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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끊이지 않는 절망

소은정은 절망감 속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다시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편한 플랫 슈즈로 갈아 신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숲 속의 나무들은 높이는 물론 높았으며 사람 몇 명이 둘러쌀 정도로 굵직하고 우람했다. 난생 처음 보는 품종이었다.

터벅터벅 걷는 와중 나뭇가지에 쓸려 피가 맺혔으나 지금은 작은 상처 따위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목숨을 잃을 위기였으니, 당연했다.

“소호랑, 근처에 과일이라도 못 찾겠어?”

소은정의 목소리는 볼품없이 갈라져 있었다. 이에 소호랑이 실망 가득한 눈빛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계속해서 걷자니 온몸이 피곤했다. 빙빙 도는 머리에 그만 발을 헛디뎌 진흙탕 위로 넘어지고 말았다. 안 그래도 어지러운 머리에 심한 충격이 더해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런 소은정에 소호랑은 코트 주머니에서 나와 그녀의 주변을 빙빙 돌며 에워쌌다. 그 때, 인기척을 감지한 소호랑이 재빨리 다시 코트 주머니로 몸을 숨겼다.

“사람이 있어요…….”

소호랑의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려 했으나 제 몸은 이미 통제불능이었다. 재잘거리는 말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17개 국의 언어를 익힌 그녀였으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 인거지?

그러나 상상 속의 구출과는 많이 달랐다.

왜 이들은 자신의 사지를 시체 마냥 잡아 끌고 가는 거지?

소은정은 예전에 봤던 사진을 떠올렸다. 뚱뚱한 돼지 한 마리가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붙잡혀 그대로 식당에 끌려갔다는….

만약 박수혁이 보낸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그에게 감사를 전해야 하겠지만, 제 형제가 보낸 사람이라면 바로 컴플레인 넣어야겠다, 고 생각했다. 프로답지 않은 투박한 동작들은 정말 최악이었다….

이 굴욕적인 시간이 꽤 오래 흘렀음에도 이들의 걸음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정신없이 온 몸이 흔들려 안 그래도 고단하던 소은정은 점차 의식을 잃어갔다.

……

그리고 다시 몇 천리 밖의 해역.

박수혁이 불러들인 헬리콥터와 SC그룹에서 불러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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