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오늘 아가씨께서 이 방에 들어오실때도 제가 특별히 당부 드렸어요. 침대에 놓인 저 상자는 도련님이 특별히 아끼시는거라 건드리지 말라고."오씨 아줌마는 잔뜩 화가 난 김은주의 눈치를 힐긋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사실 그녀는 일부러 김은주의 화를 자극시키기 위해 백소아를 작은 사모님이라 부른 것이다. “솔직하게 얘기할게, 그 상자 내가 잃어버렸어." 결국 김은주는 참지 못하고 자백했다.“어디다 버린거야?" 심경주는 잔뜩 화난 기색으로 물었다.“경주 오빠, 대체 왜 그렇게 그깟 물건에 신경 쓰는거야? 이미 이혼까지 한 상황이고, 이젠 오빠의 약혼녀는 나란 말이야! 이미 헤어진 여자가 준 물건을 아직까지도 곁에 두면서, 내 심정이 어떨지는 생각해봤어?” 김은주는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한 모습을 보였다.“다시 한 번 물을게. 어디에 버렸어?”놀랍게도 심경주는 김은주의 눈물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아까보다도 더욱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뒷마당에 있는 쓰레기통에 있어...”곧이어 비를 맞으며 뒤뜰로 달려간 심경주는, 곧바로 흰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상자를 찾기 시작했다.“오빠! 찾지 마. 더럽게 뭐하는거야!" 김은주는 복도에 서서 그를 불렀다.더럽다고?심씨 집안들은 아마 모를테지만, 그는 첩 자식으로서 어머니와 함께 외로이 밖에서 떠돌아다니면서 다섯 살의 나이에도 오로지 생존을 위해 수많은 쓰레기통을 뒤지며 돈이 될만한 폐지와 빈 병만 주웠었다. 그렇게 온갖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자라온 심경주한테는 이 정도 더러움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침내 심경주는 그 상자를 찾아냈고,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바로 이때 오씨 아줌마가 달려와 그에게 우산을 받쳐주었고, 그는 지체없이 상자를 열었다.그 순간,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얼굴까지 어두워졌다.멀끔하고 먼지 하나 없던 양복은 어느새 심하게 찢어져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그는 멍한 표정으로 김은주를 바라보았다.얼음장같이 차가운 그의 눈빛에 잔뜩 겁이 난 김
곧이어 김은주는 훌쩍거리며 자리를 떠났다.이를 본 하인들은 하나같이 험담을 하기 시작했다. 매번 올 때마다 이렇게 울기만 하고, 누가 보면 심씨 집안이 장례식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고. 한편 놀란 심경주는 소파에 털썩 앉아 너덜너덜해진 양복을 보면서 오랫동안 멍해있었다.“도련님, 이젠 늦었으니 얼른 우유 마시고 주무세요.”따뜻한 우유와 함께 방으로 들어온 오씨 아줌마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옷이 낡아진걸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아이고, 이걸 어떡해.”그 순간,“다음에 은주가 또 찾아오면 잘 감시하고 있어. 다시는 내 방이랑 서재에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 아, 그리고 백소아의 방도 못 들어가게 해.”심경주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안심하세요. 본부대로 할게요.” 그러면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오늘 제가 눈치가 좀 빨라서 인차 사모님의 방 문을 닫아서 다행이지, 아니면 그 아가씨 또 들어와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아줌마, 그래도 그렇게까지 말하지는 마. 은주도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야. 어쨌든 내가 걔한테 3년이나 신세를 졌으니까.”“그럼 사모님은요, 사모님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 사모님이랑 이혼하고 나서 도련님 조금이라도 창피하지 않으세요?”갑자기 격분한 오씨 아줌마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때 할아버지께서 강요한건 나였지, 그 여자가 아니었어. 그 여자는 분명 나와의 결혼을 피할 수도 있었어.” “그럼 도련님 말은, 사모님이 스스로 이 일들을 자처한거라고요?”“........."심경주는 입을 꾹 다물기만 했다.“그럼 이젠 일찍 쉬세요, 방해하지 않을게요.”오 씨 아줌마는 겨우 화를 가라앉히고 원한을 품고 따뜻한 우유를 들고 다시 방을 나갔다. 깜짝 놀란 심경주는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기분 나쁘다는거야? 