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정은 손으로 마이크의 작은 머리를 비볐다. 좋아하기도 바쁜 이 순간에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좋아!"수혁의 눈은 어두워졌고 목소리는 낮아졌다.."너 혼자 나왔다는 걸 전동하는 알고 있는 건가?"마이크는 은정의 품속으로 움츠러들었고 조바심이 들었다.이 얄미운 나쁜 아저씨는 아픈 와중에도 여전히 이렇게 사람을 짜증 나게 한다니까!수혁은 의기양양하게 핸드폰을 꺼내 동하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네 아들이 몰래 도망쳤어. 지금 나와 은정이랑 함께 있어."무슨 뜻인지 알면 빨리 와서 데려가.그는 친절하게 마이크가 동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확성기를 클릭하기도 했다.동하는 전화기 너머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요? 그럼 저 대신 잘 좀 봐주세요, 회의 중이니까 끊겠습니다.""뚜-" 통화가 끊겼다.세 사람은 갑자기 어리둥절해졌다.마이크는 매우 기뻐하며 은정을 껴안고 놓지 않았다.“너무 좋아요, 예쁜 누나랑 같이 있을 수 있어요!"수혁의 얼굴빛이 파랗게 질린 채 꺼져버린 핸드폰 스크린을 멍하니 보았다. 너무 당황스러워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어렵게 데이트 기회를 잡았는데, 결국은 동하의 아이를 맡아줘야 한다니?열받아!거기에 성문까지 더해져서 네 사람은 함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한진은 이들을 위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아 두었다. 우아한 분위기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모든 작은 감정들이 일렁이며 새로운 감정을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한진은 수혁을 위해 대화의 주제 또한 대신 생각해 두었다,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미래를 꿈꾸자!레스토랑은 수혁이 전부 대관하였고, 주변에 손님도 없고, 오로지 우아하고 감동적인 교향곡과 환상적인 3D 세트로 주위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성하의 빛나는 은하수 속에 있는 것처럼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만약 마이크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더 아름다웠을 것이다.성문은 그들과 멀지 않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마이크는 은정의 손을 잡아당겨 수혁과 은정의 중간에 앉았다. 탁자 위의
수혁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그곳에 앉아있는 그의 숨결이 약간 불안정했다.그가 정성껏 준비한 모든 것이 뜻밖에도 이 아이의 다이아몬드 한 줌을 이기지 못하다니?전동하는 어떻게 이렇게 집안을 망칠 아들이 있는 거지?은정의 안색도 마찬가지로 난감했다, 금고 안에서 보관되어 있어야 할 이것이 마이크의 옷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있다니?그녀는 웃으면서도 한편 순진한 마이크를 어이없게 바라보았다."이것들은 마이크가 다시 가져가, 누나는 이것을 가질 수 없어."마이크는 기분이 좋지 않은지 작은 몸을 비틀며 애교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 있다."누나는 이것이 싫어요? 나한테 더 큰 것도 있는걸요!”“…”그녀는 이 어린아이에게 왜 받을 수 없는지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애써 웃으며 물건을 받았다.“좋아,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런 것은 가지고 오지 마.”다음에 동하를 만나면 바로 돌려주자.그녀가 물건을 받아주자 마이크는 매우 기뻤다.어쩐지 메이드가 이걸 가지고 가면 틀림없이 좋아한다고 하더라니!마이크는 웃으며 고개를 젖혔다. "나는 예쁜 누나의 말을 잘 들을게요. 다음에 내가 예쁜 누나에게 더 좋은 것을 줄게요. 남자는 말이에요, 쪼잔하게 굴면 안 돼요, 나쁜 아저씨, 그렇죠?"수혁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며 화를 억눌렀다.이 작은 꼬맹이가 지금 자신에게 하는 말인가?사실 레스토랑 전체를 은정에게 선물한 것이라는걸, 은정의 이름이 적혀있다는 것을, 지금은 말할 수 없었다.이런 그가 쪼잔하다고?마이크는 수혁의 화를 돋게 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다.비록 나쁜 아저씨가 다쳤지만, 나쁘다는 이미지는 전혀 변하지 않았어요, 그러게 누가 자신의 예쁜 누나를 걱정하게 하라고 했나요?수혁은 짜증이 나서 말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좋았던 분위기는 이 작은 꼬마에 의해 모두 망가졌다.오한진은 자신이 준비한 대화 주제는 물론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눈치 없이 끼어든 꼬마 덕분에!음식이 나왔을 때, 은정의 기분은 매우 좋아졌다. 그녀는
