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제1281화

ผู้เขียน: 류한나
권다솔은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버렸다. 주변에서 밀려오는 말들은 차디차고 날 선 바람결 같았다. 손가락은 경직되고, 팔다리는 감각을 잃은 듯했다. 이곳에 남은 것은 껍데기뿐인 육신밖에 없었다.

‘진호 씨가 나한테 숨겼던 일이 이거였어?’

한참이 지나서야 권다솔은 그 상태에서 벗어나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위로 향하는 동안, 배진호는 이미 거실에 앉아 있었다. 단지 그의 얼굴빛은 들어올 때보다 한층 더 싸늘했고, 눈동자 깊숙한 곳에는 얼음꽃이 맺힌 듯 미세한 온기조차 엿볼 수 없었다.

곁에 있던 석규리는 억울함이 거의 실체를 띨 듯했다. 그녀는 정미진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아주머니...”

석규리는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조건은 분명히 뛰어난데 배진호가 왜 이러는 걸까. 게다가 그녀는 어머니의 명을 어기고 몰래 이곳까지 찾아온 상황이었다.

조연숙은 배진호가 결혼한 적 있다는 걸 알게 된 후부터 그를 원치 않았지만, 석규리는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날 밤 처음 배진호를 만났던 순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조연숙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슬쩍 이곳으로 들어왔는데, 어째서 배진호는 여전히 차가운 태도로 일관하는 걸까? 전 아내와 비교해 그녀가 어떤 점에서 모자란다는 건가?

“진호야, 규리가 틈내서 이렇게 어렵게 온 건데 얼굴 좀 피워봐.”

정미진이 그를 나무랐다.

하지만 배진호가 이곳에 온 목적은 맞선이 아니었다. 그는 단지 정미진이 주겠다고 한 물건을 받기 위해 방문했을 뿐인데 도리어 속은 셈이다.

그런데 어찌 좋은 표정이 나올 리 있겠는가?

그는 더 이상 인내심이 남아있지 않은 듯, 벌떡 일어나 한겨울 칼바람 같은 표정으로 말을 뱉었다.

“물건을 줄 마음이 없으시다면 제가 괜히 헛걸음친 거네요.”

그는 정말 이대로 나가버릴 기세였다.

정미진은 가까스로 그를 속여 불러놓고 이렇게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그녀는 다급히 문 앞으로 달려가 가로막았고, 석규리 또한 긴장한 얼굴로 일어났다.

“알았어, 알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บทที่ถูกล็อก

บทที่เกี่ยวข้อง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2화

    배진호는 마시고 싶지 않았다.그는 물건만 챙겨 가고 싶었지만, 정미진의 말투에는 미묘한 강압과 간청이 뒤섞여 있어 냉정하게 등을 돌리고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게다가 그는 그 물건들을 권다솔에게 돌려주어야 했다. 아이를 잃은 경위를 그녀가 알 필요가 있었다. 또 다른 이유는 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그의 어머니였다. 20여 년을 길러준 어머니 아니던가.배진호는 목울대를 조금 움직이며 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이 한 잔으로 인연을 칼로 베듯 끊어버리려는 듯이 말이다.다 마신 뒤, 그는 홍경천 통을 들고 문밖으로 향했다.“진호 씨, 왜 가는 거예요?”석규리는 깜짝 놀라 일어섰다. 그러나 말을 마치자마자 몸이 격하게 흔들렸고 양 뺨은 유달리 붉게 달아올랐다.이미 현관까지 다다른 배진호는 머리를 움켜쥐고 뒤로 비틀거리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긴 다리가 탁자에 걸려 날카로운 마찰음을 냈다.아랫배 깊은 곳에서 불덩이 같은 열기가 타오르는 듯 격렬했고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목젖이 오르내리며 형언하기 어려운 갈망이 몸속 어딘가에서 피어났다.곁에 있는 석규리는 훨씬 더 상태가 심각했다. 그래도 배진호는 자제력이 좋아 약간의 의식이라도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더위를 참지 못해 스스로 옷을 벗으려 하고 있었다.배진호는 그쪽을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최대한 떨어져 앉았다. 이 상황에서 그는 단번에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어머니, 그 물에 약을 탄 거예요?”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리는 눈빛으로 정미진을 바라봤다. 설마 친모가 이런 짓을 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지금 정미진은 대답할 여유조차 없었다.배진호의 상태를 보고 약이 듣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방 안에 숨은 배상준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 집의 방음이 꽤 좋은 탓에 배상준은 한참 뒤에야 밖으로 나왔다. “얼른 진호랑 규리 씨를 2층 침실로 옮겨.”정미진이 지시했다.2층에는 빈 침실이 세 개 있었고, 그중 두 개는 복도의 맨 왼쪽 끝과 맨 오른쪽 끝에 있어 거리가 멀었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3화

