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이 막 이 여자를 밀어내려고 하는데 갑자기 문이 밖에서 심하게 열리면서 홍하얀이 바닥에 밀쳐지면서 비명을 질렀다.키가 크고 훤칠한 그림자가 문 앞에 서 있었는데, 차가운 얼굴은 빛에 더욱 차갑게 보였고,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 그는 차가운 눈초리를 쓸어 내렸다. 소은정이 멀쩡하게 서 있는 것을 보고, 한순간 누그러졌다가 다시 단단히 비틀렸다.홍하얀이 술기운으로 바닥에 엎드려 소은정의 치마를 잡아당기고, 뒤에 있던 장대표가 아파서 뒹굴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박수혁의 도착으로 홍하얀은 완전히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홍하얀은 아직 수혁의 집에서 나오지 않았고, 어르신은 아직 홍하얀에게 희망을 놓지 않았을 뿐더러,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홍하얀이 홍해일과 홍경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장대표와 만남을 가져 계약서를 돌려받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야 홍 씨 일가가 계속해서 태한 그룹에 압박을 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단지 자신에게 도망칠 구멍 하나쯤은 남겨두고 싶었던 거였다.박수혁의 마음속에 있는 상대가 누군지 그녀는 잘 안다.홍하얀의 취기는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순간 그녀는 술기운에 정신을 잃으면서, "살려줘요, 더 이상 못 마시겠어요."라고 말했다.소은정은 온몸에 옅은 한기가 맴돌아 징그럽게 자신의 옷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에서 자신의 옷을 잡아당겼다.박수혁은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 홍하얀에게 발길질을 하며 홍하얀의 어깨를 세게 걷어찼고, 그녀는 아파서 이를 악물다 이내 꼼짝도 하지 못하고 기절하는 척 쓰러졌다.쓰러진 채로 수혁이 자신의 차가운 목소리를 억제하려고 애쓰며 소은정에게 하는 말을 엿들었다."저들이 당신을 건드리지 않았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거지?"수혁은 은정을 달래면서도 걱정되는 말투로 묻고 있었다. 소은정은 담담하게 고개를 숙여 한 번 보고 말했다."굳이 나더러 술을 마시게 하더군, 난 마시고 싶지 않았어, 곧 너희 집 사람이 될 홍하얀씨가 계약서 하나 때문에 술 마시러 나오는 것도 너
박수혁은 밖으로 나오자 소은정이 어두운 안색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다급하게 다가가지 않고 신사답게 거리를 둔 채 그녀가 전화를 끊을 때까지 기다렸다. 거리가 멀지는 않아 통화 내용이 들렸다. 소은정, “맞아요. 지금부터 홍경그룹의 주식을 다 매수하고 홍경그룹의 협업사들을 다 매수해요. 적자여도 상관없어요.”박수혁은 그녀를 보며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소은정을 이 정도로 화나게 하는 거 보면 아까 단순하게 술을 권한 것은 아니다. 취하게 만들려고 했다. 어디 감히.전화를 끊자 소은정은 곁눈질로 박수혁을 발견했다. 그는 다가갔다. “많이 화났어?”“괜찮아!”박수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앞머리를 정리해 주려 했지만 소은정이 고개를 돌려 그의 손길을 피했다. 그는 웃었다. “괜찮아, 아무도 너를 괴롭힐 수 없어.”“박 대표님 또 김칫국 마시네.”소은정은 나긋하게 그를 바라보고 다시 룸으로 들어가 먼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불쾌한 밤이었다. 박수혁은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라가 완벽한 우연의 만남을 만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 일 때문에 그의 계획이 무산됐다.소은정은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고 있다. 그녀의 차는 오는 길에 문제가 생겨 다른 기사님을 연락해서 데리러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 찬 바람이 불자 그녀는 몸을 움츠렸다. 박수혁이 다가가자 그녀에게서 은은한 꽃 향이 맡아졌다.“데려다줄게.”소은정, “너의 착한 마음을 거절할게.”“나한테 빚진 것이 있을 텐데.”박수혁은 은근슬쩍 얘기를 꺼냈다. 소은정은 고개를 돌리고 그를 보며 웃었다. “이게 너의 조건이야?”만약에 이게 진짜 그의 조건이라면 힘들게 이긴 이유가 사라진다. 박수혁은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그럼 잘 생각하고 말해.”박수혁은 길가에 롤스로이스를 가리켰다. 그의 몸값에 알맞은 차였다. “너 추울까 봐. 왜? 내가 너 팔기라도 하겠어?”소은정은 눈을 희미하게 뜨고 갸우뚱하며 자본주의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부탁할게!”박수혁은 긴 한숨을
