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42화 돈 때문에

작가: 고기가 좋아
김하늘의 말에 소은정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아, 성진그룹이라... 그집 딸 허하진이랑 엮었던 적이 있었지. 뭐 결국 나한테 한방 먹었지만. 성진그룹... 협력하던 파트너들도 다 도망가고 지금은 겨우 이름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일 텐데...

“그럼 민하준이라는 이름도 가명인 거야? 아버지 복수를 하려고 이름까지 바꾸고 우리한테 접근한 거고?”

소은정의 질문에 김하늘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건 아닐 거야. 애초에 허광현 대표와는 별로 접점도 없었어. 그리고 평생 사생아라고 손가락질 받으면서 살아서... 아마 허광현 대표한테 좋은 감정은 없을 거야. 민하준이라는 이름도 성도 전부 어머니한테 물려받은 거야. 어머니 쪽에서 운영하던 민연그룹... 사실 파산직전이었거든? 그런데 민하준이 대표로 취임한 뒤로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성진그룹 허광현 회장의 사생아라... 멍청한 딸보다는 사생아가 훨씬 더 낫네.

잠깐 망설이던 김하늘이 한숨을 쉬더니 목소리를 낮추었다.

“민하준 와이프는 십 년 전에 부동산으로 벼락부자가 된 집안 딸이래. 아마 돈 때문에 억지로 한 결혼인 것 같아. 부부 사이도 안 좋대. 1년에 겨우 얼굴 한 번 볼까 말까라던데? 하, 우리 유라...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어떻게 그딴 남자랑...”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들 중에서 한유라는 가장 유흥을 즐기는 타입이었지만 선은 확실히 지키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평소에 바람을 피우는 남녀들을 가장 중오하던 그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간녀가 되다니...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싶어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잠시 후, 전동하가 부랴부랴 달려왔다.

기온이 많이 떨어졌는지 그의 몸에서 날카로운 한기가 느껴졌다.

전동하가 에르메스 토트백을 건넸다.

“추울까 봐 옷가지 좀 챙겼어요.”

남자 옷이잖아? 동하 씨 옷인가?

“워낙 급하게 나와서... 대충 내 옷만 챙겼어요. 일단 입어요.”

파티장에서 집으로 들어갔다 옷 갈아입을 새도 없이 부랴부랴 집을 나선터라 소은정은 여전히 드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43화 내가 미쳤지

    소은정의 질문에 의사가 미소를 지었다.“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체내에 주입된 약물은 8-9 시간이 지난 뒤에야 체외로 배출될 거예요. 그 전까지는 몸에 힘이 잘 안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충격 때문인지 발열 증상이 있으시더군요. 해열제 수액 놔드렸으니 아마 곧 내릴 겁니다.”의사의 설명에 소은정도 김하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큰일날 뻔했네...의사가 밖으로 나가고 두 사람은 잠에 든 한유라를 힐끗 바라보았다.민하준 꿈을 꾸는 건지 이를 빠득빠득 갈며 “쓰레기”, “죽어버려” 같은 욕설을 내뱉는 한유라의 모습에 두 사람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그래도 씩씩해 보여서좋네.30분 뒤, 전동하가 다시 돌아왔다.포장백에 프린팅 된 로고를 확인한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여긴 평소에 예약하기도 힘든 레스토랑이잖아. 이 밤까지 영업할 리도 없고...소은정이 묻기 전에 눈썰미 좋은 김하늘이 먼저 물었다.“이 레스토랑 미리 예약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어떻게 포장해 오신 거예요?”“오늘 다들 고생 많았잖아요. 환자도 있고 맛있는 거 든든하게 먹어야죠. 그리고 레스토랑 사장이 제 친구라서 특별히 부탁 좀 했죠.”포장백을 테이블에 내려놓은 전동하가 말을 이어갔다.“이건 유라 씨 깨어나면 드리고 이건 두 사람 먹어요.”하, 정말 자상하네... 은정이, 남자 하나는 잘 잡았어.젓가락을 포장을 뜯어 손에 쥐어주기까지 하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휴, 둘이서 있을 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늘이도 옆에 있는데... 아주 잘 하면 입에 넣어주겠어?소은정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김하늘을 불렀다.“얼른 와. 따뜻할 때 먹어야지.”가까이 다가온 김하늘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너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 너도 열 나는 거야?”그녀의 말에 전동하가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들고 소은정은 급하게 고개를 숙이며 몰래 김하늘을 흘겨보았다.“아니거든! 병실이 좀 덥네! 얼른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44화 그렇게 좋아한 것도 아니야

