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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겨우 이 정도 돈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고 박수혁을 바라보는 소은정의 눈빛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단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에게 헌신적이던 그 여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에 탄 뒤에야 윤지섭은 질문을 털어놓았다.

“이 담뱃대가 그렇게나 대단한 물건이에요? 왜 다들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거죠?”

소은정은 고풍스러운 나무상자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천 년 전의 물건이에요. 누군가 궁에서 몰래 빼돌린 거죠. 박씨 가문에서 이 물건을 손에 넣은 게 아마 500년 전이던가? 어때요? 30억이면 싸게 먹힌 거죠?”

소은정의 말에 윤지섭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뭐? 천 년?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물건은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국가급 보물이었다.

이런 물건을 경매에 내놔?

이 정도면 백 억, 아니 그 이상의 가격도 훨씬 호가할 것이다. 그제야 모든 상황을 이해한 윤지섭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소은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소은호인 걸 확인한 그녀가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재잘거렸다.

“오빠, 내가 오늘...”

그러자 소은호가 피식 웃었다.

“다 들었어. 겨우 30억에 그 담뱃대를 샀다고? 그쪽 집안에서 화가 단단히 났겠는데?”

이민혜와 박예리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책임을 상상하던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어차피 이제 법적으로 이 물건은 내 거야. 절대 그냥 내주지 않을 거라고.”

소은호도 동생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박씨 가문이라면 이제 치가 떨릴 텐데 이렇게라도 한풀이를 해야겠지. 그리고 소은호 본인도 동생이 행복하다면 상관없었다.

다음 날 아침, 소은정은 여느 때처럼 출근해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오며 가며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임상의는 그녀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지만 이미 약점이 잡힌 상태라 움직이지는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이때 사무실로 들어온 우연준이 그녀에게 파일을 건넸다.

“본부장님, 임상희 팀장에 대한 내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연준의 말에 소은정은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오빠가 드디어 칼을 빼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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