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은 아람이 말한 일을 하고 차가운 얼굴로 돌아갔다. 구만복과 초연서가 말하기도 전에 프레드가 제일 빨리 달려가 걱정했다.“구 사장님, 구아람 씨 상태는 어때요? 많이 다쳤어요?”“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동생은 외상이 있고, 허리가 조금 다쳤어요. 하지만 신 사장님께서 치료를 도와주셨어요. 지금 신 사장님이 우리 동생과 함께 의무실에서 쉬고 있어요.”구윤은 웃는 듯 마는 듯 대답하며 안색이 좋지는 않았다. 경주가 아람 곁에 있다는 것을 듣자 프레드의 표정이 안 좋았다.“휴, 하느님, 감사합니다.”안드레는 가슴 앞에 십자가를 그리며 애정 어린 태도를 보였다. 구만복의 창백한 얼굴도 살짝 돌아왔다. 초연서의 부축에 천천히 앉았지만 여전히 걱정되어 벌떡 일어나 아람을 보러 가려 했다. 갑자기 이준상이 눈썹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말 상태는 어때요?”사람들은 침묵했다.“어르신, 방금 알아보니 구름의 상태가 좋지 않아요. 구씨 가문의 조련사가 말을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아서 다리를 다친 것도 몰랐어요. 말이 무리를 하며 완주했는데, 결승점에서 버티지 못하고 넘어졌어요. 너무 불쌍하네요!”비서는 대답을 하며 준비한 듯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갔다.“그럼 구름의 다리는 어때요?”소희는 걱정하는 척하며 물었다.“말의 다리가 끊어져서, 안락사를 시켜야할 것 같아요!”“아! 안락사, 너무 무서워. 너무 불쌍해요!”소희는 입을 막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마치 정말 가슴이 아픈 듯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 하지만 손바닥에 가려진 입은 음흉하게 웃고 있었다.“안, 안락사? 구름이 불치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왜 안락사를 시켜요?”초연서는 멍해졌다.“셋째 사모님, 모르시는 것 같네요.”이준상은 아는 척했다.“말 다리의 무릎 관절은 안쪽과 연결되어 있어 다친 부위가 빠르게 감염될 거예요. 유일한 좋은 방법은 다리를 절단하는 것이지만, 절단 후에도 오래 살지 못할 거예요. 어휴, 구름은 경주마인데, 경주마가 불구가 되어 경주를 하지 못한다면, 이것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준상은 당황한 나머지 안색이 어두워졌다.“아람아, 괜찮아서 다행이야!”초연서는 눈물을 흘리며 흥분했다. 구만복도 비즈니스를 신경 쓸 틈이 없다. 아람이 무사하자 심호흡을 하였다. 항상 차분하던 비즈니스 거물인 구만복이 이 순간 양복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구만복은 항상 아람의 곁을 굳건히 지키고, 다정한 눈에 아람 밖에 없는 경주를 바라보았다. 사고가 났을 때 경주는 망설임도 없이 아람을 향해 달려갔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걱정은 절대 가식이 아니다. 신씨 그룹의 사장으로서 모든 행동은 주목을 받고 있다. 잘못하면 곤경에 처하거나 평판을 잃을 수도 있지만 경주는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왕관을 버려도 되지만 아람이 없으면 안되는 듯 했다.무아지경에 빠진 구만복은 아람의 어버니가 떠올랐다. 구만복도 아버지의 앞에 무릎을 꿇고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있고 싶다고 했었다. 나중에 여러번 결혼했다.사람들은 구만복이 바람둥이이고 정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심지어 아람의 어머니는 구만복의 재혼을 받아드리지 못해 돌아간 거라고 소문이 났었다. 구만복의 마음을 아무도 모른다. 자식들마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구만복은 상관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만 알고 있으면 충분했다.“구아람 씨, 제 말이 틀렸어요?”이준상은 억지로 웃으며 음흉한 눈빛을 반짝였다.“맞아요. 그러나 그 불쌍한 말들이 저를 못 만났네요.”아람의 아름다운 눈이 반짝였다. 몸에 상처가 있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웃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제가 기술이 좋아서 다 살릴 수 있네요.”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소곤거렸다. 다른 사람이라면 잘난 척을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람은 마력이 있다. 자신감이 넘친 말은 사람들을 분개하게 만드는 대신 밝고 솔직한 품격이 있다고 느끼게 한다. 심지어 어떤 서프라이지가 있을 지 기대하게 한다. 프레드는 고개를 기울여 아람을 바라보는 눈빛이 장난기가 가득했다.“허허, 정말 허세가 많네요.”효린은 팔짱을 끼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다는 시선이 아람을 향했다.“신 사장님, 그 뜻은 아람이 말의 다리를 연결했다는 거예요? 말까지 치료할 수 있어요?”윤정용은 눈을 부릅떴다.“그럼요, 윤 회장님. 아람의 신분을 잊으셨어요?”유희는 눈웃음을 지었다.“우리 아람은 모든 사람들이 숭배하는 유명한 의사 백신이에요. 다른 사람이 몰라도, 회장님까지 모르세요?”아람은 어이가 없었다.