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은 차 키와 옥 고리를 줍고는 마음이 아파 두 손을 떨었다. 소은정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김하늘이 제일 아끼는 물건이었다."뭐 하세요?"여자 2호는 잠시 당황하더니 바닥에 있는 물건을 보며 별일이라는 듯 짜증을 냈다.“일부로 그런 것도 아니고……” 말을 마치고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고의가 아니면, 잘못이 아니라는 거예요?” 김하늘은 눈시울을 붉혔다. “고의가 아니면 그냥 내가 운이 안 좋은 거다 뭐 그런 거예요?”여자 2호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얼만데요, 내 남자친구한테 배상하라고 하면 되잖아요!"소은정을 눈살을 찌푸렸다, “당신은 사과할 줄도 모르세요?”여자 2호는 소은정을 알아서 그녀의 말을 듣고는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사과는 어렵지 않지만 저 여자가 너무 몰아붙이니 지기가 싫었다."넷째 아가씨, 당신이 절 모르는 것도 아니고, 당신 오빠가 알아서 해결해 줄 테니 신경 쓰지 마세요."수난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목소리가 차가워졌다."방금 뭐라고 불렀어요?"한순간 그녀의 눈빛이 싸늘 해졌다. 넷째 아가씨?이것은 그녀의 가족과 친구만이 부를 수 있는 호칭이다.이 어디서 굴러들어 온 노리개가 감히 나를 그렇게 부르며 친한 척하는 건가?여자 2호는 소은정의 굳은 안색을 보며 어찌 호칭 하나가 이렇게 아가씨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지 몰랐다.하지만 더 이상 화를 돋우면 안 됐다.“넷째 아가씨요, 당신 오빠가 당신을 그렇게 부르는 걸 들었어요”그녀는 조심스럽게 소은정을 쳐다보았다.소은정의 눈빛이 싸늘했다.”내 오빠는 내 오빠고, 당신은 당신이잖아.”한마디로는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여자 2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때 마침 소은해가 밖에서 돌아왔다.“무슨 일이야?”여자 2호가 바로 그에게 안겨 억울한 척 일러 받쳤다.“나는 고의로 한 게 아니었어요, 실수로 물건을 바닥에 떨어트렸는데, 넷 ㅉ……. 아니 여동생 친구가……”소은해는 눈살
소은정은 앉아서 바쁘게 메일에 답장했고 소은해는 오늘 촬영을 하지 않아서 그녀가 다시 그를 데려다주어야 했다.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옆에 한 사람이 부채를 들고 그녀를 살살 부채질해 주고 있었다.그녀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채태현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아니 이렇게 추운 날 부채질을 해준다고?채태현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의자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아니 혹시 더울까 추울까 걱정돼서요.”그는 과일 한 접시를 들고, “내가 방금 자른 거예요, 아가씨도 좀 드시겠어요?”소은정은 밀어내며, “괜찮아요, 고마워요.”라고 말했다.차태현도 개의치 않고 그녀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웃었다.“나는 소대표님이 저에게 나에게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주실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남자 2호 라니요!”수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아해했다.남자 2번? “저는 알아요, 다 소아가씨 체면을 생각해 주신거겠죠, 정말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채태현의 그 박수혁을 닮은 얼굴에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보고 있자니 똥통에 빠진 것처럼 괴로웠다.수난은 시선을 돌리며, "당신의 연기를 잘 봤나 봐요!"라며 웃었다.“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채태현은 두 손을 모은 채 정성스럽게 포크를 들고 작은 과일 조각을 집어 들며, "아......"소은정: “......?”그녀가 입을 벌리지 않으면 계속 들고 있을 것 같아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한 입만 받아먹고 더 이상 먹지 않았다.채태현은 옆에서 좋아 죽으려 했고, 의자가 없어 그는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소은정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피드에서 본 농담과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소은정은 건성으로 몇 번 웃어주었지만 사실 김하나의 깨진 옥고리에 정신이 팔려있었다.그녀의 외할머니가 직접 칼로 깎아 만든 옥고리, 그녀의 유일한 유품이 이렇게 사라지다니, 얼마나 마음이 찢어질까!