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큰 여자는 바로 홍하얀의 몸에 올라타 그녀의 뺨을 강하게 내려쳤다. “살려주세요…”그녀의 외침은 때리는 소리에 묻혔다. 뺨을 맞은 얼굴이 얼얼하지만 수치심으로 인해 마비되었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지켜봤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오히려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촬영하고 인터넷에 올렸다. 이게 바로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에 오른 뒤에 상황이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첩은 당당하게 살면 안 돼요.”“진짜가 가짜를 잡네. 남의 집안을 망치는 사람에게는 따끔한 교훈을 해야 해.”……흐릿하게 허경영이 온 거 같았다. 그녀는 홍하얀을 경멸의 눈으로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로 가득했다. 그녀는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지만 여자의 움직임이 빠르고 강해 그녀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 일 절대 그냥 안 넘어가. 앞으로 내 눈에 띄면 바로 맞을 줄 알아”말이 끝나자 여자가 화가 덜 풀린 채 떠났다. 하지만 홍하얀도 곧바로 의식을 잃어 쓰러졌다. 홍 씨의 집안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었다. 회장님에게 전화를 하여 듣자마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홍 가의 끝이 보인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 몰랐다. 소은정은 대놓고 트릭을 썼을 뿐인데 홍경그룹 전체가 반격의 힘도 없이 무너졌다. 그의 눈이 틀렸다. 홍하얀은 박 가와 관계를 가질 신분이 안 된다. 최근 들어 sc그룹이든 소 가의 집안이든 소은정의 주위 사람들이든 그들을 경호원들이 많아졌다. 홍하얀은 지나가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이동했다. 홍 가에서 그녀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홍해일도 sc그룹에 직접 가서 사과를 하려고 했지만 입구에서 출입제한이 되었다. 소 가의 입장은 명확하다. ‘사과는 시간 낭비일 뿐. 소은정은 그저 화풀이를 하고 싶었다.’2주도 안 되는 사이에 홍경그룹은 이렇게 무너졌다. 속과 겉이 텅텅 비어 빚까지 생겼다. 하지만 광산이 아직 남아있어서 하루아침에 무너질 일은 없다. 그저 남은 자금이 전달의 지금의 1/100보다 부족하
누군가 봤다. 18층의 베란다에 홍하얀이 서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웃었다. 집착이겠지만 오랫동안 숨겨온 혐오와 광기였다. 그녀가 제일 혐오하는 사람은 바로 홍경영이다. 그녀는 홍경영처럼 귀한 공주님처럼 자랄 수 있었다. 근데 왜 홍경영만 아가씨 대접을 받는 것인가?소은정은 닿을 수도 닿을 자격도 없다. 하지만 이제 홍경영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녀가 죽으면 그녀가 유일하게 남은 아가씨이다. ……이 소식이 소은정의 귀에 들어왔다. 김하늘, 한유라와 마작을 하고 있었다. 성강희가 어떻게든 축하 자리를 만들고 싶어 했다. 우연준의 전화다. 홍하얀은 경찰에 잡혔다. 소은정의 기분이 복잡했다. 홍하얀에 대해 불쌍한 감정인지 미운 감정인지 모른다. 놀 기분도 아니어서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생각을 하고 우연준에게 전화를 해 홍 가를 봐주기 했다. 화풀이도 어느 정도 했으니 살려는 둬야 할 거 같았다. 소은정은 임춘식에게 유럽의 발전을 재촉했다. 그는 말을 더듬으면서 모른다고 답하고 박수혁이 알아서 한다고 했다. 그녀는 궁금한 마음에 박수혁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 통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 멈칫해 결국 신나리에게 전화를 했다. ……최근에 일이 많지만 박수혁은 중요한 일을 하나도 소홀하지 않았다. 소은정은 상황 파악을 끝나고 미국 회사의 근황을 물으려 했다. 진짜 박수혁의 업무능력이 대단해 보였다. 무인운전의 사고가 가려져 임춘식이 얘기한 국제분쟁 소송은 비밀리에 조사를 하고 있고 진실이 수면 위에 올라오는 건 시간문제이다. 하지만 요 며칠 동안 전국에서 미국 테크회사의 브레이크 문제로 소문이 돌고 있다. 차 주인들이 뒤에서 힘을 합쳐 세력을 키워 회사와 끝까지 싸울 기세다. 하지만 이 회사의 투자자들은 거진 명성이 있는 정치나 상업계의 유명인들이다. 가만히 있어도 세력이 있어 남들보다 우월한 느낌이 들다. 미국 회사의 수단은 늘 허접하다. 연합으로 뭉친 소비자들 대상으로 그들은 여전히 오만한 태도를 취해 사람들의 불
