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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미안해

사적인 자리면 몰라도 공적으로 엮이면 접촉을 피할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다음 날 아침, 소은정은 직원들과 함께 거성그룹으로 향했고 미리 소식을 알고 있었던 임춘식이 직접 그들에게 연구실을 소개해 주었다.

연구실 참관을 통해 최신 연구 성과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소은정은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놀라움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실험실을 나서려던 그때, 작은 체구의 새끼 호랑이가 비틀거리며 달려왔다.

“조심해...”

그 뒤를 따르는 누군가의 만류에도 호랑이는 웃으며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뾰족한 귀, 수염 그리고 이마에 새겨진 왕자까지 누가 봐도 영락없는 호랑이의 모습이었다.

다들 갑자기 나타난 아이의 모습에 깜짝 놀라 멍하니 서 있던 그때, 뒤를 보며 달려가던 아이가 소은정의 발을 밟고 그녀의 다리에 부딪혔다.

“아야!”

자연스레 바닥을 뒹굴며 일어난 새끼 호랑이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행동 하나하나까지 이 세상 사물에 호기심을 가지는 새끼 호랑이와 아주 흡사했다.

“아기 호랑이”는 눈을 깜박이더니 통통한 몸통에서 보슬보슬한 앞발을 꺼내 소은정의 신발을 닦아주었다. 나름 미안함의 표현인 듯싶었다. 소은정은 놀란 가슴을 억누르며 아이를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예쁜 누나다!”

호랑이의 입에서 3, 4살 남짓 되는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호랑이가 어떻게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리던 소은정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주위를 훑어보았다. 1급 보호동물인 호랑이가 도시 한복판에 나타날 리가 없으니까.

다들 충격에 휩싸인 그때, 임춘식이 웃음을 터트렸다.

“죄송합니다. 다들 많이 놀라셨죠?”

임춘식은 고개를 돌려 “아기 호랑이”에게 말했다.

“손님이 놀라셨잖아. 이럴 땐 사과를 해야 해.”

“아기 호랑이”는 그녀의 다리에 볼을 비비며 대답했다.

“미안해요. 생긴 건 좀 무서워도 전 아주 착하답니다. 겁먹지 마세요...”

억울한 감정이 리얼하게 담긴 말투는 영락없는 사람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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