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125 화

작가: 구름속
화장대 위에 놓인 두 개의 고급 보자기 상자는, 예전에 연미혜가 부동산 서류를 발견했던 바로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위치만 봐도, 이번 물건들 역시 자신의 몫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조금 의아한 마음으로 연미혜는 원형 보자기 상자 하나를 열었다.

그리고 안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녀의 손이 살짝 멈췄다.

‘이건... 며칠 전 경매장에서 내가 낙찰받고 싶었던 그 에메랄드 주얼리 세트잖아.’

다른 하나는 묵직한 직사각형 형태의 긴 상자였다.

‘설마...’

연미혜는 조심스럽게 원형 상자를 내려놓고, 이번엔 길쭉한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26 화

    “예련아?”“미혜야, 미안해서 어떡하지? 나 내일 급하게 지방에 좀 다녀와야 할 것 같아. 같이 외할머니 선물 보러 가기로 했었는데, 못 갈 것 같아.”“괜찮아. 벌써 골랐어.”연미혜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사실 이쪽 골동품 거리는 처음 와보는 곳이었다. 그저 운이 좋으면 마음에 드는 물건 하나쯤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기대만으로 들른 곳이었고, 마음에 드는 게 없다면, 다음 날 차예련과 다른 곳을 둘러볼 생각이었다.그런데 의외로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원하는 물건을 딱 찾아낸 것이었다.차예련도 놀란 듯,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27 화

    “박 대표님이셨군요. 오랜만입니다.”박우빈이 다가오자, 임해철과 임지유가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건넸다.“박 대표님은 김 대표님이랑 사업 얘기 나누시던 중인가요?”“네. 요즘 김 대표님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몇 개가 꽤 흥미롭더라고요. 그래서 시간 내서 좀 만나 뵀죠.”김태훈과 연미혜가 아직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걸 본 임해철은 잠시 의아한 듯 시선을 던졌지만, 별다른 반응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박우빈은 그 상황을 전혀 모른 채, 김태훈이 인사를 건네지 않는 걸 약간 의아해했다. 사업가라면,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28 화

    그날의 기억은 이미 오래전 일이었지만, 연미혜는 지금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그날, 마음이 복잡했던 그녀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돌아왔을 때, 이금자의 손에는 두 개의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었다. 하나는 연미혜를 위한 아이스크림이었고, 또 하나는 임지유를 위한 것이었다.가게 직원이 더러운 쟁반을 들고 지나가던 중 실수로 아이스크림을 건드려 한쪽이 긁혀나가고 기름까지 살짝 묻었다.임지유는 주저하지 않고 멀쩡한 쪽을 먼저 집어 들었다.그러자 이금자는 그저 임지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고 아무 말 없이 그 더러워진 아이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29 화

    조금 떨어진 뒤에야, 박우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두 분, 임씨 가문하고 뭔가 오해라도 있으신 건가요?”김태훈과 연미혜는 짧게 눈을 마주쳤다.연미혜는 특별한 감정 없이 대답했다.“오해는 없어요.”사실이었다. 그건 오해가 아니라, 너무나도 분명한 원한 관계에 가까웠다.하지만 박우빈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아, 그렇다면 다행이네요.”그는 잠시 말을 골랐다가,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경민준 씨가 임지유 씨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 업계에선 다 알잖아요. 그러니 임씨 가문은 이제 날개를 달았다고 봐야겠죠. 경씨 가문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30 화

    그 선물을 대신 전해달라는 것은 직접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뜻이었기에 연미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녀는 다른 용건이 없었기에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하지만 경민준은 연미혜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 매년 이맘때면 연미혜는 그가 함께 연씨 가문에 가줄 수 있냐고 꼭 물어왔었지만, 올해는 그 흔한 질문 하나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그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연미혜가 전화를 끊자, 경민준은 휴대전화를 경다솜에게 건네며 말했다.“내일 밤에 엄마가 데리러 올 거야. 토요일엔 외증조할머니 댁에 가서, 하루 종일 엄마 말씀 잘 들어야 해.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31 화

