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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0화 어떻게 여기에...

소은정을 어떻게든 숨기려는 우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한석의 시선은 오직 소은정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 대표님... 이게 지금...”

‘저희 대표님은 지금 은정 씨가 죽은 줄 알고 계신다고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우연준이 먼저 선수를 쳤다.

“이 비서님, 지금 저희 대표님께서 중요한 대화 중이시라... 저랑 얘기하시죠.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한편, 소은정은 이한석의 집요한 시선을 애써 피하며 윤 화백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 평생 그림만 그려온 윤화백은 사업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는 백지 상태였다.

이미 세계 톱 화가인 윤 화백에게 돈 버는 일은 그동안 굉장히 쉬웠었다.

예술은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법, 오직 그의 그림이라는 이유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려는 사람들이 차고 넘쳤으니까.

하지만 윤 화백의 연로한 아버지가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회사의 중심축이 사라지게 되었다.

아버지의 평생 정성을 들여 키운 회사가 이사들 손에 분해되는 것만은 막고 싶었던 윤 화백은 결국 팔자에도 없는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되었던 것이다.

다행히 진짜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그저 꼭두각시로서 사람들 앞에 서는 역할만 하면 되긴 했지만 갑자기 바뀐 삶의 패턴에 윤 화백은 나름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윤 화백의 얘기를 듣고 있던 소은정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솔직히 선생님 나이도 적진 않은데... 예순 넘어서 경영이 웬말이에요.”

“이 자식아. 그래도 난 젊었을 때 실컷 즐겼잖냐.”

윤 화백의 말에 대충 눈을 흘기던 소은정이 한쪽 구석에서 대화를 나누는 이한석과 우연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건지 하필 이한석 역시 고개를 돌렸고 그 날카로운 눈빛에 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아니야. 날 보는 게 아니야. 좀 더 뒤쪽을...’

왠지 불안한 느낌에 고개를 돌리려던 그때, 윤 화백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 저 사람은 내 그림을 구매했던 사업가잖아? 아직도 너 좋다고 쫓아다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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