황금 국화꽃의 아래에는 브랜드 마크가 있었다. 아마 주문 제작일 것이다. 촌스러우면서 부유함이 보이는 선물이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떨고 있지만 미소를 유지했다.”너무 귀중해요…”전에 선물한 다이아에 비하면 조촐한 선물에 속하다. 하지만 세상에 어느 아이도 금이나 다이아를 선물로 줄 생각을 안 할 것이다. 그녀는 감당을 못 할 거 같다. 전동하는 놀란 그녀의 모습을 보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 애가 고른 품종이 지금 주기에는 늦었지만 다행히 꽃의 모양이 예쁘게 유지가 되어서 장식으로 사용하세요.”그는 다정하게 말했다. 황금 국화꽃은 다른 색의 국화꽃보다 가격이 높겠죠?소은정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아, 저도 선물을 준비했어요.”“어떤 거죠?”소은정은 우연준에게 전하를 해서 물건을 내리라고 했다. 그녀는 1m 넘는 상자를 툭툭 치고 통쾌하게 웃었다. “레고인가요?” 전동하는 눈썹을 만지면서 추측을 하고 있다. 소은정은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그가 지금 배우고 있는 19개 나라의 언어의 시험지입니다.”수능시험지를 선물로 준 셈이다. 전동하도 당황스러웠지만 곧바로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세심한 선물이다. “소 아가씨, 당신의 선물을 받고 공부 더 열심히 할 거 같네요.”이제 마이크는 괴로워 죽는 거 아니야?그는 자신의 아들이 진실을 보게 된 순간이 예상이 된다. 두 사람이 말을 나누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어허! 두 사람이 여기에 서있으면 직원들이 어떻게 퇴근을 해요?”소찬식은 심각한 척 입을 열었다. 소은정은 눈썹을 들썩이고 다정하게 다가가 그의 팔짱을 꼈다. “제가 사랑하는 아버지는 저 퇴근을 마중하러 온 거예요?”소찬식은 그녀를 어쩔 수 없지만 아무 말 없이 전동하를 훑어봤다. “전 대표님?”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인사를 했다.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는 호감이 간다. “친구랑 낚시하다 오는 길이어서 들렀습니다. 혹시 같이 식사하실 건가요?”소찬식은 멀지 않은 곳을 턱으로
하지만 전동하는 그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 부드러운 시선으로 소은정으로 보고 소찬식의 질문에 계속 답했다. 소찬식, “소은정과는 친구 사이로 주위에 저희 딸한테 맞는 사람이 있는지 한번 신경 써줘요. 불안해서 혼자 못 둬요.”소찬식은 마음과 다르게 겉은 억지웃음을 지었다. 옆에 있던 소은호도 놀랬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생선의 살집을 집어 음미했다. 전동하도 자연스럽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소 아가씨는 훌륭한 여성이기에 구애를 하는 사람이 절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 아가씨의 신분에 걸맞은 인재는 손가락에 꼽습니다. 제가 봤을 때 소 아가씨는 가족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집에서 사랑을 많이 준 거 같습니다. 아무리 잘 맞는 사람을 만나도 집안사람보다 맞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소찬식은 눈썹을 들썩이고 전동하의 말에 동의한다. 전동하의 말은 소찬식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에요. 집에서는 다들 봐주죠. 딸이 좋으면 저희도 좋아요.”이 말은 소은정이 집에서의 지위를 드러내는 말이다. 소은호는 고개를 들지 않고 대화에 참여도 하지 않다. 이 대화에 관심이 없다. 소은정은 익숙해 고개를 숙여 고기를 먹고 있다. 고기만 먹는 모습은 소은호와 닮았다. 누가 남매가 아니랄 가봐.이로 봐서 소 가의 분위기는 다른 재벌들과 다르게 화목하다 전동하는 눈을 내리고 웃으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박수혁의 차는 sc그룹의 밖에 세워져있었다. 소은정과 우연한 만남을 만들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서진이 카톡을 보냈다. 사진이었다. 소찬식, 소은호, 소은정과 전동하 이렇게 4명이서 밥을 먹고 있다. 사진 속에 그들은 너무 화목해 보였다. 소찬식은 연장자로 그의 표정에서 전동하에 대한 애정이 보였다. 보기만 해도 다정하다. 강서진, “여기는 벌써 부모도 보여줬는데 넌 아직도 제자리걸음이야? 내가 다른 여자 소개해 줄까?소은정의 아빠도 만났다고?박수혁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손 놔.”소은정의 목소리에는 경고의 뜻이 들렸다. 박수혁은 전처럼 바로 손을 놓지 않고 더 꽉 껴안았다 그의 목소리는 전과 달리 차가웠다. “누구랑 밥 먹었어? 응?”그는 마음이 아팠다. 진짜로 잃을 가봐 두려웠다. 소은정이 눈썹을 찌푸리자 박수혁이 그녀의 몸을 돌려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평일의 두 사람이 유지한 안전거리를 넘어 가까이 붙어있다.