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래?”김은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물었다.그녀는 마치 드라마의 여주처럼 울었다. 이건 모두 진주가 가르쳐 준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남자의 마음이 약해진다고 했었다.“그러니까, 왜 그러는 거야?”순간, 맑은 목소리가 위층에서 들려왔다.사람들이 고개를 들어보니 구아람이 캐리어를 들고 침착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울음을 터뜨린 김은주에 비해 구씨 가문의 아씨는 더 대범하고 예뻐 보였다.김은주는 신경주를 꼭 껴안고 차가운 눈빛으로 구아람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은 마치 주말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신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김은주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녀를 밀쳐내려고 했다.그러나 구아람의 눈에는 알콩달콩 해 보였다.‘허, 어쩐지, 신경주가 꼭 집에 와서 물건을 가져가라고 하더니,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랬구나.’지금 구아람은 당장 집으로 달려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싶었다.신경주가 만져 본 물건들은 모두 더러워 보였다.“은주 씨가 당신 약혼녀잖아, 멀리서 찾아왔는데 왜 안 반겨줘? 참 독하네.”구아람은 빙그레 웃으며 김은주를 바라보았다.“은주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냥 물건을 챙기러 온 거예요. 지금 바로 갈 테니 계속하세요.”이 말을 들은 신경주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너무 화가 났다.김은주는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할아버지 생신날에 망신을 당한 적 있으니 다시는 구아람과 맞설 용기가 없었다.“아 참, 여기 남겨둔 물건들, 특히 신 사장님께서 준 선물들은 모두 필요 없어요. 나중에 들어올 때 쓰레기 좀 처리해 주세요, 전 여자친구 물건들을 곁에 두면 부부의 감정에 안 좋대요.”명쾌하게 얘기한 뒤, 구아람은 캐리어를 들고 경쾌하게 그들 앞을 지나갔다.김은주와 하인들은 모두 어리둥절했다.전 여자친구가 현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얼굴에 희색이 가득했다. 전 사모님은 참말로 멋있는 사람이다!구아람이 별장을 나서는 것을 지켜보던 신경주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김은주를 밀치고 성큼성큼 쫓아
관해 정원 밖에서 서성거리는 임수해는 걱정되어 점점 초조해졌다.구아람이 캐리어를 들고나오는 것을 보자 그는 급히 달려가 캐리어를 들어주었다.“아가씨, 그 자식이 난처하게 하지 않았죠?”구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그 자식이라고 부르지 마, 습관 돼서 다른 곳에도 그렇게 부르면 얼마나 어색하겠어.”“네.”임수해는 억울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였다.“그 자식이 감히 날 건드리면, 확 죽여버릴 거야.”구아람은 손가락을 비틀어 소리를 냈다.임수해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녀의 슬리퍼를 보더니 또다시 걱정했다.“신발은 왜…….”“너무 급하게 나와서 깜빡했어.”사실 현관에는 그녀만의 흰색 운동화가 몇 켤레 더 있어 충분히 신발을 바꿔 신을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방식으로 신경주에게 지난 3년간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감을 표현하였다.그 신발들은 모두 백소아 것이다. 깔끔하게 놓여있는 모습은 마치 아무나 도살할 수 있는 얌전한 모습 같았다.구아람의 신발은 모두 고급스럽고 럭셔리하며 화려한 하이힐이다. 그녀는 결코 백소아의 낡은 신발을 신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절대로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KS WORLD로 가자.”부카디의 엔진은 기세등등한 소리를 내며 떠나버렸다.이때, 별장 위층에서.신경주는 구아람이 살던 방안의 창가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뜨며 앞을 바라보더니 점점 답답해졌다.호텔로 돌아온 구아람은 줄곧 말이 없었고 임수해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장실로 향했다.복도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은 검은 슈트를 입고 나른하게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이유희를 보고 깜짝 놀랐다.“이유희? 여긴 어떻게 왔어?”구아람은 빠르게 앞으로 다가가 그를 쳐다보았다.“그…… 계단으로 왔어.”이유희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활짝 웃었다.그는 숨을 헐떡였고 이마에 땀이 줄줄 흘렀다. 근육 라인이 뚜렷한 팔뚝에 검은 양복을 걸치고, 느슨하게 단추 몇 개가 풀어져 예쁜 쇄골이 보였다.임수해는 앞에 있는 남자를 혐오스럽게 훑어보며 마음속으
