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심경주 너 미친거야?!”이유희는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구아람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가뜩이나 가냘픈 팔은 맥 없이 쓰러졌으며, 맑은 이마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심경주와 이유희는 둘 다 어쩔 바를 몰라했다. 심경주는 곧이어 구아람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놀란 나머지 뒤로 반걸음 비틀거렸다.“너 팔이 빠졌어! 내가 바로 병원으로 데려다줄게!”이유희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바로 구아람을 부축하려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차갑게 밀어냈다."필요 없어...내가 알아서 할게.”“네가 이걸 어떻게 해? 탈구됐다니까.”“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구아람은 단단히 화가 나서 눈을 힘껏 부릅떴다.이유희는 순간 어리둥절하여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심경주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전처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갑자기 자신은 여태 알지 못했던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을 본 것 같았다. 3년 동안 지내면서, 그는 여태 그녀가 웃는 모습만 보았고, 부드럽고 영리하게 아부까지 떠는 이미지로만 알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청부결혼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던 그는 그녀가 웃을수록 더욱 짜증났고, 나중에는 결국 혐오까지 하게 되었다.그런데 이젠 헤어지게 되었고, 그녀의 아름답던 웃는 얼굴은 더이상 그의 인생에서 볼 수가 없게 되었다. 다만 정작 그녀가 이렇게 이를 갈고 예민하게 굴자, 심경주는 도리여 솔직한 그녀의 모습에 흥미를 느꼈다.“심경주, 너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마......”구아람은 호되게 숨을 내쉬며 눈시울을 붉혔다."나는 여기 일하러 와서 한 번도 너의 체면을 깎아내리려고 생각한 적 없어. 난 그저 너한테 버림 받고 내가 살아갈 길을 찾으러 온 것 뿐이야. 나는 아직까지도 왜 네가 갑자기 3년간의 결혼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 하지만 나도 힘들게 새 출발을 하려는데 너가 자꾸만 이렇게 방해를 하잖아. 설마 아직도 날 놓지 못하는 거야? 아니... 사실 너가 이럴 사람이 아니지. 너는 단지 네 눈 앞에 내가 없으
“그러니까! 이혼까지 했는데 밀고 당기는 게 무슨 꼴이야? 소아 씨, 아무래도 내가 안아줄게요.”“꺼져!”“꺼져!”앞에 있던 두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다만 한 사람은 눈시울을 붉혔고 다른 한 사람은 얼굴을 붉혔을 뿐이다.이유희: ‘어머? 제법 부부티가 나네.’ 병원.구아람은 진료실로 보내졌고 신경주와 이유희가 복도에서 기다렸다.“경주, 당신은 정말 독이 있구나. 그녀의 그 작은 팔이 어떻게 네가 그렇게 잡아당기는 것을 견딜 수 있겠니. 그러다 팔이 빠지겠어!”이유희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저으며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거기서 일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니?”신경주는 깊은 눈망울로 그를 차갑게 쳐다보았고 눈가에는 노기가 어려 있었다.“나는 여기에 밥 먹으러 왔다가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야. 내가 왔을 때 전 형수님은 뒷문에서 막일을 하고 있었어. 예전에 재벌가 부인이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었어.”이유희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다소 탄복하는 말투로 말했다.“교만하거나 조급해하지도 않고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아는 그녀는 내가 본 가장 특이한 여자야.”신경주는 손에 깍지를 끼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그건 네가 식견이 짧아서야.”“그래도 진주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보다 낫지.”이유희는 맞받이를 치며 상처를 주었다.신경주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은 누가 꼬집은 듯 아파 났다.“솔직히 난 항상 네가 전 형수와 재결합하리라 생각해.”“그럴 리가 없어.”신경주는 쉰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넌 뻔히 그녀를 염두에 두고 있잖아. 그렇지 않으면 엉덩이에 불을 붙인 것처럼 바삐 달려와서 뭐 하니? 부른다고 바로 달려오는 싸구려 꼴 좀 봐. 전 형수님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데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이유희는 벽에 기대어 두 팔을 가슴에 안고는 고개를 저었다.“친구야, 넌 첫사랑을 위해 조강지처를 버려도 되지만 왜 그녀가 재혼한다니 성질을 부리니? 설마 너도 해문의 구