    배진호는 냉담하게 그녀를 밀어냈고, 석규리는 침대에 쓰러지며 답답한 신음을 토해냈다.그가 약간 힘을 뺀 게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그녀는 바닥에 나뒹굴었을 터이다.“이미 말했잖아요. 다른 여자한테는 관심 없다고요.”배진호는 차가운 어조로 마지막 말을 던졌다.그는 곧장 문으로 가서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나 아무리 돌려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바깥에서 문을 잠근 것 같았다.뒤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작게 들려오자,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도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생각에 얇게 다문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차가운 물로 샤워라도 하는 게 어때요?”석규리는 붉어진 눈으로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옷이 없어요.” 배진호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그럼 관두죠.”그에게 그녀가 입을 만한 옷은 전혀 없었다. 자기 옷을 빌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한편, 권다솔은 몇 번이나 고민하다가 마침내 배진호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잠시 뒤, 정미진이 문을 열었다.결국 지난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권다솔을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문을 닫으려 했다.그런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이상한 웃음을 흘리며 다시 문을 열고 말했다.“다솔 씨, 잘 왔어요. 들어와요.”권다솔은 정미진의 태도가 이상하다고 느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를 들여보내기 싫어하던 정미진이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을까? 혹시 동네 어르신들이 말했던 것처럼, 이 안에 배진호가 다른 여자와 있는 게 맞는 걸까?문턱을 넘어서면 두 사람이 정답게 대화를 나누거나 애정에 빠져 있는 장면을 마주하게 될지도 몰랐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예리하게 찔렸다.권다솔은 심호흡을 하고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남은 미련이 있으니 직접 확인해야 했다.하지만 문턱을 넘어섰을 때, 그녀가 기대했던 충격적인 장면은 전혀 없었다. 배진호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거실에는 배상준만 덩그러니 앉아 있을 뿐이었다.‘내가 착각했나?’권다솔은 문득 스스로를 의심했다. 어쩌면 배진호는 정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4화

    권다솔은 고개를 숙여 문손잡이를 보고는 찰칵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다.마침 석규리가 약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배진호에게 달려들던 순간이었다.배진호는 잠시 방심한 채 도와주려고 했던 상대가 되레 등 뒤에서 들이받을 줄 몰라 예기치 않게 큰 침대 위로 쓰러지고 말았다.석규리는 손을 더듬어 그의 입술로 키스하려고 했다.배진호의 눈동자는 순식간에 어두운 그림자로 뒤덮이며 고개를 젖혀 피했고 그녀의 입술은 그의 턱 끝에 스칠 뿐이었다.그는 찌푸린 얼굴로 그녀를 피한 바로 그때 문이 열렸다.배진호는 깜짝 놀라 문가를 바라봤고, 거기에 서 있는 사람은... 권다솔이었다.권다솔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다솔 씨, 잠깐만. 오해했어요!”항상 침착하고 무너지지 않던 그의 태도에 균열이 가고 허둥대며 일어서려 했다.하지만 권다솔은 그의 움직임에 겁이라도 난 듯 더 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으며 몸을 돌려 곧장 밖으로 나갔다.배진호는 뒤쫓으려 했으나, 석규리가 그를 끌어안으며 막았다.그는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두 눈을 부릅떴다.얼마나 익숙한 장면인가.지난번 권다솔이 떠났을 때, 그는 하루 밤낮을 그녀를 찾아다니고 또 이삼일을 애타게 기다려서야 겨우 그녀를 곁에 둘 수 있었다.이번에는 얼마를 기다려야 할까?이번에도 돌아와 주기는 할까?...권다솔은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집에 돌아왔다. 마침 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도우미가 그녀를 보고 감추지 못할 놀라움을 드러냈다.“웬일이세요? 아직 병원에 계실 때 아닌가요?” 권다솔은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누구와도 대화할 마음이 없었다.그녀는 자기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둔 뒤, 배진호의 흔적으로 가득한 공간을 바라보았다. 칫솔은 그의 것이고, 컵도 그렇고, 수건마저 그에게 속한 것이며, 침대 위 이불조차도 반은 그의 몫이었다.그는 언젠가 말했었다. 그녀 외에는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는 그 말을 지키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5화