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공손히 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박대표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았다.박수혁은 이미 그녀의 앞까지 왔다. “호텔에 가서 쉬려고?”그의 목소리는 낮고 쉬어 있었다,애써 그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자신의 속 마음을 내색하여 그녀에게 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자신의 얼굴을 닮은 그 사람이 소은정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고 질투가 덩굴처럼 자라났고, 그의 마음은 뿌리째 흔들려 견딜 수 없었다.그 저질 짝퉁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녀는 과연 모를까?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의 존재를 허락했고, 심지어 그렇게 친하게 지낸다.그가 정성껏 까놓은 새우는 무시하고, 그 나부랭이의 아첨은 받아주다니!그녀의 정교한 이목구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지만 그녀의 차가운 눈빛은 그가 숨을 내뱉기조차 어렵게 만들었다.소은정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다 들은 것 아니었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기왕 오해한 이상 계속 오해해도 상관없다.그녀가 지금 무엇을 하든 그는 관여할 자격이 없다이렇게 하면, 그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겠지?그의 아래턱을 치켜 올리며 그녀에게 다가왔다가 그녀의 옅은 달콤한 향기를 맡고 더욱 자극을 받았다."소은정,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장담할 수 없어."말을 하면서 그는 그녀가 밀어낼 수도 없이 무겁게 그녀의 입술을 어루만졌다.무언가 더러운 것이 묻은 듯 시커먼 눈동자로 찬찬히 훑어보았다.정말 만약 다른 남자가 그녀를 가졌다면, 그는 분명 미쳐버렸을 것이다! 소은정은 눈썹을 찡그렸고, 그의 이런 행동 때문에 얼굴이 더욱 싸늘해졌다.박수혁의 이 시건방지고 오만한 기질은 오랫동안 숨겨 왔지만 역시나 결국 이렇게 삐져나왔다.더 이상 숨길 수 없어진 것일까?다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네가 뭘 어쩔 지는 내 알 바 아니고, 내가 그와 뭘 할지는 너의 알 바가 아니지."이야기가 끝났다.이 말은 의심할 여지없이 그를 자극했다.박수혁의 눈빛은 싸늘해졌고, 그녀의
박수혁은 만약 그녀를 다시 그의 곁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 그도 그 짝퉁과 마찬가지로 그녀를 떠받들고 시중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는 자존심도 다 버렸다.그는 그냥 소은정만 있으면 된다.그녀의 달콤한 향기는 그의 주위를 맴돌고 있지만 그녀의 눈빛은 얼음장같이 차갑다.박수혁의 말을 듣고 그녀는 매우 담담하게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토닥였다.강인함과 침착함, 완벽한 조각 같은 이목구비까지, 그는 이미 그녀에게 완전히 홀려 있었다.그녀는 차갑고 도도한 미소를 지었다."넌 안 돼, 내가 돈 주고 하나 찾는 게 낫겠다.”박수혁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고, 그녀는 마치 공주처럼 그를 내려다보며 그를 자존감을 짓눌렀다.그녀는 그를 애원하게 만들었다.그는 순간 굳었다가 따라 웃으며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눈동자는 피인지 눈물인지 빨개져있었다.“그럼 돈 주고 나를 고용해, 나도 잘 배울 수 있어.”그는 코끝을 그녀의 이마에 비비며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나는 가격도 싸고 잘 배워.”그는 스스로 그의 자존심을 그녀의 발밑에 내려놔 그녀가 밟게 내버려 뒀다.소은정은 그를 응시하며 차가운 웃음기를 거두었다.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누가 목을 옥죄는 듯 숨을 쉬기도 힘겨웠다.박수혁의 이런 모습은 그녀는 정말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너무 늦었다.그들 사이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그녀의 모든 기대는 이혼할 때 이미 다 사라져버렸다.그녀가 그를 보며 웃었고, 이 침묵의 시간은 그의 아름다운 꿈을 점차 깨뜨려버렸다.가망이 없다.박수혁의 눈빛은 힘없이 부스러져 그는 절망에 빠져 익사할 것 같았고, 그가 손을 풀자 팔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소은정은 갑자기 손을 뻗었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그녀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의 턱에 걸렸다:“좋아, 하지만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는 언제든지 썩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애매하게 그에게 여지를 남겨 주는 것보다 기회를 봐서 그를 확실히 걷어차 완전히 단념하게 하는