    경다솜은 연미혜 얼굴에 드리운 냉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연미혜의 말을 듣고 안도한 표정을 지었다.연창훈이 허미숙에게 선물을 건넨 뒤, 연미혜도 준비한 선물을 차례로 내밀었다.가장 먼저 건넨 건, 한 폭의 자수 그림이었다.“이 자수는 할머님께서 민준 씨에게 부탁해서 준비하신 거예요.”허미숙은 그림을 받아 펼쳐 보더니, 잠시 들여다보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마음에 쏙 든 눈치였다.“정성이 느껴지네.”이번엔 조심스럽게 조각 하나를 열어, 장신구 세트를 내놓았다.“이건 민준 씨가 드리는 선물이래요.”비취의 색감은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32 화

    경민준을 무서워해서 괜히 엮이기 싫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예 나서서 임씨 가문과 손씨 가문에 줄 서려는 사람들도 있었다.연씨 가문은 수년째 내리막이었고, 반면 임씨 가문과 손씨 가문은 지금 경민준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있었다. 누구 편을 드는 게 유리한지는 뻔했다.남정우는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처음엔 허미숙과 연미혜의 외숙모 하여진도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들락날락하는 손님 수가 늘고,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할 시간이 다가왔는데도 자리는 텅텅 비어 있고, 게다가 몇몇 테이블에만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133 화

    손님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자, 박영순과 손종철은 연신 웃음꽃이 피었다.연미혜가 짐작했던 대로, 그들 역시 허미숙의 생일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다.오히려 수십 년간 생일을 챙겨온 날이라 일부러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오늘 손씨 가문이 이사 잔치를 허미숙 생일에 맞춘 건, 의도적인 계산이 깔려 있었다.과거 손씨 가문이 연씨 가문 맞은편으로 이사 오려다, 연미혜가 경민준에게 부탁해 그 계획이 틀어졌던 일을 생각하면, 그들이 이날을 택한 심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그 일로 마음이 상했던 손씨 가문은 경민준의 보상 덕에 결

최신 챕터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22 화

    노현숙의 생일이 끝난 뒤, 도원시 상류층 사회는 그야말로 술렁였다.경민준이 이미 결혼한 적이 있는 데다가 여섯 살짜리 딸까지 있다는 사실이 퍼졌다. 그동안 임지유를 짝사랑하던 재벌가 자제들은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에 휩싸였다.임지유가 경민준과 연인 사이라는 건 대부분이 알고 있었지만 ‘결혼 이력’과 ‘자녀 존재’까지는 처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다음 날 아침, 여러 남성들이 세인티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임지유를 붙잡고 이쯤에서 그만두라며 설득하려 들었다.결국 장건식 등 측근들이 나서 겨우 임지유를 그 상황에서 벗어나게 도왔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21 화

    정범규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연미혜의 과거를 아예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하승태는 그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예전엔 많은 사람들이 연미혜와 김태훈이 사귀는 줄 알았지만,그녀가 유명욱 교수의 제자라는 걸 알고 난 후 그는 두 사람의 관계를 유심히 지켜본 적이 있었다.그리고 그들 사이엔 남녀 간의 감정 따윈 없었다고 확신했다.이미연이 그런 말을 했던 건 정말로 김태훈과 이어지길 바랐던 건지, 아니면 단순히 체면을 지키려는 소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의 연미혜라면 설령 한 번 결혼했고 아이가 있다 해도, 누구와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20 화

    김태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경다솜은 다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삼촌 목소리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아요.”그 순간 김태훈의 눈가가 살짝 떨렸다.설 연휴쯤, 연미혜와 스피커폰으로 몇 시간씩 업무를 논의하던 일이 떠올랐다.그때 경다솜이 바로 옆에서 레고를 조립하고 있었다.‘다솜이가 내 목소리를 기억 못할 리 없지.’하지만 그는 그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랬구나?”경다솜은 고개를 끄덕였다.“네.”“삼촌 목소리가 좀 흔한가 보네?”그 말을 듣고 있던 경민준은 가만히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19 화