‘왜 내가 세상을 통제했다고 하지 않아?’“아, 맞네!”윤정용은 둘째 아들이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졌을 때 아람이 윤진수에게 수술을 해줬다는 게 떠올라 이마를 때렸다.“아, 아람이 백신이야. 아람은 우리 윤씨 가문의 은인이야. 아저씨가 정신이 없어! 백신이 나섰는데 뭔들 치료하지 못하겠어? 산산조각이 나도 우리 백신한테는 블록을 맞추는 것만큼이나 간단한 일이야!”아람은 이마를 움켜쥐었다. 말이 점점 더 황당해진 것 같았다. 그래서 아람이 신분을 숨기고 싶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것이 싫었다. 그저 정성을 다하여 일을 하고 싶었다. 관심이 필요 없었고 권력과 이익도 관심이 없었다.“구아람 씨가 백신이에요?”안드레는 눈을 부릅떴다. 백신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안드레 씨.”아람은 안드레 앞에 다가가 인사를 하고 겸손한 태도로 말했다.“이번 구름의 부상은 마구간을 떠나기 전부터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먼저 발견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해서 상처를 악화시켰어요. 저에게도 책임이 있어요. 구름의 다리를 치료했지만, 안타깝게도 경주마로서 마음 편히 달릴 수 없을 것 같아요.”아람은 울컥하여 말을 잇지 못했다. 경주의 가슴은 손에 꽉 잡힌 듯 아팠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람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순간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 알고 있다. 하지만 경주는 알고 있다. 아람은 몸이 아픈 것보다 가슴이 더 아팠을 것이다.“지금 이런 얘기를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구아람 씨, 구름의 사고는 당신의 승부욕 때문에 생긴 거잖아요.”효린은 피식 웃으며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때, 유성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마침 그 장면을 보자 가슴이 아팠다. 연이어 날아오는 타격은 영혼을 부수는 것 같았다. 유성은 난간을 덥석 잡고 손을 움켜쥐었다. 오른손은 무의식적으로 떨며 가슴을 눌렀다.‘너무 아파, 왜 이렇게 아프지, 아파 죽겠네.’“윤 사장님, 괜찮으세요? 어디 아프세요?”우 비서는 깜짝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 유성을 부축하려 하자 유성에게 밀려났다.“꺼져, 건드리지 마.”“네, 네.”우 비서는 뒤로 물러섰다. 경주와 아람의 다정한 모습을 보자 눈에 원망이 가득했다. 유성이 어떻게 대하든 결코 주인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저 경주가 미웠다. 유성을 아프게 하고 유성의 행복을 파괴한 경주가 미웠다.“구름의 왼쪽 다리 안쪽의 상처는 인위적으로 가해진 상처예요. 자리와 깊이가 아주 미묘해요.”아람은 숨을 크게 헐떡이며 초롱초롱한 눈에 화가 담겨 있었다.“우리 KS 재단의 말은 값진 말이에요. 매일 전문가들이 몸은 점검해요. 게다가 구름이 시합을 참석하여야 해서 저희 조련사는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행동했어요. 그러나 악독한 사람을 막지 못했네요. 마구간에 들어가 구름을 해쳤어요!”사람들은 깜짝 놀랐지만 오직 소희만 아람을 노려보고 있었다.‘말 다리에 난 상처는 너무 자비로웠어. 저 년의 얼굴을 긁어버렸어야 했어!’“구아람 씨의 말이 맞아요. 우리 윤씨 그룹의 경마장은 매우 전문적이에요. 모두 우리 윤씨 가문의 사람이고, 믿음직하고 프로들이에요. 누군가가 고의로 그런 게 아니라면 이런 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경마장에서 발생한 일이라 윤성우는 사고난 소문이 퍼져 가족 사업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람을 도와주어야했다.“그래서 이 문제는 면밀히 조사하고 배후를 잡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해요.”“우리 아들의 말이 맞아요. 악독한 사람이 말의 다리에 상처를 주었고, 아람의 목숨까지 위협했어요.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어요?”윤정용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고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구윤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구만복은 다시 윤정용을 바라보았다.“정용아, 성우는 윤씨 그룹 사장이야. 성우가 있으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어. 윤이와 함께 조사하러 가도 괜찮지?”“이 자식이 나랑 예의를 갖춰? 아람이 이런 일을 당했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어? 성우야, 최선을 다해 아저씨를 도와. 이 일을 꼭 조사해내서 아람에게 정의를 찾아줘!”윤정용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마음속으로 고마워했다. 이 정도 규모의 사건이라면 신고해야 맞다. 구만복은 30년 동안의 정을 고려해 사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경찰에 신고하면 언론에 알려줄 수 있다. 