소은해는 숨이 막혔다.글쎄, 소은정이 방금 한 말을 들으면 소찬식이 좋아했을까?소은정은 옆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소매를 걷어 올렸다.그녀는 박수혁을 강제로 떨어트릴 수도 없고 그도 그녀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그녀는 속에서 열불이 나 죽을 지경이었다.그가 그녀를 싫어할 때까지 기다리면, 그는 그녀에게 이렇게까지 집착하지 않겠지?그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기에 필사적으로 살길을 찾았다.그리고 몇 분이 지났다.소은해는 그녀의 팔을 툭 치고 말했다."저들을 봐."소은정은 고개를 들고 한 번 훑어보더니 다시 고개를 숙였다.박수혁과 채태현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그 뒤에는 감독과 조감독 그리고 여러 스태프들이 뒤따랐다.함께 서 있는 이 두 사람은 비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의 성격은 전혀 달랐다. 채태현은 약아빠진 성격에 촌스럽고 키도 박수혁보다 좀 더 작다. 인물을 봤을 때, 채태현은 박수혁과 정말 비교할 사람이 못된다. 박수혁은 소은정이 여유가 생길 때까지 기다렸고 기회가 생겨 1분 1초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짝퉁이 사리를 모른 채 그의 눈앞에 알짱거렸다.극혐이다!그는 이런 사람을 제작진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고, 나중에 필히 쫓아낼 것이다!감독님도 옆에서 재잘재잘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지, 듣고 싶지도 않았다.감독도 자신이 무슨 말을 실수했나 알 수 없었지만 말을 할수록 박수혁의 안색이 더욱 안 좋아졌다.하지만 일단 그의 표정이 안 좋아 보여 해명을 시작했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그래서 그는 대체 무슨 말실수를 한 걸까?소은해는 웃으며 소은정을 내려다보았다. "박수혁이 이 영화의 투자자인데, 그가 나중에 채태현을 쫓아 내지 않을까?"소은정은 고개를 돌렸다. "어떻게 채태현을 남자 2호로 만들어?"뽑을 사람이 그렇게 없었나?소은해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남자 2호는 등장하자마자 바로 죽었고, 추억 속에 있기 때문에 얼굴을 보여줄 필요가 없어”라고
박수혁이 호흡이 순간 멈췄다. 주변의 공기가 마치 응결된 듯 한기가 스며들었다.그는 눈을 부릅떴다. 그녀가 내세운 첫 번째 요구 사항이 설마 그 짝퉁을 위함이었나?그는 입가를 핥았다. 그의 좁고 긴 눈동자에는 어두움이 서려있었다.목 안이 어딘가 불편했다.“왜? 아쉬워?”소은정: ”당연하지, 내가 꽂아준 사람인데.”아직 채태현의 가치를 짜내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그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게 하겠는가박수혁은 소은정을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방금의 그 상쾌함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하늘에서 내린 찬물 한 대야가 그의 머리 위에 쏟아진 것 같았다.차가워 죽겠다!하지만 그는 그저 그녀를 죽어라 노려볼 뿐 감히 한 마디도 더 묻지 못했다.스스로 고생을 자초하고 스스로 얼굴에 먹칠한 것이다!소은해는 헛기침을 했다. 자기가 여기 있는 것이 되게 불편한 것 같았다.박수혁은 분명 소은정의 적수가 아니다.그의 걱정은 전혀 필요가 없었다.그는 일어나서 아무 핑계를 대고 나갔다.가옥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지만 먼저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소은정이 정말 침착해 보였다. 고작 이것도 못 버틴다고?그녀는 그가 화내는 것도 두렵지 않았고 더욱이 그가 실망해서 떠나더라도 알 바가 아니었다.그녀는 거기 앉아서 가볍게 미소 지었다. 눈빛은 똘망똘망 했고 전혀 잡생각은 없어 보였다.박수혁은 패배를 인정했고, 눈을 내리깔고 웃다가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러면 나는?”그는 너의 사람인데, 그럼 나는?그녀는 방금 분명히 대답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이런 일은 오롯이 내 남편을 위해서만 할 거야, 넌 아니야" 라고 차갑게 말했다.잊지마라, 방금 그녀는 단지 그에게 애인을 시켜준다고 했을 뿐이다!“게다가 우리들의 관계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녀는 웃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나는 사람을 못 만나?”