    소미는 줄곧 여이현과 온지유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별이는 그녀를 무척 좋아했다. 온지유가 그녀를 보육원에 맡기려 했으나 소미는 온지유의 팔을 꼭 끌어안고 놓지 않았다.“이모, 지금 바로 이모네 집에 가면 안 돼요?”“이젠 우리 집이야.”옆에 있던 별이가 말했다.“네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까지나 머물 수 있어. 우리 아빠, 엄마 모두 정말 좋은 분들이고 여동생도 아주 귀여워.”어떤 아이들은 낯을 가리지만, 온하윤은 절대 그러지 않았다. 낯선 사람을 보아도 웃으며 울거나 떼쓰지 않는 아이였다.“응, 응.”소미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한 손으로 별이의 손을 잡았다.“다 같이 있으니 정말 좋아.”원래 여이현과 온지유는 이 도시에 사흘쯤 머무르며 놀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소미가 있으니 집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어졌다.떠나기 전, 그들은 아이들에게 물었다.“별아, 소미야, 놀이공원에 가보고 싶어?” “가고 싶어요!”별이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도 놀이공원에 가본 적은 있지만 늘 혼자서만 놀았다. 이번엔 엄마 아빠도 곁에 있고 방금 사귄 새 친구 소미도 있다. 그와 달리 소미는 좀 더 주저하는 듯했다.“그... 그런데 놀이공원이 뭐예요?” “엄청 재밌는 곳이야. 거기엔 놀이기구가 잔뜩 있고, 큰 목마를 탈 수도 있고,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 수도 있어. 사람보다 더 큰 인형들이 있고 맛있는 음식도 많아.”별이가 간단히 설명했다. 소미의 눈이 점점 반짝였다.“세상에 그런 곳도 있구나!” “당연하지, 혹시 지금까지 한 번도 못 가봤어?”이번엔 별이가 놀랐다. 해외에도 놀이공원은 있을 것이니 말이다.소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점점 목소리를 낮췄다.“엄마 아빠는 나를 한 번도 데려가지 않았어. 갈 때마다 동생들만 데리고 갔거든.” 주변 사람들이 모두 얼어붙은 듯 잠시 말이 없었다. 한참 뒤, 별이가 먼저 사과했다.“미안해, 내가 그런 말을 하지 말아야 했는데...” 그는 생각할수록 자신이 너무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6화

    “그래, 별이한테도 친구가 생겼으니 우리도 둘만 있을 시간이 더 많아지겠지.”여이현은 손가락으로 온지유의 손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따듯하면서도 간지러웠다.온지유는 붉어진 얼굴로 그를 밀어냈다.“그러지 마. 아이들이 밖에 있다고. 만약 소리를 듣기라도 한다면 안 좋아.”별이는 아주 똑똑한 아이였다. 만약 별이가 그것이 무슨 소리냐고 묻는다면 온지유는 정말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정말이지 너무도 민망했다.“이 호텔은 방음이 아주 잘 되어 있어. 더구나 꼬맹이들은 지금 티브이에 정신이 팔렸잖아. 그래도 걱정된다면 티브이 음량을 더 높이면 되지.”온지유가 반박의 말을 하기도 전에 여이현은 이미 손을 뻗어 리모컨을 들고 오더니 음량을 두 개 정도 높였다.그리고 몸을 돌려 그녀에게 키스했다.그의 리드에 온지유는 몸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하늘에 어둠이 깔리고 나서야 두 사람의 몸은 떨어지게 되었다. 온지유는 티브이를 끈 뒤 녹초처럼 침대에 흐느적 누웠다.땀에 몸은 끈적거렸기에 너무도 샤워하러 욕실로 들어가고 싶었으나 움직이는 것이 귀찮았다.여이현은 욕실로 들어가 욕조에 따듯한 물 받아놓았다. 그리고 다시 나와 온지유를 안은 후 천천히 그 욕조 안으로 내려놓았다.온지유는 몸을 감싸는 따듯한 온기에 온몸이 나른해졌다.“지유야.”여이현이 나직하게 그녀를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너무도 매혹적이었다.“나 오늘 너랑 같이 자면 안 될까?'온지유는 하마터면 그의 목소리에 홀려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다행히도 정신이 번쩍 들어 그의 요구를 거부했다.“안 돼. 꿈도 꾸지 마. 내일 아이들이랑 놀이공원도 가기로 했단 말이야.”이미 조금 전의 일로 힘이 전부 빠진 그녀였다. 만약 또 반복하게 된다면 내일은 아마 눈을 뜰 수 없을지도 모른다.여이현은 점점 더 짙은 미소를 지었다.“얼른 씻어. 밖에서 기다릴게.”그도 온지유를 피곤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목욕을 마친 온지유는 샤워 가운을 입고 나와 의자에 앉았다. 그러자 여이현은 자연스럽게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7화

