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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그냥 차일뿐이야

작가: 고기가 좋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아가씨가 외출하시는데 기사 한 명 없다는 건 집사로서 절대 용납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니에요. 저도 이제 어른이라고요. 운전 정도는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말을 마친 소은정은 바로 전화를 끊고 회사로 향했다. 출근 시간임에도 차가 별로 막히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가 코너를 돌거나 신호등 앞에서 멈출 때도 다들 그녀에게 길을 양보해 주는 듯한 이상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뭐야? 내가 여자라고 무시하는 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회에 도착한 소은정은 차 키를 발렛기사에게 맡기고 또각또각 건물로 들어갔다. 이때 임상희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임상희는 소은정을 향한 분노와 증오를 전혀 숨기지 않고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설마 그녀가 녹음 파일을 오빠에게 넘긴 걸 알게 된 건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임 팀장, 안 올라갈 거예요?”

소은정의 질문에 임상희는 코웃음을 치더니 비아냥거렸다.

“대표님은 참 본부장님을 아끼시는 것 같아요. 이렇게 비싼 차까지 선물로 주시고. 2억은 넘을 것 같던데.”

소은정이 자기 돈으로 포르쉐를 샀을 리가 없다고 임상희는 확신했다. 어리둥절하던 표정의 소은정은 뭔가 생각난 듯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

“뭘요.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이 정도는 내가 살 수 있어요.”

수치심에 얼굴이 빨개진 임상희를 힐끗 바라보던 소은정은 여유로운 미소와 함께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돈 때문에 나이 든 아저씨와 불륜 관계를 가지는 임상희는 세상 모든 여자가 다 자기 같은 줄 아나 보다.

사무실 앞,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우연준이 그녀에게 오전에 열릴 회의 내용에 대해 보고했다.

소은정은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와 함께 바로 회의실로 향했다. 상석에 앉아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을 쭉 훑어보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시작하죠.”

거성그룹과의 협력은 이미 확실시된 상태, 이제 남은 디테일 조절뿐이었다. 본디 계약이란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목적, 작은 디테일 하나 때문에 거액의 금액이 차이 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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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은정은 바로 탁자를 지나쳐 책상으로 다가가더니 파일을 책상 위에 던져주고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켰다. 무시를 당한 박대한은 더 분노했다.“소은정, 내가 널 과소평가한 것 같더구나. 먼저 이혼을 제안했다는 말에 놀라긴 했다만. 다른 남자를 이미 찾아뒀던 거야? 이혼하고 바로 SC그룹의 본부장이 되다니. 소은호 대표가 널 많이 아끼는 모양이야.”컴퓨터로 메일을 확인하던 소은정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그녀에게 당한 게 있었던 박예리는 겁먹은 표정으로 한 마디도 하지 못했지만 박대한은 아니었다.“제가 이혼을 결심한 건 박씨 집안사람들에게 질려서예요. 회장님께서도 매주 절 본가로 부르셔서 트집을 잡으셨죠. 저처럼 비천한 출신이 고고한 박씨 집안 며느리가 된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말씀해 주시면서요. 어쨌든 회장님 소원대로 이혼해 드렸으니 기뻐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왜 직접 찾아오셨어요?”이혼 전, 박대한은 매주 그녀를 본가로 불러들였다. 가족끼리 자주 만나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긴 했지만 사실은 이민혜와 박예리가 그녀를 마음껏 괴롭히도록 기회를 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박씨 집안과 그녀는 근본부터가 다른 존재임을 각인시켜주기 위해서였겠지.박대한의 암묵적인 허락 덕분에 이민혜와 박예리는 더 거리낌 없이 그녀를 괴롭힐 수 있었고 집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조차 그녀에게 제대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그렇게 눈에 가시였던 손자며느리가 알아서 물러났으면 샴페인이라도 터트려야 하는 거 아닌가?“지금 왜 옛날 얘기를 꺼내는 거냐? 내가 사과라도 하길 바라는 거냐? 어른한테 지금 이게 무슨 말버릇이야!”소은정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박대한이 바로 호통쳤다.그와 시선도 마주치지 못했던 여자가 감히 말대답을 해? 건방진 것.이에 소은정은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회장님, 여긴 회사입니다. 경력보다 더 중요한 건 직급이죠. 태한그룹의 회장님께서 오셨으니 저도 물론 예의를 갖출 겁니다. 그러니 회장님, 하실 말씀 있으시면 그냥 하세요. 회장님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65화 발칙한 것

