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의 말투를 듣고 신남준은 긴장하기 시작했다.“왜? 소아한테 무슨 일 생겼어?!”신경주도 따라서 가슴이 두근거렸다.“은주야, 그냥 말해, 여기에 다른 사람도 없잖아.”진주는 재촉하더니 눈 밑에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그게, 내가 방금 별장에서 산책하다가 무의식중에 백소아와 구 대표님이 앞뒤로 같은 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구 대표님은 곤드레만드레 취했으니 백소아는 들어가서 그를 돌보았을 거예요.”김은주는 단순한 표정을 지었다.“원래 나도 좀 당황스러웠는데, 구 대표가 이미 백소아와 관계를 확인했으니 두 사람이 한 방에 함께 있는 것도 괜찮은 거겠죠.”신경주는 열 손가락을 꽉 쥐었다!구만복도 얼떨결에 일어섰다.“내 아들이 누구와 함께 있다고? 소아? 소아는 누구지?!”“그…….”김은주는 놀라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신경주는 두말없이 쏜살같이 나갔고,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을 뒤로 했다.김은주는 마음속으로 음흉하게 웃었다.‘백소아, 이번에는 넌 명성이 망가질 거야! 경주 오빠의 눈에, 넌 부끄러움을 모르는 천한 년이 되었겠지!’“왜 대답을 하지 않는 거지! 그 소아는 도대체 누구지?!”구만복은 다급하게 물었고, 관자놀이가 툭툭 뛰었다.구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큰 기대를 받은 장남인데, 그 구만복의 아들은 어찌 아무 여자와 함께 할 수 있겠는가?!“아이고! 구 회장 아직 모르셨어요?”진주는 일부러 놀라워했다.“방금 생일파티에서 두 사람은 이미 정식으로 커플관계를 공개했는데. 앞서 자선경매에서 둘째 사모님과 소아의 관계가 그렇게 친한 것을 보고 우리도 구 회장이 이미 묵인하신 줄 알았어요.”“뭐? 민지도 그녀를 안다고?!” 구만복은 안색이 급변하고 표정이 차가워졌다.‘정말 앙큼한 여자군! 내 아들뿐만 아니라 내 여자까지도 홀렸다니?!’“됐어! 소아가 구 대표와 어떻게 지내든 다 남의 사적인 일이야! 넌 이 일을 꺼내서 말할 필요가 없어!”신남준은 소아를 아꼈기에 진주가 비꼬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아버님, 이
그러나 신경주는 가만 있지 않고, 앞으로 가서 구아람의 가냘픈 팔을 잡아당겼고, 손가락은 그녀의 하얀 피부에 붉은 낙인을 남겼다.이보다 더 빨간 것은 소유욕에 들끓는 그의 눈동자였다.“너 만졌냐고? 뱍소아, 대답해!”“구 대표님은 당신 집안의 연회석에서 미약을 먹었어!” 구아람은 맹렬하게 신경주를 바라보며 두 눈에 원한을 품었다.“뭐라고?” 신경주는 놀랐다.“나는 지금 가까스로 그의 체내의 약효를 통제했어요. 그러나 이 약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즉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해요!”구아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남자의 무거운 손을 힘껏 뿌리쳤다.“신경주, 나 지금 당신과 이런 추잡한 일을 얘기할 시간이 없어요. 그러나 잘 들어요.만약 구 대표님이 당신 신씨 집안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나는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난 당신들과 끝까지 싸울 거라고요!당신들은 이번 추잡한 행위에 대가를 치러야 해요!”구아람이 한 글자 한 글자 말하자, 이는 마치 살기를 휩쓸고 있는 칼처럼, 신경주의 심장을 아프게 했다. 마치 그의 영혼조차도 길고 처량한 상처를 베인 것 같았다.신경주는 얼굴이 뜨거웠고, 마치 구아람에게 뺨을 한 대 맞은 것 같았다.그는 이 여자가 구윤을 위해 온몸의 가시를 세우고 자신과 적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한 여자의 눈빛이 이렇게 흉악하면서도 또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백소아, 돌아와!” 신경주는 그녀를 불렀고, 자존심을 버리고 온힘을 다했다.그러나 구아람은 더는 그를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이때 한 무리의 발자국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소아야! 소아야!”할아버지의 초조한 목소리였다.구아람은 발걸음을 멈추고 정신이 맑지 않은 구윤을 부축하여 천천히 몸을 돌렸다.다음 순간, 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신씨 가족과 함께 서 있는 사람은 바로 그녀의 아버지 구만복이었다!그리고 이때, 구만복은 드디어 자신의 딸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고, 처음에는 믿을 수 없는 듯