    온지유는 소미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몰랐다. 그랬기에 종류별로 접시에 담아주었다.“먹어 봐, 입에 맞는 거 있으면 더 가지러 오면 되니까. 하지만 낭비하면 안 돼. 먹을 만큼 가져가야 해. 알았지?”“아주머니가 골라준 거라면 소미는 전부 좋아요.”소미는 정말로 음식을 낭비하지 않았다.온지유가 담아준 음식은 전부 먹어치웠고 수프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전부 마셨다.배를 채운 후 여이현은 그들을 데리고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소미는 처음에 어색해하면서 편히 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몇 개의 놀이기구를 타고 난 뒤 신나게 놀았다.“오빠, 난 회전목마가 좋아. 우리 한 번 더 타면 안 돼?”“아까 내가 큰 말에 탔으니까 이번엔 네가 큰 말에 타. 내가 작은 말에 탈게.”별이는 소미의 손을 잡았다.두 아이는 아직 어렸기에 위험한 놀이기구는 탈 수 없었다. 어린아이들이 타도 위험하지 않은 놀이기구를 전부 타본 뒤 마지막엔 온지유와 여이현과 함께 관람차를 탔다.관람차가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갔을 때 소미는 두 손을 꼭 모아 말았다.“관람차가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갔을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들었어요. 전 오빠랑 오빠 가족이랑 평생 같이 살고 싶어요.”“그럴 거야.”온지유는 아이를 보며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가족 구성원이 넷이면 아주 좋았다. 다섯이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놀이공원에서 나온 뒤 여이현은 호텔로 운전했다. 돌아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지나서 온하윤을 태우려고 했다.온하윤은 이틀 동안 아빠와 엄마, 오빠를 보지 못해 반가웠는지 작은 손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아주 좋아했다.“소미야, 봐봐. 하윤이는 내 여동생이야. 귀엽지?”별이는 소미를 데리고 온지유 옆에 서 있었다. 두 아이는 온지유가 안고 있는 온하윤을 보았다.소미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온하윤의 입가로 가져다 댔다. 온하윤은 먹을 것인 줄 알고 혀를 내밀며 소미의 손을 깨물려고 했다.여이현은 얼른 소미를 안아 올렸다.“안 돼. 하윤이한테 손가락 물리면 안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8화

    소미는 얼른 약병을 숨기며 가방에 넣고는 태연하게 다시 바닥에 앉았다.“소미야, 나 왔어. 방금 뭐 하고 있었어?”별이는 소미의 곁으로 다가갔다. 소미와 함께 놀고 싶었기 때문이다.여하간에 소미는 6살 즈음 되는 어린아이였기에 표정 숨기는 것에 능하지 않았고 별이의 맑은 두 눈을 똑바로 볼 엄두가 나지 않아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아무것도 안 했어. 그냥 조금 졸려. 자고 싶어.”“그럼 좀 자. 이모님은?”“내가 배고파서 타르트 만들어 달라고 했어. 근데 지금은 너무 졸리니까 일단 좀 잘게. 이따가 말해.”소미는 소파에서 담요를 끌어당기며 얼굴까지 푹 뒤집어썼다.별이가 온하윤을 엄청나게 좋아했으니 만약 자신이 약을 먹였다는 사실을 별이가 알게 된다면 별이는 더는 자신과 말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영원히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게 된다.여하간에 별이의 부모님을 해치지 않았고 별이한테도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별이 동생은...아직 어리고 말도 못 하니 여이현과 온지유가 또 한 명 낳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빠르게 김명자가 갓 구운 타르트를 들고 돌아왔다.“소미가 방금 막 잠들었어요. 타르트는 여기에 놔주세요. 이따가 소미가 깨면 먹을 거예요.”별이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행여나 소미가 깰까 봐 말이다.김명자는 고개를 끄덕였다.별이는 혼자 책을 읽었다. 소미는 처음에 자는 척했지만, 나중엔 정말 자게 되었다.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져버렸다. 김명자는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온하윤을 보며 이상하게 생각했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를 본 순간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세상에! 하윤이가 열이 나고 있잖아?”“네? 제 동생이 아파요?!”별이는 고개를 확 들었다.다급했던 별이는 옆에 누가 잠들어있다는 사실조차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일어나 온하윤의 상황을 살펴보려 했다.“도련님, 일단 여기서 지켜보고 있어요. 내가 얼른 사장님이랑 사모님한테 가서 말하고 올게요.”김명자는 별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1289화

    “엄마, 저도 갈래요.”별이는 온지유를 쫓아가며 큰 소리로 말했다.소미는 무의식적으로 별이를 붙잡으려 했으나 너무도 빨리 달려가는 별이에 공기만 잡았다.현관까지 걸어온 온지유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말했다.“별아, 엄마랑 아빠는 지금 정말로 정신이 없어서 별이까지 챙겨줄 수가 없어. 그러니까 별이는 집에 있어 줘. 집에는 이모님이 있으니까. 그래야 엄마랑 아빠도 마음 놓고 하윤이랑 병원에 갈 수 있을 것 같아.”비록 별이가 얌전하고 병원에 데리고 간다고 해도 칭얼대지 않으며 온하윤까지 돌봐줄 것이지만 병원엔 사람도 많고 그녀와 여이현은 별이에게 신경 써줄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가 만약 유괴범이라도 섞여 들어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만약의 상황을 위해 아이를 집에 두고 나가는 것이 나았다.“네. 그럼 엄마, 하윤이가 나아지면 바로 별이한테도 말해줘야 해요.”별이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곤 걸음을 멈추었다. 집을 나서는 온지유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속으로는 온하윤이 얼른 나아 건강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오빠.”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소미는 인형을 들고 다가왔다.“우리 같이 소꿉놀이하자. 나는 얘 언니 할게, 오빠는 오빠 해.”“미안해, 소미야. 난 지금 소꿉놀이할 기분이 아니야.”별이는 고개를 저었다.지금 아픈 사람은 인형이 아니라 별이의 친동생이었다.그러니 소미와 함께 소꿉놀이할 마음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소미는 입술을 틀어 물며 손을 뻗어 별이의 팔을 잡고는 작게 물었다.“오빠, 오빠는 하윤이가 아주 아주 좋아?”“당연하지. 난 하윤이가 너무너무 좋아. 나한테 하윤이는 우리 엄마랑 아빠 다음으로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별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별이가 동생을 잘 돌보게 된 것은 여이현과 온지유가 바쁜 이유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 정말로 동생을 좋아했기 때문이다.소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고개를 떨구었다....한편 병원.온하윤이 너무도 어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응급실로 들