    한유라의 목소리에 소은정과 김하늘이 벌떡 일어섰다.한유라의 목소리에 소은정이 잠이 깨자 순간 전동하의 표정이 어두워졌지만 곧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아니다. 환자잖아.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후다닥 다가간 소은정은 한유라의 얼굴을 살폈다. 창백한 얼굴에 생기가 돌고 퀭하던 눈동자도 반짝이고 있었다.오랫 동안 밥을 먹지 않아서인지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없었지만 말이다.“깼어? 몸은 좀 어때?”전에 일어났던 일들이 떠오른 듯 한유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나 배고파...”소은정과 김하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전동하가 바로 미리 준비한 음식을 건넸다.침대 위에 간이 책상을 올리고 침대 높이를 조절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은정과 김하늘을 바라보던 하유라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은호 오빠는... 지금 어딨어?”한유라의 말에 소은정이 흠칫하고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오빠가 날 구해 준 거잖아. 직접 얼굴 보고 고맙다고 하고 싶어.”소은호에 대한 마음은 이미 접었다고 생각했지만 어제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죽어버린 사랑의 마음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그녀를 지켜준 것도 처음, 안은 것도 처음, 그렇게 소은호와 가까이 있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혹시나... 혹시나 은호 오빠도 날 좋아하는 게 아닐까?단 1%의 가능성뿐이라 해도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었다.기대 가득한 한유라의 눈빛에 소은정은 몰래 한숨을 쉬었다.“오빠는 회사 갔지. 아마 오늘 오지 않을까?”“너, 앞으로 남자 제대로 봐가면서 만나! 민하준 그 사람 딱 봐도 인상이 별로더구만. 뭐? 외모로 사람 판단하지 말라고? 야, 관상도 과학이야!”김하늘의 꾸짖음에 한유라가 고개를 숙였다.“그래. 내가 바보 같았던 거 맞아. 나한테 보여줬던 거 전부 다 거짓말이었어... 우리가 산에 갇혔을 때도 와이프한테 들킬까 봐 일부러 전세기 말고 다른 방법으로 구한 거였대. 하... 난 그것도 모르고...”잔뜩 시무룩해진 한유라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김하늘이 그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45화 기회 따윈 없어

    마지막으로 소은정을 향해 미소를 지어준 뒤 전동하가 자리를 뜨고 소은정은 붉게 물든 얼굴을 어떻게든 숨기려고 고개를 숙였다.쳇, 뭐야...고개를 돌리니 역시나 한유라와 김하늘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전동하 대표... 그렇게 안 봤는데 아주 박력있네. 아주 며칠 뒤면 청접장이라도 돌리겠어?”소은정이 김하늘을 흘겨보았다.“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 그리고 지금은 유라 일을 상의하는 자리잖아! 화제 돌리지 말라고!”그녀의 말에 한유라가 웃음을 터트렸다.“하이고... 야, 언제는 돈만 벌고 싶다면서! 연애는 안 할 거라면서.”“당연히 일이 더 중요하지. 사랑은... 맛있는 요리의 데코 같은 존재랄까?”“나쁜 여자!”김하늘, 한유라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치고 소은정이 어깨를 으쓱했다.두 사람이 한유라가 도시락을 싹싹 비우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그때, 잠깐 나가서 통화를 하던 김하늘이 굳은 표정으로 다시 병실로 들어왔다.“유라야, 나 지금 회사 들어가봐야 할 것 같아. 너 사실 이제 그만 퇴원해도 되지 않아?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까?”김하늘의 제안에 한유라가 세게 고개를 저었다.“안 돼! 우리 엄마한테 무조건 이 모습 보여줘야 해. 안 그럼 나 정말 엄마한테 맞아죽을지도 몰라!”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젓던 김하늘이 소은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알아서 해. 그럼 나 간다?”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이고 김하늘이 병실을 나섰다.그리고 잠시 후, 소은호가 병실 문을 열었다.아침에 소은정은 한유라가 깨어났다고 시간 나면 병실로 와보라고 미리 언질을 준 상태였다.엄마 핑계를 대긴 했지만 사실은 소은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소은호를 본 순간 눈동자를 반짝이던 한유라의 미소가 곧 어색하게 굳었다.“오빠, 시연 언니 왔어?”시연 언니랑 같이 올 줄은 몰랐네...당황한 건 소은정도 마찬가지였지만 최대한 덤덤한 표정을 지어 보았다.고개를 살짝 끄덕인 소은호가 물었다.“몸은 좀 어때?”기다리고 기다렸던 목소리지만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46화 엉망진창이야

