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송연희와 어울리는 이들은 대부분 연희처럼 속물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학교 시절부터 최하연 같은 낮은 신분의 사람이 그들의 무리에 끼려는 것을 무시해 왔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말을 거칠게 하기 시작했다.“하연아, 요즘 어디서 일해? 월급은 얼마나 받아?”“결혼했어? 애인은 있어?”“필요하면 소개해 줄까?”그때 연희가 일부러 말을 끊으며 말했다. “너희들 무슨 질문이 그래? 하연이 우리랑 같아? 우리 중에 누구 집에 돈이 없겠어. 우리는 그냥 가족 사업을 물려받으면 되잖아.”“하연은 아마 지금도 어딘 가에서 아르바이트나 하고 있겠지! 그러니 너희들도 너무 놀리지 마,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 거야.”연희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으나 최하연은 그들의 말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한 여자 동창은 하연의 옷이 샤넬의 이번 연도 시즌 한정판 고급 맞춤복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것은 매우 비싼 가격인 데다가, 일반적으로 판매되지 않았다. 그러나 하연 같은 신분의 사람이 어떻게 그 옷을 살 수 있겠냐는 생각에 무심코 물었다.“하연아, 그 옷 어디서 샀어? 가짜 같은데 품질은 괜찮아 보이네?”이 말에 다른 사람들도 하연의 옷에 주목했다. 그제야 그들은 하연의 옷이 정말로 좋은 품질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최하연이 그렇게 비싼 옷을 살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하연아, 이 옷 비싸지 않아?”“짝퉁이 품질이 이렇게 좋을 수 있나?”“설마 코팡 같은 데에서 찾은 짝퉁인가?”그러자 하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코팡에서 검색해봐, 같은 제품을 찾을 수 있는지.”하연의 태도가 갑자기 변하자 모두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는 하연이 그들과 대화 자체를 잘 하지 않았었다.“하연아,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는 그냥 농담으로 너를 놀린 것뿐이야.” 연희는 억울한 척하며 말하자 이 말에 다른 사람들도 동의했다. “그래, 왜 이렇게 쪼잔하게 굴어. 농담도 못 받
그러자 최하연이 감탄하며 말했다.“아, 그 중에 주요 스트리머였던 채송화도 포함되어 있겠지. 탈세로 체포되어 몇 천억 원을 벌금으로 물었다고 들었어!”“한낱 스트리머가 이렇게 출중한 능력을 갖췄다면, 그 뒤에 있는 자본과 연관이 없을 수 없지. 이 사건이 꽤 크게 일어나서, 다들 들어봤잖아?”명석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이 사건은 명석의 가정에 큰 영향을 미쳤고, 회사는 거의 이 사건으로 인해 파산할 뻔했다. ‘근데 쟤는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하연은 더 이상 명석을 상대하지 않고, 한지민을 바라보았다. “네 집안은 수산업을 하고 있지. 태풍의 영향으로 큰 손실을 보았다고 들었어. 사채업자로부터 빌린 돈을 이제 다 갚았나?”그러자 지민의 표정은 곧바로 어두워졌고 하연은 도경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 집안은 작년에 금융 폭풍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았지.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고, 은행에 많은 돈을 빚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사실이야?”이에 경서는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너, 너, 네가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어?”하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아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너희들의 이런 역겨운 속물적인 태도가 사람을 메스껍게 만든다는 거야.”그러고 나서 하연은 연희를 바라보았다.“미래 테크놀로지가 요즘 잘 나가고 있긴 해. 하지만 이노베이션 회사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어느 날, 미래 테크놀로지를 밟아버릴지도 몰라. 그러니 이번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회를 잡아야겠지. 그렇지 않으면 끝장일지도 모르니까.”하연의 말에 연희는 화가 나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하지만 하연의 말을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는데 하연의 말은 모두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다들 당황해 하는 기색에 하연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머무를 필요가 없다고 느낀 하연은 일어나 떠나려 했다.“그럼 먼저 가볼 게. 다음에 또 봐.”하연은 방을 떠나며,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하연의 정체가 뭐야? 어떻게
