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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이미 내려놓은 하연

하연이 나오자 두 사람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타.”

상혁의 말에 하연이 올라 타자 차는 곧바로 출발했다.

차창 밖을 내다보며 사색에 잠기자 왠지 모르게 점점 슬퍼졌다.

왜 안 그렇겠는가?

청춘을 바쳐 마음에 두고 있던 사람을 잊는 일인데.

인생에 또 얼마나 많은 5년이 있을까?

하지만 하연은 이미 모든 걸 내려놓았다. 한때 뜨겁게 사랑해 온몸을 기꺼이 내던졌던 사랑이 이대로 끝난 게 조금 아쉬울 뿐이었다.

잠깐 생각에 잠겨 있던 하연은 시선을 거두더니 물었다.

“저한테 약 쓴 사람은 누구예요?”

그 말에 하성이 헛기침을 했다.

“그건 왜 갑자기 물어?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넌 끼어들지 마.”

“만나보고 싶어요.”

하성과 상혁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상혁이 끝내 입을 열었다.

“네 큰오빠가 그 사람들 잡아들였으니 만나고 싶으면 하민한테 물어봐.”

하연이 핸드폰을 꺼내 전화하려고 하자 하성이 막았다.

“하연아, 왜 그렇게 황소고집이야? 됐어, 바로 그쪽으로 가자.”

기사는 하성의 명을 듣고 바로 핸들을 꺾어 목적지로 향했다.

D시는 지형이 복잡하고 구릉과 산봉우리가 많아 교통이 국내만큼 편리하지 않다. 때문에 도시를 벗어난 뒤부터는 계속 오솔길을 따라 갔다.

그렇게 약 반 시간쯤 달린 뒤 차는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곳은 한적한 마을이었는데 입구에 두 줄로 갈라선 경호원들은 하연을 보자마자 공손하게 인사했다.

“아가씨, 어서 오세요.”

하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물었다.

“사람은?”

“안에 있습니다.”

“안내해.”

경호원의 안내로 하연 일행은 웬 복도를 가로질러 안으로 들어갔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비명소리와 채찍 소리가 섞여 들렸다.

“아가씨, 사람은 안에 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에 하연은 무의식적으로 코를 막았다. 이윽고 눈에 들어온 건 몇 명의 아시아인이었다.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져 겨우 숨을 붙이고 있던 사람들의 눈은 하연을 보자마자 공포감으로 뒤덮였다.

하연은 입가에 냉소를 지으며 채찍질을 멈추라고 명령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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