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희는 이미 회장에 도착해 있었고,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자리를 찾던 중, 문 입구에서 최하연을 발견했고 연희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최하연이 여기 왜 왔지?” 연희의 말에 옆에 있던 한지민도 연희의 시선을 따라 하연을 바라보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또한 어제 하연이 스포츠카를 타고 가는 것을 본 것이 기억나서, 질투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무료로 먹고 마시려고 온 게 아닐까?”연희는 입을 삐죽이며 하연이 여기에 있는 것이 자신의 수준을 낮추는 것처럼 느꼈다.“이런 자리에 아무나 다 끼어드는구나.”지민은 연희의 불만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연희야, 내가 가서 혼내 줄까? 걔한테 본때를 보여주자.”연희는 말이 없었지만, 침묵은 동의를 의미했고 친구는 연희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하연에게 다가갔다.“이게 누구야, 내 동창 아니야? 여기는 어떻게 왔어? 초대장이 있기는 해? 아니면 그냥 공짜로 먹고 마시려고 온 거야?”말투에서 조롱이 가득했고 하연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돌아보니, 오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경멸하는 지민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멀리서 연희가 이 광경을 즐기고 있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에 하연은 천천히 대답했다. “너는 여기에 있을 자격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그 짧은 한마디에 지민의 얼굴이 변했다. 지민은 연희와 함께 들어온 게 사실이지만, 하연이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몰랐고 곧바로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이에 하연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해야 할 말이 아닌가?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지민의 얼굴은 삽시간에 더욱 어두워졌고 하연이 이렇게 말 잘하는 사람일 줄 몰랐다.“최하연, 너 내가 헛소리하는지 아닌지 네가 더 잘 알잖아.”“남의 남자와 바람 피우는 게 무슨 자랑거리라고. 내가 사람들 앞에서 네 더러운 만행을 다 말해줘야겠어?”지민의 목소리는 크지도 작지도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주의를 끌 만했다. 그리고 하연의 눈은 어두워
모든 사람들 앞에서 송연희는 정의롭게 행동했고, 최하연은 연희를 무시하며 말했다. “비켜.”연희는 하연이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 몰랐기에 피식 비웃었다. “하연아, 잘못한 일은 인정하고, 매를 맞으려면 제대로 맞아야지.”“네가 이유 없이 사람을 때린 건 잘못이야. 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주최 측을 불러 너를 쫓아내겠어.”연희의 이 말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기 충분했고 특히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연희 편에 섰다.“여기는 난동 부리는 곳이 아니야. 사람을 때리다니, 너무 거만하잖아.”“사과하는 게 낫겠어. 일이 더 커지기 전에.”“맞아, 연희가 네게 기회를 주는 거야. 그 기회를 놓치지 마.”사람들의 말을 듣고, 연희는 속으로 매우 만족해 했다. 그리고는 하연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어때? 사과해.”하연도 화가 났지만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 “사과는 못 해. 모든 사람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하연의 말에 넘어졌던 한지민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비웃었다. 그러나 곧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됐어, 연희야. 하연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지민은 말하면서 눈물이 흘러내렸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큰 억울함이라도 당한 줄 알았다. 하지만 연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더 강하게 나왔다.“네게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당장 여기서 너를 쫓아낼 거야.”연희의 말에 개의치 않다는 듯 하연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럼 한 번 해보든가.”연희는 하연의 고집에 당황했지만, 이미 말했으니 물러설 수 없어 즉시 전화를 걸었다.“경호원, 여기 누군가 소란을 피우고 있네요. 처리해 주세요.”전화를 끊고, 연희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하연아,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주변 사람들이 하연을 알아보고, 나운석과 친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사람은 하연을 말렸다. “연희 씨,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요. 저 사람 건들지 말고요.”그러나 연희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냥 넘어가다니, 어떻게 그럴
