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인은 세심하게도 그런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고 황급히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엘리베이터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이 순식간에 사막으로 변했다. 사막에는 오아시스도 보였고 바람 따라 날리는 모래알과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소은정은 좀 전에 느꼈던 공포감을 한순간에 잊어버렸다. 그녀는 놀라서 물었다. “바닷속이 아니었네요?” 좀 전에 바다속인 줄 알았던 장면도 사실 가짜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요트 안 여기저기에 쓰인 최첨단 기술이 사람을 놀라게 했다. 어쨌거나 바다가 아닌 사막을 보고 있으니 그녀의 상태도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 관리인이 웃으며 말했다. “바닷속이 맞습니다. 개인 잠수함으로 찍은 고화질 화면을 송출한 거예요.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을 담았죠. 손님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지루 할까 봐 준비한 겁니다.” 소은정이 웃었다. “그럼 이 사막도 다 촬영한 거겠네요?” “네, 거리가 멀어서 송출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리얼하게 연출했습니다. 아, 그리고 우주를 찍은 것도 있어요. 대표님이 협찬한 통신위성으로 촬영했답니다.” 얘기를 나누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레드카펫이 금빛으로 가득한 연회장까지 이어져있었다. 내부의 분위기는 조용했지만 교향곡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게 중점이 아니었다. 관리인은 소은정을 데리고 들어갔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이미 와있는 것 같았다. 열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다들 자연스럽게 서로 인사를 건넸다. 관리인도 그 틈을 타 눈치 있게 물러났다. 소은정이 입장하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웃으며 다가왔다. “소은정 씨, 얘기 많이 들었어요.”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이에요.” 소은정은 만난 적은 없지만 이 사람들에 대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예의를 갖추며 인사를 건넸다. 몇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유명인사였다. 각종 유명한 잡지에 메인으로 걸리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대단한 인물이었다.
소은정은 마지못해 웃었다. 마음속 깊이 숨겨두었던 무언가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그래요?” 전동하가 이 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없으니 아마 안 친한 사이일 것이다. 하지만 진기종이 얘기하는 것만 들었을 때는 두 사람의 관계가 막역해 보였다. 또 진기종은 사람을 편하게 대하는 재주가 있어 그런 그가 싫지는 않았다. 이제 그녀와 전동하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진기종을 대하는 태도가 저도 모르게 많이 누그러졌다. “네, 하지만 이젠 그쪽으로 자주 가지 않더라고요. 전동하가 있을 때가 그리워요. 아 맞아요, 제가 어떻게 은정 씨를 알게 됐는지 알아요?” 소은정이 고개를 저었다. “이상준이요! 그쪽에서 남아프리카의 석유사업에 투자를 할 때 바로 제 주식을 샀었거든요. 그러다가 대영그룹에서 일이 터지면서 주식을 팔았어요. 저만 땡잡은 거죠.” 진기종은 아무렇지도 않게 영업비밀을 공개했다. 소은정이 웃었다. “그래요? 이상준 씨랑도 아는 사이셨군요.” “알다마다요, 제 조카예요. 이보다 더 가까울 수 없죠. 단지 저희의 발전방향이 다를 뿐이에요. 전 해외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걸 추구하는데 저쪽은 국내를 포기하지 못하니까 연락을 자주 못하는 거죠.” 소은정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대영그룹이 비록 국내에서 큰 권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세력이 큰 친척이 있다는 사실은 좀 놀라웠다. “혹시 그거 들으셨어요? 오늘 성세가 준비한 게 유럽에서는 허락되지 않는 기술이래요. 그런데도 포기할 수가 없어서...” 진기종과 소은정은 소곤소곤 비밀스러운 얘기를 하기도 하고 웃고 떠들기도 했다. 박수혁은 옆에 우두커니 서서 진기종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진기종은 여유로운 사람이니만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심지어 박수혁을 신경도 쓰지 않았다. 박수혁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헛기침을 하며 그들의 대화를 끊었다. “진대표님, 세 번째 부인이 곧 둘