순식간에 문지기가 된 임수해는 너무나도 억울했다.묻이 닫힌 후, 구아람이 소파에 우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이유희의 눈에 들어왔다.그는 침을 삼키며 눈을 부릅떴다.‘구씨 가문 아씨의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네.’이 모습을 본 그는 더욱 좋아했다.“하하, 허탕을 치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우리가 어떤 사이인데.”이유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막 다가가려 하자 구아람의 냉철한 목소리가 들렸다.“이유희, 내가 했던 말들이 장난 갔지?”이유희는 발걸음을 멈추고 놀라서 멍해 있었다.“예전의 백소아라면 네가 그녀를 도와준 적이 있으니 널 봐 줄 것인데. 하지만 구아람은 그렇지 않아.”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구아람의 눈빛은 이유희를 오싹하게 하였다.그는 달갑지 않아 급히 앞으로 다가갔지만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 제자리에 멈춰 서있었다.“비록 지금은 구씨 가문의 아씨인 구아람이지만 백소아도 맞잖아! 이름을 바꿨다고 우리의 관계가 사라져?”“신경주와 이혼한 순간부터 백소아는 이미 죽었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너든 신경주든, 내 인생에 나타날 자격이 없어. 도련님은 천성적인 바람기가 있으니 작은 것을 위해 더 큰 것을 잃으면 안 되지. 더구나 그 작은 것도 너에게 가지 않을 건데.”“내가 뭘 잘못했어? 말해주면 내가 고칠게.”이유희는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초조했다.“그리고, 도련님에게 한 마디 경고를 해줘야겠네.”구아람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저번 할아버지 생신날, 네가 효정이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내가 다 알고 있어.”이유희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려 머릿속에서 그날 밤의 일을 되새겨 보았다.초목의 향긋한 향기를 풍기는 숲속에서, 여자아이의 모습이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였다. 신경주의 동생만 아니었다면, 좋아하는 사람만 없었다면, 그는 멈추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성격으로 눈앞에 있는 여자를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다.“어떻게 바람을 피우든 그건 너의 개인적인 일이니 상관 안 할게. 하지만 효정이는 내가 아
순간, 이유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는 구아람이 어떻게 손을 썼는지 전혀 보지 못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칼이 이미 목에 들이댔다.나이프, 이건 무기에서 가장 악명이 높은 것이며 음흉하고 파급력이 매우 높다. ‘여자애가 아무렇게나 이 물건을 쓰다니, 참 독하고 잔인하네!’“집착하지 마, 이유희.”구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더니 칼날로 그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전 세계의 남자들이 모두 죽는다 해도 난 너를 선택하지 않을 거야.”“그럼…… 전 세계에 나와 신경주만 남았다면 누구를 선택할 거야?”이유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구아람은 피식 웃었다.“아무튼 넌 아니야.”늘 자만하고 거만하던 이유희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파났다.이때,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아람아, 이게…….”문 앞에 서 있는 구윤은 깜짝 놀랐다.구아람도 놀라 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를 빠르게 숨긴 후 웃으며 말했다.“오빠, 온다고 미리 말해줄 거지.”‘이 여자가 연기를 배웠었나? 태도가 너무 빠르게 변하네.’이유희는 뻣뻣한 몸을 꼿꼿이 세우고 눈을 붉히며 구아람을 힐끗 보고는 넔을 잃은 듯 돌아서서 나갔다.구윤은 곁눈질로 그를 힐끗 보았다. 평소 그 도도한 기세가 완전히 시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웃겼다.‘성주에서 이 도련님을 주눅 들게 하는 여자는 우리 아람이밖에 없네.’“오빠!”구아람은 웃으며 구윤을 끌어안았다.“상처는 다 나았어?”“봐봐, 거즈도 안 했잖아.”구윤은 어렸을 때처럼 동생을 안고 빙글빙글 돌았다.“살짝 다쳤을 뿐인데, 너희 오빠가 그렇게 연약한 사람은 아니잖아.”그가 예전에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를 말하면 구회장님마저 두려워할 것이다.동국 지하의 제일 큰 파벌의 보스이자 해문, 성주, 그리고 일본와 동남아 파벌을 통제하는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자상하고 우아한 남자라고 누가 알겠는가?그러다가 무슨 일이 생겼는지 갑자기 그 자리에서 물러나 새로 시작하였다. 그 후 그에 관한 일을 묻지 않고 신명을 믿고 심신