모두가 한숨을 쉬며 최하연을 바닥까지 깎아내렸고 심지어는 악담을 퍼부으며 떠들었다.“이런 사람은 우리와 동창일 자격이 없어.”“다시 만나면 제대로 혼내 줄 거야.”“남의 남자와 바람 피우는 여자, 그게 누구든 처벌받아야 해.”다음 날 아침.송연희는 탐정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연희 씨, 저희가 조사해 봤는데 최하연에 대해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어요.”그러자 연희는 화를 내며 말했다. “쓸모없는 것들! F 국이 그렇게 큰 곳도 아닌데, 한 사람을 찾지도 못하고, 너희들 무슨 일을 한 거야!”그러자 탐정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누군가 그분의 신분 정보를 숨겼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었을 겁니다.”이에 연희는 의심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최하연한테 그런 능력이 있다고? 너희들이 일을 못 하는 건 둘째 치고, 변명하지 마. 앞으로는 너희한테 일을 맡기지 않을 거니까!”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때, 연희의 아버지인 송강석이 다가오며 온화한 얼굴로 물었다. “연희야, 아침부터 무슨 일로 화를 내니?”연희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빠! 오늘이 비즈니스 포럼이니까 우리 회사가 이 기회를 잘 살려서 더 많은 주문을 따내야 해요.”그러자 송강석은 기뻐하며 말했다. “연희야, 네가 그렇게 말해주니 아빠는 만족한다. 서밋에 가서 잘해야 한다. 또, 올해는 최씨 집안에서도 포럼에 참석한다고 들었다.”최씨 집안이라는 말을 듣자 송연희의 눈이 반짝였다.“최하민도 참석하나요?”송강석은 연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우리 딸 눈에는 최하민 밖에 없구나?”그러자 연희는 얼굴이 빨개졌다. F 국에서 하민은 비즈니스 신화로 알려져 있었고, 최씨 집안의 후원 아래 세계 최고 부자였다. 그랬기에 많은 이들이 하민과 결혼하여 재벌 가문에 들어가길 바랐고 연희도 예외는 아니었다.“아빠, 만약 우리가 최씨 집안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어느 기업이 우리를 무시하겠어요? 주문도 우리가 낮춰서 구걸
“하연아, 이 드레스 어때?” 최하성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지만 고급 맞춤 드레스를 들어 하연의 앞에서 흔들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최하경은 질 수 없다는 듯이 눈에 띄는 드레스를 골라 들었다. “하연아, 이 드레스 너한테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형, 그 드레스는 너무 화려해요.”하지만 하경이 반박했다. “네가 고른 건 너무 어두워.”두 사람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었고 결국, 선택의 권한은 하연에게 넘어갔다. “하연이, 너는 어떻게 생각해?”하연은 두 드레스를 살펴보고 말했다. “오빠들 다 안목은 정말 좋아요. 고른 드레스는 모두 좋지만, 오늘은 조금 더 단아한 게 좋을 것 같아요.”말을 마치고, 하연은 옅은 보라색 고급 맞춤 드레스를 손에 들었다. 이에 하성과 하경은 서로를 바라보다 하성이 말했다. “평화롭게 끝내죠! 형, 이번 판은 무효로 해요.”하연은 두 경쟁자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한 명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오빠들! 고마워요!”“바보 같은 우리 동생님, 무슨 고맙다고 그래. 이 집에서 너는 우리 공주님이야.”하경은 애정 어린 말투로 말하고는 하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어서 옷을 갈아입어. 큰 형이 기다리고 있으니까.”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드레스를 들고 탈의실로 들어가서 옅은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그리고 나선형 계단을 천천히 내려올 때, 모든 사람의 눈은 반짝반짝해서 하연을 쳐다봤고 그저 예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하연아, 너 오늘 정말 예뻐.” 하성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하경도 뒤따라 말했다. “이 드레스는 조용하면서도 우아해. 너를 위해 맞춘 것처럼 모든 디테일이 완벽해.”하연은 두 오빠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다.“오늘 우리 오빠들 너무 스윗한데?”그러고는 웃으며 큰오빠 앞에 섰다.“오빠, 출발해요.”하연은 그녀의 드레스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함께 문을 나섰다. 한정판 롤스로이스 팬텀이 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민과 하