บทล่าสุด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2화

    하지만 감동보다는 오히려 속이 울렁거렸다.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에 문지원은 당장 얼굴이 일그러지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지석훈도 뒤따라 들어오며 물었다.“속이 안 좋아?”“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요즘 세 끼 식사도 꽤 규칙적으로 하고 날것 이거나 차갑거나 매운 음식도 먹지 않았는데...”문지원은 배를 움켜쥐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랐다.지석훈도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한 듯 방으로 가서 임신 테스트기를 가져왔다.문지원은 놀라며 물었다.“언제 산 거예요?”지석훈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문지원은 아무 말이 없었다.5분 후, 그녀는 복잡한 얼굴로 다시 나왔다. 한 손은 여전히 배 위에 올려져 있었고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정말 임신한 것이다!그녀와 지석훈이 결혼한 지 겨우 3개월밖에 안 되었는데 이렇게 빨리 임신하다니.지석훈은 오히려 태연해 보였다. 하지만 입가에 감출 수 없는 미소를 보면 그 역시 겉모습처럼 평온하지 않고 흥분을 억누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정말 임신한 거예요?”문지원은 아직 믿기지 않는 듯 물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번 달 초에 생리가 끝났기 때문이다.“아마 생리가 끝난 후 며칠 사이일 거야.”지석훈의 목소리는 문지원에게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니 그녀의 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결국, 그녀는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임신 테스트기는 가끔 틀릴 수도 있으니 이런 일은 직접 검사를 받아보고 확인해야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녀는 손에 든 검사지를 보고 완전히 할 말을 잃었다.의사는 마침 지석훈과 알고 지내던 사람이었다.“축하합니다, 지 원장님. 부인께서 임신 2주 차입니다.”“감사합니다.”지석훈은 침착하게 그녀를 부축하며 밖으로 나갔다.병원 진료실을 막 나오자마자 지석훈은 문지원을 품에 안았다.“너무 좋아. 우리 아이가 생겼어.”문지원은 남자가 미세하게 떨리는 모습을 보며 멍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1화

    물론 손에 있는 일을 무턱대고 모두 남에게 맡기는 것은 너무 과한 부담을 주는 일이다.문지원은 비서를 사무실로 불렀다.“올해 25살이죠?”비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나이는 모두가 다 아는데 문지원 회장이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혹시 소개팅을 시켜주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비서는 고마웠지만 거절하며 말했다.“문 사장님, 저는 아직 젊어서 당장은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전 당신더러 결혼하라고 하는게 아니에요.”문지원은 펜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냥 평소에 잡다한 일들을 맡기고 싶어서요. 확인이 필요한 문서들은 평소에 굳이 내게 제출하지 않아도 돼요.”비서는 그 뜻을 이해했다.이건 곧 그녀에게 승진과 급여 인상을 주려는 것이다. 문지원이 그녀의 의견을 확인한 후 급여를 조금 올려줬고 비서에게 몇 명의 적합한 인재를 추가로 모집해서 예비 인력으로 두라고 지시했다.“평소에 내가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대신 처리해주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보고하면 돼요.”비서는 한숨을 쉬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녀 혼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다.일정이 정리되자 문지원은 업무에서 상당 부분 해방되었다.예전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일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되어도 일이 끝나지 않고 긴급 통지가 오면 또 회의를 위해 야근을 해야 했다.이제는 오후 4시 반쯤이면 일을 마치고 퇴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비서가 몇 명을 더 찾아서 양성해 두었기에 업무가 적절히 분배되어 모두 바빠 죽을 정도가 아니라 적당히 딱 맞는 분량을 처리할 수 있었다.그 덕에 문지원은 지석훈과 함께 결혼 후의 삶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되었다.지석훈도 이에 매우 만족해했다.“널 주려고 선물을 챙겨왔어. 들어가서 한번 봐.”그가 집 문 앞에 다가서더니 걸음을 멈췄다.문지원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안은 어두컴컴했다.“뭐 숨겨놨어요? 아직 불도 켜지 않았네요, 수상하게.”탁! 하며 불이 켜지자 거실의 모든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30화