구아람의 목소리는 가늘고 부드러웠지만, 또 마치 벼락처럼 모든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었다!신남준과 신광구는 입을 반쯤 벌리고 놀라서 멍해졌다.김은주는 삽시간에 한파가 온몸에 밀려와 얼굴이 창백해졌고, 진주와 신효린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출신이 초라하여 사람마다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신씨 집안의 버림받은 며느리가, 뜻밖에도 해문 갑부의 딸, 수십조의 재산을 가진 재벌 집 아가씨가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엄마, 엄마…… 이게 사실이야? 이 천한 년이…….”신효린은 겁에 질려 진주를 잡아당겼지만, 진주는 초조하게 뿌리쳤다.“입 닥쳐!”신경주는 제자리에 굳어 있었고, 수많은 감정이 가슴에 막혀 천지를 뒤덮은 의혹과 충격이 잇달아 밀려오며 곧 그를 생매장할 것 같았다!전에 간병인으로 최선을 다해 할아버지를 돌보고, 또 그와 결혼한 지 3년이 된 아내가 어떻게 구씨 집안 아가씨, 구아람일 수 있겠는가?신경주는 호되게 숨을 내쉬며 구아람 앞에 가서 빨간 눈을 힘껏 뜨고 익숙하고 낯선 그 얼굴을 깊이 응시했다.구아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얼굴을 돌렸다. 마음이 찔려서인지 싫증이 나서인지 그녀는 신경주의 지나치게 초롱초롱한 눈빛과 마주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정말…… 너야?”신경주는 목소리가 쉬었다.“응.” 구아람은 서늘하게 입을 열었고 눈빛은 담담했다.“그래서 전에 김씨에게 반격한 건 너고 나로 하여금 10층으로 올라가라고 한 것도 너였어…….”“신 사장님, 더 이상 묻지 마요. 다 나에요. 내가 바로 KS WORLD 호텔의 총지배인, 구만복의 그 대중 앞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딸, 구아람이에요.”구아람은 그의 말을 끊었고, 목소리는 매우 차가웠다.“그러나 오해하지 마요. 호텔 고위층으로서 내가 한 모든 것은 호텔의 이익을 위해서였으니 결코 당신을 겨냥하려는 뜻은 없었어요.그리고 그때 내가 왜 다른 사람을 찾아 당신을 만났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겠죠.나는 신분을 숨겼고, 불필요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또한 우리가 깔끔하게
신남준은 화가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몸까지 떨렸다.“소아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할아버지한테 자세히 말해봐!”비록 지금 구아람이 구씨 집안 아가씨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어르신은 여전히 한동안 호칭을 바꾸지 못했다.“이게 말이 돼?!”신광구는 가풍이 매우 엄격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그는 창피함을 느꼈다.“별장에는 보안 시스템이 있는데,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어!그리고 오늘 밤 연회를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친지들이고, 누가 이 대낮에 이런 더러운 짓을 할 수 있겠어? 틀림없이 오해일 거야. 아마도 구 대표는 음식중독, 알레르기, 혹은…….”“믿고 싶지 않으셔도 되지만 우리 구씨 산하 병원의 효율은 아주 빠르거든요. 우리 오빠의 신체검사, 채혈 검사가 나오면 모든 것이 밝혀질 거예요”구아람은 턱을 살짝 들어올리고 재벌 집 아가씨의 고귀한 자태를 드러내더니 눈빛은 사람을 도려냈다.“그리고 할아버지의 별장은 보안 시스템이 있어 여기의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라고 말씀하셨으니, 그럼 이 범인은 바로 신씨 집안 내부에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게 아닌가요?”신광구는 안색이 하얗게 질렸지만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김은주는 겁에 질린 채 신씨 가족 뒤에 숨어 놀라 뒤로 두 발짝 비틀거렸다.‘괜찮아, 괜찮아, 모든 것은 신효린이 했고, 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그리고 신효린 이쪽도 가슴이 두근거렸다.‘나보고 구윤에게 약을 먹이라 했는데, 백소아를 책임진 김은주는 무엇을 한 거지? 왜 구윤이 저렇게 됐는데, 이 천한 여자는 아무 일도 없는 거야? 설마 김은주는 아예 손을 대지 않았단 말인가?!’신효린은 이를 갈며 김은주를 노려보았다.‘그래! 날 팔아먹었던 이거지! 비겁한 년!’“백, 구아람 양, 이 말은 좀 지나치지 않은가!”진주는 일이 커질까 봐 바삐 나와서 말렸다.“우리는 당신 집안과 아무런 원수도 없는데 왜 굳이 구 대표를 해치려 하겠어?!”“됐어! 여기는 네가 말할 자격이 없어!” 신남준은 참다못해 고
신효주는 이유희의 품에서 달콤하게 잠을 잤고, 작은 손은 남자의 옷자락을 쥐며 예쁘고 가늘고 긴 속눈썹을 가볍게 떨었다. 마치 인간 세상에 떨어진 천사 같았다.이유희가 눈을 드리웠다.그러나 그는 베테랑이었기에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신효린을 바라볼 때 눈빛은 이미 비할 데 없이 매서웠다.“신효린, 지금 가면 재밌는 일 볼 수 없잖아?”“나…… 화장실에 좀 가고 싶어요.” 신효린은 이마에 땀이 맺혔고 가슴이 마구 뛰었다.“다 보고 나서 가도 늦지 않아.”이유희는 품속의 사람을 꼭 껴안고 침착하고 그림처럼 잘생긴 얼굴로 구아람과 신경주를 향했다.그가 신효린의 곁을 스쳐 지나갈 때, 그녀는 남자가의 셔츠 칼라 밖으로 드러낸 아름다운 목덜미에 새빨간 흔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신효린은 멍했졌다!