나 그래도 우유 마시고 싶은데.백소아 그 여자, 대체 언제 이렇게 아줌마의 마음을 산거야? 정말 독한 여자네…한편 김은주는 초라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갑작스레 몰아친 비바람 탓에 김씨 집안의 평판은 아예 곤두박질쳤다. 더욱 비참한것은 심경주도 아예 손을 뗐다는것이다. 만약 그들이 더이상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심씨 집안이 마지막으로 준 그 돈을 다 쓰고 나면 모든게 끝장이라는 것이다.한편 이씨 집안은 김씨 집안의 위조품에 대한 정체를 전부 폭로해 대중의 호감을 사게 되면서, KS WORLD는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관심을 받게 되었다.“분부하신대로 고명이 사직한 후 사람을 파견시켜서 몰래 미행해봤는데요. 역시나 김인후랑 사석에서 여러번 만났더라고요.” 그러자 임수해는 구아람의 하얗고 부드러운 작은 손을 만지면서 가볍게 네일아트를 발라주었다."역시나 대단하시네요. 그 녀석의 생각을 정말 똑똑히 보아내셨네요.”“여태 호텔을 이용해서 몰래몰래 김인후와 교류가 오고간걸 봐서는, 둘의 관계가 꽤나 깊어보여요.” 구아람은 빙그레 웃으며 임 비서의 적극적인 서비스에 만족을 보였다.“곧 주말에 김씨 집안이 공개적으로 기자 회견을 하게 될거야. 때가 되면 내가 너한테 제대로 한 수 보여줄게.” 곧이어 마침 새 매트리스를 받은 구아람은 잔뜩 기뻐하며 임수해와 함께 직접 뒷문으로 가서 물건을 확인했다.“아가씨, 이런 일은 직접 이렇게 오실 필요가 없어요. 저랑 객실부 매니저만 가면 돼여." 임수해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나 그렇게 여리고 여린 아가씨가 아니야. 나 이래봬도 전쟁터에서 총도 쏜 적 있어. 전쟁에서 내가 치료해준 부상자만 십여 명이고, 백 여명을 부축도 해줬는데, 고작 몇 개의 매트리스가 뭐가 그리 피곤하다고.” 그 순간, 구아람은 뭔가 떠올랐는지 슬프고 쓸쓸한 눈빛을 보이며 스쳐 지나갔다.사실 L국 전쟁에서 그녀가 필사적으로 구조한 부상자는 오직 심경주 뿐이었다. 당시 총알이 빗발치면서 심경주는 다리와 어깨에 모두 총알을 맞고는 피를 뚝뚝 흘리면서 쓰러져 몇 차례나 그녀더러 대피하라 했지만 그녀는 죽어도 그와 함께 하겠다고 맹세했다.“나 내버려두고 얼른 가!”“꺼지라고!
곧이어 이유희는 자신의 여자 친구와 함께 호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요리가 다 오르자마자 여자 친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요리를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이유희는 세상 물정 모르는 이 여자의 모습을 보고는 어이가 없었다."뭔 사진을 그렇게나 많이 찍어, 이런 요리 처음 봐?”그러자 여자 친구는 성이 나서 핸드폰을 내리고는 조용히 밥을 먹었다.그렇게 한참을 배불리 먹은 시점, 갑자기 레스토랑 책임자가 그들에게 다가와 예의 바르게 웃으며 물었다."이 선생님, 저희 요리가 어떠신가요?” “맛있어. 육질이 아주 쫄깃쫄깃해서 나는 만족해.”이유희의 사생활은 비록 깨끗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귀공자 출신이기에 언행을 항상 조심해왔다.“뭔 소리야. 씹지도 못하겠고, 하나도 맛없어." 하지만 여자친구는 유난히도 예의 없이 굴면서 식기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러자 이유희는 삽시간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고객님의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에는 반드시 고치도록 할게요! 일단 너무 죄송합니다!"책임자는 정중한 태도로 깊이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됐어, 이 말 신경 쓰지 마. 이 여자 오늘 외출할 때 틀니를 끼지 않고 나와서 두부 한 모도 못 씹어.”그러자 여자 친구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지만, 이유희의 기세에 눌려 감히 뭐라 하지도 못했다.이때 이유희는 품에서 불룩한 지갑을 꺼내 지폐 한 뭉치를 책임자에게 건넸다. 다들 모바일 페이를 애용하는 현대화 시대에, 그는 여전히도 현금을 가지고 있었다.“이건 팁이야, 그리고 겸사겸사 너한테 물어볼게 있어.”이유희는 한 손으로는 턱을 받치고는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여기 이 호텔에 백소아라는 직원이 있어?”“이 선생님, 저희 KS WORLD는 항상 최고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고, 결코 손님의 팁을 받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 호텔에는 백소아라는 직원은 없습니다."“없다고? 그럴 리가!”이유희는 다소 당황했다.“내가 전에 왔을 때까지만 해도 그 여자가 뒷문에서 짐을 내리는 것을 봤