박수혁은 단번에 눈치챘다. 그는 기대에 찬 밝은 눈빛으로 옆에 있는 소은정을 바라봤다. 소은정은 차분하게 핸드폰을 꺼내 카톡 화면을 누르고 누군가에게 위치를 보내고 그들을 바라봤다. “좀 있으면 오빠가 데리러 오는데 차에서 조금만 기다려도 상관없죠? 밖은 추워서…”그녀를 걸어서 가게 할 생각은 없다. 그녀를 추위에 노출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박수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오한진을 차분하게 바라봤다. 단둘이 있지 못할망정 그녀를 집에 데려 다 주지도 못했다. 오한진 진짜 오늘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한진은 고개를 숙이고 주머니를 뒤적이고 있다. “어휴, 롤스로이스의 수리비 비싸겠죠?”……10분 채 되지 않아 소은해가 스포츠카를 몰고 예정된 장소에 도착했다. 나른하게 차에서 내리고 롤스로이스를 바라보고 웃으며 창문을 뚜드렸다. 그의 웃음에는 비웃음의 뜻이 보였다. “이 차는 겉만 화려하네요. 중요한 순간에는 도움이 안 되고 …”박수혁은 입술을 꽉 깨물고 차갑게 훑어봤다. 무슨 뜻인지는 남자면 다 이해가 된다. 소은해는 소은정을 향해 손짓을 했다. “막내야, 가자.”말이 끝나자 소은정은 차에서 뛰어내려 뒤를 돌아봤다. 박수혁은 화를 꾹 참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억울한 감정도…이 남자는 진짜 점점…“박 대표님, 그럼 조심히 들어가요~”소은정은 차갑게 웃고 소은해의 차에 올라탔다. 소은해의 차에 올라타자 긴장을 풀고 어깨를 내렸다. 소은해는 눈썹을 들썩이고 사라졌다. 화려한 롤스로이스의 차 안. 박수혁의 잘생긴 얼굴은 침울해 보였다. 그는 차갑게 오한진을 바라봤다. “아직도 안 가요? 진짜 걸어가게 해요?”오한진은 입술을 깨물고 죄를 지은 어린이 같았다. “박 대표님, 진짜 고장 났어요.”이런!……다음 날 새벽. 식탁에서 출장 갔다 온 소은호의 모습이 보였다. “홍경그룹을 매수한다고?”소은정은 눈썹을 들썩였다. “정확히는 망하게 할 거야!”소은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동생을 바라봤다.
누가 상상이 했겠어? 박수혁이 화를 내면 신사의 예의는 사라진 다는걸. 그의 예의도 선이 있다. 소은정은 피식 웃으면 사이트를 보고 있었다. 그의 수법도 정말 비겁하고 독하다. 장 가의 뿌리는 깊지 않아 오늘의 여기까지 온 거는 반은 운이고 반은 잔꾀를 부렸기 때문이다. 그의 부자 와이프로 겨우 버티고 있는 데 밖에서 이런 짓을 한다고?소은정은 그를 상대하는 방법은 많다. 계약 과정에서 살짝만 문제만 줘도 정신 차리게 할 수 있다. 그녀의 목적은 여전히 홍경그룹이다. 짧은 시간 사이에 우연준은 몇 번이나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소 대표님, 홍 씨 재단의 전화입니다.”“안 받아요, 바쁩니다.”소은정은 차갑게 웃었다. 홍경그룹이 몇 년 동안 협업을 한 공장을 찾아서 리스트 뽑아 하나하나 검수하고 뚫을 생각이다. “소 대표님, 홍하얀이 아래서 나오실 때까지 기다린다고 합니다.”소은정, “그럼 경찰에 신고해요…”나갈 생각은 업어 보인다. 전에 그녀는 너무 착해서 그들이 정신을 덜 차렸다. 박수혁은 둘째 치고 소은정의 복수가 너무 강해 홍경그룹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비즈니스에서는 평화를 중요시하지만 누구나 뒤에서 서로 싸우고 있다. 홍경그룹은 sc그룹과 사이가 좋은 사람을 찾아 말을 전달하고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소은정은 화해를 도우려는 모든 사람을 명확하게 거절했다. 인터넷상 토론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 대표님과 홍경그룹이 아무리 많은 경고장을 올리고 입장을 밝혀도 변명으로 들린다. 다들 우연하게 노출이 된 초라한 모습에 더 믿음이 간다.하루 사이에 상황의 흐름이 바뀌었다. 홍경그룹과 몇 년간 협업을 한 회사들이 줄줄이 계약을 취소하고 취소 수수료를 내서라도 협업을 멈출 생각이다. 홍경그룹은 1, 2위를 다루고 있는 대기업이다. 늘 순조로워 이런 적은 처음이라 대응을 못 하고 있다.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 당황을 했다. 소은정의 공격은 완벽하다. 그녀 자신도 손해를 보더라도 홍경그룹을 그