    소은정은 솔직하게 인정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 사람이 아끼는 물건을 일부러 담보로 잠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박예리 말이 맞았다. 그녀는 박씨 집안을 증오했고 그 집안사람들이 편하게 지내는 꼴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담뱃대를 팔지 않겠다 말한 것도 조금이라도 더 지옥에서 살아봤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그녀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저쪽 집안사람들도 이미 짐작하고 있을 터, 굳이 아닌 척 연기할 필요는 없었다.“박예리 씨, 알고 있겠지만 난 착한 사람이 아니에요. 당한 건 무조건 갚아주는 성격이랍니다. 3년 동안 그 집안사람들이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아직도 눈앞에 선한데 아무것도 모르는 척 마음에 묻고 살기엔 제가 너무 억울하지 않겠어요?”소은정의 말에 말문이 막힌 박예리는 몸을 부들부들 떨뿐이었다. 오히려 소은정이 솔직하게 인정하니 더 화가 치밀었다.박대한이 또다시 흥분하는 박예리를 나무라듯 노려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박예리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하기 시작했다.“새언니, 전에는 내가 심했어요. 내가 어려서, 철이 없어서 그랬어요. 언니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줘요. 진심으로 사과할게요. 사과만 받아준다면 시키는 건 뭐든 할게요. 그러니까 할아버지 담뱃대는 다시 돌려줘요. 내가 친 사고 때문에 엄마는 외출도 못하시고 저도 할아버지한테 충분히 혼났어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지만 그래도 분이 안 풀린다면 따귀라도 때려요.”구구절절 말을 마친 뒤 고개를 든 박예리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소은정은 감동은커녕 재밌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은정의 도발에 박예리는 더 이상 연기를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어디 한번 계속해 봐.’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한 그녀의 눈빛에 수치심이 몰려왔다. 박예리의 절절한 사과에도 소은정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박대한은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은정아, 네가 결혼생활 동안 고생한 거 나도 안다. 오늘도 예리가 너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해서 온 거야. 네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66화 어떻게든

    “은호를 보면 소 회장님 젊었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외모도 능력도 출중한데 여자 때문에 인생을 망쳐서야 쓰나요.”“여자 때문에 인생을 망칠 자식이라면 겨우 그 정도 그릇밖에 안 되는 거겠죠.”소찬식이 차갑게 웃었다.박대한은 소은정을 힐끗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그 여자 보통 여자가 아니더군요. 이혼하자마자 은호와 사귀더니 지금은 SC그룹의 본부장 직을 맡고 있습니다. 평생 일궈온 회사를 불여우 같은 여자한테 홀랑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다른 사람이었다면 자신의 딸을 모욕하는 말에 화를 참지 못하고 호통을 쳤을 수도 있지만 소찬식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그는 껄껄 웃더니 담담하게 대답했다.“박 회장님, 제 걱정은 마시고 회장님 걱정이나 하시죠. 그리고 저희가 젊은 사람들 연애에 끼어들어 뭐 합니까? 전 은호 안목을 믿습니다. 아이고,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나 보군요. 그럼 이만.”그렇게 두 사람의 통화는 종료되었다. 박대한의 얼굴은 분노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대로 넘어가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소은정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생각보다 운이 좋구나. 하지만 이대로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소은호 대표가 널 정말 진지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소씨 집안사람이 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거야. 소찬식은 만만한 사람이 아니니까.”소은정은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그건 회장님께서 신경 쓰실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잠깐 멈칫하던 그녀가 당당하게 말했다.“전 언젠가 소씨 집안사람이 될 거니까요.”어쨌든 언젠가는 그녀의 신분을 밝혀야 할 날이 올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박대한을 비롯한 박씨 집안사람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박대한에게 소은정은 망상에 빠진 여자처럼 보일 뿐이었다.한편, 소은정은 더 이상 의미 없는 대화를 더 이어나가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한테 전화를 거는 게 박대한에게는 나름 비장의 카드였을 것. 더 시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67화 네까짓 게