구윤은 크라프트지 서류 봉투를 구아람에게 건네주었다.“이건…….”구아람은 의심스러운 듯 받아 서류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신씨 그룹에서 성주 백흥성의 새 프로젝트를 따내어 신 회장님께서 진주에게 맡겼어. 이 프로젝트는 가치가 높아 이윤이 매우 커서 은밀하게 조작할 수 있는 곳이 많아. 그리고 성주에서의 인맥도 넓힐 수 있어. 더 중요한 건, 진주가 이 프로젝트로 승진하여 신경주와 대립할 가능성이 커, 이 여자가 비록 배우 출신이지만 야망이 크고 신 회장님의 총애가 있어 늘 신씨 그룹 전체를 통제하려 해.”“신씨 그룹 전체를 통제하고 싶다고? 하하, 참 대단하네.”구아람은 손에 쥔 자료를 자세히 보았다.“할아버지가 직접 발전시킨 가업인데, 신경주가 지키지 못하더라도 진주가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은 없는 것 같은데.”“오늘 밤 이 자료들을 자세히 봐봐. 모레 오후 1시, 성주 서구 신씨 그룹의 골프장에서 신씨 부부가 송 시장과 약속을 잡았어. 아마 백흥성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만날 거야.”구윤은 구아람의 어깨를 감싸고 말했다.“오빠 대신 복수해 주는 건 너에게 달렸어.”“쳇, 됐어. 내가 친오빠의 속셈도 눈치 못 챌 것 같아?”구아람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구윤의 넓은 어깨에 기대었다.“나의 성격으로 절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다 준비해주고 복수를 즐겨라는 거잖아.”“아람아, 나의 체면을 지켜줘야지.”구윤은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오빠, 난 24살이야, 어른이라고. 이혼까지 해봤는데.”구아람은 몸을 돌려 정색하면서 그를 바라보았다.“오빠들은 이미 나를 위해 너무 많은 희생을 했어, 앞으로 내가 지켜줄게. 오빠들은 인생을 즐겨, 구씨 그룹은 내가 지킬 거야!”낮에 신경주에게 굴욕을 당한 김은주는 집에 돌아와 진주에게 전화를 걸어 통곡하면서 고통을 호소했다.“꼴 참 좋네!”진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내가 참으라고 했지, 신경주가 화가 났으니 당분간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 왜 말
늦은 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작은 술집.김은주는 검은색 운동복을 입고 구석에 앉아있었다. 여기 여자들은 하나같이 노출된 옷을 입고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다.한참 지난 후, 갑자기 뜨거운 술기운이 느껴졌다.김은주가 눈을 번쩍 치켜뜨자 낯익은 남자가 옆에 바싹 달라붙어 앉았다. 몸에서 나는 고룡수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넌 여전히 이쁘구나, 너무 설레네…….”남자는 그녀를 향해 방긋 웃었다.김은주는 순간 소름이 돋아 옆으로 비켰다.M 국에 있을 때는 밤낮없이 그와 함께 어울려 다녔다. 그녀는 그가 하는 달콤한 말이 좋았고 그의 단단한 근육을 만지기 좋아했다. 그러나 지금 다시 만나니, 그저 혐오스럽기만 했다. 그 당시 자신이 얼마나 추잡하면 이런 사람을 좋아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머리부터 발끝까지, 경주오빠와 비교될 곳이 하나도 없었다.“언제 귀국한 거야? 뭐 하러 왔어?”김은주는 목소리를 낮추고 냉정하게 말했다.“당연히 널 찾으러 왔지.”그러자 남자는 웃으며 그를 보았다.“참, 이후 날 만날 땐, 치마를 입고 와.”김은주는 이를 악물었다.“왜 날 찾는 거야?”“보고 싶어…….”남자가 잠시 뜸을 드리더니 웃으며 말했다.“용돈 좀 줘.”“우리가 헤어질 때 난 이미 너에게 돈을 줬잖아! 왜 또 이러는 거야!”김은주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도박판에는 승부가 있잖아. 네가 준 돈으로 부족해. 네가 신씨 그룹의 사장님과 결혼한다는 것을 기사로 봤어. 완벽한 결혼식을 원한다면 이런 작은 요구는 들어줄 수 있겠지?”남자의 말에는 다른 뜻이 있었다. 이건 분명 협박이다!김은주는 너무 화가 났다.“네가 나의 약혼자에게 우리의 일을 폭로한다고 해도 뭐 어때? 그는 날 사랑해서 나의 과거를 절대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누구에게나 다 과거가 있어, 이런 일로 날 협박하려고 하지 마!”“그치, 그런데 어느 남자가 자신의 약혼녀가 다른 남자에게 아이를 낳아줬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겠어?