이유희는 약을 먹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키스 자국들은 어디에서 났을까?이때 신효주는 가위에 눌린 것 같았다.신효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더니 눈앞이 어두워졌다.‘설마, 약을 먹은 사람이, 신효주야? 신효주와 이유희는 무슨 짓을 한 거지?!’‘젠장! 그 바보만 심 봤네!’“효주야!” 구아람과 신경주는 뜻밖에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내 손녀가 왜 이래?!” 신남준은 밤새 신효주를 보지 못했는데, 지금 이유희에게 안긴 그녀를 것을 보고 마음은 얼마나 긴장되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신씨 부부도 의아한 표정으로 잔뜩 긴장했다.“할아버지, 경주야, 걱정하지 마세요. 효주는 아무일 없어요. 이런 일에 나도 경험이 많거든요.” 이유희는 침울하게 숨을 돌렸다.“경험?”신경주는 눈썹을 세게 비틀더니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이유희, 만약 네가 그 경험을 효주에게 썼다면, 난 너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쯧쯧, 왜 나한테 그래!” 이유희는 가볍게 기침을 하며 눈을 깜박였다.구아람은 세심해서 이유희의 목덜미에 있는 붉은 자국을 보았고 눈동자가 어두워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희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빨리 말해!” 신광구는 초조
“경주야! 너, 너 이게 무슨 뜻이야? 설마 우리를 가두려고 하는 거야? 너 지금 우리를 용의자로 삼은 거냐고?!” 진주는 이러다 모든 일이 드러날까 봐 화를 내며 극력 반대했다.“아주머니, 용의자란 말은 너무 심하죠. 난 단지 당신들이 협조하여 집에 숨어 있는 이 범인을 잡는데 도왔으면 해서요.”신경주의 검은 눈동자는 새까맸고, 신광구라는 가주보다 더 카리스마가 있었다.“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죠. 만약 마음이 찔리지 않는다면 없다면 이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없을 텐데.”“맞아!”신남준은 정신을 차리고 노발대발했다.“이렇게 창피한 일이 생겼으니 우리 신씨 집안은 절대로 이렇게 넘어갈 순 없어!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 하지! 소아와 구 대표한테 사실을 알려야 해!”신효린은 당황하여 이가 떨렸고 진주도 할 말이 없었다.“신 사장님!”이때 한무는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그 하녀를 끌고 왔다.그가 손을 뿌리치자 하녀는 두 다리가 나른해지더니 여러 사람들 앞에서 넘어졌다.“다행히 제때에 명령을 내리셨어요. 저는 사람을 데리고 CCTV를 찾아 앞뒤 문을 봉쇄했고, 얼마 후 이 여자가 뒤쪽 화원의 구멍에서 기어나가려 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바로잡았고요!”구아람은 또 한 번 깜짝 놀랐다!‘이 남자는 언제 일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동작이 너무 빠르잖아!’“쳇, 이건 자백하는 것과 같지.”이유희는 하녀를 흘겨보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뭘 심문해, 누가 쓸데없이 구멍으로 도망을 간다고.”“아니.”신경주는 눈빛이 빙하처럼 차가웠다.“내가 잡으려는 사람은 그 미끼를 던지는 사람이야.”“신, 신 사장님…… 제가 집에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요. 앞뒤 문이 잠겨 있었으니 정원에서 기어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몰라요!”하녀는 부들부들 떨며 변명을 했다.“우리에게 술을 가져다준 사람은 바로 너야.”이유희가 말했다.“나더러 방에 가서 오빠를 돌보라고
모두의 날카로운 시선에 신효린은 질식할 것만 같았다!“효린아, 정말 네가 한 거야?!” 신남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유희는 고운 눈을 가늘게 뜨고 으스스 하게 놀라는 신효린을 바라보았다.만약 신효주가 그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이유희는 지금 이미 이 음험한 여자에게 당했을 것이다!오직 구아람 만이 눈을 드리우며 붉은 입술을 가볍게 들어올리더니 모든 음모를 꿰뚫어본 듯 나른하게 말했다.“이 나쁜 년이! 감히 나를 모함해?!”신효린은 큰 소리로 외치며 화가 나서 달려들려고 하다가 진주가 한사코 붙잡았다.“난 신씨 집안의 아가씨야! 네가 내 명예를 더럽히면 어떤 결과 가져올지 잘 생각해 봐!”비록 입으로는 강경했지만, 신효린은 정말 두려워 죽을 지경이었다.하필이면 그녀는 김은주를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 자신이 약을 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신효린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더니 그제야 반응했다. 그녀는 김은주에게 제대로 당한 것이었다!“너란 여자 어떻게 심보가 이렇게 악랄하지? 