.“수작을 부리지 전에 이미 빠질 방법을 생각했을 거야. 아마 이미 깨끗하게 처리했을 거야. 아니면 오늘 밤 당당하게 오지도 않았어. 너무 자신만만하네.”“젠장, 정말 가식적인 사람이네!”구진은 화를 냈다.“우리 형제들이 합치면 능력이 엄청난데, 이 자식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이때 구만복과 초연서는 기 비서와 함께 유성을 만나러 갔다.“아저씨, 셋째 사모님.”유성은 급히 일어나 인사를 했다. 온화하고 예의 있는 모습은 어른들이 좋아할 모습이다.“윤 도련님. 우리 딸이 몸이 좋지 않아 손님을 만날 수 없어요.”구만복의 안색이 좋지 않자 초연서가 대신 말했다.“오늘 밤 연회에서 일어난 일은 이미 알고 있을 텐데요. 저희는 손님을 대접할 분위기가 아니라 이만 돌아가세요.”초연서가 추방 명령을 내리자 유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몰래 주먹을 쥐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아람의 몸이 안 좋다는 말을 듣고 너무 걱정되어서 밤새 달려와 만나러 왔어요. 아저씨, 걱정하지 마세요.”“S 국에 있을 때 유명한 의사를 몇 명 알고 있어요. 모두 업계에서 존경을 받는 분들이에요. 국내의 의사들이 방법이 없다면, 해문에 초대해서 아람에게 치료해 줄 수 있어요!”“유성아.”구만복은 갑자
유성은 멈칫거렸다. 근엄한 기운이 감돌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침묵은 그 자체로 대답이었다.“네가 아람의 상태를 이소희의 입을 통해 사람들에게 폭로했어? 우리를 헤어지게 하고 나한테 복수하려고? 복수하려고 아람의 상처를 꺼내 괴롭혀? 윤유성, 이게 네가 말하는 사랑이야?”경주는 차갑게 말했다. 경주의 얼굴에는 눈물과 빗물이 교차하였다.“네 사랑은 참 추하네.”“무슨 소리예요?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네요.”유성은 음흉하게 웃겠다.“아람을 해친 사람은 당신이잖아요. 저랑 무슨 상관이에요. 비를 맞더니 머리에 물 들어갔어요? 신경주 씨, 세상에서 저만 당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만 당신을 원망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런 재수 없는 사람은 아람에게 집착하지 말고 그냥 포기해요.”...달도 차가웠고 비가 갑자기 멈추었다. 신우는 펜트하우스 난간 옆에 서서 검은색 코드가 바람에 날리며 바스락거렸다. 담배 한 갑을 피웠지만 여전히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담배를 쥐고 있는 손은 가볍게 떨었다.“신우야, 해문에 도착했어?”백진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전화에서 들려왔다.“혼자 비행기를 몰고 왔는데, 아무 일 없었지?”“없었어, 형.”신우는 핸드폰을 꼭 잡고 호흡을 조절했다. 백진은 침묵하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신우야, 절대 멍청한 짓을 하지 마. 처리한다고 해도 내가 그 죄인을 할게.”“하하, 형. 내가 멍청한 짓을 하고 싶다면 형은 날 이길 수 없어.”신우는 담배를 물고 눈썹이 떨렸다.“아람을 잘 챙겨. 나중에 보러 갈게.”...신우는 성주에서 해문에 돌아가지 않는 건 아람의 몸 상태를 알고 마음이 무거웠고, 아람을 마주 볼 용기가 없었다. 그리고 연회가 끝나고 아람에게 문자를 받았다.[오빠, 무슨 수를 쓰던 나와 똑같게 생긴 여자를 찾아줘. 그 여자를 찾아야 배후를 밝힐 수 있어. 이건 나와 경주에게 엄청 중요해!]신우는 혼잡한 라운지에 홀로 앉아 핸드폰을 뚫어지게 보았다. 아람과의 사진을 보더니 순간 울컥했다. 바로 이때 위에
“아버지?”“아버지!”세 형제는 깜짝 놀랐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가 아들 외 다른 사람을 때리는 모습을 보았다. 구만복은 독보적인 재벌이고 어렸을 때부터 존경받으며 자랐다. 누구를 처단하든 직접 움직일 필요도 없었고 황제보다 더 오만했다. 하지만 이번에 구만복은 정말 화가 났다. 경주를 한 대 때려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연이어 주먹으로 경주의 얼굴과 몸을 때렸다. 경주의 얼굴은 부어오르며 입가에 피가 났지만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고 마비되었다.“아버지, 건겅도 안 좋으신데, 화내시면 몸에 해로워요!”구윤과 구진은 화가 나서 똑바로 서지도 못하는 구만복을 부축했다. 그러나 구만복은 몸부림을 치며 달려들어 경주의 멱살을 잡았다.“신경주, 네가 계속 짓밟고 상처 준 여자는 나 구만복의 생명이야!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여자가 이 세상에 남겨준 마지막 그리움이고, 내 모든 것이야!”“구 회장님, 죄송해요.”경주는 정신을 잃은 듯 고통 속에 잠겼다.“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아람에게 갚고 싶어요.”“책임을 지지도 못하면서 왜 아람과 결혼했어? 결혼했으면 왜 상처를 줘?”구만복이 격렬하게 손을 빼자 강하고 터프한 경주가 허약하게 휘청거렸다.“성주로 꺼져, 악독한 집으로 꺼져! 지금부터 KS는 신씨 그룹의 최대 적이야. 신 사장님이 능력 있으면 네 곳을 잘 지켜봐. 아니면 내가 직접 무너뜨릴 거야! 꺼져!”구씨 남자들은 떠났고 문이 닫혔다. 경주는 영혼을 잃은 듯 빗속에 서 있었다. 마치 구씨 가문과 극복할 수 없는 간극이 있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침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한쪽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이때 발걸음이 들려오며 경주의 곁에 서 있었다. 경주는 숨을 쉬며 천천히 눈을 들었다.“우산 필요하세요, 신 사장님?”단정하게 차려입은 유성이가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거렸다. 경주는 숨을 거칠게 쉬었다. 빗물에 젖은 손가락을 부들부들 떨며 움켜쥐고 핏줄이 팽팽했다.“보아하니 필요 없네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