성세가 멈칫했다. 휠체어에 앉아있던 남성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소은정을 쳐다봤다. 눈매가 매우 깊고 쓸쓸해 보였다. 처음 보는 눈이었다. 하지만 소은정은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가 실례지만 마스크를 벗겨보려 했다. 하지만 남성이 단번에 그 손길을 제지했다. 거친 손에 꽤 많은 흉터들이 남아있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전동하의 길고 가는 그 예쁜 손과 완전히 달랐다. 그 사람은 분명 밝은 사람이었는데 눈앞의 이 남성은 너무도 어둡다. 그는 마스크에 손을 올리더니 천천히 마스크를 내렸다. 소은정은 잔뜩 긴장해 숨을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봤다. 마스크를 벗은 그 얼굴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오관이 또렷했으나 안색이 창백했다. 몸이 매우 허약한 모습이었다. 눈가 주위에는 자잘한 흉터들이 있었다. 소은정은 손을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춰서있었다. 창백한 얼굴로 미소를 지은 제니퍼는 전혀 그녀를 책망하려는 것 같지 않았다. “제가 결례를 범했네요,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의심스러우셨을 거예요. 몸이 안 좋아서 주목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랬습니다. 죄송해요.” 그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몹시 따뜻한 사람이었다. 연회장에 있는 모두가 그 모습을 보고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소은정은 방금 자신이 너무 충동적이었고 또 무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사람이 많지 않아 제니퍼는 크게 방해받지 않았다. 다들 간단히 인사를 하고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성세는 웃으면서 작게 한숨을 쉬었다. “확실히 모르는 분이시죠?”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이나마 기대했던 마음이 또다시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 버렸다. 희망을 보았다가 다시 실망에 젖는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다. 확실히 전동하가 아니었다. 그녀는 철저히 마음을 접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맞는 것 같았다. 그녀는 마음속의 환상을 낯선 이에게 투영했다. 저 남성은 전동하가 아니었다. 그녀의 실망
박수혁은 눈썹을 찡그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은정아, 나 믿어. 진짜로 내가 그 자식이 몰래 너를 미행하는 걸 봤다니까.”소은정은 냉담한 얼굴로 미안하다는 듯이 성세와 제니퍼를 쳐다보고는 돌아서서 이곳을 떠나 진기종이 있는 데로 갔다.그녀는 갑자기 진기종이 박수혁처럼 말을 귀에 거슬리게 하지 않는다고 느껴졌다!그는 이미 미쳐있었다!제니퍼는 소은정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슬쩍 엿보는데 눈빛을 차분하게 거둬들이고는 차갑게 박수혁을 바라보며 미지근한 어투로 말했다.“내가 왜 그곳에 나타났는지, 그리고 목적을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박 대표님이 궁금하셔서 한마디 할게요. 나는 거기서 친구를 기다렸고, 친구가 마중 와서, 친구 차를 타고 바로 떠났거든요. 박 대표님과 소 대표님은 아예 보지 못했거든요. 그런 와중에, 박 대표님은 참말로 저한테 관심이 많으시네요. 아무렇게나 지나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쪽한테 떠돌이 취급 받아야 합니까?”박수혁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무엇인가 말하려고 하는데 성세가 옆에서 기침 소리를 한번 내며 말을 뗐다.“됐어요 됐어요. 다 오해잖아요. 그만하세요. 두 분 개인적인 원한도 없는데 볼썽사납게 굴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소 대표님이 많이 난처해하신다고요. 박 대표님, 눈치채지 못하셨나요?”그가 이렇게 주의를 주자 박수혁의 안색이 약간 변하기 시작했다.그는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느라 소은정이 떠날 때의 어이가 없는 눈빛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그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말했다."