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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1화 사라졌어

‘한유라, 이럴 때 보면 아직 애라니까.’

소은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총성? 확실해?”

소은정의 질문에 한유라가 싱긋 웃었다.

“아니. 하지만 깡이 총성이라고 말했고 나한테 괜히 참견하지 말라고 말했어. 이민혁 비서도 갑자기 약혼식 취소라고 하객들 다 돌려보냈고. 그 군수물자 사업을 한다는 집안 딸이 홧김에 총을 쏜 것 같은데...”

‘대한민국에서 총을 쏴?’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 다친 사람은 없었어?”

곰곰히 생각하던 한유라가 대답했다.

“없을걸? 구급차도 안 왔고 큰 소란도 없었으니까 다친 사람은 없을 가능성이 클 거야. 그런데... 양복 입은 사람들이 안나 그 여자를 연행해 갔어. 수갑까지 채워서.”

소은정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국정원 사람들이 안진을 연행해 갔단 말이지... 어쩌면 이번 약혼식 자체가 박수혁이 계획한 함정일지도 모르겠어. 무서운 자식. 국정원까지 동원된 이상 쉽게 풀려나진 못할 것 같은데 도혁 회장이 가만히 있을까? 자기 딸 구하려고 뭔 짓이든 할 텐데...’

소은정은 고개를 저으며 꼬리를 무는 생각을 털어냈다.

‘아니야. 상대는 박수혁이야. 그 사람이라면 이 정도 변수까지 다 생각해 둔 거겠지. 남 걱정은 그만하자.’

“우리 유라 대단하네. 그걸 다 파악하고.”

소은정의 말에 한유라가 깔깔 웃어댔다.

“어쩌겠어. 이런 사건 사고 앞에서는 레이더가 막 돌아가는 것 같다니까.”

소은정이 뭔가 한 마디 더 하려던 그때 그녀의 앞이 어딘가 어두워졌다.

흠칫하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보니 큰 키에 깡마른 몸매, 어딘가 이상할 정도로 창백한 인상의 남자가 그녀를 향해 웃고 있었다.

워낙 병적인 안색 때문에 그런 건지... 그 미소가 어딘가 기괴해 보였다.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자 남자가 먼저 물었다.

“저기 여기 화장실이 어디죠?”

생각 외로 젠틀한 목소리에 소은정이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이에 고맙다는 말을 남긴 남자가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했다.

한편 한유라는 여전히 재잘재잘 자신의 생각을 떠들어대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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