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손 주주님, 장기 계약은 배우한테 불리할 텐데요. 이미지 변화를 줄 수도 없고요. 같은 제품을 계속 광고해야 하는데, 계속할지 말지도 사실 회사에서 종합적인 평가를 통과해야 하고요.”손호영의 눈빛이 급격히 어두워지더니 입술을 질끈 깨물며 입을 다물었다.소은정은 그가 고작 홍보 대사 자리 하나 때문에 실망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는 홍보 대사 외에도 수많은 명품 광고를 찍었다.그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텐데 왜 저렇게 집착할까?손호영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어쩔 수 없죠.”김하늘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이상한 기류가 신경 쓰였다.‘몸값이 올라가니까 은정이 앞에서 떨지도 않고 원하는 걸 얘기하네.’그들이 대화를 나누는데 휴게실 문이 열렸다.유준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소은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상대에게 물었다.“어떻게 왔어요?”‘분명 알아서 돌아간다고 했는데?’전동하는 못 말린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는 넥타이를 풀며 느긋하게 말했다.“마침 근처에 미팅 있었거든요. 끝나고 데리러 왔죠.”말을 마친 그는 김하늘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호영을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김하늘을 대하는 태도와는 확연히 달랐다.손호영도 그걸 느꼈다.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에게 인사했다.“전 대표님.”전동하는 이 업계에서도 꽤 유명한 인사였다.연예계 사업은 돈이 많이 나가는 분야이다.수많은 엔터 회사에서 어떻게든 전동하에게 관심을 받으려고 선물도 보내고 여자도 보냈다.하지만 전동하는 단호하게 거절했고 업무적인 얘기만 하다가 돌아갔다고 한다.많은 예능프로에서 요청이 쇄도했지만 그것도 전부 거절했다.사람들은 전동하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사람이라며 혀를 찼다.그가 유일하게 일으켰던 스캔들이 바로 소은정과의 스캔들이었다. 하지만 그 소문도 점차 잠잠해졌다가 지금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일부는 그들 사이가 이미 식었다고 떠들었다.하지만 여기까지 찾
답답한 마음을 달랠 길 없었던 손호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부탁드릴게요.”그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파우더룸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전동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그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말했다.“손호영 씨랑 둘이 많이 친해요?”소은정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느긋하게 고개를 흔들었다.“친하다고 볼 수는 없죠. 마지막으로 만난 게 작년이었나?”그제야 전동하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주변에 파리가 너무 꼬이네요!”소은정은 억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반박했다.“예쁜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그녀는 조금 억울했지만 전동하의 말이 농담인 것을 알기에 더 해명하지 않았다.한편, 파우더룸.손호영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김하늘은 거울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제가 대충 수정해도 되는데요.”김하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준비한 화장솜을 꺼냈다.“사양하지 말고 어서 앉아요.”손호영은 말없이 다가가서 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김하늘은 숙련된 동작으로 화장을 수정했다. 어차피 매일 하는 화장이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바빠 보이니 이 정도는 도와줄 수 있었다.김하늘은 담담한 그의 표정을 보고 속으로 감탄했다.이때 그가 갑자기 눈을 뜨더니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두 사람 진심인가 봐요?”김하늘은 멈칫하며 창문을 통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두 사람을 힐끗 보고는 대답했다.“당연하죠.”손호영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이대로 포기하기는 너무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김하늘은 알면서도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이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호영 씨도 이제 알잖아요. 누군가는 드라마 촬영하다가 연기 과몰입해서 커플이 되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은정이는 좀 달라요. 추종자들이 많지만 눈길 한번 주지 않죠. 차가운 사람이에요. 예전에는 박수혁을 죽도록 사랑하더니 결국 내쳤잖아요?”손호영은 말없이 눈을 감았다.“전동하 씨는 겉보기에 예의 바르고 매너남이지만 그건 상대가 자기 밥그릇에 손대