이유희는 사악한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에는 내가 너를 데리러 올 테니까 같이 저녁이라도 먹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내가 미리 예약할게.”“나 이미 남자친구 있어. " 구아람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하찮게 말했다. “네가 전남편이랑 있을 때도 개의치 않았던 나인데 네가 지금 남자친구가 있든 말든 나랑 뭔 상관이야?” 이유희는 여전히 파렴치했다. 그는 자신이 좋고 싫고만 고려했으며 종래로 이렇게 저지른 일이 누군가한테 피해가 될거라는건 고려하지를 않았다.“만약 남자친구가 무서운거면 그럼 우리 몰래 내 개인 별장에 가는건 어때? 우리 집 요리사들은 하나같이 미슐랭 셰프라서 내가 미리 일찍 준비해두라고 했어.”하지만 구아람은 여전히 불편했고, 한편 마음속으로는 아까 시킨 커피가 왜 아직도 오지 않는건지 원망스러웠다. 커피라도 오면 이유희한테 제대로 뿌릴 수 있는데.이때 이유희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그는 뜻밖에도 깜짝 놀랐다.“전화 좀 받고 올게. 잠시만 기다려.”뭐라는거야, 누가 널 기다려준대?그렇게 이유희는 잠시 떠났고 마침 커피도 올라왔다.구아람이 한 모금 마시기도 전에 갑자기 놈의 여자 친구가 거들먹거리며 그녀 앞으로 걸어왔다.사실 방금 그녀는 두 사람의 대화를 잘 듣지 못했다. 다만 이 여자가 바로 방금 놈이 식당 책임자에게 물어본 그 여 직원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하찮은 아르바이트 주제에 감히 내가 겨우 낚아 올린 다이아몬드 수저를 뺏아가? 내가 제대로 한 수 보여주겠어.“이봐, 내가 경고하는데 내 남자친구 엿볼 생각 하지도 마. 아니면 더이상 이 곳에서 일 못하게 할테니까.”여자 친구는 잔뜩 화난 채로 구아람을 노려보았다.그러자 구아람도 눈썹을 찌푸리며 갑자기 손으로 부채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 여자친구한테 뿜어나오는 코 찌르는 향수 냄새가 너무나도 싫었다. 이유희는 이런게 좋다는건가?“그럼 제가 당신이 말한 대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건데요?" 구아람은 담담하게 도발했다.“그럼 내가 너
심경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이유희는 자신이 데려온 그 여자가 틀림없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또 사고를 친거라 예상했다. “뒷마당에 불이 난거 같아. 어차피 오늘은 안될거 같은데 내일에나 보자고!”곧이어 이유희가 전화를 끊으려 하자 심경주의 무서운 목소리가 울렸다.“이유희, 너 어디야?”바로 이때, 또 어디선가 소름 끼치는 비명이 들려왔다.“KS WORLD 호텔이에요! 호텔 레스토랑이요!”이유희는 놀란 나머지 부랴부랴 식당으로 돌아왔다.문을 열자 그 안의 현장은 아주 끔찍했다. 그가 목격한 장면은, 전 형수가 자신의 여자 친구의 머리카락을 꽉 잡고는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여자 친구의 머리를 책상 위에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아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세상에나! 누가 보면 범인 체포라도 하는 줄 알겠어. 도리여 형수가 괴롭힘을 당할가봐 걱정됐던 이유희는 이제와보니 내심 안심됐다. 곧이어 아예 팔짱까지 끼고는 강 건너 불구경하였다.“내가 널 고소할 거야..... 너 더이상 성주에서는 못 살게 할 거야!"여자 친구는 얼굴이 탁자 위에 붙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물고 화를 냈다.“그럼 얼른 도망이라도 가봐. 도망 못 가면 곧 이 멍도 점차 나아지겠어. 그러면 내가 널 때렸다는 증명조차도 할 수가 없잖아.” 구아람은 내내 무표정이었다. 이유희의 여자 친구가 먼저 시비를 걸지만 않았더라도 구아람은 이렇게 굳이 손을 더럽히고 싶지가 않았다.한편 이유희가 돌아온 것을 확인한 여자 친구는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했다."유희야......나 좀 살려줘!”“그만해, 이 정도면 됐어......"이유희는 혼내기는 커녕 달래는 말투로 구아람을 말렸다. 그는 이런 일이 놀랍지도 않았다. 자신을 위해서 여자들이 싸우는 일은 흔히도 봐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백소아는 자신의 형제와도 같은 사람의 전처였기에 심경주의 체면을 남겨주고 싶었다.“이유희! 너 대체 그게 뭔 소리야? 이 여자가 날 때렸다고