윤씨 그룹에서 큰 사고가 터졌고, 다친 건 구씨 가문 아가씨이다. 소문이 퍼지면 윤씨 그룹의 편판에 좋지 않을 것이다.“네, 최선을 다해 구 사장님을 도울게요.”윤성우가 말을 마치자 경주는 차갑게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어요. 제가 이미 잡았어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아람은 경주를 바라보며 눈빛을 반짝이며 감탄했다.“한 비서, 사람을 데리고 와.”그러고 지저분한 발소리가 들렸다. 한무와 다른 두 경호원이 흙투성이 된 하 비서를 사람들 앞에 데려왔다.“한, 한 비서?”유희를 제외한 이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소희도 얼굴이 창백해지며 뒷걸음을 쳤다.한 시간 전, 유희가 말 농장의 안뜰에 경주를 불렀다.“이소희?”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그 계집애가 끼어들지 않았으면 내 머리를 뜯어서 네가 앉을 벤치로 해줄게.”담배를 물고 있는 유희의 손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렸다.“맹새를 할 필요가 없어. 우리집에 벤치가 많아.”경주도 유희에게 담배를 요구하고 자세만 취하고 담배를 피우지는 않았다.“이소희는 이씨 가문 사람이야. 네가 해결할 기회를 줄게. 내 방식대로 해결하면 네가 받아드릴 수 없을 수도 있어.”“이소희가 이 일을 참여하거나 뭘 알고 있는 것 같아.”유희는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소희에게 마지막 희망
한편, 경마장 2번 휴게실. 경마가 막 끝났고 진주는 장현중을 만나러 갔다.“현중아, 현중아, 나왔어!”진주는 장현중을 안 후, 젊어졌을 뿐만 아니라 점점 미쳐가고 겁이 없는 것 같았다. 지난 20년 동안 신씨 가문에서 위선적인 이미지를 유지하며 진짜 모습을 숨기며 매일 신광구를 기쁘기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 생활이 너무 피곤했다.매일매일 자신을 미워하는 남자에게 잘보이기 위해 발버둥치는 일이 너무 지겨웠다. 장현중은 진주에게 시원한 비를 맞는 듯한 시원함을 주며 점점 빠지게 했다. 진주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가며 떨리는 손으로 휴게실의 문을 두드렸다.그러나 노크해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진주는 참다못해 문을 밀고 들어와 문을 잠구었다. 휴게소에는 아무도 없었다.“왜, 아무도 없어?”진주는 의아해하다가 테이블 위에 주사기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익숙한 물건은 진주를 살리는 약이었다. 진주는 숨을 헐떡이며 달려가서 주사기를 가지려하자 전화가 왔다. 장현중은 마치 진주의 몸에 눈이 달린 듯 마침 전화가 왔다.“현중아, 어디야?”진주는 눈을 반짝이며 목소리에는 갈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사모님, 경마장에 보는 눈이 많아요. 사모님과 만나다 들키면 설명할 수가 없어요.”장현중은 배려하는 듯 진주를 생각해 주었다.“저는 상관 없지만, 사모님의 명예에 영향주면 전 속상해요.”진주는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현중아,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해주는 사람이 너뿐이야. 내겐 너 밖에 없어!”“약 때문에 요즘 많이 힘들었다는 걸 알아요. 선물로 드릴게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두 사람은 잠시 통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종료했다. 진주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주사기를 팔에 찌르고 약물을 혈관에 모두 밀어넣었다.“아.”진주의 눈이 흐트러지고 몸은 물에 녹아내린 것처럼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눈물과 콧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 표정은 기괴하고 뒤틀리고 추악했다. 이 순간 고귀한 재벌 사모님이 아닌 약물의 노예가
한참 지난 후 진주는 심호흡을 하고 평온한 척하며 문을 열었다.“무슨 일이야?”“사모님, 왜 여기 계세요? 회장님께서 찾고 있어요.”주 비서는 말을 하고 있지만 눈은 계속 방 안을 보았다.“피곤해서 쉬고 있었어. 뭘 봐, 왜, 내가 사람을 숨겼을까 봐 그래?”진주는 팔짱을 끼고 문에 기대며 차갑게 말했다.“정말 마음이 더러운 사람은 세상이 더럽나 봐. 들어가, 들어가서 잘 봐봐. 외간남자를 꼭 찾아내,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사모님, 아니에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주 비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겸손한 미소를 지으며 공손한 손짓을 했다.“회장님께서 VIP 석으로 오시라고 해요. 사모님만 없으면 소문이 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 가시죠.”...VIP 석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소희는 이상철의 뒤에 숨에 안색이 창백해지며 움직이지도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하 부서는 이상철을 따라 흉한 일을 많이 했었다. 