신경주는 최고의 사관학교를 다녔고 3년간 군대에서 생활하였기에 비록 지금 장사를 하고 있지만 양복을 입은 몸매는 여전히 건장했다.그래서 구진이 한 방을 날렸지만 그저 입가에 멍이 들었을 뿐 몸은 여전히 우뚝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세상에, 연적!”이유희는 대놓고 욕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몰래 욕했다. 내연자가 너무 설쳐서는 안 된다고 백소아가 자신을 풍자하던 말이 떠올랐다. 구진은 화가 나서 또 신경주에게 주먹을 날렸지만 신경주는 예민하게 몸을 돌려 피했다.“신경주! 소아에게서 떨어지라고 내가 경고했지!”구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시울을 붉혔다.“소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 반드시 너를 갈기갈기 찢어 버릴 거야! 너희 신 씨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구 사장님, 너무 과장이세요. 그저 탈골되었을 뿐…….”전 남편과 현 애인이 일촉즉발 할까 봐 이유희는 얼른 달려들어 싸움을 말렸다.“허, 그! 저! 탈! 골?!”구진이 입꼬리를 잡아당기자 맑은 눈망울에서 하늘을 찌를 듯한 흉악한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너희 둘! 하나는 여자를 노리개로 알고 다른 하나는 장식품으로 여기는데 어떻게 나의 심정을 알겠어? 백소아는 내가 가장 사랑하고 평생을 바쳐 지키는 여자야! 너희들은 더러운 마음 집어치우고 그녀에게서 꺼져!”구진은 거짓이 없이 진심을 담아 말했다.구진으로 말하자면 구아람이 첫 순위 이기에 와이프도 그 뒤로 줄을 서야 했다.이 고백은 직설적이고 애틋하여 신경주의 눈동자를 흔들리게 했다. 신경주는 아직 이토록 여자에게 사랑을 표현해 본 적이 없었다. 그를 떠난 백소아는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빛을 감추지 못했다. 구윤, 이유희, 그들은 모두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다.신경주는 이런 씁쓸한 심경을 형용할 수 없다.마치 희귀한 보물이 곁에 있을 때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다가 버리고 나서야 사람마다 자기의 보물을 차지하려고 하니 마음이 내키지 않아 하는 바보인 것 같다.“신경주! 기다려! 나는 반드시 너를 고소할 거야!”구진은 신경주의
화가 난 구진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지만 동생이 노려보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뭐? 내가 가서 대신 혼내줄게.”씩씩거리는 임수해를 구아람이 불러세웠다.“됐어, 너 걔한테 안돼, 그 사람 위해 부대 육군 출신이야, 왜 가서 엄청 맞고 오게? 그리고 그 사람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그렇게 때리면 사람 아픈 줄 몰라서 그런 거일 거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참.”“큰 아가씨, 아가씨 말을 들어보면 두 분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 같은데요?”구아람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임수해는 아직 구아람과 신경주가 무슨 사이인지 모르고 있었다. 일부러 숨긴 것이 아니라 설명하기 귀찮아서였다.임수해는 다시는 신경주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지 않았다.…….별장에 들어서자 구진이 입으로 신경주를 욕하며 구아람에게 줄 커피를 타고 있었다.“둘째 오빠, 미안해.”구아람이 머쓱해하며 말했다.“나한테 사과하는 거야?”구진이 흠칫 놀라며 동생의 이마에 손을 갖다 대였다.“어디 아파? 무슨 소리 하는 거야?”“아니, 비밀 지키기 위해 오빠 불러들인 거 말이야, 큰오빠 Y국 가는 바람에 어쩔 수가 없었어, 내가 오빠 이용한다고 생각할까봐…….”구아람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바보야, 무슨 생각 하는 거야.”코가 찡해 난 구준은 구아람을 끌어안았다.“엄마가 널 잘 보호하라고 우릴 먼저 낳은 거야, 네가 다시 시집가면 우리 넷이 너의 혼수가 될 거야.”구준은 마지막에 한 말이 마음에 걸렸는지 다시 정정했다.“네가 평생 결혼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린 너의 영원한 버팀목이 되여줄 거야.”구아람은 피씩 웃었다.‘혼수? 그냥 수녀가 되는 게 낫겠어, 아멘.’구아람이 다쳤다는 소식에 신경주는 온 정신이 구아람한테 쏠려있었다.신경주의 어두운 표정에 다들 선뜻 묻지 못했다. 심지어 숨도 소리 내어 쉴 수가 없었다.도련님이 사생아로 이 자리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신씨 그룹에서 신경주의 말을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늘 몸이 허약했던 큰 도련님은 장기간 R국에서