    문지원은 이 주제가 다소 위험하다고 느꼈다. 비록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과 배석훈이 결혼한 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돼지고기를 먹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돼지가 뛰어다니 것을 본 적은 있을 것이다. 문지원은 그러면서도 반쯤 빚어놓은 만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이에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너희들도 이제 나이가 들었으니 아이를 가져야지. 평소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단다.”문지원은 잔소리를 듣고 나서 나오니 기운이 다 빠져있었다.시어머니는 문지원에게 정말 잘해주었다. 거의 마음을 쏟아붓는 수준이었다. 비록 문지원의 집안 사정이 좋은 것을 알면서도 혼수 때 오랜 세월 모은 돈으로 집 한 채를 사서 선물해 주었다. 사실 지석훈도 자기 집이 있었지만, 시어머니는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 “너희 집도 너희의 것이지만, 이건 내가 어른으로서 선물하는 거란다.”게다가 그 집에는 문지원의 이름도 함께 올려져 있었다.그래서 시어머니의 출산 독촉에도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버텨야만 했다. 다행히도 시어머니는 어린 이들에게 엄격하게 구는 편은 아니었다. 만두를 빚을 때 한 번 그런 말을 했고 또 떠나면서도 지석훈을 불러 몇 마디 잔소리했다. 문지원은 그 모자간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돌아가는 길에 문지원은 약간 궁금해져 지석훈에게 물었다.“나갈 때 어머니께서 뭐라고 하셨어요?”“정말 알고 싶어?”“네.”그러자 지석훈은 문지원의 머리를 숙이게 한 후 그녀의 흩어진 머리칼을 살며시 넘겨주며 귀 옆에서 낮게 속삭였다.“우리 아이를 빨리 낳으라고 하셨어.”남자의 낮고 진한 목소리는 얼굴을 붉히고 심장을 뛰게 만드는 약보다도 중독성이 강해 문지원의 귀가 금세 붉어지고 말았다.저녁이 되자 지석훈은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문지원의 머리를 받치고 이마를 맞대며 낮은 숨소리를 내쉬었다. 문지원은 마치 파도 속에 잠긴 것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9화

    그 눈빛 속에서 조용히 터져 나오는 그 소유욕. 마치 옛 시대의 군벌과 그의 부인 같았다. 그리고 사진작가는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운 없는 사람이 되어 몰래 촬영을 하고 있었다. 사진작가는 자신의 상상에 자극받아 목소리가 떨렸다.“지석훈 씨,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봐주세요.”지석훈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사진작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사진작가는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그 후에도 그들은 여러 세트의 사진을 찍었고 찍은 사진들은 모두 문지원에게 하나하나 보여주었다. 문지원은 모든 사진에 다 만족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든 것은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었다.“대략 며칠 안에 나오나요?” 그녀가 물었다.사진작가는 답했다.“빠르면 이삼 일정도 걸릴 겁니다. 그때 완성된 사진들을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개인적인 부탁이 하나 있는데 혹시 두 분께서 응해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바로 아까 찍은 사진 중 몇 장이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어서 사진관 벽에 걸어두고 싶습니다.”문지원은 사진관에 들어올 때 봤던 사진 벽이 생각났다.“그 벽에 걸어두시겠다는 건가요?”“네.”사진작가는 그 벽은 사진관의 특별한 기념 및 홍보 방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잘 나온 사진들은 사진 주인에게 동의를 구한 뒤 동의하면 벽에 전시한다고 한다..문지원은 옆에 있던 지석훈을 바라봤다. “저는 괜찮은데, 당신은요?” 지석훈도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마음대로 하도록 해.”며칠 후 문지원은 사진작가가 보내온 사진을 받아 소중히 간직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그 사진관 벽에 전시된 사진들이 곧 사람들의 눈에 띄어 사진이 찍혀 인터넷에 올라간 것이다.잘생긴 남성과 아름다운 여인의 조합과 최상의 촬영 기술 덕분에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네티즌들은 저마다 아아 소리를 냈고 많은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 “마치 옛 시대의 군벌 부인 같다.”“완전 대박이다.”“3분 안에 그들의 모든 정보를 알고 싶다.” 하지만 이 모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8화