그는 눈시울이 붉히며 두 주먹을 꼭 쥐었다.소은정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박수혁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가슴에 뭔가를 맞은 것 같았다.“맞아.”박수혁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오한진의 자신감은 배가 되었다. 박 대표님이 자기를 인정해 주다니!그는 이어서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약한 모습을 보여야 해요. 그녀가 대표님을 어떻게 괴롭히든 반항하면 안 돼요. 때로는 괴롭힘도 일종의 사랑이잖아요……”박수혁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안색도 많이 누그러졌다.오한진: “와신상담, 그녀는 바로 대표님 거잖아요!”......소은정과 소은해는 떠났고, 소은정은 바로 김하나의 집으로 갔다.그녀는 다른 친척이 없어 혼자 살고 있다.집에 있는 가정부는 소은정을 보고도 막지 않았다.“하나는 쉬고 있나요?”“김 대표님은 지금 서재에 계세요, 보아하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신 것 같아요.”가정부는 나이가 있어 김하나의 기분을 잘 캐치한다.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걸어가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 그냥 문을 밀고 들어갔다.서재 안은 어두컴컴했고, 김하나는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산산조각이 난 옥고리가 놓여 있었다.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마음이 찢어지는 듯해 보였다.그녀는 슬퍼 멍하니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소은정은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차마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망설였다.소은정의 손이 김하나의 어깨에 닿았을 때 김하나는 살짝 움찔했다. 그녀를 꼭 안아주자 그녀는 조용히 흐느꼈다.“은정아, 외할머니가 할머니 영혼이 이 옥구슬에 담겨서 평생을 나와 함께 해준다고 했는데 옥구슬이 깨져버렸으니, 외할머니도 떠났겠지?”소은정이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그럴 리가, 그분은 평생 너를 사랑하실 거야.”김하나는 더욱 슬프게 흐느꼈다.그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줄 곧 외할머니 밑에서 컸기에 애정이 남달랐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걸 주셨는데 그 후 일주일도 안 돼서 병세가 악화돼서 돌아가셨다.그때 김하나는 외국에서 사업 상담을 하다가 마
소은해는 매우 조심스럽게 검은 박스를 가지고 들어왔다.김하늘은 별 감흥 없이 ‘왔어?’하더니 대충 거실에 가서 앉아 이모님에게 커피를 내달라고 했다.소은정보다는 확실히 더 서먹해 보였다.소은해는 그다지 눈치 채지 못한 채 검은 박스를 내려 놓았다.옅은 미소를 띤 채였다.“이거 봐. 이 옥은 네 그 옥 팔찌랑 99%정도 비슷한 거야. 산지가 같아서 무늬만 봐서는 구분도 안 돼. 내가 이걸 갈아서 다시 하나 만들어 줄게. 모양은 어떻게 해줄까?”소은정은 단호박 스프를 홀짝거렸다.‘머리가 어떻게 됐나? 이게 어디 단순히 옥의 문제냐고?아무리 좋은 옥을 들고 와도 하늘이 속상한 건 해결 못한다고.아오, 저 멍청이!’김하늘은 박스에 든 옥을 흘끗 보았다. 최고급 원석이 아니었다. 그러나 깨진 팔찌와 꽤나 비슷했다.‘이 정도로 비슷한 옥을 찾느라고 시간과 공과 돈을 꽤 많이 들였겠는데?’소은해를 올려다 보며 웃었다.“됐어요. 아무리 비슷해도 가짜는 가짜지. 내가 날 속일 수는 없다고요.”소은해는 움찔해서 소은정을 흘끗 쳐다보았다.소은정이 벌떡 일어섰다.“화상 회의 있는 걸 깜빡 했네. 먼저 가볼게.”소은해의 뜻을 몰라서였겠는가?피하려는 것이었다!보아하니, 무슨 일이 벌어질 모양이었다.이모님도 적당히 거실에서 나갔다.소은해가 김하늘을 쳐다보더니 빙그레 웃었다.“기념품이니까 마음만 담겨있으면 되지. 진짜니 가짜니 그런 게 뭐 그렇게 중요해?”김은해가 싸늘한 눈으로 가만히 쳐다보았다.“상관 있거든요.”영 마땅치가 않았다.소은해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마를 문질렀다.“그래, 내가 생각 좀 해볼게. 일단 쉬어라.”그러면서 일어나 쌩하니 나가 버렸다.******박수혁은 태한 그룹으로 돌아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가서 사람 하나 데려와야겠어.”‘그 망할 놈의 짝퉁 자식을 드라마 팀에서 내보내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손 봐주지 않겠다고는 안 했거든.그 자식, 진작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밤, 쌀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