재봉소에서.신경주의 거대한 몸집이 재봉소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옷을 다림질하고 있던 재봉사가 눈앞에 나타난 남자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어머, 이게 누구야.”“사장님, 돈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저 좀 도와주세요.”신경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낡은 나무상자 하나를 재봉사한테 건넸다.“어머, 이게 어떻게 된 거에요? 멀쩡한 옷이 왜 이렇게 된거 에요?”갈기갈기 찢긴 옷을 본 재봉사는 마음이 아파났다.“다 제 잘못이에요.”신경주가 말했다.“그 애가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옷인데, 내가 곁에서 쭉 지켜봐서 마치 내가 만든 옷 같아요.”재봉사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이 아까운 걸 어떡해, 얼마나 정성 들여 만든 옷인데…….”“어떻게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신경주가 물었다.“이걸 뭘 어떻게 수습해? 힘들 거야.”신경주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노력해 볼게, 찢긴 곳을 기워매는것 정도는 할 수 있어.”…….관해별장에 들어선 신경주는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둘째 오빠!”진주의 큰 딸과 셋째 아가씨 신효린이 다급하게 걸어왔다.“할아버지 오셨어, 서재에서 아버지랑 크게 다투고 계셔, 오빠가 올라가서 말려봐.”“왜 다투시는 건데?”신경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신경주의 눈에 보이는 신광구는 효자였다. 다른 사람들 눈에도 늘 그렇게 비쳤다.고혈압으로 앓고 계신 할아버지 싸울 이유는 딱 하나였다. 그건 바로 신경주의 계모 진주였다.“은주 동생이랑 우리 신씨 집안 각별한 사이기도 한데 김씨 집안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아버지가 나서서 도와주셔야 하지 않겠어?”신효린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할아버지가 아버지가 김씨 집안 돕는 걸 허락하지 않으셔, 할아버지 정말 노망 나신 거 아니야? 김씨 집안을 도우는건 우리 집안 돕는 거나 마찬가지지 않니? 둘째 오빠가 은주 동생이랑 결혼할 사이인데 할아버지가 이렇게 나오시면 우리 체면은 어떡해?”신경주가 서재로 올라갔다.…….탕!휄체어에 앉은 신남준이 테이블에 있는
“제 동생은 그저 본분을 지키며 장사하는 사람이에요……. 이번에 뜻하지 않는 일로 억울함을 당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은주도 경주랑 곧 있으면 결혼할 텐데 일이 이렇게 커져서…….”“본분이라고? 너 나 엿먹이려고 그러는 거지?”신남준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진주의 표정이 삽시에 굳었다.“내가 늙었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착각하지 마, 김씨 집안은 자업자득이야. 너 신경주로 날 억누를 생각하지 마, 신경주가 김은주랑 결혼하게 되면 난 신경주도 앞으로 안 봐. 너희 집안끼리 행복하게 살아, 내가 죽더라도 날 보러 오지 마.”“아버지!”신광구가 한숨을 내쉬었다.진주는 눈물을 닦는척했지만 눈빛만은 사나웠다,‘당신한테 20년 박대를 당했으면 나도 이젠 그만할 때 됐어, 늙은이 나가서 누구도 모르게 죽어버리는 게 좋을 거야.’“할아버지!”신경주가 달려 들어와 신남준을 부추켰지만, 어르신이 신경주의 손을 내쳤다.“너도 연기할 필요 없어, 너도 네 아버지처럼 여우한테 홀려서는.”“전 김씨 집안을 돕지 않을 거에요.”신경주가 평온하게 말했다.신남준의 눈이 반짝였다.“그 말 진심이니?”“네, 김씨 그룹에 확실히 문제가 존재해요, 전 돕지 않을 겁니다.”“그럼 김씨 집안 딸…….”“은주와는 상관 없는 일입니다, 결혼식은 그대로 올릴 겁니다.”“아이고, 그래, 네가 너의 아버지보단 낫다.”신남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신남준은 신경주가 백소아 같은 좋은 여자애를 놔두고 여우짓이나 하는 여자애랑 결혼을 고집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진 이모.”신경주가 진주를 보며 말했다.“김 사모님은 이모 친 동생이시죠, 돕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신씨 그룹을 위협하지 않는 전제하에서 진행되어야 할 겁니다. 안 그럼 이모님이 주장하신 신씨 그룹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는 말과 어긋나게 되지 않겠습니까?”신경주의 말에 진주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잡종 주제에, 어릴 적에는 아무 소리도 못하더니, 커서는 따박따박 대들기나 하고.’“아버지, 김
