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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6화 봐줄게

다음 날, 간단하게 인수인계를 마친 박수혁이 사무실 의자에 머리를 기댔다.

솔직히 이한석보다 뛰어난 인재는 얼마든지 있었지만 본사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충성스러운 직원은 이한석이 유일했다.

그리고... 이한석이라면 SC그룹과의 관계도 잘 운영해 나갈 거라고 믿었고 이한석이 한국에 남아있는다면 가끔씩 지나가는 말로나마 소은정의 소식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결정을 내리는 데 한몫 했다.

‘그러고 보면 은정이는 나보다 이 비서한테 훨씬 더 친절했었지... 질투나네.’

이제 하다하다 비서한테까지 질투심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한심스럽기도 해 박수혁은 실소를 내뱉었다.

잠시 후, 공항.

마지막으로 문자를 보낸 박수혁은 바로 휴대폰을 꺼버렸다.

한편, 병원.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소찬식은 회복실로 옮겨졌다.

임산부인 한시연은 먼저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가족들은 아직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병원 근처 식당.

전동하가 허겁지겁 식사를 하는 소은정을 바라보고 있다.

소찬식이 쓰러지고 나서 잠 한 숨, 밥 한 톨 삼키지 못한 소은정은 수술이 잘 끝났다는 이 교수의 말을 들음과 동시에 미칠 듯한 배고픔에 휩싸였고 바로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미친 듯이 음식들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평소 항상 우아한 식사 예절을 고수하던 소은정이 이렇게 허겁지겁 먹는 건 처음 보는 전동하는 놀라우면서도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천천히 좀 먹어요. 누가 안 뺏으니까.”

거의 그릇에 고개를 파묻었던 소은정이 머쓱하게 웃었다.

“이상하게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지네요. 나 물 한 잔만 줄래요.”

전동하가 컵에 물을 따르던 그때, 소은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제 그만 놓아줄게. 앞으로 무조건적인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게 살아. 진심으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온 문자였지만 누가 보낸 건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행복하게 살아”라는 말에 왠지 눈물이 새어나올 것만 같았지만 소은정은 감정을 추스르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문자를 삭제했다.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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