소은정은 차가운 시선으로 평소와 다른 박수혁의 모습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의 속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그녀는 그의 문제에 답했다. “너랑 상관없어. 더 얘기할 거 없지 않아?”박수혁은 미소를 지었다. 그의 미소는 씁쓸했다. 그는 누구인지 뻔히 알지만 그녀의 입에서 듣고 싶었다. 자신을 괴롭히고 싶었다. “물건은?”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 “무슨 물건?”“나 놀리는 거지!”박수혁은 웃었다. 그는 그녀가 빨리 식사 자리에서 나올 수 있게 핑계를 찾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한 시간 뒤에 도착했다. 그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이르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아무 usb를 소은정의 가방에 넣었다. 소은정은 물건을 챙기고 그를 밀치고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는 벽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유유히 바라봤다. 두 사람은 10초 동안 지기 싫어 버티고 있었다. 소은정은 갑자기 깨달았다. 이게 바로 박수혁의 진짜 모습이다. 전에 타협은 그저 그의 방식 중에 하나일 뿐이다.박수혁은 무심코 소은정이 소중히 쥐고 있던 선물박스를 봤다. 이유는 모르지만 가슴이 바늘에 찔린 듯 쑤셨다. 그는 주저 없이 선물 박스를 뺏어와 열었다. 금으로 만들어진 국화꽃이 예쁘게 열려 있었다. 생각할 필요도 없이 누가 준 것인지 알 수 있다. 소은정은 그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어 선물을 뺏어오려고 했다. 박수혁은 콧방귀를 뀌고 선물을 힘껏 던졌다. 노린 건 아니지만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어떤 선물은 남기면 안 돼. 내가 대신 버려주고 더 좋은 걸 사줄게.”
박수혁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의 입술을 바라봤다. 화려한 색을 바르지 않아 화장이 자연스럽고 청순해 보여 그녀의 분위기에 어울린다. 그도 그녀의 입술을 맛보고 싶다. 그가 고개를 숙이자…예상치 못한 건 소은정은 발로 그의 종아리를 힘껏 찼다. 박수혁은 놀라 뒷걸음칠을 하고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와 더 이상의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 뒤돌아 갔다. 박수혁의 핏줄이 세워지고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 “소은정, 과거의 일에 연연하지 않다고 하면서 왜 나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은 거야? 전동하는 받아들이면서 왜 나를 거절해?”소은정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그를 가만히 바라봤다. “너랑 전동하가 같아?”그녀의 말을 듣고 박수혁은 제자리에 얼었다. 그녀가 화난 이유는 쓰레기 선물을 버려서인지 아니면 그의 구애인지 알 수가 없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를 꽉 깨물고 있다. “같이 있기로 마음 먹은 거야?”소은정은 그를 바라봤다.”응……”그는 심장이 유리처럼 깨진 거 같았다. “그래서 위 어르신도 만나게 한거야?”소은정, “맞아…”“그럼 나중에 결혼도 하겠네?”그의 목소리는 점점 차분해지고 진지해졌다. 소은정은 그를 보며 입꼬리를 미세하게 올렸다. “그치…”박수혁의 표정은 그녀의 답을 듣고 더 어두워지고 살벌했다.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있는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공기마저 멈춘 듯 했다. 그는 모공에 있는 잔털마저 얼어 뼈까지 시린 느낌이다. 그는 그가 놓친 거에 보복을 당해도 상관이 없다. 다만 그 보복은 소은정을 잃는 전제조건의 보복은 아니어야 한다. “소은정, 감옥을 갔다 나온 사람도 뉘우칠 기회가 주어져. 하지만 너의 마음속에 있는 난, 범죄자보다 못한 사람이야?’그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굵다. 그의 깊은 두 눈은 충혈이 되고 눈 가도 빨개졌다. 그의 가슴이 너무 아팠다, 그 자신 스스로 희망의 줄기를 짓밟았다. 그녀의 답은 그가 원하는 답인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소은정은 문 어구에 서 있는 그를 보고 흠칫 놀랐다. 그의 손에 쥐어진 네이비색 선물 박스에 얼룩이 져 그의 길고 깨끗한 손과 어울리지 않았다.그는 벌게진 두 눈으로 박스를 넘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내가 다시 주워 온 거야. 제발 날 거절하지 마.”