결국 신광구가 어르신 앞에서 다시는 김씨 집안 일에 끼어 들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나서야 이번 일은 마무리되었다.신씨 부부는 울상이 되어 집을 떠났다. 어르신은 아직도 얼굴에 분노가 어려있었다.“집이 망하게 생겼어, 신씨 집안 남자들 김씨 집안 여자들한테 혼이 빠져서는.”신경주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우며 생각에 잠겼다.‘구윤을 대신해 다른 사람이 Y국에 가서 회의에 참석한 걸까? 아버지가 사람 착갈할 리가 없는데, 예전에 만나본 적 있는 사이인 듯 얼굴 착각할리가 없잖아, 아버지가 치매가 아닌 이상.’신경주는 바닥에 떨어진 부채를 주우며 말했다.“할아버지, 이거 할아버지 물건이에요?”“응? 어머 내 정신 좀 봐, 그거 나 줘.”신남준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이건 소아가 날 위해 만든 부채야, 뒷면에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새겨줬어, 백소아의 작품이야.”‘소아가 서예를 한다고? 심지어 그림까지?’신경주는 혼이 빠져나간 듯 멍해 있었다.그 여인은 늘 규칙대로 사는 사람이었는지라 도통 재미가 없었다.피아노와 춤 그리고 노래까지 못하는것이 없는 김은주에 비해 백소아는 빛날 것이 없는 여자였다. 순하고 예쁜 얼굴 외에는 아무런 특기가 없었다.하지만 신경주를 떠난 뒤로 보석마냥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백소아 나보다 구윤이 그런 자신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백소아는 신경주를 사랑하기보단 안해로써의 직책을 다하는 듯싶었다.‘그럼 그 여자는 구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가?’“예전에 소아가 주말마다 나 보러 왔었어, 나랑 산책하러 나가기도 하고 서재에서 책을 보기도 하고 서예를 하기도 했디. 그 애 서법이 남달랐어, 서예에서 볼 수 있었다시피 소아는 평범한 집안 여자애가 아니었어, 귀족 집안에서 자라난 아가씨였지.”신남준이 입을 삐쭉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마음에 들어 하는 김씨 집안 여자보다 얼마나 더 훌륭한 애인지 몰라, 네가 눈이 멀어서는 원…….”신경주는 자기도 모르게 부채를 펼쳤다.아름다운 필체가 시야에
“맞다, 아람이가 책임지고 있는 성주 프로젝트는 어떻게 됐어? 아람이가 김씨 집안 재물 길을 끊어놓았다며? 난 걔가 다른 사람의 원한을 살가봐 두려워. 너희 둘이 아람이 곁에서 아람이 지켜봐야 한다, 알겠어?”구만복이 신신당부했다.“걱정하지 마세요.”“우리 동생 괴롭히는 놈은 우리가 가만두지 않을 거에요.”“그래.”구만봉이 와인을 음미하며 말했다.저녁식사가 끝나자, 구만복과 구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구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큰 형이 핸드폰을 두고간 걸 발견했다.그와 동시에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 화면에 신경주라고 씌어있었다.구진은 개구쟁이마냥 주위를 살펴보더니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세요? 신 대표님.”“저 백소아를 찾고 싶은데요.”신경주의 말에 구진은 화가 났다.“신경주 너 제정신이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소아를 찾는 건데?”신경주가 가만히 있다가 물었다.“당신 구진인 거야?”구진은 신경주가 눈치 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신 대표님 술 드셨으면 제가 약혼녀한테 연락해 드릴게요, 전 신 대표님이랑 노닥거릴 시간 없어요.”“구진, 당신이 백소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떳떳한 수법으로 날 상대해, 뒤에서 무언가를 꾸미지 말고.”신경주가 쏘아붙였다.“신경주, 너무 오만한 거 아니야?”구진이 이를 갈며 말했다.“누가 먼저 비열한 수단으로 우릴 상대했는데? 당신 약혼녀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집어치워.”전화 건너편에서 신경주는 주먹을 쥐고 씩씩거리고 있었다.수많은 회의 장소에서 훌륭한 언변으로 사람들의 칭찬을 받아왔던 신경주였지만 검찰관 구진 앞에서는 당해낼 수가 없었다.“당신이 지금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고 해도 난 소아 괴롭힌 놈들 용서하지 않을 거야, 모두 대가를 치르게 해줄 거야.”말을 마친 구진이 전화를 끊었다.신경주는 서재에서 꺼진 핸드폰 스크린을 바라보며 분노에 겨워 있었다.“신 대표님.”서재로 들어온 한무가 신 대표의 표정을 보고 멈칫했다.“말해.”“대표님 분부대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