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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묵묵하게

순식간에 일어난 일, 소은정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한편 박수혁의 어두운 눈동자에서 발사되고 있는 경고의 레이저에 윤지섭은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었다.

박수혁은 그렇게 두 남자가 미처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단호하게 돌아섰다. 혼자 남겨진 윤지섭은 주먹을 꽉 쥐었다.

완벽한 그의 패배였다.

그 모습에 유준열이 한숨을 쉬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예계에서 나름 오랫동안 뒹군 그는 눈치 보기와 상황 파악에는 도가 튼 상태였다.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그 누구도 박수혁에서 소은정을 빼앗아 올 수 없다는 걸.

“지섭 씨, 하늘이 누나한테 연락하죠.”

소은정을 뒷좌석에 눕힌 박수혁은 그녀의 숨결에서 느껴지는 알코올 향헤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앉아 조심스럽게 소은정의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텅 빈 거리를 비추는 가로등처럼 그의 눈빛에는 쓸쓸함과 고독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박수혁은 조용히 소은정의 손을 잡았다. 그녀가 잠들어있을 때만 이렇게 손을 잡을 수 있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하게 느껴지던 그때, 방금 전 만난 윤지섭을 떠올리며 박수혁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

감히, 주제도 모르고.

20분 정도가 흘렀을까? 누군가 차창을 두드렸다.

박수혁은 자연스레 고개를 들었고 소은정도 그 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뭐야?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위를 살피던 소은정은 박수혁의 얼굴을 보고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

“마침 이 근처에서 약속이 있어서.”

박수혁이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한편 소은정은 방금 전까지 술을 마시고 있던 그녀가 왜 지금 박수혁의 차에 있는지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그 모습에 박수혁은 낯빛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지어내기 시작했다.

“네가 날 보자마자 바로 달려들던데? 말려도 소용없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단 뒷좌석에 눕힌 거고.”

“헛소리하지 마!”

소은정이 소리쳤다.

“그럼 블랙박스 돌려봐?”

소은정은 한참 동안 박수혁을 노려보았다. 당당한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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