김하늘은 애정행각을 하는 두 사람을 얼른 쫓아냈다.창가.손호영은 멍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뒤에서 보면 예전이랑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은데 전동하는 매우 조심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싸주고 있었다.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웃더니 전동하가 차 문을 열고 그녀를 에스코트해서 차에 태웠다. 환자를 대하듯이 조심스러운 행동이었다.손호영의 눈빛에 일말의 의심이 스치고 지나갔다.‘내가 예민한 거겠지?’조금 전 각도에서 바라봤을 때, 소은정은 약간 임산부처럼 보였다.‘그럴 리 없어. 착각이겠지.’한편 차 안.소은정은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감귤 껍질을 발랐다.전동하가 가져온 감귤이었는데 탐스럽게 생겨서 입맛이 확 돌았다.전동하는 그런 그녀를 힐끗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나도 한조각만 줄래요?”부드러운 목소리.소은정은 웃으며 귤 한조각을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그러다가 전동하의 이빨에 그녀의 손가락이 닿았다.혀끝이 스치는 순간 마치 온몸에 전류가 도는 것처럼 찌릿찌릿했다.그녀는 손을 움츠리고는 경계 어린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운전하면서도 장난을 치다니!전동하는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소은정은 얼굴을 붉히며 귤을 입에 넣었다. 과즙이 아주 시고 달달했다.그녀가 감탄하듯 말했다.“하늘이한테도 좀 나눠줄걸 그랬어요. 배고플 텐데.”전동하는 운전에 집중하며 무심한 듯 물었다.“왜 손호영 씨한테도 나눠주지 그랬어요?”소은정은 그를 힐끗 보더니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몇 개 남지도 않아서….”전동하가 말이 없자 그녀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그런데 손호영 씨 얘기는 왜 갑자기 꺼냈어요?”전동하는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그냥 생각나서 해본 말이죠. 그 사람 얘기 꺼내면 안 돼요?”“꺼낼 수 있죠. 질투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난 아무것도 안 했어요.”소은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솔직하게 말했다.전동하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피어났다.“손호영 씨는 투자 감각이 뛰어난 것 같아요. 시작이 늦어서
소은정이 사실 몇 달 동안 모임이나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다.임신 때문이 아니라 결혼한 뒤에 거의 칩거 생활을 하다시피 했고 회사에도 자주 나가지 않았다.업계 사람들이야 그녀와 전동하 사이를 거의 알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아주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소은정이 임신한 뒤로 전동하는 소은정의 파티 출입을 금지했다.그래서 그녀가 임신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았다.어차피 그런 사람들 중에 진짜 친구는 몇 없었고 그녀와 친한 친구들은 다 아는 사실이니 아무 문제없었다.한유라와 김하늘은 미팅이나 파티에 참석하고 돌아와서 그녀에게 최신 상황과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듣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었다.한편, 해외에서 며칠 전에 귀국한 성강희는 생일이라는 핑계로 모임을 주최했다.전동하도 소은정이 갑갑해하는 것을 알기에 군말없이 그녀를 데려다주었다.마침 그들이 모임을 가지기로 한 장소가 전동하의 미팅 장소와 같은 호텔이었다.전동하는 소은정을 룸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웃고 떠들던 성강희와 한유라는 두 사람을 보자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전동하는 웃으며 다가가서 술 한잔을 비운 뒤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옆 방에서 미팅이 있어서요. 끝날 때 연락해요. 데리러올게요. 우리 은정 씨 잘 부탁해요.”“걱정 마세요. 우리가 은정이 납치라도 할까 봐 그래요?”소은정은 전보다 기운 없는 모습으로 성강희에게 다가갔다.“성강희, 한달 만인가?”성강희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입을 삐죽이더니 두 손가락을 내보이며 말했다.“나 해외에서 두 달 있었거든?”소은정은 어색하게 코끝을 만지고는 김하늘에게 다가갔다.한바퀴 돌고 온 한유라가 웃으며 성강희에게 말했다.“옆방에 송화 시에서 잘나가는 남자들은 다 모였던데? 전동하 씨, 심강열 씨, 그리고 은해 오빠까지.”김하늘도 술잔을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였다.다들 알고 있었다는 눈치였다.소은정이 놀랐다는 듯이 말했다.“그래서 장소를 여기로 고른 거야?”성강희가 가볍게 코웃음 치며 말했다.“그래서 뭐? 난