홍 씨네 집안이 홍하얀을 찾아 박 가의 집으로 보내 박수혁과 가까이 지내려고 했다.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룬 건 없고 홍 가를 절벽으로 밀었다. 홍해일은 지금 홍하얀을 죽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평범한 하루지만 쇼핑몰에서는 이익의 변동이 보인다. 이날만큼은 잊지 못한다. 인터넷에는 소문과 허위 사실들로 들썩이고 있었다. 홍하얀의 가짜 규수신분이 밝혀지며 어릴 때의 불량한 사진도 유출이 되었다. 그러자 그녀의 동기들이 나와 그녀의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울고 싶고 도망치고 싶었다. 비록 그녀의 몸에서 흐르고 있는 피는 홍 가의 피지만 혼외 딸이라는 신분은 당당하지 못한다. 그리고 아무도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소은정은 퇴근을 하여 가방을 챙기고 나왔다. 하지만 회사의 입구를 나서자 홍하얀이 창백해진 얼굴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 아가씨,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제발…”소은정은 눈썹을 들썩이고 눈앞에 있는 그녀를 바라봤다. 정말 귀신처럼 끈질기게 따라다닌다. 어젯밤의 일만 생각하면 소은정의 안색은 어두워진다. 홍하얀은 입술을 꽉 깨물고 쭈뼛대며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 저의 잘못이에요. 그니까 아량이 넓은 아가씨가 저 한 번만 봐주세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입니다. 저 여기 떠나겠습니다. 그니까 이번 일은 없었던 일로 해주세요.”그녀는 이번 기회로 악플의 힘을 깨달았다. 그녀를 모욕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올 때 그녀가 제일 걱정하는 건 홍 가에게 버림을 당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너무 두렵다. 어떻게 얻은 신분인데? 이렇게 버릴 수 없다.신분을 위해서 자존심도 버리고 소은정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소은정은 차갑게 그녀가 비웃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지나간 일을 무시하면 그것이야말로 너무 위선적인 것이 아닌가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그녀는 어젯밤 자식적인 홍하얀의 모습이 잊히지가 않는다. 소름이 돋고 토가 나올 정도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다면 절대로 봐줄 수
덩치 큰 여자는 바로 홍하얀의 몸에 올라타 그녀의 뺨을 강하게 내려쳤다. “살려주세요…”그녀의 외침은 때리는 소리에 묻혔다. 뺨을 맞은 얼굴이 얼얼하지만 수치심으로 인해 마비되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지켜봤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촬영하고 인터넷에 올렸다. 이게 바로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에 오른 뒤에 상황이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첩은 당당하게 살면 안 돼요.”“진짜가 가짜를 잡네. 남의 집안을 망치는 사람에게는 따끔한 교훈을 해야 해.”……흐릿하게 허경영이 온 거 같았다. 그녀는 홍하얀을 경멸의 눈으로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로 가득했다. 그녀는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지만 여자의 움직임이 빠르고 강해 그녀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 일 절대 그냥 안 넘어가. 앞으로 내 눈에 띄면 바로 맞을 줄 알아”말이 끝나자 여자가 화가 덜 풀린 채 떠났다. 하지만 홍하얀도 곧바로 의식을 잃어 쓰러졌다. 홍 씨의 집안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었다. 회장님에게 전화를 하여 듣자마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홍 가의 끝이 보인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 몰랐다. 소은정은 대놓고 트릭을 썼을 뿐인데 홍경그룹 전체가 반격의 힘도 없이 무너졌다. 그의 눈이 틀렸다. 홍하얀은 박 가와 관계를 가질 신분이 안 된다. 최근 들어 sc그룹이든 소 가의 집안이든 소은정의 주위 사람들이든 그들을 경호원들이 많아졌다. 홍하얀은 지나가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동했다. 홍 가에서 그녀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홍해일도 sc그룹에 직접 가서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입구에서 출입제한이 되었다. 소 가의 입장은 명확하다. ‘사과는 시간 낭비일 뿐. 소은정은 그저 화풀이를 하고 싶었다.’2주도 안 되는 사이에 홍경그룹은 이렇게 무너졌다. 속과 겉이 텅텅 비어 빚까지 생겼다. 하지만 광산이 아직 남아있어서 하루아침에 무너질 일은 없다. 그저 남은 자금이 전달의 지금의 1/100보다 부족하