다이아몬드를 가져온 것이 미안해진 은정은 나중에 마이크의 생일에 더 큰 서프라이즈를 주리라 다짐했다.차에 오르자, 성문과 기사가 앞에 앉았고 은정과 수혁이 뒤에 앉았다.수혁은 눈을 감은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은정은 멈칫 거리다, 문득 그가 저녁에 그녀에게 요리를 평가해달라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런 의견을 발표하지 않은 것이 떠올랐다.그녀는 헛기침을 했다."사실 아까 레스토랑의 셰프도 꽤 괜찮고, 맛도 최상급인데, 어떻게 생각해?"수혁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아까보다 안색이 좋아진 것 같았다."응, 네가 좋으면 됐어."은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짜로 먹으면서 상대를 화나게 만들 것이 내심 미안했는지 그녀는 앞에 있는 성문에게도 물었다."성문씨는 어때요?""맛은 평범했고, 보기엔 예쁜데 배는 안 배부르네요."“…”수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자, 상문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집에 돌아가서 오집사한테 다시 해 달라고 해."오한진? 상문은 답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오집사한테 부탁을 했다간 굶어 죽기 전에 귀찮아 죽을 것이 뻔했다.집으로 돌아오자, 수혁의 건강검진을 하러 온 주치의가 이미 오랜 시간을 기다린 것 같았다.오진한은 사람들과 수다를 떨었고, 분위기가 아주 열정적으로 뜨거웠다. 몇몇 사람들이 모여 휴대폰을 들고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던 터라, 수혁의 차가 들어왔지만 그들은 미처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설문이 문을 열자 은정이 수혁이를 밀고 들어왔다.그러자 함께 모여 놀고 있던 네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휴대폰을 던지고 일어섰다.“대표님.”오한진은 비교적 빠르게 대처하면서,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아가씨, 대표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너무 늦게 돌아오셔서 숙면 시간을 지키지 못하실까걱정했어요, 제가 제비집 요리를 준비했는데 피부도 윤택해고 건강에도 좋아요!”오한진은 은정을 대신해 그녀에게 슬리퍼를 꺼내주었다.수혁은 눈살을 찌푸리고 휠체어에 앉아 그 세 명의 주치의를
주치의가 검사를 할 때 수혁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았다.1분도 안 돼 수혁은 은정에게 재촉했다."은정, 손 이리 줘."그의 목소리가 안쓰럽고 불쌍하게 느껴졌다. 의사들은 대표님과 아가씨의 사이가 정말 좋은 것 같다고 다들 생각했다.대표님이 보기에는 애교가 없어 보이는데 정말 뜻밖이네!잠시 후, 그녀는 한 손을 뻗자, 수혁은 즉시 그녀의 손목을 잡았고, 기분이 뛸 듯이 좋아졌다.은정이 화낼까 봐 함부로 만지지도 못하였지만, 오늘 밤 그녀가 한 발짝 타협할 수 있게 되면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이 사라질 것 같았다.검진은 10분 동안 계속되었고, 수혁의 심장 역시 10분간 빨리 뛰었다.다만 끝날 무렵 문득 밖에서 오진환의 목소리가 들렸다.“아가씨, 정말 제비집 한 그릇만 드시겠어요? 한 그릇 더 담아드릴게요."라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안 먹어."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하지만 미세한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었다.그런데 순간 방 안의 분위기는 얼어붙었다.분명 대화 소리가 문밖에서 나는데, 그러면 방안에 있는 이 손은…의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침대 위의 박수혁을 바라보았다.동시에 감은 그의 눈은 순식간에 떠졌고, 음흉한 눈동자에는 짙은 한기가 서려 있었다.옆에 있던 손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자 수혁의 온몸이 긴장감으로 휩싸였다..그의 손은 마치 무슨 뜨거운 불꽃이 묻은 것처럼 홱 밀쳤고, 말투는 차가워 죽을 지경이었다."누구냐?"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를 머금었다.커튼이 열리었다.성문의 얼굴은 새빨갛게 타올라 표정 관리가 되지 않아 굳어 있으면서도 얼굴 한편에는 마치 커다란 억울함을 참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의 감정을 꾹 참고 침묵할 수밖에 없다.그는 손을 홱 뿌리치며 이를 갈았다."대표님이 먼저 손을 댔어요."은정 아가씨를 위해서, 그가 참았던 것이었다!수혁의 보디가드는 정말 하기 힘든 일이다!말을 마치자 모두의 놀란 시선 아래 그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바로 이때 은정이 웃으며 들어왔다."다 검진했어?"