”기다리지 마세요.”구아람은 단호하게 직접 거절하였다. "전 당신이랑 밥 먹고 싶지가 않아요.”그러자 이유희는 쯧쯧 소리를 냈다."왜 이렇게까지 무정한거야? 지난번에 ACE에서 내가 너를 도와서 김인후를 혼내 준거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나랑 밥 먹는다고 생각하면 안돼?”구아람은 조롱하며 웃었다.“내 기억대로라면 날 구해준건 심경주였어. 남의 공을 이렇게 낚아채는건 좀 별로네.”“이봐, 내가 대체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이러는거야? 나한테 기회를 줄 수는 없어?”이유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구윤이랑 친하면 다인줄 알아? 구윤이 널 여자 친구로 인정해주긴 한대? 걘 못해도 난 할 수 있다고.” “이유희, 사랑에는 순서가 있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염치는 있어야 돼.”단 한 마디로 그녀는 이유희에게 제대로 치욕을 안겨주었다. “나는 누구만큼 그렇게 고귀한 출신은 아니야. 하지만 나도 체면이란건 있어. 난 심경주랑 결혼할 때만큼은 진심으로 그 사람만을 사랑해왔. 하지만 지금 내 남자친구는 KS그룹 총재인 구윤이고, 그러면 내 마음속에는 이젠 그 남자밖에 안 보이는거야. 그러니까 너 더이상 말 조심해. 앞으로는 내 앞에 나타나지도 마.”구아람은 거친 말을 내뱉긴 했지만, 마음속에는 깊은 상처가 생겨버렸다.이유희조차도 그녀의 눈동자에서 울분과 속상함을 보아냈다. 구아람은 다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턱을 살짝 들어 다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그런데 갑자기 그녀는 걸음을 멈추더니 동공이 흔들렸다. “심경주?!" 이유희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왜 이렇게도 빨리 온거지, 헬기라도 타고 온거야?!한편 심경주는 아무 말 않고 꼿꼿하게 서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가뜩이나 에어컨을 틀어놔 싸늘했던 호텔은 더더욱 한기가 돌았다. 구아람도 놀라운 눈빛으로 심경주를 맞이했다.한때까지만 해도 구아람을 바라보던 심경주의 눈빛은 사랑으로 가득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에게 보이는 눈빛은 냉담하기 그지 없고, 전혀 웃음
”젠장! 심경주 너 미친거야?!”이유희는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구아람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가뜩이나 가냘픈 팔은 맥 없이 쓰러졌으며, 맑은 이마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심경주와 이유희는 둘 다 어쩔 바를 몰라했다. 심경주는 곧이어 구아람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놀란 나머지 뒤로 반걸음 비틀거렸다.“너 팔이 빠졌어! 내가 바로 병원으로 데려다줄게!”이유희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바로 구아람을 부축하려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차갑게 밀어냈다."필요 없어...내가 알아서 할게.”“네가 이걸 어떻게 해? 탈구됐다니까.”“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구아람은 단단히 화가 나서 눈을 힘껏 부릅떴다.이유희는 순간 어리둥절하여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심경주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전처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갑자기 자신은 여태 알지 못했던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을 본 것 같았다. 3년 동안 지내면서, 그는 여태 그녀가 웃는 모습만 보았고, 부드럽고 영리하게 아부까지 떠는 이미지로만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청부결혼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던 그는 그녀가 웃을수록 더욱 짜증났고, 나중에는 결국 혐오까지 하게 되었다.그런데 이젠 헤어지게 되었고, 그녀의 아름답던 웃는 얼굴은 더이상 그의 인생에서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다만 정작 그녀가 이렇게 이를 갈고 예민하게 굴자, 심경주는 도리여 솔직한 그녀의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심경주, 너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마......”구아람은 호되게 숨을 내쉬며 눈시울을 붉혔다."나는 여기 일하러 와서 한 번도 너의 체면을 깎아내리려고 생각한 적 없어. 난 그저 너한테 버림 받고 내가 살아갈 길을 찾으러 온 것 뿐이야. 나는 아직까지도 왜 네가 갑자기 3년간의 결혼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하지만 나도 힘들게 새 출발을 하려는데 너가 자꾸만 이렇게 방해를 하잖아. 설마 아직도 날 놓지 못하는 거야? 아니... 사실 너가 이럴 사람이 아니지. 너는 단지 네 눈 앞에 내가 없으