    고개를 끄덕인 소은호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푹 쉬어. 그 남자에 관한 건... 도움 필요한 거 있으면 은정이한테 말하고.”입술을 꼭 깨문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한유라가 번쩍 머리를 들었다.“오빠, 도와줘서 고마워요.”“아니야. 넌 은정이 친구기도 하고. 집안끼리 비즈니스적으로 엮인 것도 많고 도와주는 게 당연한 거지.”순간, 한유라의 눈동자에 담겼던 마지막 빛까지 사라지고 말았다.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 보이려 했지만 아무리를 애를 써도 미소를 지을 수 없어 결국 어색하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날 구하러 와준 수많은 이유 중에... 나라서... 내가 걱정돼서 같은 건 없는 거네.하긴... 내가 무슨 자격으로 오빠한테 그런 걸 바라겠어.“오빠, 시연 언니. 얼른 가서 볼일 봐. 난 유라 집으로 데려다주려고.”어차피 별로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던 소은호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한시연의 손을 잡은 채 병실을 나섰다.병실 문을 나서는 순간, 한시연이 고개를 돌려 한유라를 힐끗 바라보았다.다행히 별 생각없이 싱긋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에 소은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두 사람이 병실을 떠나고 한유라는 참고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어깨가 파르르 떨렸지만 울음소리는 내지 않았다. 한유라의 길고 긴 짝사랑이 완벽한 끝나는 순간이었다.“그냥 소리내서 울어. 다 울고 나면 집으로 가는 거야.”고개를 든 한유라의 얼굴은 이미 눈물로 물들어있었다.“나... 너무 엉망인 사람인가봐. 그래서 오빠가... 날 봐주지 않은 거겠지? 눈길 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거겠지?”“그럴 리가...”한유라가 한숨을 내쉬었다.“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제대로 말도 못 붙이면서 아무 감정도 없는 남자들이랑 놀아나는 게 나잖아. 내가 생각해도 난 엉망이야... 그래, 내 착각이었어. 이 세상에서 은호 오빠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시연 선배뿐이야. 이제 정말... 마음을 접을 수 있을 것 같아.”그래, 내가 졌어... 오빠가 어제 나한테 와준 건 내가 은정이 친구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47화 지채영