수혁은 쉬기 전에 오진환에게 지시하였다, 단기간에 은정과 수혁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시에 오진환은 밤을 새워가며 마침내 좋은 방법을 착안해났다.어느덧 소찬식의 생일이 되었다.은정은 이 집으로 들어올 때 물건을 많이 가져오지 않았고, 갈 때 역시 짐이 없었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문 앞에 서서 수혁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마침내 며칠 동안 그를 보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기분 좋게 빙글빙글 돌고 싶은데….수혁은 온화한 눈빛으로 그녀가 떠나는 것을 보았고, 그녀가 떠나자 바로 차가운 눈빛으로 오진환을 바라보았다."다 준비됐나요?"오진환은 "물론이죠, 안심하세요, 장인어른과의 만남으로 반드시 심씨 집안 내부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가족이 되는 건 일도 아니죠."라며 확신에 차서 고개를 끄덕였다.박수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눈썹을 찡그렸지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서 한결 가벼워졌다.오진환은 이어 "대표님처럼 훌륭하고 눈에 띄는 분은 정말 찾기 어렵습니다. 소회장님 역시당신의 진심을 모를 리 없습니다! 웬만한 부자는 돈만 좀 있으면 되는데, 당신은 부도 있고 효심이 있으니, 정말 완벽합니다.”"입 다물어."박수혁은 담담하게 대꾸했다."에이!"오진환은 몸을 돌려 일을 준비하러 갔다.소찬식의 생일 파티는 불가피하게 쇼핑몰의 친척과 친구들을 초대했고, 한강의 크루즈선에서 거창하지 않지만 절제되고 호화로운 파티를 열었다.소은호와 소은해는 손님 접대로 바빴고, 소은찬 역시 모처럼 시간을 내서 참석했다.은정은 침묵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던 말을 잊지 않았고, 초대장을 그녀에게 주었고, 신나리는 한껏 격앙된 채 다가왔다.소찬식과 소은찬은 한동안 보지 않았기에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은정이 신나리를 잡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소은찬은 약간 어리둥절했다.신나리에게는 소은정이 가진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뚜렷하고 밝은 이목구비가 없었지만, 신나리 그녀는 깔끔하게 생겼고, 캠퍼스 안의 젊음과 생기 그리고 여유롭고도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강서진이 배에 오르기 전 기슭에 서 있던 최신형 페라리 몇 대 중 한 대는 그가 오랫동안 예약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은정 씨, 당신들은 외출 시 통일적으로 페라리를 사용하나요?"소은정은 그를 보며 희미하게 웃었고, 그녀는 귓가의 잔머리를 털어냈다, 귓가에는 다이아몬드 귀걸이가 반짝였다."아니요, 저희는 헬기를 다 이용해요."“…”멀지 않은 곳에서 박우혁과 원한빈이 다가왔다.소은정은 그들을 보고 바로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박우혁은 박수혁을 한 번 보고 혀를 끌끌 찼다."둘째 삼촌은 정말 쓸모없네요, 자기는 몸은 이렇게 망가졌는데, 정작 원하는 사람은 잡지도 못했으니.”원한빈 말했다. ”박 대표님의 상황은 특이하니까요.”그렇지 않으면 박수혁의 조건으로 어떤 여자라도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그런데 하필 상대가 소은정이니 어려울 수밖에.소은정은 그들을 보며 "오랜만이에요, 요즘 어때요?"라며 안부를 전했다.박우혁은 "당신이 프로그램을 떠난 이후로 우리의 인기가 많이 식었죠, 그리고 우리의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사람들도 생기니, 어쨌든 나의 앞날이 걱정이네요"라며 씁쓸하게 웃었다.원한빈은 입술을 깨물며 "괜찮아요.”라고 말했다.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지내니 마음이 놓이네요.”.내 말은 무시하는 건가? 박우혁은 어이가 없는지, 자신이 여태 귀신한테 불평한 거지 의심 되었다.세 사람은 갑판으로 나가 바람을 쐬었다. 밤바람이 서늘한 기운을 머금고 그녀의 머리끝을 흔들었다.박우혁은 열심히 노력해서 그녀를 엑스트라 게스트로 만들어, 많은 인기를 끌고 싶었지만, 차마 말을 꺼낼 수가 없어 입술을 깨물기만 할 뿐이었고, 은정 역시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였다.그녀가 샴페인 한 잔을 들어 가볍게 흔들자 찰랑이 붉은 액체에 달빛까지 더해져 향기가 짙어졌다.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원한빈을 마주 보고 웃을 무렵, 멀지 않은 곳에서 마이크가 흥분하여 달려왔다."예쁜 누나."소은정이 고개를 들자 전동하와 소찬식이