우리 집안은 모든 하인을 잘 대했는데, 넌 뜻밖에도 약을 써서 두 도련님을 꼬시려고 하다니! 악행이 발각되었는데도 내 딸에게 뒤집어씌워! 정말 고약하군!지난번 효린은 단지 몇 마디 나무랐을 뿐인데, 넌 한을 품고, 이 기회를 잡아 내 딸을 물에 빠뜨리려고 하는 거야?! 꿈도 꾸지 마!”말하면서 진주는 신광구의 팔을 힘껏 잡아당기며 초조해했다.“여보! 빨리 경찰을 불러서 이 악독한 마음을 가진 여자를 잡아요! 그녀는 우리 딸을 모함하고 있잖아요!”신광구도 자연히 자신의 딸이 이런 비열한 행위를 하리라고는 믿지 않고 엄하게 소리쳤다.“여봐라! 즉시 그녀를 통제하고 경찰에 신고해라!”“아니에요, 셋째 아가씨가 시켜서 그랬어요! 일이 성사되면 큰 돈을 주겠다고 했고요! 저도 더 이상 하인을 할 필요가 없단 말이에요!신효린! 넌 어떻게 인정하지 않을 수 있지?! 분명히 이유희 도련님을 꼬시려는 사람은 너 자신이잖아! 말해봐! 신효린!”하녀는 붉어진 눈
생일잔치는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시작했지만 결국 집안 망신으로 마무리를 지었다.이렇게 징그러운 일이 일어났으니 신남준도 더는 생일을 쇨 마음이 없었고, 구씨 부녀도 더는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았다.신씨 집안 사람들은 구아람와 구만복을 배웅하였는데, 신경주는 줄곧 묵묵히 구아람의 곁에서 걸으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몇 번이나 말하고 싶었지만 멈추었다.구만복은 줄곧 곁눈질로 신경주를 훑어보았다. 만약 그의 눈이 기관총이라면 신경주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 녀석은 전생에 무엇을 구했길래 뜻밖에도 내가 가장 아끼는 딸과 결혼한 거야! 아주 로또 1등에 당첨한 것보다 더 말이 안 돼!’‘생긴 것만 잘 생겼지, 아무런 쓸모가 없어. 퉤!’“구 회장님!”김은주는 얼른 쫓아왔다.“오늘 밤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오해했어요. 저는 백소아가 구 회장님의 딸인 줄 정말 몰랐어요…… 저는 백소아와 구 대표님과의 관계를 오해했고요.”구만복은 화가 잔뜩 나서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이 말은 즉 아람이가 내 딸이 아니라면, 넌 불난 집에 부채질하면서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이건가?”“그, 그런 뜻이 아니에요.”김은주는 놀라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신경주는 김은주가 구 회장과 할아버지 앞에서 구아람와 구윤이 침대를 뒹굴고 있다고 고발할 때의 그 표정을 떠올렸다. 그 눈빛은 음험하여 그를 한없이 낯설게 했다.그는 얇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큰 실망이 밀려왔다.“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입 좀 다물고 있길 바라는군. 혀에는 뼈가 없지만, 사람을 가장 아프게 할 구 있거든.만약 오늘 아람이가 아니라 다른 아가씨였다면, 넌 그녀로 하여금 어떻게 자신을 위해 설명하라는 거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남을 해치는 거 아닌가.”구만복은 고개를 저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김은주는 한을 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신경주도 멈추지 않은 것을 보고, 김은주는 찬물을 맞은 것처럼 몸을 벌벌 떨었다.문밖에는 4
윤진수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앞니를 치료하며, 윤씨 그룹의 보호에서 자유롭게 지냈다. 타박상과 부은 얼굴이어도 윤씨 가문 저택에서 여전히 파티를 했다. 예쁜 모델들을 찾아 술을 마시며 즐거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보기만 하고 행동하지 못했다. 저번에 아린에게 성추행할 때 발기가 되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러자 윤진수는 정력제를 10캡슐이나 먹었다. 결국 약물 중독으로 눈의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흰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켰다. 밤새 위 세척을 하느라 병원에 있었다.이 일을 알고 윤정용은 화가 나며 불안해하지만 윤진수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사적으로 아들에게 치료하는 방법을 계속 찾았다. 구씨 가문이 소송을 취하한 것에 대해 윤정용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이 시점에서 윤정용이 복수를 하고 싶어도 먼저 시간을 두고 당분간 여론을 피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임윤호는 더 나쁜 상황에 처했다. 그날 밤, 죽도록 맞았고, 강지구는 하면 한다는 사람이다. 정말 부하들에게 임윤호의 입에 똥을 싸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임윤호는 며칠 동안 밥을 한 입도 먹지 못했고, 먹는 모든 음식이 똥 맛이 났다. 또한 계속 구역질을 하며 담즙을 거의 다 토해냈다. 