내가 쓸데없는 생각 했다면 사과할게요,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네요."박수혁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성세가 옆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가가 휠체어를 밀어보는데 휠체어가 앞으로 나가지 않자 그제야 특수 재질로 만들어진 제니퍼의 휠체어는 타인의 도움 없이도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제니퍼, 기분 상해 하지 마요. 제니퍼가 와준 것만으로 난 기뻐요.”제니퍼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가서 일 보세요. 본격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속도가 빠르지도 느리지 않아 마침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아래로 내려가면서 보니 그녀가 올때 보았던 사막과 바닷속은 아니었다.밑층에는 술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웃고 떠들어대고 있었고 다만 엘리베이터를 통해 밖이 보일 뿐, 바깥 사람들은 이 엘리베이터를 발견할 수 없다.이것 또한 비밀 통로 중 하나였던 것이다.박수혁은 그런대로 담담한 편이다. 그가 겪지 않았던 세상 물정이 없었던 터라 이런 잔재주는 그가 보건대에는 고작 사람들 심리에 영합하여 호감을 얻는 격에 불과했다.이때 소은정이 웃으며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 마디했다.“성 대표님께서 준비를 많이 하셨네요.”집사가 웃으며 맞장구쳤다.“그렇죠. 소 대표님. 이 엘리베이터가 해저까지 직통할 수 있는데 우리 대표님께서 거액을 들여 만드신 해저 실험실이랍니다. 크루즈선에 설치하는 이 방법 아무도 모를걸요. 사람들은 따라와서 그저 즐기기만 하죠.”소은정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크루즈선의 엘리베이터가 해저까지 직통할 수 있다니!그렇다면 이 해저 실험실은 정말 얕볼 수 없다.하지만 그녀는 이 정도까지라고 생각지 못했다. 바깥 세상에서 보았던 바다밑 세계가 보이지 않았고 바다 속에서 숨이 막힐 듯한 질식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엘리베이터에는 유화 전시가 펼쳐졌었고 세계 명화는 마치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황홀한 매력이 있었다.이 연회에 대한 그녀의 호감이 은근슬쩍 몇 점 추가되었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엘리베이터가 얼마나 빨리 내려가지는 않은 같은데 3분도 안 돼서 도착한 걸 보아 너무 느리지도 않은 것 같았다.다만 아무런 불편함도, 위아래 무중력 상태도 없는 것으로 보아 엘리베이터에 무척이나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박수혁이 갑자기 뒤에서 입을 열었다:“제니퍼 씨는 어디서 취직하고 계시는지요?”소은정은 꼬치꼬치 캐묻는 박수혁의 행동이 싫었지만 섣불리 끼어들지는 않았다.잠깐 멈칫하던 제니퍼가 천천히 입꼬
성세가 웃으며 급히 걸어갔다.“여기는 구경할 곳이 아니라서 불편하실 것 같으니 들어가지 맙시다.”“뭐하는 곳인데 이렇게 미스터리로 말씀하시죠, 우리가 불편할리가요. 성 대표님, 혹시 좋은 거 숨겨놓고 못 보게 하시는 게 아닙니까?”그 말에 성세가 겸손하게 웃었다.“저긴 실험실인데요, 바깥과는 아예 다르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해부실이에요. 과정이 좀 피비린내가 나서 체통이 있으신 여러분들한테는 안 맞으니까 그냥 결과를 보시는게 낫겠죠.”이렇게 말하며 감추려고 하는 성세의 태도는 더더욱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소은정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피비린내?그녀가 반대하기도 전에 진기종이 보고싶어 안달이다. “성 대표님, 결과만 보면 무슨 재미가 있습니까? 다들 다각도로 대표님의 프로젝트를 답사하고 있으니까, 우리도 좀 눈을 뜨게 해줘봐요!”옆에 있던 사람들도 같이 맞장구를 쳤다.“그러게요, 봅시다!”“봅시다. 오기까지 했는데, 성 대표님 숨기지 말고요!”......성세가 약간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망설이며 소은정이 있는 방향을 봤다.“그래요. 다만 소 대표님, 혹시 겁이 많으시면 보지 마세요. 여자분들 보기에 적절하지 않는 부분도 확실히 있으니까요.”소은정은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네,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저 신경쓰지 마세요.”성세가 그렇게 말하니 소은정은 더 궁금해졌다.성세가 문 앞에 가서 심호흡을 한 후에 문을 열자 사람들이 웃으며 들어갔다.하지만 다들 곧장 입을 가리고 토할 것 같은 모습으로 뛰쳐나왔는데 안색이 새파랗고 흉측했으며 방금 전의 떳떳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게다가 모든 사람이 다 그러했다.특히 진기종은 토를 너무 심하게 해서 안색이 죽상이 되었다.소은정도 놀래서 멍해졌다. 박수혁은 얼굴을 찡그리고 엉겹걸에 그녀를 보았다.입술을 오므리던 박수혁이 말을 내뱉었다.“넌 일단 가지마, 내가 가보고 다시 결정해.”그러고는 걸어갔다.박수혁은 들어간 지 1분도 안 돼서 나왔다.다른 사람들처럼 허리잡고