    문지원은 약간 마음이 움직였다.하지만 웨딩 촬영은 이미 여러 번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섬에서 몇 세트 찍었고 그 후 결혼식 현장에서 또 몇 세트 찍어 셀 수 없을 정도였다.게다가 이번 촬영은 개인 예약으로 진행되었는데 이 사진관이 꽤 유명하다고 들었다.물론 사진관 이름에 걸맞게 예약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이 정도면 지석훈이 얼마나 큰 노력을 들여 예약을 잡았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웨딩사진만 찍는 데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하지만 문지원 역시 이런 곳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기에 무엇을 찍어야 할지 몰랐다.“한번 보세요. 이건 저희가 예전부터 선보였던 스타일들이에요.”사진작가는 친절하게 앨범 한 권을 꺼내 보였다.앨범에는 이전 고객들이 이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담겨 있었는데 정말 다양한 스타일이 있었고 모두 아름다웠다.이 사진관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정말 최고였다.문지원은 그중에서도 민국 시대 주제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이렇게 찍을 수 있을까요?”사진작가는 그녀가 가리키는 사진을 한 번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됩니다. 먼저 메이크업하고 옷을 갈아입으세요. 직원들이 촬영 스튜디오를 설치할게요.”옷은 사진관에서 준비한 것으로 하고 지석훈의 요구에 따라 전부 새 옷이었다.사실 문지원은 소품용 옷을 입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쨌든 한 번 입었다가 나중에 벗으면 되는 거고 몸에 달라붙지 않아서 안에 옷을 받쳐 입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석훈은 직업병이 발동했고 그런 건 용납할 수 없었다.결국, 문지원은 어쩔 수 없이 그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급히 새 옷을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원래 걸리던 시간에서 15분이 더 추가되었고 메이크업 등 기타 과정도 진행해야 했다.문지원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이미 2시간이 지난 후였다.그러나 결과는 확실했다.곧은 치파오가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감쌌고 문지원은 옷자락을 살짝 들어 올렸다. 마치 지난 옛 시대의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듯한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7화

    결혼 후 문지원은 휴가를 내서 신혼여행을 갈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요즘 지석훈이 거의 계속 병원에 머무르며 집에 돌아오지 않는 것을 떠올리며 본의 아니게 한숨이 나왔다. 비록 이미 익숙해졌긴 했지만 실망을 감추기는 어려웠다.비서도 그녀에게 물었다.“문 사장님, 신혼여행 가고 싶지 않으세요? 제 동창 중 한 명이 며칠 전에 결혼했는데 요즘 여기저기서 신혼여행 정보를 알아보며 준비 중이에요. 신혼여행이 없는 결혼은 반은 실패한 거랑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제대로 볼 생각조차 들지 않았고 비서는 무언가를 눈치챈 듯했다.“그렇지 않으면... 문 사장님, 지 의사님이 일하시는 곳에 한 번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그녀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어쨌든 문지원은 요즘 정신이 산만하여 업무에 집중할 기색도 없었다.문지원은 비서의 시선 속에서 정신을 차렸다. 요 며칠 동안 집에 돌아와도 지석훈을 보지 못해 한참 혼란스러워했던 자신을 깨달으며 약간 부끄러워졌다.“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기획서 한 부 복사해 가져다주세요.”점심 무렵, 문지원은 막 일을 끝내고 밥 먹으러 가려던 찰나, 핸드폰에 지석훈의 메시지가 떴다. 같이 밥을 먹자는 메시지에 문지원은 미소를 지었다. 멀리서 이 장면을 본 직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웃음을 터뜨렸다.문지원은 재빨리 열쇠를 챙기고 회사를 떠났다. 지석훈은 그녀를 새로 오픈한 가게로 데려갔다.식사를 마친 후 문지원은 지석훈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다가 물었다.“병원에 다시 돌아갈 거예요?”“응?”지석훈은 눈썹을 치켜들며 고의적으로 물었다. “내가 돌아가길 바라는 거야?”그 말을 들은 문지원은 순간 당황했다. 사실 그녀는 지석훈이 자신과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주길 바랐는데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임에도 불구하고 각자 업무에만 매달려 밤에야 겨우 함께 잠자리에 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그녀는 그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다.지석훈은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6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을 때면 지석훈은 항상 선을 지켰지만 오늘 밤엔 조금 달랐다. 그는 그녀를 침실에서 욕실로 다시 침대로 옮겨가며 몸 곳곳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문지원은 여전히 몸속 깊이 스며든 감각이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예상대로 휴가를 냈고 이틀이 지나서야 회사에 다시 나왔다.회사 사람들은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문지원이 출근하자 하나같이 말했다.“문 사장님, 결혼 축하드려요.’문지원은 무려 사흘이나 결근했지만 다들 그 사흘 동안 무얼 했는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짐작이 갔다.분명 부부 생활이 아주 좋았겠지, 아니었으면 일까지 내팽개치고 안 나왔을 리가 없다.문지원은 직원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얼굴을 들 수도 없어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밖에 없었다.그래도 지난번에 당한 적이 있었던 터라 문지원은 이제 출근 전에 거울 앞에서 꼼꼼히 점검했다.몸에 키스 자국이 드러나지 않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심하고 회사를 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 흔적들을 들켰을 경우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문지원이 예상치 못했던 건 며칠 지나지 않아 결혼을 축하하는 선물이 회사로 배달됐다는 것이다.문지원은 처음에 여울이 보낸 거라고 생각했지만, 물어보니 아니었다.택배 상자의 외관을 살펴봐도 발신자가 적혀 있지 않아 더욱 수상했다.“이거 가져온 사람이 누가 보낸 건지 말했어요?”문지원이 로비 직원에게 물었다.로비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냥 두고 바로 가버렸어요.”문지원은 뭔가 직감적으로 찜찜한 마음이 들어 그 택배를 챙겼고 사무실에 들어와서야 상자를 열었다.그 안에는 브로치 하나와 축하 카드 한 장이 들어 있었다.문지원은 축하 카드를 집어 들어보니 카드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결혼 축하해요.”글씨체는 아주 정갈하고 예뻐 여성의 필체 같았다.그녀는 곧바로 짐작이 갔다.문지원은 그 브로치를 지석훈에게 보여주자 그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지만 아무 말 없이 브로치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5화