심지어 답답해서 고열까지 났다.‘이런 굴욕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날 죽여!’임윤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도대체 누가 이런 비겁한 짓을 하며 똥을 먹였는지 몰랐다. 마침내 어느 날 밤, 자고 있던 임윤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 생각이 났다. 당시 맞고 있을 때 깡패 중 한 명의 옷깃에 브로치가 꽂혀 있었던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무슨 빨간 새였던 거 같은데? 주, 주학? 성주 제 1 파벌, 남성?’“아!”임윤호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순간 겁에 질려 머리를 움켜쥐고 입술을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오늘 다섯 개 1선 도시 대표단과 최고 지도자들이 성주에 모여 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마디로 중요한 자리였다. 시의원의 아내인 윤민주는 일주일 전부터 드레스
“꺽, 젠장, 진주의 사건이 망하지 않았더라면, 신성한 제1 변호사인 내가 이런 더러운 술자리에 참석할 것 같아?”임윤호는 화를 내며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두고 봐, 진주의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면 내가 멋지게 승소할 거야. 그때가 되면 네가 무릎을 꿇고 빌게 될 거야. 난 널 안중에 두지도 않을 거야!”임윤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핸드폰을 찾아 대리를 부르려는 순간, 어두운 곳에서 화려한 와이셔츠와 슈트를 입은 청년 네 명이 손에 막대기를 들고 웃으며 임윤호를 중앙에 에워쌌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임윤호는 순간 술이 깨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모르겠어? 널 때리려고.”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윤호의 등을 향해 막대기를 휘둘렀다. 그러자 임윤호는 바닥에 쓰러졌다.“켁, 너희들, 내가 누군지 몰라?”임윤호는 척추가 부러질 정도로 너무 아팠다.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었지만 체면 때문에 고집을 부리며 소리를 질렀다.“난 유명한 변호사야! 난 신씨 그룹의 법률 고문이야! 윤씨 그룹 사장님도 나랑 사이가 좋아! 감히 날 때려? 성주에서 더 이상 지낼 수 없게 만들 거야! 평생 감옥에 가둬버릴 거야!”“하하하, 누구한테 허풍을 떠는 거야? 우리가 정의를 위해 하는 거야. 죽도록 때려!”임윤호는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웅크린 채 네 남자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당했다. 임윤호는 마치 야구공처럼 막대기에 맞았다.“아아아!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불과 몇 분 만에 임윤호의 몸에는 이미 뼈가 여러 개 부러졌고 머리에는 피가 흘린 채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리무진이 조용히 주차되었다. 강지구는 차 창가에 엎드려 영상을 찍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강소연에게 미션 결과를 보냈다.[아가씨, 어때요? 뭐 좀 더 추가할까요? 예를 들어, 입에 똥을 싸버릴까요?]문자를 보내며 강지구는 하트를 하고 있는 곰돌이 이모티콘까지 보냈다. 남성 보스의 신분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다음 날, 고급스러운 나이트클럽의 최고급 룸에서 퇴폐적이고 음탕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임윤화는 아름다운 여성들과 와인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 이보다 더 만족스럽고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았다. 임윤호의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다름이 아닌 현재 윤씨 그룹의 후계자인 윤성우였다. 윤성우에게 초대를 받아 오늘 밤 술자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은 윤성우의 인정을 받았고, 윤씨 그룹의 라인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신씨 가문과 윤씨 가문의 줄을 타서 일을 해결할 수 있는데, 구씨 가문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윤 사장님. 전 그저 사소하게 도와주었을 뿐인데, 정말 너무 친절하시네요.”임윤호는 미녀를 품에 안고 활기찬 표정을 지었다.“와인 몇 잔일 뿐인데, 별거 아니에요.”윤성우는 와인 잔을 흔들며 웃는 듯 마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임 변호사의 박력만하겠어요? 고의 상해죄를 친동생에게 씌워주고. 제 동생 진수를 위해 화풀이해 주셨어요. 