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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2화 극한의 공포

그렇게 1분이 또 지났다.

인내심을 상실한 남자는 고개를 들고 그녀는 쳐다보기도 싫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선택하기 싫다면 내가 대신 선택해 주지.”

이율의 어깨가 흠칫 떨렸다.

“아… 아니에요! 제가… 제가 선택할게요!”

그녀는 절망한 목소리로 절규하듯 소리쳤다.

“술… 술 마실게요!”

이 박스에 든 술을 다 마시면 살아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다른 박스에 든 빈 병으로 머리를 친다면 완전히 죽은 목숨이었다.

두렵고 혼란스러웠지만 이율은 조금은 쉬운 길을 택했다.

더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다가가서 양주 뚜껑을 따고 입에 털어 넣었다.

알코올의 자극적인 향기 때문에 구역질이 올라왔다.

하지만 냉랭한 시선을 마주하자 토해낼 용기가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한 모금, 또 한 모금 술을 삼켰다.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가엾게 느껴졌다.

양주 두 병이 비워졌다. 의식이 흐릿해지고 배가 불러서 더 마시기 힘들었다.

행동도 눈에 띄게 느려졌다.

그녀는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것 같아서 울음을 터뜨렸다.

전동하는 옆에 있는 이 매니저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사람 불러서 좀 도와줘. 오늘 밤 안에 다 마실 수 있도록.”

그 말을 들은 이 매니저의 얼굴도 창백하게 질렸지만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다 이 여자가 자처한 거야.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려서 우리까지 고생시키네!’

그들은 이제 이율에게 그 어떤 연민도 느끼지 않았다.

겁에 질린 이율이 입술을 움찔거리며 뭐라 말하려 했지만 옆에 있던 사람이 그녀의 어깨를 단단히 잡고 양주를 그녀의 입에 털어 넣었다.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없었다.

소은호와 소은해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뒤돌아섰다.

그들은 전동하의 결정에 대해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때, 밖에서 차량이 들어왔다.

소리를 들은 소은호는 전동하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은정이 안고 내려와.”

전동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돌아섰다.

나머지 사람들도 전동하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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