“저 여자 말을 듣지 마세요. 모두 거짓말입니다.”한지민이 서둘러 변명했다.그런데 그때 나운석이 다가와서, 최하연 앞에 서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사장님, 괜찮으세요?”그러자 하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운석은 녹음기를 들었고, 곧바로 사람들 앞에서 말했다. “이 분은 제가 초대한 손님입니다. 그런데 감히 제 앞에서 모욕하려는 건가요?”이 말에 주변 사람들이 침묵하며 자리를 떠났고 이 상황에 송연희는 어안이 벙벙했다. 운석이 하연에게 이렇게 친절하고 보호하는 태도를 보이자, 굉장히 당황했다. 이내 눈을 깜빡이며 상황을 파악했다가 즉시 태도를 바꾸어 웃으며 운석에게 다가갔다.“운석 도련님, 저는 미래 테크놀로지의 송연희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연희는 아첨하는 태도로 친절을 보였지만, 운석은 연희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한지민을 바라보았다.“방금 하연 씨를 모욕한 사람이 당신입니까?”지민은 당황했고,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어리어리해 있었고 운석은 곧바로 보안 요원을 불렀다. “쫓아내세요.”이에 보안 요원은 즉시 다가와서 지민을 주저 없이 쫓아냈다. 이 모든 일을 마친 후, 운석은 직접 하연을 데리고 회장으로 들어갔고, 연희는 어리둥절한 채로 자리에 남았다.그랬기에 연희는 하연의 신분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하연이 회장에 들어서자마자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고, 주변 사람들이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하연은 예의 바르게 일일이 응대했다.연희는 이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바로 그때, 최하민이 입장했다. 연희의 시선은 바로 하민에게로 향했고, 옷과 화장을 체크한 후 하민에게 다가갔다.“하민 대표님, 저는 미래 테크놀로지의 송연희입니다. 여기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연희는 웃으며 하민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하민은 미소를 보이지 않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악수를 청했지만 응하지 않아 허전한 손에 연희는 조금 민망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대표님, 오늘 파트너
“최하연 씨, 저는 외국 무역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력할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우리 회사는 주로 물류를 다룹니다. 앞으로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사람들의 호의를 받으며, 하연은 미소를 지으며 차분하게 응대했고, 많은 이들의 호감을 얻었다. 심지어 많은 사업가가 하연과 협력을 제안했고, 하연은 이 기회를 이용해 DS그룹에 여러 대형 계약을 따냈다.송연희는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최하민이 하연의 신분을 공개하면서부터 연희는 눈앞이 아찔해 났다. 학창 시절에 하연을 무시하고 모욕했던 기억이 떠올랐고 후회가 밀려왔다. 이렇게 좋은 인적 자원을 스스로 망쳐버린 것이다.“연희야, 여기서 뭐 하고 있니?”“내가 너한테 최하연이랑 친하게 지내서 더 많은 계약을 따내라고 했잖아? 그런데 너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야?”송강석이 연희를 조용히 나무랐지만 연희는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있었다. 연희는 주먹을 꽉 쥔 나머지 손가락이 살을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아픔도 느끼지 못하는 듯싶었다. 연희는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에게 하연을 모욕한 사실을 말할 용기가 없었기에 대신에 다른 말투로 대답했다.“알겠어요, 아버지. 제가 열심히 할게요.”말을 마친 연희는 하연에게 다가갔다. 연희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스스로에게 자세를 낮추라고 다짐했다. 이윽고 연희가 하연의 앞에 섰을 때, 이미 활짝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하연아, 우리 학창 시절 친구였잖아. 이 잔은 널 위해 건배할게.”연희는 친절하게 와인 잔을 건넸으나 하연은 연희를 바라보며 잔을 받지 않았다. 그러자 분위기가 잠시 어색 해졌고 연희는 가볍게 기침하며 어색함을 감추었다.“술은 안 마시는구나? 그럼 내가 이 잔을 마실게!”말을 마치고 연희는 잔을 비웠다. 하지만 하연은 냉정하게 연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학창 시절 친구였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아?”그러자 연희는 하연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서둘러 사과했다. “하연아, 이전에 내가 잘못했어. 여기서