진수가 겪은 고통에 대해 책임을 질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임수해와 아린 아가씨의 관계를 방해할 수도 있어요.”“당신 어머니는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해요. 죽어도 자기 아들이 구씨 가문 첩의 딸과 결혼하게 하지 않겠죠? 일석이조 방법이 참 좋네요.”‘당분간 신경주와 구아람을 건드리지 못한다면, 주변 사람들부터 처리해야겠어. 진수가 가지지 못하는 여자를 임수해가 원해? 꿈 깨!’“하하하, 그건 윤 사장님께서 관대하셔서 그런 거예요.”주색에 임윤호의 깔끔하고 훌륭한 위장이 벗겨졌다. 눈빛에서는 배신적이고 탐욕스러운 빛이 반짝였다.“제 동생을 처리하는데 가격을 크게 제시했잖아요. 저야 당연히 사장님의 원대한 계획에 전적으로 협조해야죠.”“임수해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친동생인데, 마음이 안 아파요?”윤성우는 웃으며 물었다.“허, 임수해는 제 동생이 아니에요.”임윤호는 이를 악물며 악독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저 구아람이 키운 개예요.”“윤 사장님, 저 임윤호가 법조계와 정치계에서 꽤
수해가 아무리 아린의 곁에 있고 싶어도 결국 유혜령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유혜령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격렬한 대규모 가족 윤리 드라마가 끝난 후 큰 거실의 분위기는 차갑고 무거웠다. 초연서의 오른손은 옷깃을 움켜쥐고 왼손으로 유민지의 팔을 잡고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연서야, 너, 괜찮아?”유민지는 초연서의 차가운 팔을 문질렀다.“괜찮아.”초연의 목소리는 떨렸다.“비록 윤씨 가문도 나쁜 놈들만 모였지만, 임씨 가문도 좋은 사람은 아니야!”유민지는 화를 내며 고개를 흔들었다. “만복이가 초창기에 임씨 가문을 도와줘서 우리 가족에게 진심으로 정말 고마워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지금 보니 배신자를 키운 거네! 수해는 좋은 사람이지만, 부모가 참, 큰형도 참. 어휴. 아린이가 시집가면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이야!”“언니, 그만해.”초연서는 눈물을 머금고 눈을 감고 자책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수해 탓이 아니야. 누구 탓도 아니야. 모두 내 탓이야. 내가 능력이 없어서 딸에게 행복한 결혼 생활도 줄 수 없어.”하지만 세 사모님이 모르는 일이 있었다. 2층의 어둠 속에 아린이 숨어서 조용히 모든 것을 목격했다. 임씨 가문 유혜령과 수해의 가혹한 대화도 들었고, 수해가 자신을 위해 열심히 가족에 맞서 싸우려는 모습도 보았다. 그 때문에 아린의 마음은 칼에 베인 것처럼 아팠다.아린은 절뚝거리는 노인처럼 벽을 붙잡고 어두운 구석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몸을 웅크린 채 숨어버리고 싶었다.“아린아, 아린아? 너가 거기에 있어?”강소연은 소리를 따라 찾자, 아기 고양이처럼 웅크려 앉아서 조용히 울고 있는 아린을 보았다. 자식이 없는 강소연의 모성애가 폭발하여 눈시울을 붉히고 아린을 꼭 끌어안았다.“바보야, 왜 여기서 혼자 울어.”아린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모습을 보자 강소연은 가슴이 너무 아팠다.“소연 이모, 나와 수해 오빠는 더 이상 같이 있지 못해요? 임씨 사모님께서 저를 많이 싫어하는
유민지도 너무 화가 났다. 근처 화분에서 흙을 한 줌 집어 유혜령의 더러운 입에 넣고 싶었다.“엄마,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수해는 눈 깜짝할 사이에 계단에서 유혜령에게 달려갔다. 분노에 찬 검은 눈으로 노려보며 온몸이 타오르는 불처럼 보였다.“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어요?”수해의 왼쪽 눈은 거즈로 감싸고 있고 얼굴에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멍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유혜령은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릴 뻔했다.“아들아, 왜 이렇게 됐어? 누가 널 다치게 했어? 엄마가 그놈과 싸울 거야!”말을 하며 유혜령은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수해의 얼굴을 만지려고 하자 수해는 손을 피했다.“만약 제가 계속 엄마라고 부르게 하고 싶다면, 방금 하신 심한 말들을 가슴속에 묻고 다시는 하지 마세요!”수해는 화를 억지로 참아 핏줄이 갈라지는 듯했다. 오른쪽 눈이 엄청 빨개졌다.“그리고 아린은 제 여자예요. 이번 생에 아린이 아니면 전 결혼 안 해요. 그러니 더 이상 아린과 윤씨 그룹 그 쓰레기와 엮지 마세요!”“수해야, 너, 너!”유혜령은 구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수해에게 반박당하자 체면을 잃은 것 같아 화가 나서 말을 똑바로 하지 못했다.“수해야, 지금 뭐 하는 거야!”임윤호는 똑바로 서지도 못하는 유혜령을 부축하며 든든한 형인 척 걱정했다.“엄마가 널 얼마나 보고 싶어 했는지 알아? 네가 사고 날까 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네가 윤씨 가문에게 고소당했잖아!”유민주와 초연서는 깜짝 놀랐다. 오직 수해의 잘생긴 얼굴만이 동요하지 않고 냉정하게 되물었다.“그래서? 너랑 무슨 상관이야?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어.”“해결? 네가 어떻게 해결해? 넌 그저 일만 망칠 거야!”임윤호는 증오에 찬 표정으로 수해의 얼굴을 가리켰다.“윤씨 가문이 이제 너를 고의 상해죄로 기소할 거야. 그들이 남긴 수단은 피해도 피할 수 없어. 네가 그들과 싸우는 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아. 그리고 네가 부상을 왜 입었는지