이율은 서운한 눈빛으로 성강희를 바라보았다.한유라, 김하늘 소은정 세 사람은 서로 눈치를 살폈다.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이율이 이렇게 쳐다보니 뭔가 자신들이 친구를 너무 냉대한 것 같은 그림이 되었다.한유라가 웃으며 말했다.“성강희, 친구 데려왔으면 좀 챙겨줘. 가서 마실 것도 가져다주고.”성강희는 짜증스럽게 카드를 넘기며 이율을 힐끗 쳐다보았다.“혼자 갈 수 있지?”이율은 서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술 다섯 잔을 가지고 와서는 달달한 목소리로 말했다.“다 같이 마시는 건 어때요?”하, 이렇게까지 한다고?소은정은 웃으며 거절했다.“미안해요, 난 술을 안 마셔요.”그녀가 좀 헐렁한 원피스를 입었기에 임산부 티가 나지 않았다.이율은 고집스럽게 그녀의 앞에 술잔을 가져다 놓으며 말했다.“술을 왜 안 마셔요? 조금만 마셔요. 강희 씨는 술 안 마시는 여자 재수 없다고 했단 말이에요.”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분위기가 싸해졌다.한유라와 김하늘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성강희를 쏘아보았다.성강희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야. 나 은정이한테는 그런 말 한 적 없어.”그는 다급하게 소은정의 눈치를 살폈다.소은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카드를 보며 말했다.“괜찮아. 게임 계속하자.”눈치도 없는 건지, 이율은 억울한 눈빛으로 성강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내가 뭐 실수라도 했어?”성강희는 짜증스럽게 그녀를 쏘아보고는 소은정의 앞에 놓인 술잔을 가져가고 카운터로 가서 과일주스를 가져왔다.그 모습을 본 이율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강희 씨, 나도 주스 마시고 싶어.”성강희는 외투를 벗고 자리에 앉으며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넌 손이 없어?”차갑고 매몰찬 말투에 참다못한 소은정이 끼어들었다.“말을 왜 그렇게 해? 이럴 거면 왜 데려왔어?”다른 사람들은 게임에 집중하느라 이쪽을 신경 쓰지 않았다.이율은 소은정과 성강희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성강희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비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대꾸했다.“내가 데려온 거 아니고
한편, 옆 방.갑자기 진동하는 것 같은 음악소리가 들리자 룸 안에서 회의를 진행하던 사람들은 놀라서 대화를 멈추었다.겉보기에는 그냥 모임으로 보이지만 사실 서로 대화를 통해 상대의 실력을 가늠하고 시험하는 자리였다.그래서 모두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웠다.그런데 갑자기 음악 소리가 들리자 다들 당황한 듯했다.한 회사의 중년 대표는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면서 즉석에서 직원을 불러 옆방 사람들을 쫓아내야 한다고 호통쳤다.전동하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말렸다.“일을 그렇게 크게 벌일 필요는 없죠. 다 같이 놀러 나온 자리니까 우리도 적당히 즐기면 돼요.”심강열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 그렇게 진지하게 할 거면 그냥 회의실에서 회의나 하고 말죠. 난 당구 치러 갈 텐데 같이 할 사람들은 오세요.”소은해가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서며 소매를 걷어올렸다.“나랑 붙어요. 진 사람이 술 마시기 어때요?”“좋죠!”다른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살폈다. 진지한 자리는 아니지만 사업 계획을 교류하려고 나온 자리가 갑자기 놀이터가 되어 버렸다.하지만 핵심 인물들이 이렇게 나오니 말릴 수도 없었다.잠시 후, 태한그룹의 이한석도 도착했다.그는 전보다 더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은해나 전동하에 비하면 비교적 성숙해 보였다.하지만 그 역시 안으로 들어서며 미소를 지었다.사람들이 장난스럽게 그와 인사를 건넸다.“이 대표, 지각한 사람은 벌주 있어!”“그러니까. 본게임 하기 전에 한잔 해야지?”이한석은 웃으며 전동하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옆방에서 지인을 만났는데 꼭 들어와서 한잔 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늦었네요.”“지인? 옆방에 누가 있는데?”“여자야? 이 대표 연애해?”사람들이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그를 다그쳤다.이한석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소은정 씨요.”순간 방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옆방에서 들리는 음악소리는 여전히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그렇게 거슬리지 않았다.직원을 부르지 않은
