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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5화 마지막 밸런타인데이

남유주는 서스럼없이 꽃다발을 받았다.

"고마워요, 오늘 밸런타인데이라 특별히 사준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박수혁은 몸을 돌려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이 어두웠다.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에요?"

남유주는 눈을 깜빡이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우린 사귀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밸런타인데이는 연인들끼리 보내는 기념일이었고 그들은 연인이 아니었기에 굳이 밸런타인데이를 축하한다는것은 무척이나 우스운 일이었다.

하지만 싸구려 장미꽃은 받아도 부담이 되지 않았다.

박수혁의 심장이 조이는 기분이 들었다, 호흡이 어려워졌고 가슴이 아팠다. 그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입술을 움직였다.

하지만 남유주의 행동이 더 빨랐다, 그녀는 꽃과 박수혁을 와락 껴안았다.

"그래도 고마워요, 내가 가장 외로울 때 날 받아줘서, 우린 커플이 아니지만 커플보다 더 끈끈한 사이잖아요."

그녀는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손을 풀었다. 그러더니 박시준에게 꽃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시준아, 이리 와서 나랑 같이 꽃잎 좀 따자, 이따 샤워할 때 쓸 거야."

박시준은 흥미를 느끼고 달려왔다.

박수혁은 방금 그녀의 포옹 때문에 아직도 가슴이 떨렸다. 뛰어대는 심장은 마치 롤러코스를 탄 것처럼 빠르게 요동쳤다. 박수혁은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살짝 지었다. 그의 얼굴에 따스함이 배여 있었다.

어쩌면 그녀가 한 말 때문에 설레는 것 같았다. 커플보다 훨씬 나은 사이라는 말은 그에게 둘이 더 친밀한 사이라는 것이라고 들렸다.

박수혁은 미처 준비를 못 했던 탓에, 간단하게 꽃다발을 준비한 것이었다. 다음 발렌타이데이에는 더욱 잘 준비할 생각이다.

그는 미소를 짓더니 미간을 문지르며 샤워하기 위해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적어도 이 순간에 그는 둘 사이가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느꼈다.

남유주와 박시준은 꽃잎을 전부 떼어냈다. 그녀는 꽃잎의 절반을 박시준에게 건넸다. 반신욕을 할 때 추가하라고 하자 박시준은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꽃잎을 들고 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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