    여울은 아직 최주하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최주하도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문지원이 알기로 여울은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고 결국 받아들이게 되는 건 시간문제일지도 몰랐다.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 일에 깊이 관여하는 것도 괜히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다.게다가 얼마 전 지석훈이 슬쩍 귀띔하듯 말했다.“며칠 전에 여울 씨가 병원에 재검진받으러 왔는데 주하가 데리고 왔었어.”그 말을 듣고 문지원은 혀를 끌끌 찼다.평소에 말도 없고 조용하던 여울이 은근히 비밀 많은 타입이었던 모양이었다.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덧 다음 달 중순이 되었다.지석훈은 아예 와인 농장을 통째로 빌려 며칠에 걸쳐 그곳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꾸며놓았다.결혼식을 올릴 장소는 바로 거기였다.그 와인 농장은 웬만한 호텔 못지않게 컸고 내부에는 수년간 숙성된 고급 와인들이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고 결혼식 날 손님들이 오면 바로 꺼내어 대접할 수 있을 정도였다.그들은 결혼 소식을 널리 알리진 않았다.이건 문지원이 원한 방식이었다.그녀는 온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는 그런 결혼식보다는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해서 조용히 축하받는 걸 선호했다.행복은 굳이 남들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니까.그런데 결혼식이 한창일 때 지석훈이 무대 위에서 다시 한번 프러포즈했다.해변에서 했던 프러포즈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진중한 분위기였다.“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서... 예전엔 내가 사랑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렸던 순간이 많아. 이제는 더 이상 놓치고 싶지 않아. 이렇게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앞으로 남은 인생... 너랑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그의 말이 끝나자 하객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문지원은 무대 위에서 입을 손으로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식이 끝날 무렵, 문지원은 멀리서 검은색 카이엔 SUV가 그녀의 친구 여울을 데리러 오는 걸 보았다.차창이 천천히 내려가자 예상대로 그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은 최주하였다

  • 이혼 후, 아빠가 되었습니다   제2024화

    문지원은 문득 자신이 계획에 철저히 걸려들었다는 생각에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처음부터 계획한 거죠?”“응.”지석훈은 미소 지으며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사실, 그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오래전부터 숨겨온 것이었다....해변에서의 프러포즈 이후 문지원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손가락에 반짝이는 반지가 생겼다는 점이었다.이 반지는 지석훈이 특별히 맞춤 제작한 것이었다. 그녀는 우연히 그의 휴대폰을 보다가 두 달 전에 이미 주문이 들어가 있었다는 구매 기록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두 사람의 결혼 소식을 접한 지석훈의 부모님은 곧바로 혼인신고부터 하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지원은 우연히 지석훈의 어머니가 그를 붙잡고 타이르는 말을 듣게 되었다.“네 아빠랑 난 애초에 너한테 기대도 안 했어. 하루가 멀다고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니 너 같은 애한테 누가 시집오겠나 싶었거든. 그런데 다행히 네가 능력 있어서 지원이 같은 좋은 아이를 데려왔으니 얼른 확실히 붙잡아야지. 빨리 혼인신고부터 해. 나중에 그 아이가 너 버리고 떠나버리면 그땐 어디 가서 울어도 소용없어!”문지원은 그 대화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신기한 건 지석훈이 워낙 점잖고 진지한 사람이어서 집안 분위기도 매우 조용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버지는 이미 퇴직해 한가로운 성격으로 매일 독서나 산책을 즐기는 조용한 스타일이었다. 어머니는 젊었을 때는 커리어 우먼이었고 호탕한 성격으로 남편에게 엄격하면서도 친화력이 강한 사람이었다.두 분 모두 차분한 듯하면서도 내면에 장난기를 숨기고 있는 아들을 낳을 것 같진 않았는데 이게 바로 유전자의 신비인가 싶었다.하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그녀를 좋아해 주는 모습에 문지원도 안심했다. 확실히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한편 문지원의 아버지는 지석훈과 따로 대화를 나눈 이후부터 정확히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몰라도 그에 대한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