    한유라의 말에 회의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원가는 회사의 기밀사항, 회사 직원들도 잘 모르는 정보를 한유라는 어떻게 알게 된 건지 다들 의아할 따름이었다.“저게 무슨 소리죠?”“사실일까요?”“저 여자... 민하준 대표와 무슨 사이일까요?”민하준의 표정이 차갑게 굳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곧이어 그의 옆에 앉은 통통한 몸매의 여자가 한유라를 알아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한유라 씨, 이이가 준 돈이 부족했나요? 여기가 무슨 자리인 줄은 알아요? 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한유라 역시 여자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차갑게 웃었다.“지채영 씨, 또 만났네요.”“상간녀 주제에 이렇게 당당한 사람은 또 처음 보네요. 한유라 씨는 참 뻔뻔해요? 이 사람한테 차이고 복수라도 하려는 거예요?”한유라, 지금 당장이라도 널 찢어발기고 싶은 심정이야... 그런데 감히 네가 내 앞에 나타나? 게다가 계약까지 망치려 들어?“상간녀”라는 단어에 한유라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이제까지 가만히 있던 소은정이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지채영, 민하준 부부를 훑어보던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지채영 씨라고 했나요? 말씀은 바로 하셔야죠. 먼저 총각 행세를 한 건 그쪽 남편이에요. 그리고 누가 누굴한테 돈을 줘요... 주제를 알아야지. 그리고 애초에 그쪽 남편이 유라한테 매달리지만 않았어도 유라가 넘어가는 일은 없을 거예요. 기르던 개가 사람을 물었다면 당연히 목줄을 제대로 못잡은 주인 탓이겠죠. 하필 그곳을 지나던 행인 탓이라고 볼 순 없잖아요?”소은정의 말에 지채영이 표정이 일그러졌다.회의장에 자리한 사람들 역시 대충 상황을 눈치채고는 관심없는 척하면서 귀를 바싹 세웠다.말문이 막힌 지채영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짓던 소은정은 어딘가에서 강렬한 시선을 느꼈다. 그 시선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도 없었지만 최대한 무시하며 고개를 돌렸다.한편, 한유라도 도발을 이어갔다.“그러니까요. 나 좋다는 남자가 한 두 명인 줄 알아요? 쓰레기 같은 민하준 줘도 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48화 처리해

    하지만 민하준은 지채영이 소리를 치든 말든 관심 없다는 표정이었다. 민하준의 눈동자에 비친 건 한유라뿐이었으니까.발버둥치는 한유라를 간단히 제압한 민하준이 그녀를 끌고 나가고 표정이 굳은 소은정이 바로 그 뒤를 따라나섰다.이미 한유라를 감금까지 한 전적이 있는 민하준이다.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바로 그 순간, 등 뒤에서 박수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 비서, 민 대표 따라가봐요. 그리고 계약에 관한 건 무기한 연장입니다.”구석 자리에 앉아있던 이한석은 갑작스러운 호명에 흠칫했지만 곧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네, 대표님.”소은정 대표 대신 가라는 거겠지?무슨 수작인가 싶어 소은정이 의아하던 그때, 박수혁의 입에서 드디어 그녀의 이름이 흘러나왔다.“은정아...”익숙한 중저음이 소은정의 귀를 간지럽혔다.“알려줘서 고마워. 이대로 계약 진행했었다면 큰 손해를 봤을 거야.”“감사 인사는 유라한테 해. 유라가 제공한 정보였으니까.”계약 무기한 연장이라는 말이란 곧 계약 파기와 마찬가지... 지채영이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박 대표님, 저 미친 여자의 말을 믿으시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모함이에요!”하지만 고개를 돌린 박수혁의 날카로운 시선에 곧 깨갱하며 머리를 숙였다.“어쨌든 의문이 제기된 이상 조사는 해봐야 할 것 같군요. 뭐든 확실한 게 좋으니까요.”말을 마친 박수혁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바로 소은정에게로 다가갔다.“고맙다는 의미에서 밥이라도 사고 싶은데.”미간을 찌푸린 소은정이 바로 거절하려던 그때 박수혁이 한 마디 덧붙였다.“한유라 씨도 같이.”이 남자... 뭔가 이상한데? 왜 이렇게 무덤덤한 거야?소은정은 박수혁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 보았지만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어제까지만 해도 화가 잔뜩 난 모습이던 박수혁이 하루만에 소은정이 연애를 받아들였을 리가 없다.그런데 덤덤한 표정에 밥까지 사겠다니...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야. 이럴 때는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49화 결혼은 하지 마