한 번의 등처가는 영원한 등처가일 것이다.“왜냐하면…… 신경주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김은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날 사랑하지 않는데 내가 어쩌겠어? 내 코가 석자인데 너에게 줄 돈이 어디 있겠어? 날 죽여도 줄 돈이 없어!”“그…… 그럼 다른 방법은 없나?”남자는 점점 급해났다.“만약…… 그 여자가 없어진다면, 날 봐주지 않을까?”김은주는 펑펑 울면서 눈빛은 매서웠다.“그럼 그 사람을……?”남자는 죽이는 손짓을 하였다.“그녀가 우리를 방해하지 않고 순조롭게 결혼할 수 있다면, 네가 원하는 걸 다 줄게.”김은주는 차가운 손으로 남자의 뺨을 어루만지며 매혹적인 눈빛으로 그를 바로 보았다.“그때가 되면 10억은커녕 100억도 줄 수 있어.”100억?남자는 이욕에 겨워 순간 그녀를 벽에 밀어붙였다.“말해 봐, 그 여자가 누구야?”다음날, 신씨 그룹 사장실.신경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창문 밖의 성주 CED 풍경을 바라보았다.“말도 안 돼! 회장님께서 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한무는 책상 위에 있는 진주의 이사회 부위원장 임명서를 집어 들고 화가 나서 서류를 구겨버렸다. “진주는 남자의 덕을 보고 이 자리까지 올라온 거잖아요. 능력도 없고 공헌도 없는데, 무슨 자격으로 이사회 부위원장이 된 겁니까?”“신광구가 그녀에게 백흥성 프로젝트를 맡긴 건 그녀가 이사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 위해서야.”신경주는 침울한 눈빛으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가슴이 너무 답답하여 삼키기도 힘들었다.“회장님께서 아직도 사장님을 못 믿으시는 겁니까?”한무는 너무 화가 났다.“도련님의 상태는 누구나 다 알고 있잖아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데 어떻게 가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어요, 회장님께서 아무리 이뻐해도 소용없어요! 사장님도 그의 친아들인데, 왜 그렇게 방해하는 겁니까? 진주를 키운 것은 바로 사장님을 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자기 아들을 속이는 아버지가 어디 있습니까!”“그만해.”신경주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백흥 타운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신광구는 송 시장 부부를 서구 골프장으로 초대하였다.이곳은 고소비 장소라 손님이 뜸했는데 오늘은 더더욱 전세 낸 것처럼 신씨 그룹의 사람과 송 시장의 사람밖에 없었다.진주의 골프 수준은 엉망이었다. 비록 실력은 없지만 장비는 제대로 갖춰졌고 흰색 골프웨어에 옅은 화장을 하니 신효린과 마치 자매인 것 같았다.신효린을 데리고 온 이유는 송 시장 부부에게 얼굴을 내밀기 위해서였다.스물다섯 살인 신효린은 이미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진주는 딸을 파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신효린이 이유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여러 기회를 노렸다.“안녕하세요.”신효린은 우아하게 인사를 하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이 분이 바로 따님이죠? 티비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예쁘네!”송 씨네 사모님은 신효린을 훑어보며 웃었다.그러나 모녀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비록 대놓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신효린이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그 일의 열풍은 이미 지났지만, 인터넷에는 여전히 신효린의 이상한 이모티콘들이 떠돌았다.송 시장은 급히 기침을 하면서 부인에게 눈짓을 했다.송씨 사모님은 그제야 눈치를 챘다.“하하…… 따님이 정말 미인이네요, 성주의 귀족 아씨들 중 제일 이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과찬이십니다.”진주는 신효린의 팔짱을 끼고 웃었다.“아드님은 왜 안 오셨어요? 도련님이 잘생겼다는 것을 들은 적 있어요. 우리 효린이랑 동창이던데요.”“아, 우리 아들은 오늘 너무 바빠서 올 수 없어요.”“너무 아쉽네요. 그럼 다음에 제가 자리를 마련할게요. 한 번 만나봐야죠.”“하하…… 시간 되면 꼭, 꼭 만납시다.”송씨 사모님은 얼버무리더니 갑자기 물었다.“참, 사모님은 따님이 한 명 더 있지 않습니까, 왜 같이 오지 않았어요?”신효린은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이 말은 즉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뜻이다.‘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이지, 신효정 그년을 왜 물어보는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