소은정은 조금 숨을 돌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물을 받아 입을 헹구나 삼키지 못하고 토했버렸다.제니퍼가 앉아서 그녀를 올려다보는데 미간에 온화하고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으며 따뜻하게 소은정을 위로했다.“소 대표님, 괜찮으세요, 조금만 더 버티세요, 조금 있으면 여기를 떠날 수 있어요.”소은정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연약하지 않은 그녀인데도 제니퍼의 말을 듣는 순간 알고 지낸 사이처럼 따뜻한 느낌이 느껴졌다.그러나 전혀 낯선 얼굴을 보자마자 알 것 같던 그 느낌 또한 스르르 사라져버렸다.손수건을 든 박수혁의 손이 아직 허공에 머물러 있고, 이 광경을 보노라니 안색이 더더욱 어두워졌다.순간 박수혁은 서투르게 손수건으로 그녀 입가의 물기를 닦아주는데 동작이 갑작스럽지만 그녀를 다치게 할까봐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녀의 입가를 닦는 순간, 힘을 조금 덜 주느라 어색했으며 이를 본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박 대표님, 파티에 참석하신 목적 다른 데 있네요.”진기종의 빌어먹을 혀가 또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험담하기 시작했다.다른 사람들도 따라 웃었다.적어도 기분만은 좀 풀렸다.소은정은 박수혁을 매섭게 쏘아보고는 손수건을 가져다 직접 닦는다.이 미치광이가 또 무슨 다른 일을 저지를지 모르니까.이렇게 화를 내는 소은정을 보며 박수혁은 오히려 기뻐했다. 게다가 곁눈질로 제니퍼의 굳은 기색을 확인하고는 더더욱 마음이 들떴다.눈길을 돌리는 제니퍼는 얼굴의 온화함이 약간 사그라지고 형언하기 어려운 저조된 기색을 띠고 있다. 그는 결국 비린내를 맡을 수 없다는 핑계로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자신을 가렸다.마치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그리고는 천천히 휠체어를 후진시켜 소은정의 곁을 떠났다.성세가 옆에서 비밀스럽게 사람들을 데리고 앞에 있는 곳으로 갔다.박수혁은 그런 상황을 목격하고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고개를 돌린 소은정은 휠체어를 탄 제니퍼가 사람들을 따라가는 것을 발견했다.아
성세가 웃으면서 말했다.“그 아가씨를 제가 동남아 투자 유치 갔을 때 만났거든요. 그리고 겸사겸사 쁘띠 성형을 제가 도왔고요.”“ 쁘띠 성형이요? 그럼 얼굴 바꾼 거나 다름없잖아요?”소은정은 참지 못하고 빈정거렸다.지나간 일이 갑자기 모두 해명되었다.안진의 성형을 도운 사람이 앞에 있는 성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기술치고는 정말 흠잡을 데가 없다. 설령 최첨단 성형 기술이라고 해도 그의 앞에선 진심으로 탄복할만한 수준이다.그들은 안진이 성형했다는 실마리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었다.그러니 그녀의 성형수술이 얼마나 성공적이겠는가!성세가 겸손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럭저럭이죠. 다만 이걸 봐봐요.”성세는 자신의 보물을 추천하 듯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이 사람은 우리 실험품인데, 이번에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어떻게 이해하면 되죠?”누군가가 물었다.옆에서 무표정하게 뚫어져라 쳐다보던 박수혁이 입을 열었다.“진짜 윤이영은 이미 죽지 않았습니까?”많은 사람들이 놀라하며 쳐다보았다.그러자 성세가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렇죠. 사실 이미 죽었는데 제가 데려왔습니다. 길에서 72시간이 걸렸고, 돌아온 후 피도 갈아주고 부서진 내장도 맞춤 제작했거든요. 그래서 모두들 보시다시피 지금 우리 앞에 이렇게 떡하니 서있는 겁니다!”모두들 깜짝 놀라 두 사람을 보고 있다.정말 믿을 수가 없고 그야말로 현재 상황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이해를 초월했다.박수혁의 눈빛이 차갑다.“왜 그 사람이었죠?”“대신해 줄 사람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진짜 그 사람은 자연스레 중요하지 않을 수 밖에요.”성세는 싱긋 웃으며 담담하게 해석했다.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는데 목소리가 엄숙해졌다.“여러분, 사람한테 생로병사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누가 더 살고 싶지 않겠습니까. 특히 여러분처럼 돈도 있고 빽도 있는 사람들 말입니다. 한평생을 고생하여 얻은 돈은 몇 평생 다 쓰지 못할 것 아닙니까. 진정 고통과 생사에 시달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