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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3화 이뻐요

할 일을 마친 전동하는 조용히 귀국했다.

사실 미국에서 일주일은 있으려고 했지만 소은정에 대한 그리움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전동하가 물고기라면 소은정은 물과도 같은 존재. 그녀에게 조금씩 멀어질수록 숨이 턱턱 막혀오는 기분이 들었다.

한편, 윤이한은 전인국과 대면한 전동하의 기분이 엉망이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다.

심지어 이대로 사직서라도 써야 하나 망설이던 그때, 그의 앞에 나타난 전동하의 모습은 상상 이상이었다.

기분이 나쁘긴커녕 굉장히 홀가분한 표정으로 모 브랜드의 가방 디자인이 별로라는둥, 소은정이 언젠가 입었던 코트도 별로였다는 등 시덥지 않은 얘기를 건넸다.

“저번에 소 대표님이 입으셨을 땐 예쁘다고 칭찬하셨잖습니까? 설마 거짓말을...”

의아한 표정의 윤이한이 말끝을 흐렸다.

이에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

“거짓말은 아니죠. 은정 씨는 이쁜 게 맞으니까.”

소은정의 유일한 취미는 쇼핑, 게다가 피팅할 때마다 이건 어떠냐? 어느 게 더 낫냐는 등 질문 세례를 던지는 그녀에게 맞추기 위해 패션의 패자도 모르던 전동하도 언제부터인가 패션 잡지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안목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고 예전엔 전부 똑같아 보이던 여성용 가방이나 의류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잠시 후, 오피스텔.

차에서 내린 전동하가 쇼핑백들을 챙겨들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윤이한이 부랴부랴 달려갔지만 전동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오늘은 이만 퇴근하세요. 별일 없으면 연락하지 마시고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전동하는 미련없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소은정은 출근을 한 건지, 텅 빈 오피스텔이 그를 맞이했지만 그녀의 공간에 왔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양손 가득 든 쇼핑백을 옷방에 넣어둔 전동하는 그의 서프라이즈 선물에 환하게 웃을 소은정의 얼굴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생각만 해도 이렇게 좋다니. 나도 참 단단히 미쳤네.’

절레절레 고개를 젓던 전동하가 오피스텔을 쭉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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