윤진수가 잡혔다는 소식은 오늘 밤 전국에 큰 충격을 주었다. 윤민주가 실검에서 사라지려는 방법은 자신보다 더 충격적인 인물이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하지만 윤씨 그룹보다 더 비참한 건 없었다. 윤씨 가문 남매의 죄악이 폭로된 건 이미 윤씨 그룹을 완전히 절정으로 몰아넣었다. 체포된 것도 모자라 윤진수는 신체 부위까지 노출하여 사람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윤씨 가문 조상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무덤에서 뛰쳐나올 것이다. 뉴스를 본 윤정용은 심장 박동이 멈출 것 같았고 얼굴이 창백해지며 뒤로 넘어졌다.“아버지!”윤성우 앞으로 달려가 윤정용을 부축하고 싶었지만 유성이 더 가까이 있어 기회를 뺏겼다.“아버지, 앉아서 숨을 크게 쉬세요.”유성은 윤종용을 소파에 앉도록 도와주며 불안한 눈빛으로 윤성우를 바라보았다.“형, 뭐 하고 있어? 빨리 가서 의사 선생님을 불러!”윤성우는 얼굴이 분노로 빨갛게 부어올랐다. 당장 달려들어 유성의 혀를 뽑아내고 싶었다.“유성이 너.”“형, 나한테 항상 의견이 있다는 거 알아. 지금까지 난 형과 직접적으로 맞서는 것을 피했고, 형을 건드리지 않았어.”“하지만 지금 집안이 이렇게 됐고, 아버지도 몸이 좋지 않아. 지금 아버지의 건강만 걱정될 뿐이야. 형이랑 싸우기 싫어!”유성는 조급하게 말했지만 윤성우를 노리고 있는 어두운 눈빛에 억압적인 힘이 가득했다. 윤유성은 화가 나서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윤정용이 소리를 질렀다.“윤성우. 이 쓸모없는 놈. 당장 꺼져. 꺼져!”공기가 얼어붙는 것 같았고 극도의 억압감이 느껴졌다. 윤성우는 이를 악물었다. 휘몰아치는 분노에 안색이 어두워지며 관자놀이가 심하게 욱신거렸다. 하지만 지금 유성은 윤정용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억지로 건들이면 좋은 점이 없다. 그래서 그저 화를 참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아버지, 형한테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유성은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윤정용의 감정을 자극했다.“생각해 보세요. 형은 지금까지 그룹을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진수 형과 민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혔고 안색이 먹물을 짜낼 정도로 어두워졌다. 어렸을 때부터 윤씨 그룹의 후계자로 키워졌다. 오랜 세월 동안 권력을 잡고 있었고 이렇게 어리석은 패배를 당하거나 억울함을 겪은 적이 없었다.‘윤유성, 너 정말!’“유성아, 이미 생각이 있으면, 언제 실행할 예정이야?”윤정용은 마음이 급했다.“아버지, 제가 도와드릴 수 있지만, 제가 어떤 자격으로 나서야 해요?”유성은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제가 그룹에 지분이 하나도 없어요. 그건 괜찮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직책도 없다는 거예요. 제가 S 국 임원을 만나러 가면 어떻게 자기소개를 해야 해요? 윤씨 가문 넷째 도련님이라고 해야 해요?”“이건 간단해!”윤정용은 큰 손으로 유성의 어깨를 잡았다.“내일 공식적으로 문서를 발행할게. 네가 그룹의 전무 이사로 임명하여 고위급 의사 결정 회의에 참석할 거야. 네가 S 국의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해 준다면, 민주의 지분 전부를 너에게 양도하고 5% 더 줄게!”윤성우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마치 벼락을 맞은 듯했다. 하지만 지금 유성은 윤정용의 약점을 정확히 잡았다. 유성이 그룹을 도와 곤경에서 벗어나게 한다면 윤정용은 모든 것을 들어줄 것이다. 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따뜻하게 웃었다.“승진하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아버지.”말이 마치자 윤정용의 비서가 부랴부랴 달려오며 소리를 질렀다.“윤 회장님, 큰일 났어요. 진수, 진수 도련님이 경찰에 잡혀갔어요!”“뭐?”윤정용과 윤성우는 깜짝 놀랐다. 두 사람 뒤에 서 있던 유성만 비아냥거리듯 입꼬리를 올렸다....윤진수는 체포 당시에도 젊은 모델들과 파티를 했다. 술과 마약을 하여 정신이 흥분한 상태였다. 심지어 경찰을 때리며 자신이 황제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윤진수는 경찰관 폭행죄가 추가되었다. 윤민주와 마찬가지로 미친 사람 같았다. 윤진수가 체포되었을 때 삼각 속옷만 입고 있었다. 경찰은 전혀 봐주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윤씨 가문에서 데리고 나갔다.