누군가 봤다. 18층의 베란다에 홍하얀이 서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웃었다. 집착이겠지만 오랫동안 숨겨온 혐오와 광기였다. 그녀가 제일 혐오하는 사람은 바로 홍경영이다. 그녀는 홍경영처럼 귀한 공주님처럼 자랄 수 있었다. 근데 왜 홍경영만 아가씨 대접을 받는 것인가?소은정은 닿을 수도 닿을 자격도 없다. 하지만 이제 홍경영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녀가 죽으면 그녀가 유일하게 남은 아가씨이다. ……이 소식이 소은정의 귀에 들어왔다. 김하늘, 한유라와 마작을 하고 있었다. 성강희가 어떻게든 축하 자리를 만들고 싶어 했다. 우연준의 전화다. 홍하얀은 경찰에 잡혔다. 소은정의 기분이 복잡했다. 홍하얀에 대해 불쌍한 감정인지 미운 감정인지 모른다. 놀 기분도 아니어서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생각을 하고 우연준에게 전화를 해 홍 가를 봐주기 했다. 화풀이도 어느 정도 했으니 살려는 둬야 할 거 같았다. 소은정은 임춘식에게 유럽의 발전을 재촉했다. 그는 말을 더듬으면서 모른다고 답하고 박수혁이 알아서 한다고 했다. 그녀는 궁금한 마음에 박수혁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 통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 멈칫해 결국 신나리에게 전화를 했다. ……최근에 일이 많지만 박수혁은 중요한 일을 하나도 소홀하지 않았다. 소은정은 상황 파악을 끝나고 미국 회사의 근황을 물으려 했다. 진짜 박수혁의 업무능력이 대단해 보였다. 무인운전의 사고가 가려져 임춘식이 얘기한 국제분쟁 소송은 비밀리에 조사를 하고 있고 진실이 수면 위에 올라오는 건 시간문제이다. 하지만 요 며칠 동안 전국에서 미국 테크회사의 브레이크 문제로 소문이 돌고 있다. 차 주인들이 뒤에서 힘을 합쳐 세력을 키워 회사와 끝까지 싸울 기세다. 하지만 이 회사의 투자자들은 거진 명성이 있는 정치나 상업계의 유명인들이다. 가만히 있어도 세력이 있어 남들보다 우월한 느낌이 들다. 미국 회사의 수단은 늘 허접하다. 연합으로 뭉친 소비자들 대상으로 그들은 여전히 오만한 태도를 취해 사람들의 불
황금 국화꽃의 아래에는 브랜드 마크가 있었다. 아마 주문 제작일 것이다. 촌스러우면서 부유함이 보이는 선물이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떨고 있지만 미소를 유지했다.”너무 귀중해요…”전에 선물한 다이아에 비하면 조촐한 선물에 속하다. 하지만 세상에 어느 아이도 금이나 다이아를 선물로 줄 생각을 안 할 것이다. 그녀는 감당을 못 할 거 같다. 전동하는 놀란 그녀의 모습을 보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 애가 고른 품종이 지금 주기에는 늦었지만 다행히 꽃의 모양이 예쁘게 유지가 되어서 장식으로 사용하세요.”그는 다정하게 말했다. 황금 국화꽃은 다른 색의 국화꽃보다 가격이 높겠죠?소은정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아, 저도 선물을 준비했어요.”“어떤 거죠?”소은정은 우연준에게 전하를 해서 물건을 내리라고 했다. 그녀는 1m 넘는 상자를 툭툭 치고 통쾌하게 웃었다. “레고인가요?” 전동하는 눈썹을 만지면서 추측을 하고 있다. 소은정은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그가 지금 배우고 있는 19개 나라의 언어의 시험지입니다.”수능시험지를 선물로 준 셈이다. 전동하도 당황스러웠지만 곧바로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세심한 선물이다. “소 아가씨, 당신의 선물을 받고 공부 더 열심히 할 거 같네요.”이제 마이크는 괴로워 죽는 거 아니야?그는 자신의 아들이 진실을 보게 된 순간이 예상이 된다. 두 사람이 말을 나누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어허! 두 사람이 여기에 서있으면 직원들이 어떻게 퇴근을 해요?”소찬식은 심각한 척 입을 열었다. 소은정은 눈썹을 들썩이고 다정하게 다가가 그의 팔짱을 꼈다. “제가 사랑하는 아버지는 저 퇴근을 마중하러 온 거예요?”소찬식은 그녀를 어쩔 수 없지만 아무 말 없이 전동하를 훑어봤다. “전 대표님?”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인사를 했다.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는 호감이 간다. “친구랑 낚시하다 오는 길이어서 들렀습니다. 혹시 같이 식사하실 건가요?”소찬식은 멀지 않은 곳을 턱으로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