수해의 심장이 가라앉아 쏜살같이 아래층 거실로 달려갔다. 오늘 구만복이 집에 없었다. 말을 듣지 않는 딸 아람이 몰래 경주를 만나러 가기 위해 건물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자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불같이 화를 내며 기 비서와 함께 성주로 갔다. 하지만 차가 중간쯤에 도착하자 구윤과 신우에게 저지당했다. 신우는 구만복이 아람과 경주를 만나러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억 원의 롤스로이스 타이어를 망가뜨렸다. 지금 구윤과 신우가 구만복을 어디로 데려갔는지, 지금 무슨 상황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집에는 여자들만 남아있었다.“엄마, 몸도 안 좋으신 데 천천히 와요.”인윤호는 안색이 초췌한 임씨 사모님인 유헤령을 소파에 부축하며 다정하게 안심시켰다.“수해가 요즘 아린 아가씨와 함께 있는 것을 알았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수해도 곧 30세예요. 연애는 처음이라서 완전히 사랑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할 거예요. 아들을 키우시면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해요.”“이제 결혼도 할 거예요. 하하. 하지만 수해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예요. 우리 형제 셋 중에서 수해가 부모님한테 제일 효도했어요. 그래서 이 일 때문에 화내시지 마세요. 건강을 챙기는 게 제일 중요해요.”임윤호는 비록 위로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강 건너 불구경이고 더욱 사태를 악화하고 있다. 유혜령의 안색도 점점 어두워졌다. 가슴을 움켜쥐고 기침했다.“네 동생이 정말 네 말처럼 그럴 것 같아. 내가 더 이상 나서지 않으면 수해 안중에 이 엄마가 있긴 하겠어? 임씨 가문이 있긴 하겠어?”“에이, 엄마.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세요. 그 정도로 심각하지 않아요.”임윤호는 유혜령을 등을 토닥여 주었다.“네 말이 맞아. 수해가 여자를 너무 적게 만났어. 연애에 경험이 없어서 구아린 그 계집애한테 정신을 못 차리고 빠져버린 거야!”유혜령은 화를 내며 이를 악물었다.“만약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자기가 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를 거야. 그럼 엄마로서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 아니겠어?”“당하고 있
경주는 턱을 아람의 머리에 대고 부드럽게 문질렀다.“우리 자기가 저 여자를 먼저 해결하고 싶어 하는 데, 준비해야지.”...“아린아, 왜?”수해가 소송 취하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침대 옆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아람의 땀에 젖어 촉촉한 손을 꼭 잡았다.“내가 네 대리 변호사가 될 수 있어. 너를 위해 윤씨 가문과 싸울 수 있어! 이번 소송은 반드시 이길 거야. 왜 우리가 물러서야 해? 윤씨 가문과 끝까지 싸워야 해!”“수해 오빠, 미안해.”아린은 무릎을 껴안고 침대에 웅크리고 눈물을 흘리며 수해를 바라보았다.“오빠 마음 알아. 하지만 미안해.”아린이 사과할수록 수해의 심장은 잔인한 손바닥으로 짓누르는 것처럼 아팠고 피조차 고통스럽게 짜내는 것처럼 아팠다. ‘아린이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 잘못을 한 건 죄인을 방종하고 나쁜 사람을 도와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야. 윤진수 그 짐승이라고!’“수해 오빠, 이 일은 이제 그만하자. 나 때문에 더 이상 나서지 마.”아린은 눈물을 머금고 끊임없이 고개를 흔들었다.“난 결국 아빠의 딸이야. 윤씨 그룹은 날 건드릴 수 없어. 하지만 윤씨 가문이 오빠를 노리면 앞으로 어떡해? 만약 윤씨 가문이 몰래 오빠의 가족에 손 대면 오빠는 어떡해? 게다가 난 윤진수에게 모욕을 당했어. 비록 마지막에 이루지 못했지만 이 일이 커지면 오빠 가족이, 날 어떻게 생각하겠어?”“아린아.”수해는 멍해졌다. 가슴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순간 수해는 깨달았다. 아린이 치열하고 복잡한 일을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고 여론의 뭇매를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임씨 가문이 자신을 무시할까 봐,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할까 봐 두려워했다. “수해 오빠, 내가 어렸을 때부터 오빠에게 시집가고 싶었어. 지금까지도 그러고 싶어. 내 이름 앞에 오빠의 성이 있었으면 좋겠어.”아린은 손을 들고 사랑하는 남자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알아, 오빠 가족은 나를 싫어해. 그래서 깨끗한 몸으로 오빠의 부모님 앞에 서 있을 수 없어