하지만 윤성우는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윤정용에게 병원으로 불렸다. VIP 병동에서 윤정용은 그룹의 자산이 불과 며칠 만에 4000억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화가 난 윤정용은 병실의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폭풍이 윤씨 그룹이 S 국에서 시작하려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어 중단이 되었다. S 국 각 부서는 그룹의 계정과 자격을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 이는 가장 큰 타격이었다.“아버지, 진정하세요. 화내는 건 건강에 안 좋아요.”윤성우의 머리가 기름지고 면도도 하지 않아 얼굴이 너무 초췌해 보였다. 화가 나서 목소리까지 쉬었다.“돈을 잃으면 벌 수 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우리 윤씨 그룹에 영향을 줄 거예요.”“돈을 잃으면 벌 수 있다고? 참 쉽게 얘기하네!”윤정용은 엉망으로 된 방에 서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6000억이야. 해외에서 중단된 프로젝트와 함께 거의 1조 넘어 손해를 보았어. 말해봐, 네 능력으로 언제 다 벌어올 거야?”윤성우의 안색이 굳어지며 말문이 막혔다.“아버지, 진정하세요.”또렷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윤유성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유성이 우아하게 병동으로 들어섰다. 절묘하게 아름답고 다소 예쁜 얼굴에는 조금의 걱정도 보이지 않았으며 여전히 담담하게 웃었다.“S 국의 프로젝트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모든 것을 원활하게 할 방법이 있어요.”“유성아, 네가 방법이 있어?”윤정용은 깜짝 놀랐다. 윤성우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지만 눈빛은 사납게 유성을 노려보며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이 빌어먹을 자식이! 고대였으면 황제 곁에 있는 쓸모없는 개야!’“아버지, 제가 그동안 해외에 쭉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인맥도 꽤 많이 쌓았어요.”유성은 윤정용의 곁에 다가가 다정하게 손을 들고 등을 토닥였다.“잊으셨어요? 제가 S 국에서 15년 동안 살았어요. 여러 인맥을 통해 우리 프로젝트를 시작
경주의 눈빛이 흔들리며 짜릿한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경주의 따뜻한 손바닥이 아람의 목뒤를 살짝 누르며 뜨거운 키스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 노점 주인인 할머니는 돌아서서 설거지를 했다. 이런 장면을 너무 잘 이해했다.그리고 이 달콤한 키스는 무자비하게 유성의 눈과 심장을 찔렀고 오장육부를 꿰뚫었다. 마치 피가 담긴 날카로운 칼이 유성의 가슴을 잔인하게 찌르고 있고 피가 비참하게 흐르는 것 같았다. 물론 우 비서도 그 장면을 보았고 답답함에 한숨을 쉬었다. 이 세상에서 모든 것이 노력과 수작으로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유독 감정은 제외이다. 유성은 아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피눈물을 흘리지만 아람은 여전히 경주에게 다가갔다. ‘정말 구아람이 더 아깝네!’아람은 천천히 경주의 뜨거운 입술을 떠나며 눈시울을 붉히며 울컥했다.“경주야, 고생했어. 다행히 모든 게 지나갔어. 앞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건 좋은 날일 뿐이야.”“네가 내 곁에 있어서 매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인 것 같아.”경주는 사랑하는 아람을 품에 꼭 앉았다. 눈에는 남은 삶 동안 좋은 삶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다. 경주는 로맨틱을 잘 모르고 낭만적인 말을 잘 못한다. 하지만 아람을 위해 기꺼이 처음부터 조금씩 배워나갔다. 아람은 경주의 품에 앉아 경주의 강력한 심장 박동을 듣고 있었다. 눈물이 고여 저도 모르게 코를 벌름거렸다.“아람아, 울어?”경주는 깜짝 놀랐다.“다 네 탓이야.”아람은 코끝을 경주의 가슴에 대고 비비며 중얼거렸다. 경주도 순간 코가 찡해나 눈을 내리깔고 물었다.“왜, 나 때문에 가슴이 아파?”아람은 부끄러워 말을 하지 못했지만 눈에 반짝이는 눈물이 대신 대답했다.“바보야, 왜 울어. 네 남자는 강한 남자고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아. 오히려 역경을 직면하는 것이 좋아. 그게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경주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미안하고 죄책감에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이 통하여 흐뭇하고 기쁜 감정도 있었다.“아람아, 그거 알아? 어렸을
그건 바로 아람과 경주였다. 명문가 출신으로 항상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억만장자 사장 경주가 자세를 낮추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포장마차에서 밥을 먹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평소 탄수화물만 먹던 경주가 야식을 정신없이 먹고 있다. 아람이 경주에게 양꼬치를 먹여주며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있다. 누가 봐도 허황하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것이다.“맛있어?”아람은 꽃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냅킨을 들고 경주의 입술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경주는 입을 닦자마자 참지 못하고 아람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를 한다.“맛있어. 너랑 뭘 먹든 다 맛있어.”키스 소리가 매우 커서 아람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라면을 만들고 있는 할머니마저 그 모습을 보자 흐뭇하게 웃었다. 