매번 깨끗히 처리해 한치의 빈틈도 남기지 않았다. 이번에는 왜 경주에게 잡힌 것인지 이해가 안 갔다. 이씨 사람들도 깜짝 놀라며 멍해졌다.“하 비서, 왜, 왜 너야?”이상철의 큰 몸이 비틀거리자 이준상은 급히 다가가 부축했다. 하 비서는 이상철이 고아원에서 직접 데려온 사람이다. 키우는 데 많이 신경 쓰기도 했다. 비서이지만 이상철은 이미 아들로 생각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어르신, 저.”허 비서는 말을 마치기 전에 허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한무가 발로 차버렸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아람도 깜짝 놀라 긴장했다. 묵묵히 경주를 따라 일하던 한 비서가 이런 난폭한 면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단지 아람을 위해 화풀이해주는 것이다. 이때, 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감싸안고 다정하게 말했다.“놀랐어?”“풋, 다른 사람이 맞는데 내가 왜 놀라.”아람은 괜찮은 척했지만 경주의 손에 몸이 찌릇찌릇했다.“예전에 내가 참지 못하기 직전에 한무가 날 위로하며 침착하라고 했어.”경주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그래요, 신 사장님. 신씨 그룹 사장이면 제멋대로 할 수 있어요? 당신을 고소할 수도 있어요!”이준상은 경주의 차가운 얼굴을 가리켰다. 조금도 존중하지 않고 완전히 얍잡아보고 있었다. 유희는 효정을 꼭 안고 토닥여주며 이준상을 째려보았다.‘이씨 그룹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제멋대로한다고 고소한다고? 참 황당하네.’“경주야, 조사를 잘 하고 이런 말을 한 거 맞아?”주 비서와 함게 온 진주는 이 장면을 보자 바로 경주를 비판하며 악당 역할을 했다.“우리 신씨 그룹과 이씨 그룹은 친구야. 이 도련님과도 절친인데, 어떻게 의심할 수 있어? 두 가문의 감정을 상하잖아. 이 도련님의 마음도 좋지 않을 거야.”유희는 진주의 말이 듣기 싫어 바로 말했다.“사모님, 전 사실을 따르는 편이에요. 필요하면 가족도 제 안중에 없어요. 틈을 타서 저와 경주의 사이에 이간질하지 마세요!”진주는 말문이 막혔고 이씨 가문 사람도 어이가 없어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래서 신 사모님의 눈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체면이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경주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켁, 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이 남자가 아람이 탄 말에 손을 대서 아람이 넘어져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이걸 그냥 눈감고 넘어가야 맞아요? 복수를 하면 안 되요?”경주의 붉어진 눈에는 원망이 가득했고 부들부들 떠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하며 가슴이 아파났다.“누가 손을 댔든, 비참하게 죽여버릴게요. 저 신경주가 명예, 처명을 중요시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한테 제일 중요한 건.”경주는 천천히 눈을 돌려 당정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구아람 밖에 없어요.”아람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경주와 눈을 마주쳤다. 이 순간 마음조차도 격렬한 감정에 젖어있는 것 같았다.“젠장, 저 자식이 너무 멋있어!”유희는 욕설을 퍼부우며 감탄과 질투를 표현했다.“음, 오빠가 정말 새언니를 많이 사랑하네.”효정은 유희의 품에 기대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진주가 아람을 싫어하는
마치 머리 위에 칼이 매달린 듯 날카로운 살기가 느껴졌다. 경찰서장은 억지로 웃었다.“그, 두 분 먼저 차 한 잔 드세요.”“아니요. 여기 있는 차를 감히 마실 수가 없네요.”아람은 예쁘고 유연한 다리를 꼬고 차갑게 바라보았다.“제 비서를 가두었더라고요. 바로 풀어주시면 좋겠어요. 이 일은 우리 구씨 가문과 윤씨 가문 사이의 사적인 문제예요.”“원만하게 공직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면 문제를 일으켜서 자신을 곤란하게 하지 마시죠.”아람은 항상 단도직입적으로 말했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경찰서장의 가식적인 미소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억지로 말했다.“구아람 씨.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30년 넘게 일하면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상대해 왔어요.”“잡혀들어온 사람 중 결백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임수해는 비록 구아람 씨의 사람이지만, 윤씨 가문의 도련님을 장애가 생길 정도로 때렸어요. 이미 고의 상해죄에 해당해요. 감정 결과도 이미 상사에게 보고했어요.”“두 분은 성주에서 존엄한 분이지만 법 앞에서는 누구든지 평등해요. 