    박수혁은 소은정의 옆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저 아름다운 얼굴이 이제 그의 것이 아니다.마음 속 깊은 곳에서 무시무시한 생각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가질 수 없다면... 망쳐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한편, 화풀이를 끝낸 듯한 한유라가 그녀를 향해 손을 젓고 소은정은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두 사람이 자리를 뜨려던 그때 민하준이 어두운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유라야, 결혼했다는 거 말고 너한테 숨긴 거 없어. 사실 오늘 오후에 법원으로 가기로 약속까지 했었어. 그러니까 기...”“기다려줘”라는 말을 내뱉기도 전에 한유라가 코웃음을 쳤다.“두 사람 아주 천생연분이던데 왜 이혼을 해? 난 그냥 길 가다 똥 밟았다 생각하려고. 앞으로 내 눈에 띄지 마. 그땐 정말 죽여버릴 거니까.”지금까지 가벼운 연애를 이어가던 한유라에게 민하준은 처음 그녀의 마음속에 한 발 내디딘 남자였다.이 사람이라면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유부남이라니...내가 아무리 철이 없어도 이건 아니야. 민하준, 당신 진짜 나한테 선 넘은 거야.마지막까지 악담을 퍼부은 한유라가 소은정을 끌고 사라지고 옆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한석이 바로 박수혁 옆으로 다가갔다.이렇게 된 이상 계약은 무리겠어.돌아가는 길,여전히 씩씩대는 한유라를 바라보던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아직도 화가 덜 풀렸어?”“내가 지금 화 안 나게 생겼어?”“박수혁이 계약은 무기한 연장이라고 말했어. 네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 이번 계약은 물 건너 가는 거겠지. 그리고 박수혁이라면... 아마 민하준을 두 번 다시 상대하지 않을 거야.”그제야 표정이 살짝 풀린 한유라가 뭔가 떠오른 듯 고개를 돌렸다.“그런데 박수혁 말이야. 그렇게 큰 계약도 아닌데 왜 직접 온 걸까?”소름 끼치는 인연에 한유라가 고래를 절레절레 저었다.“어쩔 수 없지 뭐. 이 바닥에서 일하려면 어차피 오며 가며 마주치게 돼있잖아. 함께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있고. 익숙해져야지 뭐. 뭐 민하준이 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950화 정략결혼일 뿐

    직원의 말에 한유라의 얼굴이 더 창백해졌다. 후덜덜거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여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에 소은정은 안쓰러움이 밀려왔다.아이고, 오늘 한바탕 난리 나겠는데?사무실 앞에서 한 동안 심호흡을 반복하던 한유라가 드디어 용기를 내 문으 열었다.“엄마...”한유라의 어머니, 김현숙은 집안을 꽉 잡고 있는 실세 중의 실세. 혼자 한유라를 키우면서도 회사를 일으킨 말 그대로 철의 여인이었다.역시나 문이 열리자마자 사진 몇 장이 바람처럼 날아와 한유라의 발치에 떨어졌다.“너 도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하면서 다니는 거지?”사진을 주운 한유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민하준과 함께 있는 모습, 지채영과 다투는 모습까지...누가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그녀의 엄마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한유라의 뒤를 따라들어온 소은정 역시 사진을 힐끗 쳐다보았다.“어머님, 안녕하세요.”소은정의 등장에 잔뜩 굳은 김현숙의 표정이 조금이나마 밝아졌다.“은정아, 오랜만이네.”한유라 역시 천천히 이성을 되찾았다.한 번의 실수로 이렇게 많은 골치거리들이 생긴 게 어이가 없었지만 모든 걸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으니까.“사실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먼저 고자질을 한 사람이 있었나 보네요. 저 남자랑은 이미 끝냈어요. 사귈 때는 유부남인 줄 몰랐었고요. 엄마 딸, 상간녀 노릇이나 할 정도로 최악은 아니라는 거 엄마도 알잖아요. 나 좋다는 남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딴 자식 하나에 인생 걸 생각은 없었다.”오히려 당당하게 나오는 한유라의 모습에 김현숙은 당황하기 시작했다.하긴, 철딱서니가 없어도 유부남이나 만나고 다닐 애는 아니지.“정말 깔끔하게 정리한 거 맞아?”어차피 한유라더러 민하준을 포기하라고 설득하려고 온 것었으니 김현숙의 말투는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네.”김현숙이 소은정을 돌아보았다.“유라가 한 말 다 사실이니?”“네. 민하준 회사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중단하려고 회사에 온 거예요. 유라 성격

최신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1화 행복한 결말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0화 새봄이와 준서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9화 기억이 안 나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8화 새봄이의 남자친구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7화 사건의 결말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6화 사고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5화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4화 헛수고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3화 법을 잘 안다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