선남선녀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쳇, 내 체면을 봐서 맛있다고 하는 것 같아.”아람은 삐진 척하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싫다면 말해. 네가 나한테 잘 보이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하는 게 싫어. 다음부터 너랑 안 올 거야.”경주의 깃털 같은 속눈썹이 떨리더니 긴 팔로 아람을 가로질러 식탁 맨 왼쪽에서 조미료 병 두 개를 가져왔다. 하나는 후추고 하나는 식초였다. 그리고 아람의 라면에 정성껏 넣고 다시 비벼주며 다정하게 재촉했다.“빨리 먹어봐.”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젓가락을 들고 면을 먹고 숟가락으로 국물까지 마셨다. 순간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경주를 바라보았다. 하얗고 작은 손이 허공에서 휘날렸다.“우와, 맛있어. 너무 맛있어. 간단한 조미료만 넣었을 뿐인데 맛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갔어. 너 왜 이렇게 재능이 있어?”경주는 깊이 바라보며 소년처럼 웃었다.“아람아, 내가 널 맞춰주기 위해서 맛있다고 한다고 생각하면, 네 생각이 틀렸어. 내가 신씨 가문에 가기 전에 이런 포장마차들은 나와 엄마한테 고급 레스토랑과 마찬가지였어.”아람은 순간 가슴이 찡하고 숨이 턱턱 막혔다. 오정숙한테서 경주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에 대해
우 비서는 떠보듯이 물었다.“윤 사장님, 그 미친 여자가 협력할 의향이 있어요?”“내가 나서는데, 어떻게 안 될 수가 있겠어?”유성은 거만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눈엣가시를 하나 더 제거한 것을 미리 축하드려요!”우 비서는 아첨하며 웃었다.“윤진수가 무너지면, 윤성우도 곧 무너질 거예요. 그때 늙은이가 쓸사람이 없으면 사장님께 희망을 걸 수밖에 없어요. 그럼 윤씨 가문 전체가 사장님의 손에 들어올 거예요.”“그러길 바라네.”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들어 어두컴컴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회장님은 나에게 새 생명을 준 은인이야. 난 그저 희망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라.”“참, 사장님. 방금 소식을 받았는데, 헬기가 이미 준비되었다고 해요.”“조금 오래 걸렸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네.”유성은 손끝으로 금테 안경을 부드럽게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라이언에게 연락해서 알려줘.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언제든 라이언과 형제들을 보낼 준비가 되었다고.”...유성의 리무진은 천세당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유성은 앞으로 일어날 일련의 큰 사건들과, 웅장하고 위압적인 미래를 생각하자 은근한 흥분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모든 것이 유성의 통제하에 있다. ‘오직 아람만이 없네.’이 생각을 하자 유성은 주먹을 불끈 쥐고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씨 가문을 감시하라고 했잖아. 최근에 무슨 소식이 있어?”우 비서는 이마를 치며 급히 보고했다.“우리의 사람한테서 소식을 받았는데, 구아람 씨가 구씨 가문에서 가출한 것 같아요. 지금 구 회장님께서 사람을 동원하여 구아람 씨를 찾기 위해 주변을 수색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구아람 씨를 찾지 못했어요!”“뭐? 아람이 가출했어?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유성은 눈을 부릅뜨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사, 사장님, 진정하세요. 구씨 가문의 비밀 조치는 항상 극도로 엄격해요. 우리 사람들은 밤낮으로 잠도 자지 않고 지켜봐서 얻은 소식이에요!”우 비서는 가
윤민주의 표정이 점점 끔찍해지며 유성의 정교하고 악독한 얼굴을 노려보았다.“도와줘, 하하, 저들도 짐승인데, 윤유성 넌 다를 것 같아? 그래, 넌 달라. 넌 악독한 뱀이야. 아빠와 오빠들보다 더 독해!”유성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대신 미소를 지었다.“난 신사로 간주될 수는 없어. 하지만 짐승도 정이 있어. 가족한테는 잔인하게 손을 댈 수 없어. 그래서 누나를 도와주고 싶어.”“게다가 지금 나 말고 누가 누나를 생각해 주고 있어? 빛도 보지 못하는 캄캄한 감옥에 갔는데, 아직도 누나가 윤씨 가문 사람인 것 같아?”윤민주가 유성의 도움에 저항하는 것을 보자 유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누나, 잘 생각해 봐. 누나와 매형이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된 건 누구 탓일까?”윤민주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복수하고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 탓이야!”유성의 창백한 입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네가 건드린 건 구만복의 친딸이야. 어르신께서 널 죽이지 않은 것도 두 가문의 몇십 년의 정을 봐서 그런 거야.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윤진수 때문에 일어난 거잖아?”“윤진수.”윤민주의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그동안 구씨 가문만 생각하느라 윤진수를 잊을 뻔했다.“모두 윤진수의 사주를 받아서 구씨 가문에게 보복을 당한 거잖아. 처음부터 쓰레기 짓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나서지 않았더라면 누나와 매형은 고귀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을 거야.”“이제 윤진수가 모든 것을 망쳤어. 기자회견부터 누나가 감옥에 들어갈 때까지 윤진수가 누나 대신 나선 적이 있어? 그저 범죄를 누나한테 뒤집어씌워 책임을 떠넘겼잖아.”“윤진수는 윤씨 가문의 보호를 받아 무사하게 도련님 생활을 누리고 있어. 