아무리 재벌이라도 약자를 괴롭히고 법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구아람 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네요.”“서장님, 말은 잘하시네요.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네요.”경주는 따뜻한 손으로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으며 눈썹 사이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그렇다면 무고한 사람을 억울하게 유죄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겠죠?”아람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닫고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떴다.“신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에요?”경찰서장은 의아했다.“윤진수를 때린 건 임수해가 아니라 저예요.”경주는 차갑고 경멸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검은 눈동자가 차갑고 날카로운 빛을 번쩍이며 마치 경찰서장을 갈라놓으려는 듯 섬뜩하게 말했다.“이제 임수해를 풀어주고 저를 체포해도 되죠?”아람은 깜짝 놀라 경주의 손을 잡았다.“경주야, 너.”경찰서장은 멍해져 입을 반쯤 벌린 채 아무 반응도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경주의 차갑고 멋진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전화기 너머 희미한 흐느끼는 소리만 남긴 채 정적이 흘렀다.“왜? 한 명은 이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한 명은 말도 안 하네.”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들고 아람의 볼을 꼬집었다.“이 자매가 정말, 아무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어?”[아, 아니에요.]아린이 가장 먼저 나지막한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했다.[형부, 수해 오빠를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우린 가족이야. 예의를 차릴 필요 없어.”아린의 감정을 진정시킨 경주는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한무에게 명령했다.“차 돌려. 경찰서로 가.”그 말을 듣자 한무는 바로 핸들을 꺾어 차를 돌렸다.“경주야, 어떻게 할 생각이야?”아람은 걱정스럽게 경주의 차분한 표정을 바라보았다.“어떻게 하든 수해를 먼저 구해야 해.”경주는 한숨을 쉬며 아람과 깍지를 꼭 꼈다.“아린과 수해는 연애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곤경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상처받게 하고 싶지 않아.”아람은 순간 더듬거렸다.“공감되었어?”경주는 안도하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한번 아람을 꼭 껴안았다.“예전에는 공감했는데, 지금은 아니야. 이 세상에서 최고의 행복이 지금 내 품에 있잖아.”...수해는 이 더러운 구치소에서 2주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윤씨 그룹이 합의를 거부하면 계속 구금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해는 아람과 경주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힘겹게 발버둥을 친 끝에 기다리는 것은 여전히 감옥일지라도 수해는 여전히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입을 꼭 다물 것이다. 이때 수해는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그리고 건너편의 구석에 몸을 움츠리고 조심스럽게 수해를 바라보며 수다를 떨고 있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너희들, 너무 시끄러워.”수해는 여전히 눈을 감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맞고 싶지 않으면 닥쳐.”구금된 몇 명의 남자는 즉시 입을 가리고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
아람과 경주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나가는 길에 경주는 아람을 안고 펑펑 울었다. 아람의 검은 드레스를 구겨질 정도로 잡았고 옷까지 젖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아람이 위로하며 효정에게 약속했다. 가끔 와서 효정을 보고 유희에게 이씨 가문만 챙기지 말고 효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당부했다. 자유의 기쁨을 잃고 사육된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유희는 또다시 맹세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효정을 안고 문 앞에 서서 떠난 모습을 지켜보았다. 차는 한참 달렸다. 아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어두운 밤에 떨어지는 별처럼 맑은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울지 마.”