최하연은 송연희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하자 연희는 갑자기 불안한 기분이 들어 목을 움츠렸다. 상대를 치려고 할 때는 약점을 노려야 한다. 그리고 하연은 송연희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하연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미래 테크놀로지는 개혁이 필요하니 이번 비즈니스 회의에서 빠지는 게 좋겠어.”이 말을 듣자마자 연희는 당황했다.“안 돼!”연희는 무의식적으로 외쳤다. 미래 테크놀로지는 연희 집안의 유일한 희망이었기에 이번 포럼에서 빠지면 회사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었다.“하연아, 무엇이든 다 들어 줄게. 하지만 이건 안 돼.”하연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자진해서 물러나면 회복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고집을 부리다 강제로 물러나게 되면 미래 테크놀로지가 온전하게 남을지 장담할 수 없어.”그 말에 연희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하연이 이렇게 교묘하고 치밀한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 연희는 후회로 가득 찼지만, 계속해서 간청했다. “하연아, 미래 테크놀로지는 우리 가족의 모든 희망이야. 제발 망치지 말아줘.”“내가 사과할게, 제발.”“내가 사과할게.”그러나 연희가 무엇을 말하든 하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희를 지나쳐갔다. 순간 연희는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이 불어와 연희의 등이 서늘해졌는데, 등은 이미 완전히 젖어 있었다.‘최하연, 너 정말 잔인하구나!’“최하연 씨는 참 운도 좋네요. 태어날 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능력도 출중하잖아요.”“최하연 씨가 DS그룹을 맡은 지 반년 만에 수익이 10%나 증가했어요.”“그건 국제 대기업인데, 10%의 성장은 대단한 거죠.”“정말 부럽네요, 최하연 씨. 그렇게 뛰어난 사업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주변 사람들이 하연을 칭찬하는 말을 들으며 연희는 굉장히 마음이 불편했다. 사람들 속에서 중심이 되는 하연을 보며 연희는 질투를 금할 수 없었다. 그러자 연희는 냉소적으로 말했다. “결국 가족의 배경 덕분에 얻은 자원이잖
송연희는 등을 곧게 펴고 무대 뒤로 걸어갔다. 곧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이 시작되었고, 사회자는 무대에서 유창하게 말을 이어가자 이내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은 우리 상업계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입니다. 평소대로 무작위로 한 분을 뽑아 경영 경험을 공유해 주시죠.”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연희는 무대 뒤에서 나와 하연을 쏘아보았다. 속으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며 연희는 방금 그 사모님들 쪽으로 가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곧 재밌는 걸 보게 될 거예요.”사모님들은 연희가 무슨 꿍꿍이인지 몰라 조언했다. “연희 씨, 자칫 잘못하면 자기가 파놓은 무덤에 본인이 들어갈 수도 있어요.”연희는 고개를 높이 들며 대꾸하지 않았고 그저 속으로 하연을 수치스럽게 만들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그때 무대의 사회자가 하연을 주목했다.“오늘 이 자리에 대단한 분이 참석하셨습니다. 바로 DS그룹의 최하연 사장님입니다. 오늘 대표님을 무대에 모셔 경험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하연은 갑작스러운 호출에 잠시 당황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오빠는 이런 절차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왜 갑자기 자기를 무대로 부르는지 알 수 없었다. 멀리서 이를 본 최하민은 눈빛이 어두워지며 비서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지?”비서도 당황하며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하민은 하연을 바라보았고 곧 침착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필요 없어요.”하민이 말을 마치자마자 사회자가 계속해서 말했다.“여러분, 최하연 사장님을 모시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현장은 뜨거운 박수로 가득 찼고, 모든 시선이 하연에게로 향했다. 하연은 언제나처럼 침착하고 우아했으며 하연의 시선이 한 바퀴 돌며 연희에게 멈췄다. 그리고 하연은 연희의 도발적인 눈빛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둘의 시선이 몇 초 동안 교차했다. 사모님들도 연희 옆에 서 있었고, 연희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연희 씨, 너무 노골적으로 겨냥하는 건 아니죠? 나중에