고작 몇 마디 말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그 외에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구윤, 아람 남매는 화해에 이르렀다. 아람의 마음속에서 구윤은 경주만큼이나 소중한 존재이다. 아람도 구윤에게 화를 내고 싶지 않았다. 그저 가족의 압력에 맞서 싸웠을 뿐이다.“오빠, 윤진수 그 자식이 어떻게 풀려났어? 아빠는 왜 말리지도 않았어?”아람은 애간장이 녹았다.[사실 이 문제 때문에 너한테 전화한 거야.]구윤은 심호흡을 하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연서 이모가 아린의 명예와 우리 구씨 가문의 체면을 위해서 아버지와 상의한 끝에 결국 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어.]“취하?”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아니면 윤진수는 경찰서를 빠져나갈 수 없었을 거야.]구윤의 말투에서 답답함이 느껴졌다.[뿐만 아니라 윤씨 그룹은 성주의 여러 대형 언론사를 매수했다. 윤진수를 불쌍한 피해자를 주제로 하여 많은 기사들을 준비했어. 우리가 반격해도 이미 소송이 취하되었어. 법적 절차로 우리도 윤진수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아빠가 치매에 걸렸어? 체면을 위해 자기 딸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거야? 우리 구씨 가문이 체면으로 사는 집안이야?”아람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직전이다. 얇은 어깨는 부들부들 떨었다.“연서 이모는 다정하고 연약해. 분명 아빠의 생각일 거야! 연서 이모는 어쩔 수 없이 따랐을 거야!”[아람아, 이번엔 네 생각이 틀렸다.]구윤은 어이없이 한숨을 내쉬었다.[연서 이모와 아린이가 제안했어. 아빠도 처음에는 강력하게 반대했어. 윤씨 가문과 끝까지 싸우려고 했어. 하지만 연서 이모가 이렇게 처리하자고 고집했어. 이번이 아마 연서 이모와 아버지가 제일 크게 싸웠을 거야. 그래서 아버지는 연서 이모와 아린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어. 화를 꾹 참으셨어.]아람은 원래 열이 났었다. 이 말을 듣자 순간 눈이 시커멓게 될 정도로 어지러웠다. ‘나쁘게 말하자면 고급 플레이어가 쓸모없는 팀원들과 한 팀이 된 셈이잖아!’[아린은 구씨 가문 아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경주의 빛나는 눈동자가 아람과 눈을 맞추었다.[방금 윤정용과 윤성우가 경찰서에서 윤진수를 데리고 나왔어요. 그뿐만 아니라 기자들까지 불러들였어요. 윤성우가 기자들 앞에서 뻔뻔하게 윤진수가 결백하다고 했어요. 윤진수가 누군가에게 억울하게 당해서 오해라고 해명하고 있어요!]한무는 말할수록 화가 나서 목이 쉴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젠장, 어떻게 이럴 수 있어!”아람은 침대에서 발딱 일어 앉았다. 그러자 경주는 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져 아람을 침대에 눕혔다.“아람아, 세게 움직이지 마. 주사 조심해!”“어떻게 그럴 수 있어? 윤진수 그 변태가 어떻게 경찰서에서 풀려나올 수 있어?”아람은 핸드폰을 뺏고 마음이 급해서 한무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나와 경주가 이미 모든 준비를 했어. 아빠도 이 일을 알고 있어. 아린이도 아빠의 소중한 딸인데, 어떻게 윤씨 가문이 막 나가는 것을 보고 있겠어? 아빠가 어떻게 안 막겠어?”[사모님, 흥, 흥분하지 마세요!]한무도 입이 마를 정도로 불안해했다.“자세한 건 아직 확인 중이에요. 신 사장님과 함께 제 소식을 기다려 주세요!”전화를 끊자마자 아람도 참지 못하고 도현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하지만 마치 텔레파시가 통한 듯 경주의 폰이 또 울렸다. 아람은 화면을 보자 가슴이 떨려 입술을 오물거렸다.“아람아, 누구야?”경주는 아람의 안색이 좋지 않자 급히 물었다.“큰, 큰오빠야.”경주도 입술을 오물거렸다. 한참 지난 후 다정하게 말했다.“아람아, 받아. 큰오빠가 걱정하게 하지 마.”오빠들이 자신을 강하게 통제하는 것을 생각하자 아람의 마음이 불편했고 전화를 받을 때의 말투도 좋지 않았다.“날 데려가고 싶어서 그러는 거면 말하지 마. 다른 말은 간단히 해.”전화 넘어 구윤은 표정이 약간 굳어지면서 가슴이 찔리듯 아파 났다. 예전의 아람은 구윤을 만나면 귀엽게 애교를 부렸다. 통화를 할 때마저도 목소리가 달콤하고 다정하게 오빠라고 불렀었다.하지만 지금 그들의 관계는 긴장된 소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