경주는 마음이 아파서 호흡이 가빴다. 튼튼한 팔로 아람을 품에 안아주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턱으로 아람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효정이가 보고 싶으면 한동안 데려와서 같이 살아도 돼. 아니면 내가 더 큰 별장을 사서 아예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연은 이제 사장님 비서가 될 거야. 그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효정을 아줌마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아.”“흥, 네가 정말 이유희의 절친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아람은 코를 빨아들이며 손끝으로 경주의 가슴을 찌르며 원망했다.“아직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커플을 헤어지게 할 거야? 날 기쁘게 하려고? 신경주, 넌 정말 양심이 없어. 효정이 아무 말을 안 해도 유희가 매일 널 저주할 거야.”경주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고 얇은 입술로 아람의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를 하고 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이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일인 줄 알았어.”“저 커플을 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아람은 키스를 받고 호흡이 흐트러져 눈이 촉촉해지며 설렜다.“그래서 너도 가서 귀찮게 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며
“아람아, 무슨 생각이 들었어?”경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유희와 정연도 긴장을 하며 하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한 비서의 분석이 맞아. 윤유성의 사악한 성격으로 라이언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어.”“그리고, 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 있었을 거야. 다만 중요한 도구가 이제 도착했을 뿐이야!”유희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경주만 바로 깨닫고 반응했다.“그 도구가 헬기라고 생각해?”아람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초조하게 말했다.“지상에서는 윤유성이 행동하기 어렵지만, 하늘에서 편하잖아. 그리고 비행기가 출국하면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막을 수 없어. 그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정말 음흉하고 고압적인 행동이다. “형수, 정말 똑똑하네. 넌 정말 신이야!”유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박수를 치며 공손하게 절을 할 뻔했다.“아부는 그만하고 빨리 대책을 생각해.”아람의 가슴은 돌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한무야. 지금부터 인력을 추가 배치해. 윤유성의 헬기 행방을 면밀히 감시해. 어떤 행동이 있더라고 제때 차단해야 해.”경주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안색이 차가워졌다.“네, 신 사장님.”예전의 경주는 비즈니스의 거물이고 고귀한 왕이었다. 하지만 아람 앞에서 보좌하든, 아람을 위해 전장에 돌격하는 장군이든 상관없었다. 무엇이든 아람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었다.“만약 막지 못하고 헬기가 뜨면 어떡해? 폭탄으로 라이언을 구해야 하나?”유희는 진지하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졌다.“라이언은 양국의 공개 수배 범죄자야. 때가 되면 백진 오빠와 도현 오빠에게 알려서 군과 경찰이 힘을 합치도록 할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로 날아가더라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거야.”세 남자의 얼굴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윤민주가 감옥에 가고, 윤진수가 체포되었다. 경주의 말대로 윤성우의 처지는 점점 난감했고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유성이 S 국에서의 노력