그는 입에서 단내가 낫고 목소리마저 갈라졌다.그는 체면도 불구하고 그녀를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진 자기가 아주 초라해 보였다.방금 발걸음을 돌렸을 때 소은정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소은정은 그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 역시 같은 자세로 가만히 그녀의 반응을 기다렸다.몇 초 후, 소은정이 미소를 짓더니 그의 손에서 박스를 건네받고 안에 있는 물건을 꺼내 옆에 있던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박스를 바닥에 버렸다.그러곤 그를 힐끔 보며 말했다.“됐어, 이제 꺼져.”이에 박수혁이 그녀의 두 눈을 보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내가 미안해.”그는 너무 충동적이었다. 두 사람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그녀가 결혼했을지라도 기어코 뺏어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행동한 탓에 자기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했던 것이었다.그는 심경이 복잡했고 남들 앞에서 부리던 건방도 그녀 앞에선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소은정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아직도 할 말 남아있어?”“조건을 고쳐도 괜찮으니까 우리 다시 결혼하면 안 돼?”그의 눈시울은 여전히 붉었다.그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였다. 바로 그녀와 결혼하는 것이다!잠시 후,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그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그냥 날 갖고 싶다는 얘기잖아.’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박수혁을 말했다.“그게 가능할 것 같아?”그는 손가락을 떨며 답했다.“지금은 희망이 없겠지만...”그의 풀이 죽은 모습을 보며 소은정이 콧방귀를 뀌었다.“알면 됐어.”“하지만 언젠간 꼭 하게 될 거야!”그는 이를 꽉 깨물고 결연한 표정을 보였다.소은정은 그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정권이 그한테 쥐어진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박수혁은
‘음악? 왜 다 옛날 거야?‘이건 그녀의 메모리스틱이 아니었다.소은정은 어두운 표정으로 뒤에 있던 박수혁을 쳐다봤다.“이게 내가 두고 간 메모리스틱이야?”박수혁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그녀의 노트북을 들여다봤다. 음악 폴더를 본 그는 눈웃음을 지었다.‘기사가 많이 섬세하네.’“아니야, 내가 잘못 본 것 같아.”그는 코를 쓱 만지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했다.소은정은 노트북을 내려놓고 침실로 향했다.“소파에서 자, 아니면 차에서 자던지.”“난 소파가 좋아.”그는 말하는 동시에 문 어구 탁자에 놓인 꽃을 보고 표정이 약간 굳었다.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회사 메일에 답장하기 시작했다.소은정의 집엔 원래 침실이 두 개였지만 소은해가 떠난 후 작은 침실을 서재로 다시 꾸며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침실은 하나밖에 없었다.박수혁은 거실에서 벽에 걸린 소은정의 사진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다가 사진 각도를 제대로 잡고 사진 한 장을 찍은 후 바로 SNS에 올렸다. 그 밑엔 “아름다운 밤”이라는 글을 남겼다.사진과 메시지는 아무것도 아닌 듯했지만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일부러 소은정이 보지 못하도록 설정했다.불과 몇 분 후, 그의 포스트에 많은 댓글이 달렸다.강서진: “수혁아,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은정 씨 집 맞지? 벌써 동거 시작한 거야? 형수님은?”박수혁은 그의 말에 바로 답장했다.“샤워하고 있어.”박우혁: “하하, 오늘 밤 슬퍼할 사람들 많겠네...”“박 대표님이랑 은정 씨 너무 잘 어울려요.”“축하드려요!”“둘이 너무 잘 어울린다!”...축복이 가득한 댓글에 만족한 박수혁은 한숨을 길게 내쉬고 소파에 기대앉았다.‘양가 부모님 만나봤자 다 소용없어. 지금 은정이 집에 있는 건 난데...’20분 후, 샤워를 마친 소은정은 목욕 가운으로 자기를 꽁꽁 싸맨 채 나왔다.핸드폰에 빠져있던 박수혁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과 서류를 챙기고 침실로 돌아가며 그와 말 한마디도 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