처음에 사람들은 그녀가 이태성과 결혼 하려는 것으로 알고, 그녀에게 온갖 환심을 사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태성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자, 그녀는 불현듯 그 모임에 낄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였다.그녀를 돕는다는 것은 고사하고.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가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여기 이곳은 해안에서 거리가 있는 곳인데!안타깝게도 초대장이 없어서 경호원들이 그녀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은정은 그녀를 들여보낼 마음이 없었다."내가 당신을 도와준다고요? 무슨 근거죠?"허인혜는 멍하니 서 있었다."아가씨, 우리가 비록 친하지는 않지만, 내 인생은 모두 당신 때문에 망가졌습니다, 당신은 죄책감이 조금도 없나요?"분명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말인데, 그녀의 말에는 힘이 분명하게 실려있었다.그녀는 모든 것을 소은정의 탓으로 돌렸다, 만약 그녀가 갑자기 원한빈과 함께 그 방에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진작에 이태성의 부인이 되었을 것이다.하루아침에 닭 쫓던 개가 되었는데, 그녀가 어찌 달가울 수 있었을까?원한빈을 찾아갔지만, 결국 얼굴도 보지 못했다.허인혜는 정말 달갑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있으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는데!소은정은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허인혜의 뻔뻔함과 사고방식에 의아했다.내가 왜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하는 거지?소은정은 입을 열었다. “당신은 경찰이 범인을 잡아놓고 범인들이 형벌을 받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허인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당신이 하는 말은 너무 듣기 싫어요!"소은정은 달갑지 않은 듯이 입을 열었다.“당신은 너무 어리석은 짓을 했어.” “당신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피라미드 꼭대기에 서있었잖아요! 내가 여기까지 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당신이 알기나 해요?”허인혜는 세상이 무너지는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히며 하소연했다."당신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를 내가 왜 알아야 하는 거죠?"소은정은 매우 침착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허인혜의 비참
순간 시공간은 마치 정지된 듯하였다.소은정의 침묵은 허인혜를 기쁘게 만들었다.그녀가 기뻐하지 않는 건 허인혜의 말이 효과가 있다는 걸 설명했다.허인혜는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더니 참지 못하고 웃었다.강 위에서 반사된 불빛들이 빛을 내고 있었다."당신은 원한빈이 없어도 선택할 수 있는 사림이 많잖아요. 하지만 전 원한빈 밖에 없어요......"허인혜가 가련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절 불쌍하게 생각해서라도 저에게 원한빈을 돌려주세요, 네?"소은정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흘깃 보았다. 소은정은 무심결에 입 꼬리를 올리더니 조금 멸시 섞인 눈빛으로 바라 보았다.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고의적으로 이렇게 말했다."허인혜 씨, 비록 전 선택할 사람이 많고 원한빈도 그들 중에 한 사람일 뿐이지만 전 궁금한 게 있거든요. 당신이 원한빈의 돈을 가져갈 때 결과를 생각해보지 않았나요?""저......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허인혜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소은정은 느긋하게 말했다."오, 부득의하게 남자친구의 돈을 훔쳐 다른 남자에게 썼군요?"예전 일을 다시 꺼내자 허인혜는 어색해졌다.그녀가 그저 선택 한 번 잘못한 것인데 왜 계속 꼬치꼬치 캐묻는 건가?"제가 잘못한 것이라 하여도 한빈씨와 잘 말해서 용서를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용서?"계단 위에서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서 내려왔다.원한빈과 박우혁이었다.원한빈의 표정은 아주 어두웠고 죽을 만큼 싸늘했다.그는 음침하고 싸늘한 눈으로 허인혜를 노려보았다."허인혜 씨, 제가 신고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빚진 5600만을 아직 갚지도 않았으면서 지금 용서를 논하는 거예요?"허인혜는 원한빈을 발견하고 조금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가녀리고 불쌍한 얼굴로 그를 바라 보았다."당신...... 드디어 절 만나주는군요!"최근 그녀는 온갖 방법을 다했지만 원한빈을 만나지 못했었다.만나지 못하면 어떻게 옛정을 다시 기억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원한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