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경주는 아람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손을 잡아주며 쓰다듬었다.“아람아, 알아. 네가 효정을 많이 이뻐하는 거. 봐봐, 지금 효정에게 유희가 있어. 유희가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있어. 유희는 능력도 좋고 집안도 좋아. 효정을 지켜주기에는 충분해.”“응, 알아. 사실 너무 고마워.”아람은 유희가 효정을 받아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다. 고마운 건 유희가 초월적인 안목이 있고,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효정을 인정해 주고, 기꺼이 인내심을 가지고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이다. 잠시 후 유희가 돌아왔다. 다크서클이 더 짙어진 것 같았다.“유희야, 고생했어.”경주는 한숨을 내쉬었다.“내 와이프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고생은 무슨.”유희는 정연을 원망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어디까지 얘기했지? 참, 방금 생각해 봤는데 라이언은 수배 중인 범죄자야. 국내에서 권력이 없는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매수할 수 있어? 윤유성의 짓인가? 몰래 라이언을 지켜주고 있어?”아람과 경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결국 라이언은 왕준의 상사였고, 남도 습격 사건에 참여했다. 라이언은 유성에게 치명타를 입힌 중요한 증인이기도 하다. 유성은 이런 약점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짓이다.“라이언이 나타난 건 아직 살아있다는 거고 아직 성주에 있다는 거야. 성주에 있으면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저 시간문제야.”경주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원망에 목이 쉬었다.“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윤유성과 라이언과 같은 짐승 때문에 무고한 사람을 더 이상 희생하기 싫어. 너무 가치가 없어.”유희의 가슴이 아파 났다. 경주는 겉으로 차갑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저기, 궁금한 게 있어요.”한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뭔데?”세 사람이 일제히 물었다.“윤유성이 왜 라이언을 보호하려고 애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지금 S 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구역에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
한무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헬기가 좋지만 제가 살아서 타도 죽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됐어, 경주야. 한 비서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헬기 한 대로 이렇게 화를 내?”아람은 긴 손끝으로 경주의 턱을 치켜올리며 여왕처럼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올해 생일 선물로 헬기를 사줄게. 윤유성보다 더 좋은 거 사줄게. 좋아?”‘젠장, 너무 부럽네! 역시 해문 갑부의 딸이야. 헬기를 생일 선물로 해?’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아람아, 난 네 남자야. 하지만 난 너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가 아니야. 선물을 해도 내가 너한테 해야지.”“풋,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저 돈 몇 푼인데.”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은 유희와 한무를 부럽게 했다. 그들도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리무진, 탱크, 헬기를 갖고 싶어할 것이다.경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흔들며 가슴이 찡해났다.“아람아, 나한테 선물할 필요 없어. 네가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예전에 나한테 준 선물들은 지금 별도의 방에 전시되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매번 집에 갈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여러 번 보고 만졌어.”그때 아람을 잃은 경주는 마치 페티시스트와도 같았다. 경주는 종종 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경주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같았다.마음속은 이미 통제 불능이고 미쳐버렸다. 아람은 경주를 깊이 바라보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경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게다가 내가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어.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야.”경주는 이 로맨틱한 말을 다시 반복했지만, 말할 때마다 처음처럼 다정했다.“바보.”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키스로 천 마디 말을 대신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