이 억울함을 참을 수 있어? 나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아, 누나.”유성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흔들렸다. 윤민주는 조용해졌다. 이미 생각에 잠긴 것 같았지만 원망스러울수록 눈시울이 붉어졌다.“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아람은 경주의 튼튼한 팔에 팔짱을 끼고 자신 있게 말했다.“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자취를 감추면 윤유성은 분명 참지 못하고 온갖 방법을 생각해서 윤진수를 상대할 거야.”...다음 날 주식 시장이 개장했다. 윤씨 그룹 주가는 폭락했다. 마치 성주 사람들에게 큰 빛을 주던 주식이 초롱초롱하게 빛이 났다. 보는 사람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윤민주와 주성택의 일이 점점 커져 윤씨 그룹의 명성도 떨어지며 그룹 전체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셋째 날에도 윤정용은 여전히 아파서 입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장님인 윤성우도 검찰에 소환되었다. 넷째 날, 구만복이 회의에 참석했을 때 기자의 취재에 막혔다. 윤씨 그룹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구 선생, 윤 사장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윤씨 가문에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구만복의 안색이 차가워지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저와 윤 회장님은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에요. 다른 기자들의 말에 오도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제 생각을 물으면 실수는 인정하고 바로 서기 위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네요. 윤씨 그룹이 이번 교훈을 통해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요.”병원에 입원 중이던 윤정용이 구만복의 인터뷰를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의자를 들어 TV를 부숴버렸다....하루하루가 지나고 경주와 아람은 더 이상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역시 아람의 예상과 같았다. 담담하던 유성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원래 이 기회에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려 했다. 하지만 폭풍이 곧 지나갈 것 같았고, 더 이상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오늘 밤 우 비서와 함께 구치소에 와서 윤민주를 만났다. 한때 고귀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던 명문가 집안 아가씨가 감옥에 들어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미 엉망진창으로 되어 귀신 같았다.그뿐만 아니라 얼굴도 멍이 들었다. 여성 죄수들도 성매매를 강요하는 악행을 참을
“윤정용이 지금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건 진짜 아픈 게 아닐 수도 있어. 그냥 위험을 잠시 피하러 갔을 수도 있어.”경주는 깊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검찰이 수사 절차를 시작하면 윤정용을 반드시 소환할 거야. 그럼 아프다는 핑계로 수사를 거부할 수 있어.”“젠장, 이 늙은이가 참 교활하네!”유희는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유희 오빠, 성매매가 뭐야?”효정은 순진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물었다. 정말 포인트를 잘 잡는 것 같았다. 순간 경주, 아람, 유희 모두 그 질문에 침묵이 흘렀다. 유희는 어색하여 가볍게 기침을 하며 효정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켁, 이제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내가 천천히 말해줄게.”뉴스가 끝났다. 짧지 않은 시간을 차지했던 윤씨 가문의 문제는 화려하게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그들의 마음을 만족해 주었다.“정말 나쁜 사람들이야. 어떻게 감히 여자들에게 그런 짓을 강요할 수 있어!”뉴스를 다 본 효정은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경찰 아저씨들은 무조건 저 사람들을 다 체포해야 해.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되찾아야 해!”“이미 잡혔어. 자기야, 걱정 마.”유희는 숨을 내쉬며 효정의 허리를 꼭 안았다. 거실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비록 윤민주가 잡혔지만 아린을 괴롭히고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윤진수는 여전히 당당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독뱀 같은 유성도 마음 끝에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그래서 현재 윤씨 가문에게 복수를 하는 일은 그저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경주는 아람의 심각한 표정을 알아채고 아람의 긴장된 어깨를 감싸안았다. 큰 손으로 둥근 어깨를 문지르며 다정하게 위로했다.“아람아, 넌 충분히 잘했어. 윤씨 그룹은 4대 가문 중 하나야. 세력이 엄청 커. 하룻밤 사이에 뿌리를 뽑아버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야. 윤진수의 일은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해 줄게.”“아니, 누구도 움직일 필요가 없어.”아람의 눈에는 차가운 눈빛이 반짝이며 교활하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