    소은정이 그에게 직접 전화를 했던 적이 있었던가...망설이던 이한석이 대답했다.“전에 제가 말씀드린 적도 있었는데 대표님께서 그런 사소한 일까지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서민영 씨와 관련된 일을 제외하고 다른 일은 저한테 바로 전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 자리에 소은정 씨도 있었고요. 그래서 대표님께 직접 전하지 않으신 게 아닐지...”박수혁의 짜증을 느꼈을까? 이한석은 또다시 말끝을 흐렸다. 이한석의 말에 그때 상황을 떠올린 박수혁은 미간을 꾹꾹 눌렀다. 그때의 그의 머릿속은 온통 서민영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이 생각뿐이었다.그 사이에 기대에 차있던 소은정의 눈빛은 슬픔으로, 차가움으로 변해갔겠지.소은정의 말대로 결혼을 해줬으니 마음대로 부려먹어도 된다고 생각했나 보다. 건방지게.갑자기 가슴이 아파오고 숨도 쉬어지지 않았다. 매사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보던 소은정이 언제부터 차가워진 걸까?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던 질문의 답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대표님, 회의는...”“SC그룹 소은정 본부장과 약속 잡아. 할 말이 있으니까.”소은정이 그의 전화를 받을 리도 없고 불쑥 찾아가 봤자 반감만 살 테니 이한석을 통할 수밖에 없었다.“SC그룹 쪽에서는 소은정 본부장이 시간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이한석이 억울하다는 듯 대답했다. 하지만 박수혁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한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바로 말을 바꾸었다.“그쪽에서 시간을 정할 때까지 계속 연락해 보겠습니다.”“나가 봐.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거야.”“네, 대표님.”이한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사무실을 나섰다.굳이 왜?이혼까지 한 마당에 왜 저렇게 집착하시는 걸까?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박수혁에게 직접 물을 수 없는 질문들. 이한석은 고개를 저었다.한편 SC그룹, 박대한을 배웅한 우연준은 자신이 들은 통화 내용을 그대로 보고했다. 이에 소은정은 차갑게 웃었다. 박대한이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것도, 수단이 만만치 않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68화 재결합

    소은정은 아무 말 없이 우연준을 바라보았다. 우연준도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도 박수혁의 존재는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소은정은 한숨을 내신 뒤 미소를 지으며 임춘식을 바라보았다.“이런 자리인 줄은 몰랐네요.”여유로운 말투에 담긴 뜻을 눈치챈 임춘식은 소은정과 박수혁을 번갈아 쳐다보다 어깨를 으쓱했다.“무례한 걸 알지만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두 분 사이 일에 끼어들 일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제가 빌미를 제공한 건 맞으니 사과의 의미로 저희 거성그룹에서 새로 설립한 연구실을 보여드리죠. 본부장님도 관심이 가실 것 같은데요.”관심? 임춘식의 말도 맞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놀아난 듯한 기분에 불쾌함이 밀려왔다.소은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박수혁을 바라보았다.“박 대표님, 또 그 담뱃대에 대해 말씀하시고 싶은 거라면 제 의견은 대표님 할아버님께 다 말씀드렸으니 더 이상 얘기하지 마세요. 제 생각은 바뀌지 않습니다.”오전에는 박대한이, 저녁에는 박수혁이. 이 집안사람들은 참 뻔뻔하고 집요하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이쯤 되면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나?“은정아.”박수혁은 진지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다 말을 이어갔다.“할아버지가 회사로 찾아갔다는 말은 들었어. 뭐, 좋은 말씀은 안 하셨겠지. 마음에 담아두지 마. 미...”미안하다고 말하려는 순간, 박수혁은 말끝을 흐렸다. 소은정에게 이런 사과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년 동안의 고통이 미안하다는 한 마디로 지워지진 않겠지.소은정은 왠지 평소와 다른 박수혁의 모습에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겨우 그런 말이나 하려고 이렇게 자리를 만든 건가요?”짜증 섞인 소은정의 질문에 잠시 침묵하던 박수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 담뱃대... 어차피 네가 가지고 있어도 딱히 쓸 곳도 없잖아? 우리 가족들한테 복수하고 싶은 거였다면 이미 성공했어. 언젠가 화가 풀리면 다시 돌려줬으면 좋겠어. 물론 돌려주는 조건은 네가 정하고.”박수혁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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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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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9화 기억이 안 나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8화 새봄이의 남자친구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7화 사건의 결말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6화 사고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5화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4화 헛수고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3화 법을 잘 안다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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