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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포기하라고

박수혁이 왜 갑자기 전화를? 게다가 이 번호는 처음 보는데?

소은정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사모님이 사진만 보내고 위치까지는 안 알려주셨나 봐?”

이민혜의 생각 정도야 이미 꿰뚫고 있는 소은정이었다. 아마 사진을 보내고 있는 일 없는 일까지 지어내며 그녀를 천박한 여자, 남자를 밝히는 여자로 몰아갔겠지.

하지만 소은정은 딱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박수혁이 그 말을 듣고 실망해 떨어져 나간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녀가 원하는 바였으니까.

그녀의 말에 박수혁은 한참을 침묵했다. 소은정이 짜증스레 전화를 끊으려던 그때, 박수혁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의 낮은 목소리에서 그가 얼마나 감정을 꾹꾹 억누르고 있는지 느껴질 정도였다.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일찍 들어가.”

생각지 못한 대사에 당황한 건 소은정도 마찬가지였다. 박수혁이 대답하면 바로 쏟아내려던 비난과 욕설이 목구멍에 걸린 듯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뭐야? 네가 뭔데 날 짜증 나게 만들어.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남이사?”

말을 마친 소은정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요즘 따라 더 이상하게 행동하는 박수혁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용히 와인잔을 만지작거리던 김하늘이 입을 열었다.

“그 사람 설마... 너랑 진짜 화해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그녀의 말에 한유라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지도 몰라. 뭔가 달라진 것 같긴 한데 그게 진심인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지 모르겠단 말이야.”

“태한그룹 정도 되는 집안에서 무슨 꿍꿍이를 꾸미겠어. 그런 거라면 설마...”

이에 한유라는 바로 고개를 젓더니 소은정의 팔을 덥석 잡았다.

“은정아, 너 절대 흔들리면 안 돼. 같은 실수 두 번 할 수는 없잖아! 이 세상에 반이 남자야. 그 자식한테 목맬 필요가 없다고!”

“그럼. 당연하지.”

소은정도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또 흐르고 한유라의 손에 이끌려 또 술을 몇 잔 더 마신 소은정은 머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멀쩡한 김하늘이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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