문설아도 그녀의 시선을 느꼈는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지난번에 너희 회사 커피숍에 커피 마시러 갔는데 너 휴가 냈다고 하더라?”소은정은 담담하게 대꾸했다.“맞아.”굳이 남의 회사 건물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신다고?“임신이야?”문설아가 다가와서 귓가에 대고 물었다.소은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다행히 음악소리가 커서 아무도 이쪽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어차피 굳이 숨겨야 할 이유도 없기에 그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문설아가 혀를 차며 말끝을 흐렸다.“어쩐지….”소은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뭐?”문설아는 그들을 힐끗 보고는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너희 셋은 눈치가 너무 없어!”소은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인상을 썼다.그러자 문설아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나 그거 들었어. 업체 대표들이 전 대표 투자 받으려고 여자를 그렇게 많이 보낸다면서? 지금 자기가 좀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은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다고! 너 조심해. 여자가 임신했을 때 남자가 바람 피울 확률이 높으니까!”소은정은 인상을 쓰며 자세를 바로잡았다.‘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그녀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김하늘, 한유라 역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성질 급한 한유라가 말했다.“넌 네 걱정이나 해. 네 남편은 그런 사람일지 몰라도 전동하 씨는 그런 사람 아니야.”김하늘도 고개를 끄덕였다.문설아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안 믿을 줄 알았어.”말을 마친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 장을 보여주었다.“이게 증거야!”소은정은 무심하게 사진을 힐끗 보았다.사진 속 사람은 전동하가 맞았다.그의 옆에는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가진 혼혈 느낌 나는 여자가 서 있었다.그 여자는 뜨거운 시선으로 전동하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었다.전동하의 손에는 작은 여행용 캐리어가 들려 있었는데 여자의 캐리어를 대신 들어준 것 같았다.소은정은 한 번도 전동하의 주변에서 이런 여자를 본 적 없었다.캐리어
"그래서? 네가 창업에 실패한 원인이 나한테 있다고 말하려는 거야?"김하늘의 말에 문설아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애처로운 표정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맞아. 전동하 씨 아주 능력 있는 투자자라는 말을 들었어. 투자하는 항목마다 성공한다고 해서 안목이 좋은 천재라는 소문이 있어. 나한테 소개해 줘."소은정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문설아를 쳐다보았다.겨우...한유라는 콧방귀를 뀌었다."얼마 없는 돈으로 무슨 투자를 하겠다는 거야. 그 돈으로 가방이나 사."문설아는 얼굴이 빨개져 소리를 질렀다."나 돈 많아!""네가 어떻게 돈이 많아? 너희 엄마 아빠도 너 창업하지 못하게 막는다고 하지 않았어?"문설아는 턱을 쳐들고 말했다."우리 남편한테 돈이 많아. 일 년에 400억씩 주겠다고 했어. 그러면 돈이 얼마나 많이 모일지..."김하늘과 한유라는 서로를 마주 보며 씩 웃었다."창업이란 말이 언제부터 이렇게 부정적이었어?"소은정의 말에 문설아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그러니까, 전동하 씨, 소개해 줘."소은정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문설아는 하는 수없이 숨겨놓은 패를 꺼내 들었다. 그녀는 사진을 소은정에게 전송했다."됐어?"사진을 확인 한 소은정이 씩 웃었다."그래. 경고하는데 투자는 모험이 따르기 마련이야. 그러니까 잘 생각하고 결정해야 돼. 꼭 돈을 많이 번다는 보장은 없어."문설아는 소은정의 말이 이제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래, 알았으니까 빨리."전동하가 투자한 항목에만 투자를 하면 무조건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했다.소은정은 그녀에게 전동하의 연락처가 적힌 종이를 건네자 문설아는 품에 소중히 안았다."어머, 나 이제 부자가 되려나 봐. 너희들도 봤어?"한유라와 김하늘은 고개를 저었다.소은정은 어처구니없는 웃음을 지었다.그때, 이율이 술잔을 손에 쥐고 나타났다. 눈가가 빨개진 것을 보니 울었던 흔적이 있었다."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요? 투자? 저도 하고 싶어요."문설아는 씩 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