최하연은 곧바로 자신의 경영 경험에 대해 유창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연의 말은 유머러스 하면서도 재치가 넘쳤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겸손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의 균형을 완벽하게 유지했다.짧은 10분간의 설명이었지만, 청중들은 모두 집중해서 들었고, 설명이 끝난 후에도 잠시 멍하니 있다가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최 사장님은 정말로 사업의 천재군요!”“사고가 명확하고, 완급 조절도 탁월하니 DS그룹을 그렇게 잘 운영하는 것도 당연해요.”“최 사장님은 정말 우리가 배워야 할 본보기입니다. 젊지만, 사업에 대한 통찰력이 매우 독특해요.”“최 사장님과 협력할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영광이겠죠!”주변의 찬사를 들으며 연희는 멍하니 있었다. 원래 연희는 최하연을 깜짝 놀라게 하려 했는데, 오히려 명성을 더욱 높여주는 계기가 되어버렸다.‘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잠깐만요!”연희는 소리쳐 막 무대에서 내려가려던 하연을 불러 세웠다. 이 순간, 연희는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말했다. “최 사장님, 질문이 몇 가지 있습니다. 답해 주시겠어요?”하연은 연희의 적대감을 느꼈지만, 여전히 침착하게 말했다. “질문이 있으면 바로 말씀하세요.”연희는 어릴 때부터 사업가 집안에서 자라며 경영에 대한 머리가 있었다. 더군다나 연희의 가족도 연희를 후계자로 키워왔다. 그랬기에 연희는 자신이 하연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자리에서, 연희는 일부러 까다로운 질문을 골라 하연을 난처하게 만들고자 했다.“최 사장님, 현재 시장 경제가 불황인데, 주식 시장이 붕괴하고 펀드 시장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금 붕괴를 방지하고 현금 흐름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 질문은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왜냐하면 이 문제는 현재 대부분의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연에게는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사람들의 호감을 잃게 될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연희는 질
사모님의 말을 들으며 연희의 손가락은 깊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그때 송강석이 어디서 나타나 연희에게 다가왔다.짝-송강석이 연희의 얼굴을 때렸다. 그러자 연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다. “아버지, 왜 저를 때리세요!”송강석은 화가 치밀었는데 방금 최하민이 사람을 보내 경고했는데 연희가 최하연을 괴롭혔기 때문이었다.“송연희, 네가 감히 최하연을 괴롭히다니, 내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 그런데 감히 최하연을 건드리다니!”연희는 얼굴을 감싸고 멍해 있었다. 평소 자신을 사랑해 주던 아버지가 이제는 하연 때문에 자신을 때리다니 믿을 수 없었다. 연희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이 모든 것을 하연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송강석은 연희를 노려보며 말했다. “최하연을 건드리면 미래 테크놀로지는 끝장이다. 네가 무슨 짓을 한지 알아?”연희는 입술을 꽉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송강석은 연희가 전혀 반성하지 않자, 더욱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서 수치스러운 짓 하지 말고, 당장 집에 가 있어!”그러자 연희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말했다. “아버지!”“아버지라고 부르지 마! 미래 테크놀로지가 안전해질 때까지 네 용돈도 모두 끊을 테니까.”그 말에 연희는 순간 힘이 빠졌으나 송강석은 연희를 돌볼 겨를도 없이, 하연을 찾아 사과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 하연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전혀 틈이 없었다. 하연은 모든 사업가와 대화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쉴 시간이 생겼다.하연은 소파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사람들 속에서 계속 자신을 지켜보는 시선을 느꼈고 이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그 시선을 따라갔으나 곧 사라졌다. 하연은 그것이 자신의 착각일 거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그때 한 사람이 기둥 뒤에서 나왔고 눈에는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 있었다.“여신님, 방금 정말 멋졌어요!” 나운석이 언제 나타났는지 모르게 하연에게 다가와 옆자리에 앉았고 눈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