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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취한 것처럼

축 늘어진 여자와 그런 여자를 부축하고 있는 남자.

하지만 다들 그저 여자가 취했거니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이때 방금 전 마주쳤던 커플 중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야? 아까는 저 남자 아니었던 것 같은데?”

여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남자가 더 나은데? 뭐야? 삼각관계 뭐 그런 거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법도 했지만 워낙 출중한 소은정의 외모가 오히려 이 의문을 지워주었다.

‘저 정도로 예쁜 여자면 인기도 당연히 많겠지...’

...

소은정 실종 15분째.

여전히 극장 안에 있는 전동하는 지루함에 하품을 내뱉었다.

처음에는 나름 긴장감 있는 스토리로 끌고 나가는 듯했으나 후반으로 갈 수록 스토리가 망가지는 전형적인 삼류 영화였다.

시간을 확인한 전동하가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왜 안 오는 거지?’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 전동하가 조금 굳은 표정으로 일어섰다.

‘유라 씨... 아마 박수혁 그 사람 약혼식에서 일어난 일로 전화한 거겠지...’

아무렇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전동하는 애써 마음을 달래 보았다.

결국 소은정이 선택한 건 그였으니까.

‘그래도 이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은데...’

하지만 극장을 나가봐도 소은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때, 저 멀리서 한유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정아, 내 말 듣고있어? 아까부터 왠지 나 혼자 떠드는 것 같은데? 야, 내가 데이트 방해했다고 삐친 거야? 치사하게 친구보다 남자다 이거야?”

바닥에 떨어진 소은정의 휴대폰을 발견한 전동하의 안색이 순간 창백해졌다.

떨리는 손을 애써 잠재우며 전동하가 휴대폰을 주웠다.

“유라 씨?”

“동하 씨? 은정이는요?”

“은정 씨가 사라졌어요. 휴대폰은 바닥에 떨어져있고... 언제부터 유라 씨 혼자 말하기 시작한 거예요?”

전동하의 시선이 자연스레 화장실 쪽으로 향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화장실에 간 거라면 휴대폰까지 떨어트렸을 리가 없어.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쿵쾅대는 가슴을 억누르며 전동하가 영화관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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