송연희는 이미 회장에 도착해 있었고,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자리를 찾던 중, 문 입구에서 최하연을 발견했고 연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최하연이 여기 왜 왔지?” 연희의 말에 옆에 있던 한지민도 연희의 시선을 따라 하연을 바라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또한 어제 하연이 스포츠카를 타고 가는 것을 본 것이 기억나서, 질투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무료로 먹고 마시려고 온 게 아닐까?”연희는 입을 삐죽이며 하연이 여기에 있는 것이 자신의 수준을 낮추는 것처럼 느꼈다.“이런 자리에 아무나 다 끼어드는구나.”지민은 연희의 불만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연희야, 내가 가서 혼내 줄까? 걔한테 본때를 보여주자.”연희는 말이 없었지만, 침묵은 동의를 의미했고 친구는 연희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하연에게 다가갔다.“이게 누구야, 내 동창 아니야? 여기는 어떻게 왔어? 초대장이 있기는 해? 아니면 그냥 공짜로 먹고 마시려고 온 거야?”말투에서 조롱이 가득했고 하연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돌아보니, 오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경멸하는 지민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멀리서 연희가 이 광경을 즐기고 있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에 하연은 천천히 대답했다. “너는 여기에 있을 자격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그 짧은 한마디에 지민의 얼굴이 변했다. 지민은 연희와 함께 들어온 게 사실이지만, 하연이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몰랐고 곧바로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이에 하연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해야 할 말이 아닌가?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지민의 얼굴은 삽시간에 더욱 어두워졌고 하연이 이렇게 말 잘하는 사람일 줄 몰랐다.“최하연, 너 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 네가 더 잘 알잖아.”“남의 남자와 바람 피우는 게 무슨 자랑거리라고. 내가 사람들 앞에서 네 더러운 만행을 다 말해줘야겠어?”지민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주의를 끌 만했다. 그리고 하연의 눈은 어두워
모든 사람들 앞에서 송연희는 정의롭게 행동했고, 최하연은 연희를 무시하며 말했다. “비켜.”연희는 하연이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 몰랐기에 피식 비웃었다. “하연아, 잘못한 일은 인정하고, 매를 맞으려면 제대로 맞아야지.”“네가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린 건 잘못이야. 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주최 측을 불러 너를 쫓아내겠어.”연희의 이 말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기 충분했고 특히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연희 편에 섰다.“여기는 난동 부리는 곳이 아니야. 사람을 때리다니, 너무 거만하잖아.”“사과하는 게 낫겠어. 일이 더 커지기 전에.”“맞아, 연희가 네게 기회를 주는 거야. 그 기회를 놓치지 마.”사람들의 말을 듣고, 연희는 속으로 매우 만족해 했다. 그리고는 하연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어때? 사과해.”하연도 화가 났지만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사과는 못 해. 모든 사람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하연의 말에 넘어졌던 한지민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비웃었다. 그러나 곧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됐어, 연희야. 하연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지민은 말하면서 눈물이 흘러내렸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큰 억울함이라도 당한 줄 알았다. 하지만 연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 강하게 나왔다.“네게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당장 여기서 너를 쫓아낼 거야.”연희의 말에 개의치 않다는 듯 하연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럼 한 번 해보든가.”연희는 하연의 고집에 당황했지만, 이미 말했으니 물러설 수 없어 즉시 전화를 걸었다.“경호원, 여기 누군가 소란을 피우고 있네요. 처리해 주세요.”전화를 끊고, 연희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하연아,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주변 사람들이 하연을 알아보고, 나운석과 친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사람은 하연을 말렸다. “연희 씨,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요. 저 사람 건들지 말고요.”그러나 연희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냥 넘어가다니, 어떻게 그럴