    노현숙의 생신날이 밝았다.경다솜은 아침이 되자마자 아빠에게 부탁해서 미리 준비해 둔 선물을 품에 안고 내려왔다.그리고 식탁에 도착하자마자 조심스레 선물을 건넸다.“증조할머니, 생신 축하드려요.”노현숙은 눈가에 잔잔한 주름이 잡히도록 웃으며 그녀를 끌어안았다.“우리 다솜이가 선물을 다 준비했어? 고맙다...”곧이어 경민준도 선물 상자를 건네며 말했다.“이건 저랑 미혜가 함께 준비한 겁니다. 생신 축하드립니다.”노현숙은 잠시 그를 찬찬히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김영수가 큰 상자를 들고 들어왔다.“어르신,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18 화

    그날, 연미혜는 고씨 가문 저택에 머물며 고창완과 함께 차를 마시고 바둑을 두며 오후를 보냈다.경다솜은 하루 종일 연미혜 곁에 붙어 있었고, 밤에도 함께 연씨 가문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연미혜는 오후 늦게 잠시 자리를 비우고 경민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늘 밤 다솜이 데리러 와줘.]답장은 없었다.연미혜는 그냥 못 봤겠거니 생각했다.그런데 저녁 식사가 끝난 직후, 경민준 본인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경다솜을 데리러 온 차량은 정확히 시간을 맞춰 고씨 가문 저택 앞에 도착했다.경다솜이 차에 오르고 나서야 연미혜도 자신의 차를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17 화

    넥스 그룹 사무실.연미혜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 데이터를 정리하던 중이었다.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보고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하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하승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말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수연이가 요즘 미혜 씨를 못 본 지 좀 됐다더라고요. 이번 주말 시간 괜찮아요? 잠깐 산책이라도 같이할래요?”연미혜는 화면 속 데이터 모델링 파일을 힐끔 보며 말했다.“이번 주는 일정이 꽉 차 있어요. 다음 주면 괜찮을 것 같아요.”그녀의 대답에 하승태는 눈을 살짝 떨구며 대답했다.“그래요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16 화

    경민준과 염성민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연미혜는 알지 못했다.김태훈과 함께 식사를 마친 그녀는 곧장 회사로 돌아가, 남은 업무를 이어갔다.수요일 오후, 고창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이번 주말에 우리 집에 들르지 않을래? 다솜이도 올 거야.”연미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네.”금요일 오후.회의 중이던 연미혜의 휴대전화가 잠깐 진동했다. 잠시 머뭇거리다 화면을 보려던 순간 전화는 이미 끊겨 있었다.회의 중이라 신경 쓰지 않았지만 발신자는 등록되지 않은 번호였다.전화를 건 사람은 강혜원이었다. 수요일부터 하원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15 화

    말을 마친 연미혜는 더는 경민준을 상대하지 않았고 그저 돌아서 차로 향했다.경민준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붙잡으려는 듯 한 걸음 앞으로 나섰지만, 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내려다본 그는 발걸음을 멈추었고 연미혜가 차에 타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며 전화를 받았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김태훈은 경민준이 또다시 연미혜에게 무슨 말을 꺼낼까 잠시 긴장하다가, 그가 스스로 물러서는 것을 확인하고는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아무 말 없이 말없이 연미혜가 탄 차량 반대편으로 돌아 올라탔다.차 안.조수석에 앉은 김

  • 이혼 후, 내 인생 리부트   314 화

    임지유는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임혜민에게 말했다.“승태가 전화 받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아요. 좀 있다가 다시 걸어볼게요.”시간이 흐르고 삼십 분쯤 지났을 무렵 임지유는 다시 하승태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자 이번엔 전화가 연결되었다.“통화 괜찮아?”임지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응. 괜찮아.”하승태는 짧게 대답했다.사실 그는 임지유가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부터 화면을 보고 있었지만, 그때는 일부러 받지 않았다.“무슨 일이야?”하승태가 묻자, 임지유는 가볍게 웃으며 강혜원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지금 하원 그룹에서 사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