“저 여자 말을 듣지 마세요. 모두 거짓말입니다.”한지민이 서둘러 변명했다.그런데 그때 나운석이 다가와서, 최하연 앞에 서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사장님, 괜찮으세요?”그러자 하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운석은 녹음기를 들었고, 곧바로 사람들 앞에서 말했다. “이 분은 제가 초대한 손님입니다. 그런데 감히 제 앞에서 모욕하려는 건가요?”이 말에 주변 사람들이 침묵하며 자리를 떠났고 이 상황에 송연희는 어안이 벙벙했다. 운석이 하연에게 이렇게 친절하고 보호하는 태도를 보이자, 굉장히 당황했다. 이내 눈을 깜빡이며 상황을 파악했다가 즉시 태도를 바꾸어 웃으며 운석에게 다가갔다.“운석 도련님, 저는 미래 테크놀로지의 송연희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연희는 아첨하는 태도로 친절을 보였지만, 운석은 연희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한지민을 바라보았다.“방금 하연 씨를 모욕한 사람이 당신입니까?”지민은 당황했고,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어리어리해 있었고 운석은 곧바로 보안 요원을 불렀다. “쫓아내세요.”이에 보안 요원은 즉시 다가와서 지민을 주저 없이 쫓아냈다. 이 모든 일을 마친 후, 운석은 직접 하연을 데리고 회장으로 들어갔고, 연희는 어리둥절한 채로 자리에 남았다.그랬기에 연희는 하연의 신분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하연이 회장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고, 주변 사람들이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하연은 예의 바르게 일일이 응대했다.연희는 이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바로 그때, 최하민이 입장했다. 연희의 시선은 바로 하민에게로 향했고, 옷과 화장을 체크한 후 하민에게 다가갔다.“하민 대표님, 저는 미래 테크놀로지의 송연희입니다. 여기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연희는 웃으며 하민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하민은 미소를 보이지 않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악수를 청했지만 응하지 않아 허전한 손에 연희는 조금 민망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대표님, 오늘 파트너
“최하연 씨, 저는 외국 무역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력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우리 회사는 주로 물류를 다룹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사람들의 호의를 받으며, 하연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하게 응대했고, 많은 이들의 호감을 얻었다. 심지어 많은 사업가가 하연과 협력을 제안했고, 하연은 이 기회를 이용해 DS그룹에 여러 대형 계약을 따냈다.송연희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최하민이 하연의 신분을 공개하면서부터 연희는 눈앞이 아찔해 났다. 학창 시절에 하연을 무시하고 모욕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후회가 밀려왔다. 이렇게 좋은 인적 자원을 스스로 망쳐버린 것이다.“연희야, 여기서 뭐 하고 있니?”“내가 너한테 최하연이랑 친하게 지내서 더 많은 계약을 따내라고 했잖아? 그런데 너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송강석이 연희를 조용히 나무랐지만 연희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있었다. 연희는 주먹을 꽉 쥔 나머지 손가락이 살을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듯싶었다. 연희는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에게 하연을 모욕한 사실을 말할 용기가 없었기에 대신에 다른 말투로 대답했다.“알겠어요, 아버지. 제가 열심히 할게요.”말을 마친 연희는 하연에게 다가갔다. 연희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스스로에게 자세를 낮추라고 다짐했다. 이윽고 연희가 하연의 앞에 섰을 때, 이미 활짝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연아, 우리 학창 시절 친구였잖아. 이 잔은 널 위해 건배할게.”연희는 친절하게 와인 잔을 건넸으나 하연은 연희를 바라보며 잔을 받지 않았다. 그러자 분위기가 잠시 어색 해졌고 연희는 가볍게 기침하며 어색함을 감추었다.“술은 안 마시는구나? 그럼 내가 이 잔을 마실게!”말을 마치고 연희는 잔을 비웠다. 하지만 하연은 냉정하게 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학창 시절 친구였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아?”그러자 연희는 하연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서둘러 사과했다. “하연아, 이전에 내가 잘못했어.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